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2장 수인 용병단
34.칵테일 제조
오늘이야말로 사실을 털어놓자고 분발한다.
5월의 화창한 날.
하늘은 상쾌한 푸른색이었다.
그것에 맞추어 새파란 드레스를 입고 흰 앞치마를 동여매었다.
오늘 로트를 통해 그레이 티아님에게서 편지의 답장이 왔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위해 수색을 시도한다는 내용이었다
사과와 감사의 편지를 나중에 적기로 하자.
오늘 로트들은 문안.
등장하자마자 "아이!아이!"하며 씩씩하게 행진하고, 그 구호를 계속하며 청소했다.
귀여운 엉덩이를 흔드는 모습.
치유가 되어 웃음이 나오고 만다.
오르비아스님이 나타나지 않은것만 빼면 언제나와 같은 바쁜 오전시간이었다.
어제도 느긋하게 있지않고 바로 간 것으로 보아 뭔가 중요한 일이 생겼을 것이다.
예컨대 이 오프리룸국과 가라시아 왕국 사이에 낀 알라딘국 국왕의 호위같은 일이다.
오르비아스님은 그 일을 자주 부탁받고 있었다.
매일 올 수는 없는 것은 조금 아쉽다.
손님이 끊겼을 무렵에 오래 전부터 아는 얼굴이 방문했다.
짙은 남색 머리와 같은 색의 아몬드모양 눈동자의 소유자.
남색 조끼와 바지 차림의 남자의 이름은 라모.
어릴 때부터 나의 호위를 맡아 주었던 사람이다.
"라모! 어서 오세요. 오늘은 혼자인가요?"
"네, 아가씨. 실례합니다. 휴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전에 부탁받은 맛보기를 하러 왔습니다."
이제 나의 호위가 아니고 나도 아가씨가 아닌데, 아직도 정중한 태도를 하는 것은 그가 그렇게 하고 싶으니 그런 것이다.
너무나 고지식한 사람이다.
"마침 손님도 없겠다. 감상을 들려주세요."
라모의 소감을 듣고 괜찮을 것 같으면, 드디어 수인 용병단에게 낸다.
라모가 와서 다행이다.
오늘 수인 용병단에게 추천 할 것은 시간을 두고 푹 익힌 비프 스튜.
마법으로 미세 조절한 약불에 얹어놓고, 그 옆에서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한다.
초코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은 술집을 맡고 있는 손님들에게 배울 수 있었다.
거기서 나름대로 맛있다고 생각한 것을 시도하고, 짙고 걸쭉한 초코 칵테일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과자 만들기에 사용한 리큐어로 칵테일 만들기에 도전 중이다.
" 어떻습니까? 라모"
"……정말 맛있습니다. 진한 초콜릿 맛…… 좋습니다. 가게에 내놓아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 맛있어요? 다행이다. 이거 가게의 물건이 아니라 친구를 내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아, 새로 생기신 친구였죠? 필시 기뻐하실 것입니다."
라모가 그렇게 말해주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문득 떠올린다.
호위 시절 라모기와 그 오라버니의 호위 유리스가 종종 말하던 것을 보았다.
친한 사이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라모.유리스는……요즘 어떤가요?"
"유리스요? 처음에는 나를 미행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마 로발트님의 명령으로 저랑 로날드님을 감시하고 있었겠지요. 미행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유리스는 라모처럼 형님의 호위다.
"아, 그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유리스에게 무언가 있는건가요?"
라모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고 의문을 말했다.
나는 " 물어봤을 뿐이에요"라고 걱정하지 않도록 덮어두기로 했다.
오인일 것이다.
오라버니는 오늘도 안 왔으니 말이다.
"유리스와 친구 관계였던 생각이 들어서요"
"네? 저랑 그 녀석이!?"
라모가 깜짝 놀란다.
" 다릅니다!...그런 놈……"
뭔가 생각이 있는지 찡그린 얼굴로 고개를 수그리고 중얼거린다.
싸우는 것은 본 적이 없었지만, 사적으로 뭔가 있었을까?
"싫은 소리를 해버렸다면 미안합니다."
"아뇨! 그렇지않습니다! "
"다음은 이 칵테일을 맛 봐 주세요."
"네, 확인해보겠습니다."
아니, 확인 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요.
"……그런데 오라버니는 어떤가요? 요즘."
오라버니의 동향을 알아보자.
"…… 바쁘신 듯 보였습니다 로날드님에게 방문할 틈도 없었습니다."
"그런가요."
"대신이라고 하기는 그렇습니다만 , 렉시 공주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직...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로날드님이 설득했습니다."
라모는 눈을 한번 피하고는 칵테일을 마셨다.
"렉시들을 만나고 싶습니다만…… 그래도 할아버님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
"로냐 아가씨는 렉시 아가씨와 아주 친한 친구 관계니까, 그리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힘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라모씨는 하나하나...정말...
" 그렇지만 렉시는 처음에,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에요"
"네? 그렇군요....의외입니다."
렉시와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 나서 정겨운 미소를 흘렸다.
"내가 가뷔제라가의 인간이니 싫다고 분명히 말했죠."
"그, 그렇습니까."
"렉시 말하길, 나는 가뷔제라가의 모습도 분명히 있고 해요. 자각은 없지만."
"아가씨께서 차갑……다는 뜻입니까? 로냐 아가씨는 따뜻한편이라고 더는 생각합니다."
라모도 이해하지 못 했다.
"그렇지만 저는 꽤 냉혈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라모는 사교계의 자리에 있는 나를 본 적이 없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게 여겨졌다.
나로서는 그저 틈이 없도록 허리를 펴고 냉정하게 미소를 유지하고 냉철하게 있었을 뿐인데.
물론, 지금 주위의 반응은 다르다.
"아, 맞다. 렉시는 나의 냉혈인 부분이 좋다고, 친해지고 말하고 주더라구요. "
"그나마 다행입니다……?"
"다행이었어요. 렉시와 친해진 계기가 그녀의 욕을 하던 여자들에게 제가 당당하게 말했을 때부터이니. 나로서는 렉시를 친구라고 생각했으니까 놔둘 수 없었거든요."
렉시는 곧바로 손을 올리는 분노조절불가였기 때문에 미움을 받기 쉬운 체질이었다.
어른이 없는 자리에서 그 나잇대의 여자들이라면 곧잘 모욕을 하기 쉽다.
정면에서 말하는 것을 목격하고, 나도 모르게 끼어들었다.
냉혈의 가뷔제라가의 따님으로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른다.
"……분명 친구를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가면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렉시 아가씨가 말하고 싶은게 아닐까요?"
"그런가요?"
놀라서 되묻지만 렉시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요……더욱더 렉시와 만나고 싶어졌네요. 아, 이것도 드셔 보세요"
"알겠습니다."
몇잔을 더 마시고 라모는 거나하게 취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돌아가게 됐다.
대낮부터 술에 취해버렸다.
"도움이 되어서 다행입니다"라고 축 늘어진 미소를 보여주었기에 나도 좋았다.
그가 나의 호위를 그만둔 이유는 그가 내린 커피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호위 겸 뒷바라지 역할이기도 했다.
스스로 다시 내렸을 뿐인데, 책임감을 느끼고 그만두었다.
정말 고지식한 사람.
그래서 그런 미소를 보아서 다행이었다.
라모도 술과 인연을 가져 보면 좋을지도 모른다.
리큐어가 다 떨어졌으니 더 사기로 했다.
가능하면 오늘 마셔주길 바라니 말이다.
엇갈리는 것을 대비해 메모를 쓴다.
그리고 잊지 않도록 주머니에 자수정의 돌과 라클레인의 날개도 확실히 넣었다.
악마는 봉인 중이라 쓸 일이 없겠지만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만들도록 해야한다.
봉인파훼를 잘하는 저 악마라면 봉인을 막는 마법 한두가지를 사용할 것 같지만,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분간은 안전하다.
과자 만들기에 사용하는 리큐어와 초콜릿 리큐어를 사서 가게를 나오자 순백의 꽃미남을 발견했다.
태양아래에서 반짝거리는 순백의 짧은 생머리.
뒷모습도 모델처럼 멋진 모습.
류세씨다.
"류세씨"
무심코 말을 걸어 버렸지만, 류세씨는 여자와 함께 있었다.
본 적 없는 여성이다.
분명 다른 동네 사람일까.
일행인 듯 한 두 여성도 이쪽을 보고 있다.
류세씨는 헌팅을 잘 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말을 걸어 버렸다.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 듯 다정하고 접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 같다.
그리고 나는 헌팅의 방해를 했다.
"아, 죄송합니다"
"아,그래. 아가씨."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지만, 류세씨가 내게 가볍게 덤벼들다.
푸슛하고 흰 연기에 휩싸인 순간, 순백의 치타씨로 바뀐다.
순간 높아지는 작은 비명소리.
돌아보면 좀 전까지 류세씨에게 끈적끈적이던 여성이 창백해져 세 사람 모두 도망 쳤다.
"손바닥처럼 뒤집는 것들보다는 아가씨랑 가는게 좋지. 뭐야 그거, 무거워 보이는데."
" 괜찮아요 "
"아니, 내가 든다."
실없는 듯이 웃던 류세 씨는 내가 안은 봉투를 든다.
이렇게 신사적이니 인기가 많을 것이다.
차려입으면 왕자님 같은 미남도 되는 류세씨를 보니 조금 슈나이더를 떠올리게 된다.
호의적이었지만 달아나고 만 헌팅 여성들에 대한 것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
예삿일처럼 생각하고있지만,슬픈 일 같다.
그렇지 않은 것 처럼 행동하지만.
"류세씨도 인간이라고 생각하다가 사실은 다른 종족이라고 알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요?"
"놀랄 뿐인거잖아?"
"류세씨들도 수인의 모습으로 있으면 된다고 생각 하는데요. 그러면 조금은 친해질 수 있지않을까요?"
"딱히 이대로 좋은데."
류세씨와 걷자 거리의 주민들은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간다.
수인족이 두려워 피하는 사람들과, 이제 와서 함께 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일방 통행의 상태임에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무심코 어깨가 굳어 버린다.
"응? 리큐어잖아.오늘 칵테일 만들어 주는거야?"
씨익 하고 이를 드러내며 웃는 류세씨가 병을 하나 꺼냈다.
"네, 그럴 생각이지만, 오늘 마실 시간 있습니까?"
"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제는 여유가 있어 아까까지 잤으니까. 그리고 아가씨의 칵테일, 보스는 기대하고 있으니, 반드시 마실꺼라구."
류세씨는 어딘가 흐뭇하게 웃는다.
시제씨가 그렇게 기대해 주고 있다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게다가 오늘은 사실을 털어놓으려 했으니 술을 마시기 전에 말하다.
가게에 다다라서 먼저 계단을 오른다.
그 순간에 느껴진 결계의 기색에 위화감을 느꼈다.
가게에는 다양한 결계를 치고 있지만, 위화감을 느끼는 건 처음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하얀 문 손잡이에 손을 댔다.
" 웃기지 마!!!"
뒤에서 노성을 받았다.
돌아보면 아직 아래에 있는 류세씨가 자루를 땅에 내팽게친다.
리큐어 병이 깨진다.
"무슨 생각이야!!! 아가씨!"
나를 노려보며 올려다보는 류세씨의 눈에는 분노와 증오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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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놈이 수작을 부린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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