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36화
리카르도의 표정은 지금껏 봐 왔던 그 어떤 표정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고 있는지, 그 얼굴에는 개성이 완벽히 사라졌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모든 것이 지워져 있었다.
미소도 없이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느껴지는 분위기가 냉철하지는 않다.
그것은 상대에게 매우 정중히 대하고 있으며 존중하고 있는 것이리라.
내가 아는 당신이 모르는 얼굴을 하고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단지 그것뿐.
단지 그것뿐인 일이지만, 벽 너머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딱딱한 표정으로 눈썹을 모은 나를 옆에 있던 세라피씨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로렌시아 공주에요"
"네?"
"지금 리카르도가 대화를 하고 있는 분이에요. 이 나라의 셋째 공주. 가련한 꽃. 자주 환자의 위문을 가고 있기에 자애롭다고 화자되며 존경 받고 있어요."
자신들이 비교가 될 리가 없는, 그 존귀한 신분에 심한 타격을 받았다.
왜
나는 지금
이렇게
불안한 것일까.
잘 모르겠다
얼마전에 닿았던 피부의 감촉을 떠올리지만, 지금 이 손 안에 없다는 답답한 마음에 사로잡힌다.
푸른 눈의 행방을 이처럼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어린아이와 같은, 제어도 할 수 없는 그런 불쾌감을 간파한 듯 세라피씨가 강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갑시다.하루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세라피씨에게 강한 힘으로 팔을 잡혀 놓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녀는 쇠사슬처럼 나를 묶고 다른 팔로 부드럽게 손을 모았다.
"괜찮아요...내가 붙어 있으니까."
부드러운 어조에 굳어지던 몸이 조금 풀린다.
"그럼. 갑시다."
내가 이상해진 이유의 원인을 찾기 전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해야 한다.
발걸음을 옮기고 두 사람에게 가까워지자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물러나 우리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
바로 옆까지 걸어가자 로렌시아 공주와 리카르도가 동시에 이쪽을 돌아보았다.
리카르도가 나를 보고 평소처럼 얼굴을 느슨하게 했다.
그 일에 어째서인지 안도했다.
다른 분들과 똑같이 로렌시아 공주는 우리에게 웃어 주었다.
같은 단상에 올라설 자가 없는, 최정상에 선 사람의 자애로운 얼굴이다.
긴장하면서도 세라피씨와 함께 로렌시아 공주에게 머리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하루카, 그라크 라고 합니다"
"무탈하십니까. 세라피나·도레아굼·소루즈파라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그렇게 한 마디로만 대답했다.
리카르도가 일어서서, 우리들을 로렌시아 공주에게 소개했다.
"공주, 세라피나님은 저의 친구, 하루카님은 저의 은인입니다"
"어머, 이 분이."
살짝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로렌시아 공주는 직접 나를 보기위해 가까이 왔다.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이 가면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내 마음이 원인일까.
"전 로렌시아 라고 합니다. 말씀은 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리카르도와 아주 사이가 좋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저에 대한 것을 알고 계신가요."
"네. 그레이엄이 저의 경호를 맡기도 하니까요. 그 때 자주 화제에 오르는 것입니다. 리카르도는 그레이엄보다 전에 제 경호를 맡고 있었죠. 네?"
"그렇습니다."
맞장구를 요구하는 로렌시아 공주에게 머뭇거림없이 리카르도가 수긍하면서 말했다.
리카르도에게 사전에 듣지 못했기에 친한 모습의 두 사람 사이에 들어가기 힘들다.
불경하더라도 당장 발길을 돌려 도망가 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우의가 두터운 사람이라고 제가 보장합니다."
당신에게 보장받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게 속으로 대꾸하고 말았다.
나의 경솔한 말과 충동에 깜짝 놀랐다.
그 마음을 억제하며 최대한 정직한 인간으로 보이도록 로렌시아 공주에게 말했다.
"리카르도와 알게 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입니다."
이런 단순한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할 지도 모른다.
그러자 로렌시아 공주는 리카르도와 나를 비교하고는 입가에 손을 대고 웃는다.
"정말 사이가 좋군요 "
"그 말씀 대로입니다."
세라피씨가 강하게 동의했기에 내가 수줍어할 시간도 겸손할 틈도 없었다.
"자기자신에게 엄격하게 대하며, 저와 나라를 지지해 주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라크씨, 부디 리카르도를 부탁 드립니다."
"...네."
끄덕이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신분의 차이가 나에게서 말을 앗아갔다.
그리고 세라피씨가 자신의 영내의 이야기를 꺼내며 화제를 찾아, 나 대신 로렌시아 공주의 상대를 했다.
"...아직 로렌시아 공주와 말씀하고 싶은 분이 있으니, 저희는 이것으로 실례할겠습니다. "
적당히 끊기 좋은 곳에서 세라피씨가 그렇게 말해 줬기에 셋이서 나란히 인사를 했다.
"여러분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웃는 얼굴로 로렌시아 공주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로렌시아 공주 앞에서는 조용히 걷고 있었지만 모습이 안 보이게 될 정도 떨어지자 세라피씨는 조금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팔을 잡고 있는 나도 그녀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빠른 걸음이다.
뒤따르던 리카르도에게서 어느 정도의 거리 멀어지자 세라피씨가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 왔다.
"하루카. 오늘은 내 집에 묵고 가면 어떨까요 "
"세라피씨?"
"오늘은 왠지 특별히 헤어지기 싫다고 생각합니다. 어떤가요? 괜찮죠? 집에는 형제나 부모도 있으니, 걱정 할 필요는 없어요."
강한 어조로 밀고나오는 요구에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그러자 세라피씨는 리카르도에게 거부 못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리카르도. 오늘밤은 하루카를 빌리겠습니다. 하루카와 차분히 얘기하고 싶어요 "
"세라피나양? ...하루카님, 괜찮습니까?"
갑작스런 이야기에 리카르도가 의아해 하며 나에게 확인을 했다.
나 자신도 이야기의 흐름에 끌려가고 있으니 뭐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하루카는 조금 전에 허가해 주었습니다."
"...그렇군요 "
어느 때보다 무리한 세라피씨여서 나는 고개를 끄덕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내일 저녁에 데리러 가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곧장 연락 주세요"
깨닫고 보면 나는 세라피씨의 마차에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세라피씨의 집에 머무는 것이 되었다.
세라피씨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묻고 싶어도 읽혀지지 않는 미소만이 오간다.
나는 앞으로 어찌되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을 안고 세라피씨에게 따를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 한 채 바뀌는 상황에 나는 당황하여 어린애처럼 손을 움켜쥐었다.
이건 자칫하면 엄청 무서운 일이 일어나버린 게 아닐까
나의 가슴 속에서 걱정하던, 더 이상 평온하게 있을 수 없는 대사건이.
그리고 그것을 파헤치는 것은 세라피씨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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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을 억지로 집에 데려가는 미녀
그리고 그것을 눈 뜨고 지켜만 봐야하는 미남
이거 완죤...
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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