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46.마족과의 교류회(4)
"일단 이걸 쓰고~ 이것도 쓰고~
"이것을 입으세요."
마족아이를 골목 안쪽에 숨겨두고 나와 소피아가 근처 가게에서 사온 것을 그 아이에게 준다.
마족아이는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사온 것은 큼지막한 하얀 모자와 선글라스.
이 아이의 뿔과 금빛 눈동자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고른 흰색 원피스.
너덜너덜한 로브 차림이라면 어찌해도 눈에 띄니 말이다.
"으음......"
마족아이는 그걸 받고 부스럭부스럭 옷을 갈아입는다.
옷을 갈아입고 나서 팔을 벌려 우리들에게 보여 준다.
"어때?"
"오~, 어울려 어울려~."
"네, 이러면 마족인 줄 모르겠네요."
하얀 모자는 제대로 뿔을 가려준다.
선글라스는 인간에게는 보기 힘든 금빛 눈동자를 숨겨주고, 하얀 원피스 드레스를 입으니 그야말로 이름있는 가문의 아가씨다.
"그럼 갈까?"
"아, 그 전에 당신 이름을 가르쳐 주세요."
어, 그러고 보니 이름을 듣는 것을 잊고 있었다.
"흐흐흐흐, 어쩔 수 없지. 밥을 준 은혜도 있으니 이름 정도는 가르쳐 주마."
마족 아이는 에헴하고 자기소개를 한다.
"나는 자랑스런 마왕의 딸 하나코다!"
…………。
"뭐, 뭐야! 그 눈은! 이름을 들었는데 왜 그런 눈으로 보는거야! 할 생각이야? 순살이라고! 순살! 순살!"
안돼 안돼.
마왕의 딸이라고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이름에 인생 최초의 통상 상태에서의 개안을 이룬 것 같다.
심안으로 내 상태를 확인했더니 1mm가량 눈을 뜨고 살짝 노려보는 내가 있었다.
나는 그대로 굳어버린 눈을 손가락으로 부벼 풀어주니 평소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뭔가 더 멋진 이름은 없었던 것일까.
…슬레이프니르 라던가 다크니스 같은... 나라면 더 멋있는 이름을 붙일수 있을 텐데...
…하나코..…하나코라니...。
이래서는 어떤 전개가 되든지 모양이 살지 않는다.
"저는 소피아입니다."
소피아는 마왕의 딸이 자칭한 이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일본인 특유의 감각일지도 모른다.
"나는 에트와야~ 잘부탁해."
이제 나도 신경쓰지 말자.
현실에 있는 마왕의 딸에게 진짜 판타지감을 바랬던게 잘못이었던 것이다.
***
"음, 인간들은 큰일이네."
목적지인 파르페 가게에 가서, 파르페를 먹으며, 이 마을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마족이 사건을 일으켜 버려, 소동은 가라앉았다고는 해도, 마을은 경계 상태였던 일이라든지.
"남의 일이 아닙니다. 마족이 일으킨 사건입니다."
소피아가 하나코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건 남의 일이지? 한 건 내가 아니잖아."
그건 그렇네...
확실히 그렇지....
소피아도 잘못을 순순히 인정한다.
"그렇네요.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런데 맛있네. 파르페라는 건. 아까의 크레페도 맛있었지만, 파르페는 더 달콤하고 맛있어. 이 푸릉푸릉하는 건 뭐야?"
"그건 푸딩이야~"
"오오."
하나코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푸딩을 입에 넣는다.
"푸딩 맛있어! 푸딩 맛있어!"
"내 것도 먹을래?"
"정말?! 먹을래!"
우리는 언제든지 올 수 있으니, 파르페 푸딩을 하나코에게 준다.
소피아도 하나코가 좋아할 만한 푸딩을 준다.
"하지만 마왕의 힘으로 범인을 알아내거나 말릴 수 있도록 할는 없어?"
아직 피해는 없지만 인간들 입장에서는 민폐다.
범인 인도 같은 것은 무리라도 해도, 마왕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이곳저곳 이상한 마족이 뭔가 하고 있는 건 알지만~"
"마왕인데?"
마왕이란 무엇인가?
마족을 거느리고 있는 존재 아니던가?
"아버지가 관리하는 것은 북쪽 성의 안쪽 마족뿐이야. 그 이외에서 살고 있는 야생 마족이 무엇인가 하고 있다니 책임감 없어"
또 뭔가 새로운 단어가 나왔어, 야생 마족.
동물같은 느낌이구나..마족들.....
"그건 너무 무책임하지 않나요?"
소피아가 화를 살짝낸다.
응, 제대로 관리해 주었으면 한다. 야생마족.
그러자 하나코는 험악한 얼굴로 거꾸로 우리에게 화를 냈다.
"뭐야, 애초에 이렇게 된 것은 너희들 인간 때문이야! 옛날에는 제대로 날뛰는 마족들도 관리하에 두려고 했었어. 우리 고고고고조할아버지 때의 이야기인데.
고고고고조할아버지 라니, 몇 년 전 이야기일까?
"그래서 정기적으로 병사를 보냈는데, 그랬더니 매번 인간들이 마왕이 부활했다느니, 마왕이 세계정복에 나서느니 시끄러워서. 우리는 북쪽 성만 있으면 되는데."
"에, 에..…그것은 죄송했습니다..."
"그건..…정말이라면 미안해요...."
나와 소피아는 뜻밖에도 인간과 마왕이 싸웠던 시절의 진상을 알고 말았다.
"뭐, 지난 일이고 너희들이 나쁜 건 아니니까 됐어."
아마 구조적으로는 이런 것 같다.
마왕이 반항적인 마족을 거느리기 위해 병사를 보낸다.
불량 마족이 인간쪽으로 도망가거나 하다가 그렇게 인간에게 마족병사가 목격되고 인간들은 마왕이 공격해 온 것으로 착각.
용사가 출진한다.
그 결과, 귀찮아진 마왕은, 불량배 마족을 방치하고, 성에 틀어박히게 되었다고...
2000년 전의 여러 싸움과 2000년 전 인간측의 인식.
그리고 마왕 부재의 진상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파르페 가게에서 해도 괜찮은 것일까.
그렇게 생각 해서 주위를 둘러보지만, 특별히 신경 쓰는 사람은 없다.
음, 확실히 이런 곳에 마왕의 딸이 앉아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
듣는다 해도 기껏해야 초등학교 1학년 때 망상에 빠지는 것 같은 조금 아픈 아이가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나코는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일부러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뭐, 불꽃의 마법을 잘 쓰면서 성에서 살지 않는 무법자 라고 하면, 뱀플럼과 그 부하들이네."
"뱀플럼? 어떤 녀석인가요?"
하나코는 그 질문에 얼굴을 찡그렸다.
스스로 이름을 밝혔으면서도 상당히 불쾌한 인상의 상대인 것 같다.
"엄청나게 싫은 녀석이야. 난폭하고 흉포하고. 같은 마족 상대로도 공공연히 공격해. 아마 인간 상대라면 전혀 봐주지 않을꺼야. 그녀석 마음대로 스스로 진정한 마왕이라든가 뭔가 하며 자칭하고 있으니까. 야생 마족 중에서도 정말 골치 아픈 놈이야. 아버님께 걸리면 저런 녀석, 순살이지만! 순살! 하지만, 아버지는 성을 떠날 리가 없으니 대처는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너희들도 조심해."
아무래도 이번 사건의 범인은, 벰플럼이나 그 부하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제대로 안쪽도 의심해. 너희 인간은 내부에는 무른 법이니까."
"인간 탓일 수도 있다는 겁니까?"
소피아가 하나코의 의견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하지만 마족의 마법이라고 분석이 나왔는데요?"
실제로 소피아와 하나코가 쓰는 마법은 나 같은 초보가 봐도 다르다.
소피아의 마법은 허공에 갑자기 출현하는데 마족의 마법은 마법진이 공간에 떠 있고 거기서부터 마법이 나오고 있다.
겉보기부터 꽤 확연히 다른 것이다.
"음, 확실히 너희의 마법은 독자적으로 진화했지만, 애당초 이 나라의 왕족이나 귀족은 우리들의 먼 친척이니까. 사용하고 있는 마법도 근본을 보면 우리와 같을 거야. 피가 어느 정도 원래의 마족에게 가까우면 쓸 수 있지 않을까?"
"네?"
"네?"
순간 하나코 이야기를 이해 하지 못한 나와 소피아는 멍해진다.
그리고 하나코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뭐야, 모르는 거야? 너희들 중, 예전 조상이 전쟁을 이기고 싶다고 해서, 우리들 마족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우리도 어쩔 수 없기에 몇몇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것이 지금 너희들의 기초가 된거야. 마왕의 친척도 거기에 많이 있었고. 뭐야 잊고있던거야? 배응망덕하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공격을 해오니까."
하나코는 거짓말하는 기색이 없다.
소피아의 뺨에서 땀이 흐른다.
뭐, 귀족으로서 마력을 확실히 계승하고 있는 소피아 쪽이 당사자라는 체감이 더 크겠지.....
하나코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귀족으로서 계승하고 있는 막강한 마력은 마족에게서 유래되었다고 하는것이 된다.
그리고 지금은 그 정보는 잃어버리고, 힘과 마법만이 계승되고 있는 것인지...…。
어디까지나 사실이라면, 이라는 것이지만…
하나코는 아무래도 거짓말을 하는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족과 인간의 혼혈은 어떤 모습이 돼?"
마족의 후손인 우리는 인간과 다름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음, 기본적으로 마력이 높은 아이가 태어난다. 모습은 제각각 이구나. 마족에 가까운 모습의 녀석도 있고 인간 그 자체인 모습의 녀석도 있어. 게다가 인간과 마족의 혼혈이라고 해도 그다지 드문 것은 아니야. 지금도 성 쪽에서 10년에 한 번 정도는 그런 아이가 보호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더 있지 않을까."
즉 인간과 마족 사이에 혼혈아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인간을 닮은 모습이라면 위화감 없이 인간사회에 잠입할 수 있다.
게다가 힘의 세기는 귀족 수준으로 마족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뭔가 문제가 복잡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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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딸이 이름을 [하나코] 라고 밝히자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일본에서 보통 개 이름으로 사용하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바둑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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