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5. 13. 15:03


악역영애라 히로인과 약혼자를 붙여주려합니다만, 잘 안됩니다....


외전2.

그 이후의 이야기 3





팔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가느다란 손목은 꽉 잡혀서 어떻게 몸부림치더라도 빠져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카나메, 팔이 아픕니다..."
"아아, 미안하다 "


(미안하다니....그것뿐입니까?!?)

조금이나마 힘이 느슨해진 것 같지만 풀려날 기미는 없다.
발버둥을 치려해도 자세가 좋지 않다.
소파에 내던져져 있기에 움직이는 것 정도로는 아무런 저항도 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카나메는 한 손이면서도 능숙하게 손가락을 움직여 마츠리의 단추를 풀어내려간다.


하나.

둘,

셋.



가슴팍의 단추를 끌러낸 직후,
검지와 중지가 막힘없이 가슴의 골짜기로 들어간다.


"너와 나는 서로 좋아하니까……그러니까 사랑하는 사이라고 다시 인식한 것이니……"
"네, 아 아, 그……!"

카나메의 손가락 움직임에 몸이 굳어진다.

(저..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오늘부터 이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다녀라."
"…………예?"


가슴을 기어다니던 손가락 끝의 감촉이 사라졌다.
꽉 감았던 눈을 뜨면 카나메의 손가락은 가슴팍 위에 떠있고 거기에는 은빛의 체인이 걸려 있다.

그것은 약혼 반지를 목에 걸고 다니기 위한 목걸이.
목에서 뻗어 나온 사슬의 끝에는 천천히 반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건 어떻게 빼지?"

마츠리의 손을 구속하고 있던 손을 놓은 카나메는 반지를 빼기 위해 걸쇠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몇초 정도 떼어 내는 방법을 찾더니, 찰칵 소리와 함께 체인에서 반지를 빼 냈다.

(아……아?)


일단 일어나서 상황을 정리한다.
카나메가 마츠리를 쓰러뜨리고 가슴의 단추를 뺀 것은 제복 밑의 반지를 꺼내기 위함이었다.


단지……그것 뿐이었다.



"왜……? 혹시 뭔가 기대한건가?"
"무……!"


곤혹스러움과 안도의 감정이 뒤섞여 얼굴에 드러나고 있는 마츠리에게 카나메는 야릇하게 웃으며 묻는다.
아직도 가슴이 벌려져 있었기에 그 물음에 얼굴을 붉혔다.


"카나메 바보……!"

가슴을 감추기 위해 카나메에게서 등을 돌린다.
괘씸하다.
카나메가 놀리는 것이 무척 화가 난다.


(쇼핑몰에서 무서운 생각을 하게 했다는 둥 하는 그 배려는 전부 어디에 간 것 인가요!?)


방금까지는 노골적인 화제를 피하려 하고 있었고, 마츠리가 이유를 물어보려고 다가올 때는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당황하는 마츠리를 보고 즐겁게 웃고 있다.



짓궂은 미소에 마음 속으로 투덜대면서 풀어진 단추에 손가락을 걸었다.

……그러나 손가락이 떨려서 좀처럼 잘 되지 않는다.
손가락도 머리도 혼란스럽다.
무심코 어긋나게 끼워 버렸기에 당황하면서 다시푼다.


"늦어."
"잠……!"
"움직이지 마라."

뒤에서 감싸듯 카나메의 손이 뻗어 왔다.
우물쭈물 하던 마츠리의 손을 뿌리치고, 3개의 단추를 빠르게 끼운다.
리본도 제대로 묶었다.

(이건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아니!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 여기 봐."
"……"


어깨를 잡혀 카나메 쪽으로 몸을 돌리게 되었다.
뚱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니 "그래그래.미안했어" 하는 말 뿐인 사과를 받았다.


(왜 이렇게 심술궂은 건가요……)


좋아한다고 자각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부분은 좋아할 수가 없다.
전혀 기죽은 모습 없는 카나메는 마츠리의 왼손을 들어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이번에야 말로 빼지 마."

그렇게 말한 카나메는 반지를 꿰고 있던 목걸이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아앗!"
"이건 몰수다."
"사이가가 저를 위해 골라 준 선물이에요!"
"사정은 내가 설명한다. 사이가도 조만간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

납득이가지 않는 설명에 불만을 토로한다.
카나메는 마츠리의 호소를 무시하고 소파에 바로 앉았다.



"…………카나메는 정말 저를 좋아하나요?"
" 그렇게 불안하다면, 지금부터 행동으로 보여 줄까?"


거의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작은 목소리임에도 카나메는 정확히 듣고 있었다.
재빨리 마츠리를 향해 돌아서더니 어깨에 손을 얹고 살짝 힘을 넣는다.


"아, 아니! 잘, 잘 알고 있으니까!"

약간 몸이 뒤로 쏠리는 불안정한 자세에 위기감을 느낀다.
이대로 밀어서 넘어뜨릴지, 원래의 자세로 복귀시켜 줄지는 자신의 대답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
"네.──읏, 잠까……안"

쓰러뜨리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카나메쪽으로 당겨져 끌어안아졌다.

상쾌한 샴푸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마츠리의 어깨에 턱을 가져다 댄 카나메는 옆에 있는 귀에 대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속삭이다.


"── 그럼, 자고 갈거지."
"ㄴ ㅔ──……! 아뇨! 아, 안 됩니다!"

요염한 소리에 깜박 "네" 하고 대답할 뻔 했던 것을 황급히 정정했다.
"그럼"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흐~응."

못마땅한 목소리를 흘린 카나메는, 얼굴을 움직여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갔다.
가볍게 닿은 상태가 되어, 입술을 뻗는다.


"잠……!, 간지러워요!"

몸을 비틀며 가볍게 저항했지만 카나메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는다.
달아나기 위해 뒤로 젖혀나간 몸은 드디어 소파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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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게 손가락을 움직여 마츠리의 단추를 풀어내려간다.]










[검지와 중지가 막힘없이 가슴의 골짜기로 들어간다.]











[단지……그것 뿐이었다.]










["왜……? 혹시 뭔가 기대한건가?"]







[" 그렇게 불안하다면, 지금부터 행동으로 보여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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