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34화
잠시 입을 열지 않고 리카르도의 상태를 관찰했다.
그는 나와 그 사이에 있는 책상 근처에 시선을 둔 채 뭔가 언짢은 얼굴을 하고 눈썹을 모으고 있다.
모처럼의 휴식 시간이라서 머리를 비우고 그대로 정면의 리카르도를 바라보자 고개를 든 리카르도와 눈이 마주쳤다.
"제 얼굴에 뭔가 있습니까?"
"아뇨,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에요"
아무 의미 없는 사소한 행동이었지만 , 쓸데없이 깊이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딱히 속일 일도 아니기에 솔직히 말했다.
"그렇습니까."
그것만으로 이 대화는 끝났지만 어쩐지 리카르도를 보게 된다.
나른한 듯이 한숨을 토하고 조금 흐트러졌던 머리를 한 손으로 매만지며 정리한다.
나를 걱정하기에 나보다 훨씬 피곤해 하고 있을 것이다.
이름 퍼뜨리기를 시작하고서 부터 멈추지 않았다.
아직 도달지점도 보이지 않는 지금, 행동은 결정되고 있더라도 마음에선 조바심이 일기도 한다, 때 때로 답답해지게 된다.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지금은 무거운 공기가 쌓인 이 상태를 조금이라도 바꾸기위해 굳이 이 상황에서 웃어보였다.
"내가 지친 얼굴을 하고 있으면 흉할 뿐인데, 당신은 그대로도 눈길을 끄네요. 부럽습니다."
그는 작게뜨던 눈을 크게 뜨고 무엇인가에 놀란 듯했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띤 뒤 그 생각을 그대로 내게 전했다.
"처음이네요. 하루카님께서 저의 외모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씀하시다니."
그동안 속으로 몇번이나 생각했던 그의 외모에 대한 평가를, 지금까지 거의 입밖에 내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리카르도의 말에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이유는 처음 리카르도가 이름을 밝힐 당시 여러 사건이 충격적이었기에, 그의 용모는 나의 의식에서 우선순위 근처에도 오지 못한 것이었다.
이후에는 내가 본인도 알고 있을 사실을 일부러 남성에게 말 하는 성격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나 그에게 질릴 정도로 말했을 문장을 따라하듯 말한다.
"당신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대놓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익숙하기 때문인지, 리카르도는 쑥스러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하지만 쓴웃음과 같은 미소를 지으며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사실은 자신의 모습이 싫은 것입니다"
"네?"
못 생긴 사람이 거울을 보는 것도 싫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왜 사람들이 부러워 할 아름다움을 가졌으면서 자기 모습을 꺼리는 것일까.
나는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나의 난처한 표정을 읽은 리카르도는 그 말을 수습하듯 입을 열었다.
" 하지만 하루카님이 그렇게 말해 주신다면, 기쁩니다."
"무슨 이유라도 있나요."
"…아니요, 딱히 이야기 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내가 깊이 들으려 하자 그는 쓴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저절로 흘러나와 버린 말 같다.
오만한 고민이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그 말을 들었다면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리카르도의 겸허함과 정직함, 그리고 한결같음을 알기에 그것은 진정한 고민이라고 판단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그런 일을 꺼내들겠는가.
의미가 있든 없든, 비록 대수롭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저는 리카르도를 이해하고픈 마음이 있다.
물어보고 싶다.
"알려주세요. 알고 싶습니다."
리카르도는 담담한 어조로 먼 과거를 회상하듯 눈을 가늘게 뜨면서 들려주었다.
"
돌아가신 어머니와 제가 닮았던 것인지, 아버지께서는 닮았기 때문에 싫어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원인도 저를
낳고 건강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들었으니, 아버지의 심경도 이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흔한 이야기니까요. 구애받을 만한 것도
아닙니다. "
"아버지와는 지금도?"
" 네, 부끄럽게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문의 평가로 이어지는 일을 하면 합당하게 반응이 돌아오니 미움을 받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본처의 아이도 아니니, 그것으로 충분하죠."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은 하지만 본인에게는 남의 일이 아닐 터인데.
더구나 아버지가 싫어하는 요인이 다른 사람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 바깥 세상과 마음 속의 차이를 계속 끌어안고 살아 온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사로잡히고 있을 것이다.
무심코 입 밖에 나올 정도로.
나는 어떻게 그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면 좋을지 생각에 잠겼다.
이것은 사소한 듯 하면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다.
어찌되었든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가 싫어하는 외모에 대해서는 반드시 화제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리카르도는 가슴에 통증을 느낄 것이다.
남의 일로 치부하여 넘어갈 생각은 전혀 없다.
나는 그를 소중히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나는 리카르도의 정면에서 일어서 그를 내려다봤다.
"만약 당신이 정말 원한다면...얼굴을 바꾸는 일도 할 수 있어요."
리카르도는 대담한 제안에 매우 놀라면서 호기심에 물든 눈으로 나를 본다.
흥미를 끌고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혹은 조금씩 왜곡하여 인상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의 내 얼굴도 그렇게 만든 것이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 선택 사항을 제안하면서 그것을 선택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아름다움은 축복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그것 뿐이다.
하늘의 푸르름을
별의 반짝임을.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그것들을 볼 때의 감정에 가까운 뭔가를 몸소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기쁜 일이어야 하며, 고통 따윈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리카르도의 얼굴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그 얼굴을 안고 살았기 때문이에요. 그 모습이 아니면 지금의 당신도 없었겠죠. "
리카르도는 조용히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나의 호소가 그의 마음에 들어가길 바라며 말했지만 아직 그 감촉은 얻을 수 없었다.
그에게 기쁨을 주기엔 부족하다.
그렇다면 말할 뿐이다.
나는 손을 뻗어 그의 관자 놀이를 향해 오른손을 들어 얼굴을 머리에 닿을 듯한 정도로 가깝게 가져간다.
말에 감정을 담아, 작지만 놓칠 수 없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의지의 눈썹도"
머리카락과 같은 그의 하얀 살결에 잘 맞는 금색의 눈썹이 결의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손을 살짝 아래로 낮추어 눈꼬리에 엄지 손가락을 가져간다.
"이지의 눈도 "
나비 날개처럼 선명한 청색이 사고에 몰두할때면 그늘이 지는 것을 알고 있다.
살짝 그 건강한 피부에 손바닥을 올렸다.
"감정의 뺨도 "
분노와 수치, 흥분이 가슴 속에 있을 때 뺨이 쉽게 물드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왠지 지금도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나는 그대로 손을 아래로 아래로 움직이여, 부드러운 입술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리고 욕망을 말하는 입도 "
평소 말이 없는 닫힌 입이 열릴 때면, 소원이나 기도를 주저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것이 리카르도를 나타내는, 제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본 모습을 감추고 있는 내가 그의 모습에 대해 설교한다.
이 우스꽝스러움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나는 그 모습을 강제 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그를 긍정하는 것이다.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은 이치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는 미래의 그를 원하는 이 마음이다.
" 어떻게 할까요? 내 의견 따위는, 고민하는 리카르도와 비교한다면 그 부차적인 것이라는 것이 저의 본심입니다. 당신이 장해를 느낀다면 상관하지 않고 바꾸겠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잃는 일로 리카르도 자신이 변하는 게 아니라면 어느 쪽이든 좋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에서 나온 것은, 퇴로를 준비한 듯 하면서, 나의 욕심을 강요하는 말이었다.
가만히 내 손을 공손히 잡더니 소중하게 손바닥에 올린 그는 황홀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 그렇다면 무엇을 망설이겠습니까? 하루카님의 원하는 것이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 대답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가치관을 나에게 맡기고 있다는 무거움에 숨이 막혔다.
"그럼 그렇게하죠."
나는 리카르도가 잡은 한 손을 그의 머리 위로 이동시키고 달래듯이 가볍게 쓰다듬었다.
지켜야 한다.
내가 이끌어 가야 할 나의 기사.
그렇게 강한 결의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얼굴로 기사는 장난을 친 아이처럼 몰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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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 전 제 얼굴 싫어요
미소년: 엩 난 좋은데..
미남: !! 저도 좋아요! 멍멍!
미소년: 우쭈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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