악역영애라 히로인과 약혼자를 붙여주려합니다만, 잘 안됩니다....
98.비밀의 이유
사쿠라가 빠져나가고 조용해진 방.
조용한 것은 평소의 일이지만 갑자기 단둘이 된 어색함이 실내에 퍼진다.
마츠리가 소파에 앉자 카나메도 그 근처로 이동했다.
그리고 책상에 있던 마츠리의 노트를 손에 들고 훑어보기 시작했다.
"뭐야. 잘 되어 있잖아. 드무네."
"그렇습니까……"
마지막 한마디는 불필요하지만 일단 칭찬 ……이라고 생각한다.
마츠리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오늘은 제대로 문제에 집중 했었다.
사쿠라와 카나메가 둘이서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의식을 공부로 돌린 결과다.
집중하면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하지만……지금 생각하면 잘 들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
자신이 모르는 곳으로 가는 것이 두렵다.
방금전, 어제 했다는 전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실감했다.
카나메의 옆에 앉아 있는 마츠리는 무릎 위에 얹은 손에 시선을 떨군다.
꽉 쥐고 있던 주먹을 잠시 바라본 뒤 고개를 들어 카나메를 보았다.
"저기……카나메"
"뭐야?"
"어제에 관한 건데요……"
"……"
어제의 화제를 내면 미미하지만 움찔하고 카나메의 몸이 흔들렸다.
"사쿠라 씨와 무슨 이야기를─ ─"
"딱히."
마츠리가 말하기 전에 카나메는 짧게 대답하며 대화를 끝냈다.
살펴보던 노트를 닫고는 일어서서 마츠리의 가방으로 발을 돌렸다.
"카나메? 딱히라니……어째서인가요?"
"……"
마츠리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말 없이 노트나 교과서를 가방에 넣는다.
등을 돌린 채 책상 위로 펼쳐진 필기 도구를 치워 간다.
마츠리도 소파에서 일어서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한다.
"저에게는 말할 수 없는 것인가요? 사쿠라 씨와 둘이서……비밀로……저는.....아무것도……"
대답이 없음에 불안이 가중되어, 결국 눈물이 넘쳐 흐른다.
목소리가 떨려서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
번져가는 시야 속에서 카나메의 등에 손을 내밀었지만 이건 마치 약혼자에게 매달리는 라이벌의 모습이다.
(이런 거... 정말……저는……)
"뭐, 왜 우는 거야……!"
되돌아 본 카나메가 마츠리의 얼굴을 보고 눈을 크게뜬다.
뻗어온 오른손을 잡고 확 잡아 당긴다.
그리고 반대쪽 손을 뻗어 부드럽게 뺨을 닦는다.
"그치만……카나메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서……!"
"아니……그건……"
곤란한 모습으로 쏟아지는 눈물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 주지만 그 다음 말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말을 더듬거리거나 입을 열었다가 어색한 듯이 닫는 것의 반복.
그 태도가 더욱 더 마츠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 이제 울지마라."
"그치만……으우……"
"딱히 스즈하라와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네가 기억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해서……"
"?"
기억하지 않았으면 한다니, 무슨 일일까.
마츠리는 짐작이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니까……어제 쇼핑 몰에서 남자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다. 무서웠지?"
"음…….네, 뭐……"
"스즈하라가 울뻔 했다고 말했어서……"
그래서 마츠리의 마음을 배려하여, 그 일을 생각하지 않도록 그 화제를 피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한 마츠리에게는 비밀로 하여 사쿠라에게 상담했다는 사실을 카나메가 말했다.
"분명히 무서웠어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과잉보호 하지 않아도..."
"아니, 그게 너...어제 키스했을 때 울 것 같았잖아."
"어……!"
"남자에게 끌려가게 된 뒤이고, 그…… 무서웠던 것 아닌가 하고……"
마츠리의 반응을 보고 겁을 줘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키스한 후의 멍한 표정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 다른 의미에서 " 울 것 " 같았었지만, 그런 것을 카나메는 알 수 없다.
서로가 착각했다.
(그런 것이었군요. 키스한 후의 카나메의 표정은……─ ─ㅋ, 키, 키스…….)
"키스"라고 듣고 어제의 일을 떠올리자, 화악 하고 체온이 상승했다.
뺨에 닿은 카나메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자 더욱 더 부끄러움이 더해졌다.
"뭐,라고 말할까…… 미안했다."
"아, 아니, 그건……그……키스가 싫어서 그런 얼굴을 한 것이 아니고……읏!"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아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 했다.
몇초 만에 자신이 내뱉은 말이 점차 머릿속으로 퍼져나간다.
이해하고 수치심에 가득 찰 때까지의 시간은 그렇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아니, 지금 것은 아닙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뭐가? 키스가 싫진 않았다는 거?"
"아우 우우...!정말! 잊으세요!"
얼굴을 붉히며 호소하지만, 카나메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오르고 있다.
그것도 심술궂은 미소.
그 웃는 얼굴로 다가오자 마츠리의 시야에는 카나메가 가득 찼다.
"아, 아아, 그……!"
" 싫진 않지?"
"아니, 저, 아까 것은 그런 것이 아니고 저렇게 저……그러니까……!"
아직 자유로운 왼손으로 몸을 밀어내지만 요지부동이다.
그나마 저항하듯 뒤로 물러서 봤지만 몇 걸음 후퇴했을 뿐, 소파에 막혀 버렸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뺨에 닿았던 손으로 얼굴은 단단히 고정되고 있다.
자유로운 것은 시선이 움직이는 범위 뿐이지만 대부분이 카나메에게 점령되어 있다.
눈을 맞추는 것이 부끄러워서 밑으로 피하면 눈에 들어온 것은 카나메의 입술.
(히야아아아앗……읏!?)
그러는 사이 점점 시야에 그림자가 차오른다.
카나메의 숨결을 가까이 느끼자 몸이 얼어붙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한 행동.
마츠리는 카나메의 몸을 밀어냈던 왼손을 얼굴과 얼굴 사이로 위치시킨다.
"……어이, 이건 뭐야……"
"아니……저, 그만 반사적으로……?"
간발의 차……라고 안심하고 있으니,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의 얼굴을 방어하고 있는 손에 대해서 물었다.
우물거리는 것과 함께 입술이 움직이는 감촉이 직접 전해져서 이상한 느낌이 든다.
간지러워서 손을 떼어 버릴 것 같지만 참는다.
그러나 그것을 카나메가 허락 할 리 없었고 뺨에 있던 손이 마츠리의 손목을 잡았다.
앗차..라고 생각한 순간에는 이미 떼어 내져 있었다.
역시 힘으로는 어림없다.
(기, 기다려 주세요--!!)
삐리리리...삐리리리...
"……!"
마음의 외침을 들어준 것만 같은 타이밍에 무기질의 기계 소리가 귀에 닿았다.
스마트 폰에서 흘러나오는 착신음.
그 소리는 물론 카나메에게도 닿고 있었다.
다가오던 얼굴은 코가 닿을 듯한 위치에서 멈췄다.
(........─ ─ 흐앗!)
그 틈에 마츠리는 옆으로 이동하여 카나메에게서 거리를 벌리는 것에 성공했다.
얼굴과 허리에 감긴 손의 힘이 느슨해지고 있었으므로 쉽게 빼낼 수 있었다.
재빨리 소파 뒤에 숨는다.
허리가 빠진 것처럼 털썩 주저앉으며 카나메에게서 모습을 숨겼다.
(노, 놀랬습니다!……!)
-------------------------
==========
["아……!아니, 지금 것은 아닙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뭐가? 키스가 싫진 않았다는 거?"
"아우 우우...!정말! 잊으세요!"]
[삐리리리...삐리리리...]
=========
'[완결] > 악역영애~잘안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번외편] 6. 어떤 A반 남자 아이의 착각 (0) | 2018.08.01 |
---|---|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외전2.그 이후의 이야기 3 (0) | 2018.05.13 |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97.결말은 바로 코앞…… (0) | 2018.01.16 |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96.둘만의 시간이 존재했을까? (0) | 2018.01.10 |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722. (1) | 2017.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