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6. 2. 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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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시작되기 전날 밤, 숙소 휴게실에서 혼자 차를 마시고 있는 피에게 두 사람의 소년이 걸어왔다.


소년들의 눈길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적의에 가까운 깔 보는 듯한 감정이 넘쳐 흘렀다.


(역시 좋은 사람만 있는건 아니겠지)


악의에는 익숙해졌다.

피가 살아온 가운데, 무관심의 다음으로 향하고 온 감정이니까.


"너, 제18기사대에 들어갔다고, 신나서 나대고 있는거냐?"

"입대 시험에서는 1차전 패배한 주제에 말이야"


사상 최초의 제 18기사대 견습 기사 입대 라는 입장의 피는 약간의 유명인이었다.


피로서는 거기까지 대단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올 대장이 말한 대로다.


대장이 필요해서 넣었을 뿐. 모두들과 비교해서 떨어지거나 뛰어나다거나 하는게 아니다. 



래서 입단 시험 결과에 대해서도 가볍게 모두에게 말했다.


1차전 패배였다.


그러나 모두들 별로 바보 취급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냐면 채용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 작아서" 라고. 



그 후에는 기본적으로 키가 큰 사람들이 키 작은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부러워한다는 기현상이 일어나거나, 

기스가 웅크리고 앉아"이것이 너의 세계인가……" 와 같은 수수께끼의 언동을 남기거나 ,

그것을 보고 역시 마찬가지로 쭈그리고 앉아 피의 세계를 체험하는  몇몇의 무리가 나타나거나,

"(남자들은) 좀 바보 같아……"라고 피가 내심 생각해 버릴 만한 행동을 취하는 일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평화로웠고, 피도 즐거웠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퍼지게 되면서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너는 테오루노아 출신인게 아닌가. 빈민이나 불법 이민자 주제에 기사를 목표로 하다니!"


피도 일주일간 함께 지낸 수습 기사들에게 테오루노아의 의미는 배웠었다.


그것을 알았을 때는 크로우에게 감사했다.

이 나라에 와서 가장 피를 도와주고 있는 것은 크로우 인 것이다. 

피의 사정을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그리고 피는 별로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말은 들은 것이다, 이 올에게.

가슴을 펴라고.


그래서 소년들에게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눈을 맞추어 갔다.


"확실히 나는 약하고, 출신도 불확실하다. 하지만 마침 필요한 능력이 있어서 제18기사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정도의 이야기니, 좋은 것도 나쁜것도 없다. 게다가 이 나라에서는 기사가 되는데 신분은 관계 없어"


그냥 이야기만 듣고서 다가온 두 소년은 피가 의외로 콧대가 센 성격임을 몰랐던 탓에 그런 피의 반응에 당황했다.

몸집은 작고 얼굴도 여성스러운 얼굴로 귀여우니까 반드시 마음 약한 성격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입단 시험에서도 일회전에서 졌다는 것도 있었고.


"우!...흥, 네까짓 놈이 선택되다니, 뭔가 뇌물이라도 보내서 들어가게 해 준 건 아닌가……?"

"그래. 뭔가 더러운 짓을 했는게 틀림 없어!"


그 순간 피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고 그들을 분명히 바보 취급하는 표정으로 빙긋 웃는다.

피는 화가 나고 있었다.

아까까지 피에 대해서 빈민이다 불법 이민자다라고 바보취급 하던 인간이 뇌물로 붙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건 화가나지 않았다.


"너희 바보 아니야? 이올 대장이 그런 걸 용서 할 사람이라고 생각해?"


견습 기사가 된지 일주일, 피는 완전히 이올의 신봉자가 되어 있었다.


견습 기사가 되는 인간이면  누구나 이올을 동경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열광적인 층에 위치할 정도였다.

 

원래 이올에게, 태어나서 처음듣는 말을 듣게 되어 특별한 생각과 경의를 느끼고 있던 것에다가, 수습 기사가 되고서 일주일, 

숙소의 동료들이 들려주는 이올 대장의 전설적인 활약을 듣고 나자,  점점 더 보강되어 버렸다.


지금은 이올 대장을 섬기고 , 이올 대장을 신앙 하고, 이 올 대장의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이올 지지자 한 사람이 탄생했다.


그런 이올에게 자신을 뽑은 이유를 뇌물을 받아서라고 하는 것은 이올 대장을 모욕한 것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있는 제18기사대를 모욕한 것이기도 하다.


단지 화를 내는 것은 어른답지 않다.

이올 대장도 이런 헛소리 따윈 상대할 가치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바보 취급하며 웃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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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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