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9화
"리카르도님에 대해서…입니까?"
차를 따르던 손을 멈추고 조금 놀란 듯 메이드씨가 말했다.
파레리라는 이름의 아직 젊은 여성이다.
나이도 가까워서 가장 말을 건네기 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네.얼굴을 보는 것도 아침과 저녁 잠깐 뿐이고요. 너무 리카르도에 대해 모르는 것입니다"
"그랬습니까."
알프가 나의 휠체어를 밀어, 차가 놓인 테이블 옆에 다가갔다.
파레리씨가 차를 내 앞에 조용히 둔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조금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네요...한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달라지셨네요."
차는 꽤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
고급인지라 혀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내색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것을 마시며 파레리씨가 이야기하는 것을 촉구했다.
"지금과는 달랐다는 건가요."
"제가 이곳에 신세 지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 됩니다. 그 때는 얼굴에 표정을 띄우는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사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으므로, 이 집에 돌아오는 일도 거의 없었고요."
의외였다.
내 앞에서는 항상 미소를 짓고, 때때로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그는 완전히 사교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옛날부터 그랬던 것도 아니것 같다.
"초대하는 친구도, 편지를 주고받는 애인도 없어서, 저희들은 주인님이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어요."
"친구도요? 철저하군요."
"네.그 용모니까, 관심을 가진 분은 있었던 것입니다만... 그런 분들을 모두 능숙하게 다루고, 일정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듯이 보였습니다."
왠지 정말 다른 사람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하다.
항상 천사같은 미소를 띠우며 남을 배려하는, 우아한 그 사람과 이 인물과 같다고 생각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계기가 됐을까요 "
"그것은 주인님밖에 모르는 일이에요. 아무튼 달라진 것은 확실합니다. 자주 집에 돌아오게 되었고, 잘 웃게 되셨습니다. 사람과의 교류도 확대되었습니다. 저희로서는 반가운 일이지요. "
그것은 사용인으로서도 자랑스러운 것이다.
용모도 빼어나고, 격전지에서 살아돌아온 무훈도 있고, 사교성까지 갖췄으니.
신의 사랑을 받은 재능을 갖추었기에, 사람의 범주에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여러가지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또 질문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씀하세요."
파레리씨는 다 마신 찻주전자를 가지고 퇴실했다.
공기처럼 가만히 있는 알프씨와 둘이 남게 되고, 남의 눈도 개의치 않은 채 나는 혼란한 머리를 긁적거렸다.
리카르도의 사람됨을 알려고 했는데 오히려 의문이 늘어났다.
사람을 혐오했던 사람이 갑자기 사교적으로 될 수 있을까.
그 외모니까 충분히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내면까지 바꿀 수는 없다.
잘못하면 꿍꿍이 속이 있어보이게 될 것이다.
지금 그대로 상대의 태도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예의에는 예의를 돌려주고 마음의 어딘가에서 항상 의심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이것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 저녁은 낮에 했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쳤고, 리카르도의 눈을 속이며 그의 모습을 엿보고 말았다.
가끔 시선이 겹치면 그는 화려한 미소로 "무슨일인가요" 라고 묻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린다.
아마도 시선을 눈치 채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깊게 추궁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 저녁도 다 먹고 말았다.
이 후, 평소에는 각각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데, 오늘은 리카르도가 나에게 이야기를 걸어 왔다.
"하루카씨. 뭔가 불편한 것은 없습니까?"
"아무것도요. 무두들 잘해 주셔서요. "
"부담 갖지 마세요.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 해드리겠습니다."
"정말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집이 마음에 걸릴 정도입니다. 분명 황폐해져 있을 테니까요 "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까? 원하는 건 그것 뿐인가요."
마지막 말만은 놀랄 만큼 차가운 울림이었다.
무심코 그의 얼굴을 주시하면, 리카르도는 조용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이것에 대답하면 내가 그의 무언가를 변하게 해버린다.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질문은 속여서는 안 된다.
나를 화려하게 보이려고 해도 뒷날 폭로될 뿐이다.
"모든 소원을 실현할 수 있는데 자신의 능력이 맞지 않으면 행선지는 뻔하죠. 저는 마을의 마술사 정도의 그릇이에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자 리카르도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정말인가요? 저에게는 더 큰 그릇으로 보이는데요 "
무슨 말을 하는거야!
나는 엉뚱한 발언에 무심코 입을 벌려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하하하! 이런 내가,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을 만한 그릇인가요?! 과대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야심이 없어요."
야심은 힘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은 겁쟁이의 마음이다.
쥐를 보고 새끼 호랑이와 착각하는 리카르도도 정말 보는 눈이 없다.
웃고있는 나를 그저 조용히 쳐다만 보는 그 남자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마을 안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되는 만큼의 힘만 있으면 좋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큰일은 안 내켜요."
리카르도는 묵묵히 뭔가 생각하는 듯했다.
"게다가 지금은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요."
"... 그렇습니까."
대체 그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머리 좋은 인간의 사고 따위 평범한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주술에 의한 주종 관계가 성립한 이상 강제적으로 말하게 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그건 비겁한 것이다.
마음을 엿보는 일은 상대를 가장 경시하는 행위이다.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 때가 아니다.
말해 줄 때를 기다리거나 이대로 떠나거나.
어느 쪽이든 몸이 회복된 뒤의 일이다.
이제 밤도 늦었다.
방에 돌아가기위해 알프를 불렀다.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 내일부터 들어올 수 없는 날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먼저 잠자리에 드세요."
"알겠습니다."
그 말이 마치, 나와 거리를 두고 싶다고 말하는 듯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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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을 만나
변해버린 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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