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12화
"정말 괜찮은가? 젊은이."
밧줄로 말을 붙들며 친절한 마부 아저씨가 나에게 말한다.
말이 끄는 짐마차 안에는 갓 수확한 신선한 야채가 들어 있었다.
"네, 다음은 길도 알아요 "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부자연스러운 걸음 걸이인 나를 길에서 만난 이 아저씨가 마을까지 태워다 준 것이다.
마을에 가는 이유를 묻기에 병상에 있는 어머니에게 약을 사기 위해서라고 속인 것도 순간적으로 좋은 핑계가 생각나지 않아서였다.
아저씨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약국까지 태워 주려고 했지만, 나의 목적은 약국이 아니기에 사양을 가장하고 거절했다.
"그런가, 조심해라!"
"고맙습니다."
돌 층계로 만들어진 대로 위로 떠나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완전히 사람들 틈에 가려져 안 보이게 되었을 때 손을 내린다.
오랜만의 외출에 들떴다.
약간의 현금을 챙겨오기도 했다.
전투의 보수로 받은 것은 너무 많아 집에 두고 있었다.
어디 부터 둘러봐야할까.
수도라고 하면 분명 시골에서는 구하기 힘든 책이나 마술 도구, 약초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다 보려면 하루만에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나른함이 남은 몸을 이끌며 그런 일을 생각했다.
일단 책방을 들러 점원에게 물어보며 몇 개 찾아보기로 한다.
그 동안 확실히 알프에게 들었던 대로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리고 보기에도 건실하지 않은 무리들이 있거나 해서, 치안이 좋지 않은 것을 실감했다.
그 근처는 가까이 가지 않으면 문제 없다.
역시 유통의 중심지인 만큼 전부터 원했던 책을 몇권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책을 사 버리면 다른 것을 살 수 없으니 보기만 하고, 마술 도구점을 찾기로 한ㄷ.
마술이란 것은 그늘지고 후미진 음의 기운을 좋아하는 걸까, 마술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이라는 것은 대개는 큰 길에서 떨어진 곳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마술 관련 가게는 문외한이 보기에는 발견하기 어려운 후미진 곳에 존재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일단 어느 정도의 규칙을 알고 있으면 가게를 찾기는 쉽다.
그것을 찾아 한적한 길을 걷고 있었다.
길은 좁아지고 불규칙한 양쪽 벽이 사각을 많이 만들어 낸다.
그 길에서 발견한 마술사용 표식을 하나 둘씩 발견하며 걷는다.
바로 뒤에 끌려가 버릴 것 같은 곳이다.
여기는 아이와 여자는 혼자서 걷지 못하는 곳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옆길의 그늘진 곳에서 다투는 목소리가 들렸다.
"적당히 해! 나는 싫다고 했잖아!!"
"도도하게 굴다니. 상냥하게 해주니까, 기어오르지마!"
아무래도 남녀의 목소리 같다.
목소리의 주인공에게는 안 보이는 위치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사랑 싸움이면 말리는 것도 손해다.
겨우 나온 외출에서 쇼핑을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러나 그냥 이대로 말려들어 귀찮게 되는 것도 피하고 싶다.
망설이는 사이에 다투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너 따위는 안중에 없으니까! 이 추남!"
"이...!"
남자가 머리에 피를 몰리고 있다는 것을 보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황급히 소리가 나는 길에 뛰어들었다.
서민 같은 간소한 모습의 젊은 여자와 거칠고 난폭해 보이는 장년의 남자가 보인다.
남자는 팔을 휘두르고 여성을 위협하듯이 하고 있고 금방 그 팔을 내쳐 칠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두 사람에게 말을 걸어서 주의를 끌었다.
두 사람의 분노의 시선이 집중된다.
멈칫하게 되는 것을 억제하고 등을 펴며 항의했다.
"사정은 모르겠지만 이런 길에서 그렇게 소리치면 모두가 무서워 합니다. 부디 냉정하게 대화를 하시는게 어떻습니까."
여성은 정신을 차리고 쑥스러운 얼굴을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갈수록 격앙했다.
얼굴을 붉히며 이번에는 나에게 화살을 돌린다.
"웃긴소리 하지마! 꼬마는 물러나라!"
이 외모로는 깔보이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다.
커다란 거인으로라도 변신해서 나오는게 좋았을 것 같다고 후회했다.
용맹스러운 행동에는 때에 따라 거짓말도 필요하다.
"애들도 무심코 비명을 지르게 될 정도였어요 당신 쪽이야말로, 어른이니까 소문이라는 것을 신경 쓰면 어떨까요. "
"이 자식...어린애는 어른의 말을 순순히 들어라!"
"조이, 너도 점잖지 못해. 이 아이의 말대로야. 빨리 집에 가 있어."
여성에게도 냉정하게 타일러 졌다, 그래도 조이라고 불렸던 남자는 기세를 죽이지 않았다.
물러날 때도 모르고 여성에 향하고 항의한다.
" 따지고 보면 네 탓이잖아!"
남자가 멱살을 잡으려 하자 여성이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사단이 날 것 같은 기색이었기에 나는 할 수 없이 마술을 써서 오른손에 전기의 덩어리를 출현시켰다.
투명한 마력의 구체 속에서 방전을 일으켜 화려한 소리와 빛을 내뿜는다.
실용성보다는 화려함을 추구한 위협용 마술이다.
"조이 씨...인가요. 그 여자에게서 떨어져 얼른 도망 치기를 추천합니다. 호되게 당하기 싫다면."
두 사람은 움직임을 멈추고 이쪽을 보았다.
일반 시민에게 마술사란 것은 경외심을 가지고 대하는 존재이다.
수가 적어 접할 기회도 적지만 때때로 어쩔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리고 보통 검사보다 평범한 마술사 쪽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남자의 벌겋던 얼굴을 새파랗게 변했다.
그는 말도 없이 쏜살같이 달아났다.
"다시는 우리 가게에 오지마!"
여성이 그 남자를 향해 소리 쳤다.
아마도 그 정도 거리 였으면 잘 들렸을 것이리라.
나는 남자의 모습이 완전히 안 보이게 되었을때 전기마법을 껐다.
그녀는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저...감사합니다. 저의 아버지가 술집을 하고 있고, 거기서 눈에 띄어서 곤란해져 있었습니다."
"그랬습니까"
도리어 그의 협박에 대항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어 보인다.
보통의 여성이라면 울고 있겠지.
"놀랐습니다. 젊어 보이지만 마술사님이었군요. 답례를 하고 싶은데 부디 가게에 들러 주지 않겠습니까. 술이 아니더라도 요리도 있습니다."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들르고 싶은 가게도 있으니까요 라고 말하며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열 걸음 조금 넘게 걸었던 시점에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다.
"...!"
흔들흔들 시야가 흔들리기에 입가를 누르고 쭈그려 앉았다.
어찌 된 것일까.
오랜만에 마술을 썼기 때문일지 모른다.
집을 벗어날 때에 조금 쓴 것을 제외하면 그 폭발 이후이다.
"괜찮나요? ...가게로도 괜찮으시면 쉴 곳을 만들어드릴까요?"
뒤에서 쫓아온 여성이 그렇게 제안해 주었기에 그 말에 응석 부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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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나요?..아무도 안보는데 영원히 쉬는게 어떨까요?"
상상속의 독자가 그렇게 제안해 주었기에 그 말에 응석 부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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