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6. 11. 21. 22:29

나는 두 번째 인생을 걷는다.


113.번외-비교적 비슷한 두 사람


필과 리넷트가 오스톨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리넷트는 로이에게 건네받은 쪽지를 아연실색한 얼굴로 봤다.

"……로이 폐하...무엇인가요...이것은……"
"너에게 부탁 받은 이쪽의 시녀 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의 리스트다"

그것은 필님을 수행할 시녀를 뽑기 위해서오스톨쪽 사람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알게된지 얼마안된 오스톨의 국왕은 봉건적인 나라에서 온 리넷트의 시각으로 봤을 때기이한 존재였다.
아직 젊은――― 젊다 하더라도 일국의 왕이라는 점에서 리넷트보다 연상의 남성이지만 ――― 오스톨의 왕은 리넷트에게 평범하게 말을 걸어온다.

보통 왕과 이야기하는데에는 알현이라는 형식을 거칠 필요가 있거나과장된 의례가 요구되거나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데이만에서 리넷트가 왕과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된 것도 필의 근시라는 왕족의 사적인 공간에서 일하는 시녀였기 때문인 것에 지나지 않았고어디까지나 리넷트 개인이 왕과 이야기하려 한다면 상응한 절차가 요구되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 왕은 성 어디든지 돌아다니고심지어 용무가 있으면 말을 건넨다.
어쩔 땐 말단의 문관들보다 더 많은 장소에서 나타난다.
필님을 호위하는 제1기사대의 사람에게 왕에 대한 질문을 맡겼는데본인이 직접 대답하러 온 것은 깜짝 놀랄 일인 것이다.

정책은 어느 쪽인가 하면 개혁적이고신분 제도에 관계 없이 사람을 등용하거나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은 들었다.
그렇지만설마 본인까지 이런 느낌일 줄은 몰랐다.
그 모습은 왕이라기보다는 막 만들어진 상회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둘러보고 일을 처리하는 실업가 청년처럼 보인다.

일단 전통만은 있는 데이만에서 왕족을 모시는 교육을 받은 리넷트로서는 기이하게 비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 로이가 준비한 오스톨에서 신뢰할 수 있는 시녀의 목록을 본 리넷트가 "무엇입니까?이것은 이라고 되물어 버린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그 내용이 문제였다.

나열되어 있는 것은 시녀들의 이름과 연령간단한 경력그리고 함께 늘어선 ×의 기호였다.
쭉 나열되어 있는 이름을 따라 내려가면…….

"모두 붉은 x자가 붙어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간단히 긍정되자명단을 쥐고 있는 리넷트의 손이 꿈틀하고 떨렸다.

"뭐냐고 물었던 것은 리스트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 아니에요왜 모두 x자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타국의 왕에게 이렇게 말하면 무례하다고 벌을 받을 것 같은 말이지만리넷트는 예절도 집어던지고 왕에게 말했다.

이유는 이 왕이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심하다고 생각되지만이 왕이 마치 비즈니스 파트너인 것 마냥 이쪽으로 걸어 오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경력상 문제가 없는 시녀들을 리스트 업 했다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신원을 재조사 했다그렇게되어서별로 신용할 수 없다."

그러면서 로이는 명단을 가리키는 작은 원을 그렸다.

"특히 이쪽이전운이 감돌 기미가 보인다."

쓸데없는 심각한 내용이 담긴 보고에리넷트의 털이 곤두섰다.

"그런 것을 필님 곁에 두지 마세요!"
"물론이다"

그런 리넷트의 말에 로이가 냉정한 목소리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냉정한 목소리에 리넷트는 약간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말았다.

"어째서 이렇게 시녀가 많은데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은 하나도 없습니까!"

그렇게 외치며 리넷트는 떠올리고 있었다.
이 왕의 소문을.
여자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설마 이 리스트는 그 탓일까.

로이를 책망하는 레넷트의 말은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는 로이에게 고스란히 들어간다.

"분명히 너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명단이 아닌 것에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그러나 그것은 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로이는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이쪽으로 보였다.
리넷트의 표정이 움찔 하며 굳어간다.

그것은 리넷트가 오늘 로이와 만나자마자 건넨 데이만에서 온 시녀 중에서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의 명단이었다.
그 명단에 나열된 이름에는 동그라미가 단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다.
생각 없이 로이를 탓하는 듯한 말을 뱉어 버렸지만
사실 리넷트도 피장파장이었다.

리넷트는 시녀들과 갈등을 낳아 문제가 생겼던어렸을 때의 사건 이후주위의 시녀들 사이에 있던 골을 매우지 않았다.
그 결과필님을 수행하는 시녀를 선정 할 때누구 하나 추천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완전히 자신이 나쁜 것이 아닐까…….

리넷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입을 꾹 다물고 만다.
로이는 그런 리넷트의 모습은 전혀 개의치 않으며말을 이었다.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여성이 둘 있다"
"그럼 그분들을 ― ― ―"

그것을 듣고 희비가 교차하는 리넷트의 목소리를 로이가 싹둑 잘랐다.

"그러나 하나는 나이가 많다나의 유모를 하던 여성이지만 허리를 상하게 되어서가끔 도와줄 정도라면 할 수 있지만 장기간의 일은 무리지또 한명은 지금 임신 중역시 손을 빌릴 수 없겠지."

결국 안 된다는 얘기였다.
리넷트는 싫은 예감에 주저하며 입을 연다.

"그럼그럼……"
"솔직히 우리는 자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시녀로서 지식기술어느 모로 보나 우리 나라의 시녀가 따라 갈 수 있는 것이 없다그것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서는 멸종했던 독극물에 대한 대처 기술도 익히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동시에 세계는 평화로운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국가 간의 음모 나 전운이 감도는 이야기는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특히독살같은 음습한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아독극물에 의한 암살이 일어난 것은 적어도 표면으로 떠오른 것이 벌써 80년 이상 전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왕족 곁에서 수행하는 시녀들에게도그런 기술의 수요가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리넷트는 그런 낡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얼마 없는 시녀였다.

솔직히 말해서리넷트는 피님 곁에서 수행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결혼 이야기에 휘말려이 나라에 연루되어 처박히고 만 피님은 힘든 상황일 것이다.
그것을 돕고싶었다.
그러나 연인을 잃고본인도 목숨이 노려지고 있는 필님을 방치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리넷트는 로이가 선택한 시녀에게 도움을 받아 시간을 만들어양쪽을 돌보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무너져 내리려 하고 있었다.

로이의 여성 의심증
그리고 리넷트 자신이 쌓아 버린 이웃과의 불화로.

필 공주의 일상을 돌보는 시녀 역할은 암살을 하는 데도 가장 좋은 위치다여기에 잠시라도 신뢰 할 수 없는 것을 둘 수는 없다당분간 필 공주의 시중은 너의 자력으로 어떻게든 하길 바란다이쪽도 되도록 필 공주와의 식전 같은 것의 횟수를 적게 할 것이다암살 위험을 줄이는 데도 그쪽이 좋다너라면 가능하다고 믿는다. "

이 로이라는 국왕은 여자를 싫어 하기로 유명하지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성에게 구애받을 때 정도이다.
일상에서는 사무적 정도는 말하고유능하다면 지켜보고 등용하기도 한다.
리넷트에 대한 것도 그쪽 방향인 것 같다.

그리고 로이에 의해리넷트는 홀로 필을 수행할 것이 강요된 것이다.
데이만 시절에도 다른 시녀의 도움이 있었는데그것 조차도 없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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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 리넷트 한명 뿐인데 할 일은 많군요어떻게 하나요?

로이갈아넣어

...리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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