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9. 12. 22. 18:24

새벽녘


제35화



몇 번이나 이렇게 화려하게 꾸며진 파티장으로 걸어간 것일까.
처음에 참석했던 것 같은 큰 야회부터, 지인 몇몇만 부르는 자그마한 식사회까지, 다양하다.

그 모든 파티에 일이 바쁜 리카르도가 동행해 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 마다 나를 잡아 주는 누군가가 항상 곁에 있도록 리카루도가 처리해 주었다.

그것은 세라피씨이거나, 싫어하는 듯한 얼굴을 하는 그레이엄 이거나 나를 따르면서 리카르도의 눈에 차는 군인이기도 했다.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세라피씨와 리카르도가 함께 참석하게 되어 마음이 들뜬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후작가의 작위가 오래된 것을 기리는 밤이었다.

조금 간격을 두고서 참가한 큰 규모의 모임이었기에, 사람에 취해 음료를 마시며 조금 변두리 쪽에 있자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그라크님 아닌가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돌아보면, 몇번인가 만난 적이 있는 배 나온 연배의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기억을 들쳐보면 문관이었던이 생각나지만, 그 이상으로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마침 리카르도도 인사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듯 곁에서 떠나 있고, 세라피씨도 곧 돌아온다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여기는 혼자 견지는  수 밖에 없다고 우울한 기분이 되면서 비로소 생각 난 이름을 부르며 친근한 미소를 만들었다.

"도노스티아씨 아닌가요? 와 계셨군요. "
"네, 네, 물론! 올바도르스 후작과 함께한 시간은 20년 가까이 되니까요!"

세월이 길게 들리지만 업무상 몇번 만났던 일을 아주 친밀한 것처럼 말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반쯤 흘려 들으며 얼굴로만 감탄했다.

"그라크전은 요즘 바쁘신 것 같네요.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부럽습니다!"

"아니오, 그렇지도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이번 동방에서 벌어지는 군사 훈련에 부디 얼굴을 보여 달라는 라발 소장으로부터의 요망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야아, 인기인도 힘드네요. 몸 하나로는 버티기 힘들겠죠?"

넌지시 건네왔던 이야기를 이 사람이 아는 것도 의문이지만, 그것을 이런 사람이 많은 곳에서 하는 것도 상당히 불쾌하다.
어디서 어떤 정보가 불리하게 작용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네.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갈 수 있는 자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짐이 무거워 아까 이야기는 거절하고 싶다고 생각 중입니다."
"그렇군요 그렇군요."

다 알고 있고있으면서 말하고 싶어하는 행동에 기가막히면서 초조함이 생긴다.
미소 짓는 것도 고통이지만 막말을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자신을 달랬다.

"그렇군요, 그라크전은 궁정 마술사가 될 생각인가요? 이제 이름을 못 들은 날이 손에 꼽는 그라크전이니까요. 이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 겠지요?"

이것이 듣고 싶었던 건가.
정말 마음대로 다가오는 작자들 중에는 변변찮은 사람 밖에 없다.

나는 납득하고 눈앞의 인물의 매우 알기 쉬운 욕망에 안도 했다.
궁정 마술사라는 것은, 재야의 마술사나 군에 소속된 마술사와는 다른 존재이다.
재야의 마술사는 약사, 점쟁이에 가까운 존재로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거나 혹은 숲이나 산의 외진 곳에서 마술의 심도를 깊게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일이 많다.

군의 마술사는 재야의 마술사를 소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가라는 개념이 희박한 마술사에게 나라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라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는지 어느 정도의 실력 있는 마술사는 모두 어떻게든 소집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필연적으로 군에 오는 것은 모집을 피할 실력도 없는 사람들 뿐, 그 외에는 나라에 귀속 의식 있는 마술사가 소수 있을 뿐이다.

한편 궁정 마술사는 여러 마술사의 선망의 대상이다.
국내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 받아 왕가에서 부탁을 받아 되는 자리인 것이다.

얻을 수 있는 것은 변덕스럽고 완고한 마술사의 눈을 현혹시키는 보수와 영예.
그런 궁정 마술사의 연줄이 있다면 필시 여러가지로 일이 진척될 것이다.

"아직 젊은 몸입니다. 그렇게 훌륭한 자리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도노스티아씨는 아쉬운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렇습니까, 아까운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중에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끼어 들어 왔다.

"어머, 이 분은 누구신가요?"

어느새 세라피씨는 새로운 잔을 손에 들고 뒤에 서 있었다.

"저는 에후렌·도노스티아라고 합니다. 귀여운 아가씨. 그라크전과 이전에 만났었기에 인사를 드린 참입니다."

"그랬습니까. 전 세라피나·드레아굼·소루즈파라 라고 합니다. 하루카씨와는 친한 친구예요"

도노스티아씨는 눈을 크게 부릅뜨고 기분 좋은 듯이 웃었다.

"아, 그 소루즈파라가의 아가씨 였습니까, 소문은 일찍부터 듣고 있습니다!"
"어떤 소문인가요? 궁금하네요 "
"그것은 물론 칭찬이지요! 그 아름다움과 지성은 남자가 가만히 두지 않는다고요. 그라크전은 정말 행복한 분입니다. 하지만 너무 그를 방해한다면 미움받아 버릴겁니다."

부디 다음은 둘이서 라고 말하며 떠난 도노스티아씨의 뒤를 세라피씨가 날카로운 눈으로 쫓았다.

"무슨 말을 들었나요?"
"제 예정에 대해서 궁금한 것 같아요. 특히 숨길 일도 없으니 대답을 했습니다만 "
"그랬습니까. 하루카씨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괜찮겠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원망하는 일도 있으니까 주의를 기울여서 나쁠 일은 없어요."
" 그렇군요.조심하겠습니다"

마른 입을 축이기 위해 가볍게 마시고 있으면 리카르도가 상당히 오랫동안 곁에 없는 일이 마음에 걸렸다.

"그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세라피씨는 내 팔을 잡고 사람이 많은 방향을 가리켰다.

"리카르도씨라면 분명, 주 회장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어요. 저희도 인사를 가야 합니다. 슬슬 사람도 적어지고 있으니, 갈까요?"

세라피씨에게 재촉되어 음료수를 두고 사람이 많아지는 쪽으로 걸어가, 주 회장으로 도착했다.

잘난 체하는 사람들의 대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큰 방의 뒤쪽에 원을 그리듯 사람이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 있다.


사람들이 먼발치서 포위하며 바라보는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색소가 옅은 아름다운 여성.

한층 더 얇은 머리카락의 색은 은빛으로도 보이고, 피부는 피가 통하고는 있는지 불안할 정도로 희다.

몸에 두른 복장을 보자, 이 중에서도 월등히 고귀한 몸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왕족 처럼.

그리고 그 여자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리카르도"

눈에 비치는 광경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의 마음을 매우 동요시켰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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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미남...없어...어디갔어....힝...

미녀: 저기이써!

미소년: 미남.. 찾았....?!  이 멍멍이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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