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1. 10. 19:28

악역영애라 히로인과 약혼자를 붙여주려합니다만, 잘 안됩니다....


96.둘만의 시간이 존재했을까?



"자, 공부로 돌아갑시다!"

가방을 몸 뒤에 둔 사쿠라가 짝 하고 손뼉을 쳤다.
잡담을 했기에 마츠리의 노트 체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츠리 쨩은 문과계열이 괜찮은 것 같은데, 역시 약한 자연계 과목을 보강하는게 좋겠죠?"
"저, 사쿠라 씨. 전, 별로 문과 과목이 자신있다는 것은 아니고, 자연계 과목보다는 낫다고 할까……"

이과 쪽이 좋지 않더라도 겨우 문과로 커버할 수 있는 정도는 점수가 풀린다.
…… 뛰어나다고 말할 정도의 것은 아니다.

방심하면 실수를 연발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점수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호죠 군이 말했었어요. 이과 쪽도 힘냅시다!"


테스트 결과는 강제로 카나메에게 체크되므로, 점수는 모두 들통나 있다.
말 없이 확인을 받을 때의 분위기는 장난이 아니다.

그것이 사쿠라에게 까지 전해지고 있다니...


"네, 힘내겠습니다!"
" 좋은 답변입니다"

기합을 넣은 마츠리의 대답에 사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응……? 카나메에게서 들었……네? 그건 언제인가요?)


마츠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는 것은 마츠리가 없는 곳에서 그런 화제가 이야기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런 타이밍이 있었을까?
있더라도 아침에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의 시간이나 쉬는 시간 정도다.

(음.... 그렇지만……)


마츠리가 알고 있는 한 그들의 행동은 ...

아침은 인사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마츠리도 그 자리에 있다.

그렇다면 휴식 시간에?
……아니, 대화하는 장면은 보지만 설마 그런 짧은 시간에 마츠리의 점수까지 이야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시 제가 없는 곳에서? …………어라? 그러고보면, 오늘의 공부도, 저는 전혀 몰랐어요!)


역시 어디선가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둘만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는 말인가!





"저……사쿠라 씨. 잠깐 괜찮아요? 궁금한 게 있는데..."
"네, 어떤건가요 ? 점점 어려워지니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부담없이 질문해 주세요."
"아니, 그쪽이 아니고……"
"……?"

공부의 질문이 아니라고 하자 사쿠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공부는 언제부터 계획하고 있었습니까?"
"네…………역시 신경쓰이나요?"

마츠리의 물음에 사쿠라는 순간 얼굴을 굳혔다.


"네. 저는 몰랐어서요……"
"아……음, 그렇네요. 오늘, 갑작스러웠으니까요……"

사쿠라는 어색한 듯 시선을 헤매고 있다.


─ ─ 수상하다…….


"음~~…… 그렇네요. 아……그게,"


적당히 말을 하면서도 좀처럼 대답하지 않는 사쿠라.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생각된다.


마츠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쿠라를 바라보고 조용히 대답을 요구했다.
사쿠라는 그 시선에 좌불안석인 듯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체념하고 입을 열었다.



"……호죠 군에게는 마츠리쨩에게 비밀로 하고 싶다고 들었는데요……"



"비밀"이란 말에 반응하여 몸에 힘이 들어갔다.
각오했던 일이지만 실제로 들으니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꽂힌다.



─ ─ 둘만의 시간이 존재한다.
마츠리가 모르는 곳에서 차근차근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실은 어제 호죠 군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마츠리의 모습은 눈치채지 못한 사쿠라는 계속 말했다.

두 사람이 만났던 것이 아니라 통화를 한 것이었다.
여름 방학 전에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고, 어제도 마츠리의 일로 사쿠라가 카나메에게 연락했었다.

귀가 하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면 마츠리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가요.....전화인가요."
"네.마츠리 쨩의 일로 상담을 받아서요."



(어제 밤에……게다가 저의 일로...?)


그것은 무엇인가.
지금 무엇을 들어도 싫은 예감이들 뿐이지만 여기까지 왔다면 각오를 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되돌아 올 답이 두렵다.


자신의 마음을 자각한 카나메가 약혼자 마츠리를 어떻게 하기위해 사쿠라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런 생각만이 떠오른다.





"호죠 군은 상냥하네요...마츠리 쨩이 부럽습니다"
"에……?"
"누군가와 달리 성실하고 한결같고…….……정말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뭔가요 그 녀석은……"


사쿠라의 "누군가" 라는 것은 카나메의 라이벌 타카야 일 것이다.
그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지만, 중얼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서, 마츠리는 도중에 듣는 것을 포기했다.


(위험해요! 사쿠라에게 아키도우 군의 인상이 점점 나빠져서...)

몇달 전의 자신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 했을 일들이 지금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도중까지 앞섰을 터인데 이제 사쿠라가 가진 아키도우군에 대한 호감도가 바닥에 가까워진다.


(음...이대로는 사쿠라에게 카나메를 빼앗기게 됩니다.……─ ─ 아, 안 됩니다! 그렇게 생각해서는....!)

악역 영애로 행동해 갈 수록 점점 불리하게 된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호죠 군을 보면……"

타카야에 대한 것을 중얼거리던 사쿠라는 말을 멈추고 한숨을 내쉰다.
마츠리는 조심조심 얼굴을 들고 사쿠라의 표정을 살폈다.


"─ ─ 저런 사람이 연인이었으면....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


황홀한 표정에 마츠리의 심장이 크게 튀었다.




사쿠라는 카나메의 연인이 되고 싶다고 ─ ─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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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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