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6. 22. 19:14

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2장 수인 용병단




35. 부풀어오르는 감정(류세 시점)



아가씨의 미소를 당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미소에 져버린다.

기분이 좋아지지만, 두근두근 심장이 시끄러워 진다.


로냐를 대하는 방법에 다시 고전하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결계를 쳐서 도움을 줬던 날.
전날에 "다녀오세요" 라고 귀여운 말을 했기 때문에, 다시 말해 주지 않을까 하며 돌아갈 때 놀렸다.
나는 능글능글 웃으며 귀여운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약속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오세요"

꼭 다시 온다는 약속을 완수해줬다며 함박웃음으로 대답해줬다.
그 미소에, 뭐라 말해야할까, 졌다.

그리고 얼굴을 붉히게 하려고 장난을 치더라도 그 웃는 얼굴로 반격하였기에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
그 미소를 보면 가슴이 간질간질 하고 근질근질 해져서 견디기 힘들어진다.
가슴을 누르고, 이리저리 뒹굴고 싶어지는 느낌이다.

웃는 얼굴로 한방.
인간의 모습이라면 분명 귀까지 새빨갛게 되니 수인의 모습이라서 다행이었다.

반대여야 할텐데.
내가 로냐를 붉게 하고 싶은데.
예전엔 꼬리를 얽을 뿐인데도 붉게 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웃는 얼굴로 반대가 되었다.
이길 수 없다.

마음껏 장난친다면 분명 기습이 되겠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디까지 허용 범위인지 알 수 없고, 미움을 받기 싫다.

또, 외면하는 나날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로냐는 변함 없이 웃는 얼굴을 보여 준다.
움트기 시작한 호감이 커다래진 것 같다.


그날 드물게도 도무스카자의 거리에서 헌팅 당했다.

" 괜찮다면, 이 거리에서 유명한 찻집에 데려다 주시지 않겠습니까?"

여자들이 보내는 이런 호의적인 눈은 좋아한다.
하지만 그건 인간의 모습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 유명한 찻집의 점장이고.

상냥하게 거절하고 있는 시점에 들려온 것은 바로 그 사람.

"류세 씨"

내가 돌아보자 그때서야 이야기 상대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로냐가 있었다.
오늘은 파란 드레스 차림이다.
눈동자의 빛깔과 같다.

장보러 나온 듯, 무거운 듯한 쇼핑백을 안고 있었다.

아, 저거 들어주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로냐는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려 했다.
나는 이제 거절했으니 로냐에게 간다.

"뭐야 그거, 무거워 보이는데." 라고하며 봉투를 들어 주었다.

로냐와 단둘이 걷는 것 뿐인데 꼬리가 흔들린다.

지금 뿐이지만 로냐를 독차지했다.

쩔어, 기쁘다.

로냐의 찻집까지의 거리는 별로 안되기에 순식간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래도 보스들도 아직 집에서 쉬니, 좀 더 단둘이 있을 수 있다.
로냐와 만나고 싶어서 잠도 못 잤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가볍게 현관계단을 오르는 로냐를 보면서 나도 한 걸음 내딛는다.

그것은 소리 없이 꿰뚫었다.
이 감각은 - 짐승 퇴치 부적.
올려다 보면 계단의 난간에 부적이 붙어 있었다.

나는 들어 갈 수 없다.
이제 못 들어간다.
로냐에게 거절당했다.
거절당했다.
 - 미움을 샀다.

" 웃기지 마!!!"

공포가 솟아나고 뱃속에서 노성이 터져 나왔다.
안고 있던 봉투도 충동적으로 땅바닥에 내팽개친다.
당연히, 병은 산산조각이나며 깨졌다.

"무슨 생각이야!!!아가씨!"

노려보며 따진다.
아까 말을 걸어왔던 주제에, 함께 걸었으면서, 영문을 모르겠다!
왜, 어째서 싫어진거야!
이 가게만은 달랐는데!
로냐만은 달랐는데!

"받아줘 놓고 뭐야!! 거부할 거라면!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말라고!!"
"기, 기다리세요. 류세 씨!"
" 손대지 마!"

내려와 잡으며 제지하려던 로냐의 손을 뿌리친다.
그리고 날카로운 검은 손톱을 향해, 딱 멈추다.

눈을 크게 뜬 로냐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마음이 분명 있었다.
이런 대우를 당해도 손을 들고 싶지 않았다.

"싫어진거냐고!?"
"아닙니다!"

로냐가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기에, 나는 놀란다.
그래도 질세라 되받아쳤다.

"뭐가 아니야!?"
"제가 붙인 게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때어 낸 짐승 퇴치 부적이 로냐의 손 안에 있다.
밝은 갈색의 크리스탈.
양손으로 감싸면, 빛이 확 하고 반짝이더니 크리스탈이 꺼졌다.
반동을 받은 손이 약간 붉게 부어오른다.

"제가 아닙니다."

똑바로 나를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를 멍하니 보고서야 겨우 이해했다.

로냐는 붙이는 것을 거부했기에 다른 사람이 멋대로 붙인 거다.
우리들 수인 용병단에 대한 괴롭힘.

로냐는 거부하지 않았다.
싫어하지 않았다.
그것을 알고 힘이 빠졌다.

톡 하고 살짝 눈물이 떨어진다.
로냐가 얼마나 나에게 필요한 존재인지가 알게 되었다.

이제 이 가게에 오지 않는 것이, 이제 로냐가 미소로 맞아 주지 않는 것이, 굉장히 무서운 것이었다.

지금까지 잔뜩 거절당해 왔는데, 화가 나도 공허하기만 했는데, 로냐 만큼은 거절당하고 싶지 않았다.

"미안!……나……틀림없이……"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가슴 속까지 새겨진 아픔이었다.
너무나 아파서 견딜 수 없어 동요했다.
뚝뚝 꼴사나운 눈물이 떨어진다.
멈출 수 없다.

"미안, 일단 나 돌아갈께"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면 붙잡혔다.
이번에는 뿌리치지 않았다.
그런 여유도 없었다.

끌어당기는가 했더니 감쌌다.
두 팔에 머리가 휩싸였다.
부드러운 온기에 또 망연해진다.

" 괜찮아요, 류세 씨. 이유 없이 싫어하지 않을 거에요. 괜찮아요. "

그렇게 타이르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무 부드러운 목소리였기 때문에 더욱 눈물이 쏟아져 그치지 않는다.

이런 것, 받은 적도 없었다.
해 준 적도 없었다.

꽉 감싸안는 부드러운 온기.
반복해 주는 말.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픔이 치유되었다.

아, 정말 뭐든지 이길 수 없다.

"류세 씨는 여기에 있어도 좋습니다."
"……으,응……"

나는 이제 차분해 졌으니 풀어 달라고 꼬리로 팔을 두드려 알린다.
보기에 너무 안 좋을 것 같아 얼굴을 보이지 못하고 결국 다시 외면한다.

"나, 한번 돌아갈께……"
" 알겠습니다. 다른분들과 나중에 오세요. 약속이에요."

로냐는 나의 손을 움켜쥐고 말한다.

"응, 약속..."

또 온다는 약속을 하며 간지러워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 마음은 분명 폭발적으로 커졌을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졌다.

"……천천히 하세요. 저는 범인과 이야기를 하고 오겠습니다. 이제 화를 내야겠어요."
"에"

갑자기 로냐의 표정은 커녕, 분위기까지 바뀐다.
얼음 같아서 깜짝 놀랐다.

"분명 이전에 시제 씨에게 부적이 파손됐을 옆거리 찻집 주인일거에요. 그 때, 그 코롱 냄새 남자요. 제가 만든 부적으로 사과했는데 이번에 그것이 사용되었습니다. 그걸로 제 친구를 상처입히다니……확실히 해야겠어요 "
"오, 오…… 알았어."

로냐도 화 낼수 있는가 하며 놀랐다.
새로운 면모를 보았다.
의외다.

그래도 상냥한 로냐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서.


나는 먼저 일단 돌아 가기로 했다.

아, 정말 창피하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울고, 껴안고 위로 받다니.
…… 껴안겨졌다.

다음에 반대로 껴안아야겠다.

울음을 그친 나는 음모를 꾸미며 즐겁게 꼬리를 흔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 접근한 적이 없다.
그래서 고전하고 있다.


"다녀왔어."

모두 자고 있는 집의 담화실에 들어가면 시제과 치세가 있었다.
시제가 눈을 뜨고 나를 보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저기, 시제. 아가씨에게 구애해도 될까?"

소파에 앉아 맞은 편에 있는 또 다른 소파에 누워있는 시제에게 물어 보았다.
치세가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있었다.
괜찮다면 조언을 원한다.


"……아직 하지마라"

그렇게 한마디.

"뭐야, 그거 무슨 뜻?"
"……"

자기가 먼저 구애 하겠다는 뜻?
아직 때가 아니라는 뜻?

시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집요하다고 화를 낼 것 같아 혼자 생각에 잠겼다.


"어라, 류세. 왜 돌아왔어?"

책을 한 손에 든 세나가 담화실에 들어왔다.
최근 로냐와 그 책으로 분위기가 좋아 질투난다.
묘하게 가장 친근해 진 느낌이 들어 싫다.

"그게 말이지, 들어가려고 하니까 그녀의 가게에 짐승 퇴치 부적이 붙어 있어서 -"
"응? 어느 바보가 우리들을 괴롭히려고 해?"

세나는 바로 로냐가 붙일 리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더욱 더 질투난다.
항상 냉정하고 침착해서 싫은 녀석이다.
분명 세나는 동요하고 울거나 하진 않겠지.
지금 생각하면 창피하다.


"뭔가, 시제가 전에 부쉈다던가 하는 옆 거리의 카페 주인이래. 아가씨가 이야기하러 갔으니까 천천히 오라더라."

소파에 늘어지며 전했다.
울었다던가 하는 건 말 하지 않는다.
절대.


"……잠깐 기다려, 그거"

눈을 크게 뜨고 털을 곤두세운 세나가 내 앞에 섰다.


"설마 로냐를 꾀어낼 덫은 아니겠지. 보통 우리들의 보복을 두려워해서 괴롭히기는 하지 않아……악마가 놓은 덫이다!"

"!!"


봉인된 악마의 덫.
즉, 로냐의 위기.
정령과 라클레인에게 방심하지 말라고 집요하게 못 박혔던 것은 이것이었구나.

나는 벌떡 일어났다.
세나는 바로 치세를 억지로 깨워서 일어키고 나서는 시제를 본다.

"라클레인을 부른다."

시제는 그렇게 위압적인 한마디로 출동 명령을 내렸다.
집을 뛰쳐나가고, 세나가 환수를 부른다.

기다릴 세도 없었다.
토네이도가 나타난 듯한 강풍이 불고, 바사사삿 하는 소리를 내는 무수한 날개가 흩어진다.

"어디냐!!!"

바람 속에서 나와, 터질 듯 하면서도 낮은 목소리가 나온다.
거대한 새가 거기에 있지만 전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호출된 이유를 알고 있다.
이야기가 빠르다.

"로냐가 덫에 걸렸는지도 모른다! 옆 거리의 찻집, 장소는 "
" 그거라면 알고 있다. 꽉 잡아라, 떨어져도 안주워준다!"

푹 하고 뭔가 부딪혔다.
뭔지도 모르는 채로 그것에 붙잡혔다.

한시라도 빨리 달려가기 위해서는 이것이 제일이다.
눈도 뜰 수 없는 속도로 날아갔다.

나는 반드시 돕겠다고 맹세를 했다.

약속대로 모두와 함께 가니까, 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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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멍청한 놈!!





최종 포지션


흑사자 - 존멋

녹자칼 - 똑똑

백표범 - 댕청

청댕청 - 늑대




이번 화는 평소보다 적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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