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45.
배가 고파 기절해 버린 마족 소녀를 앞에 두고, 나와 소피아는 곤혹스러운 얼굴을 한다.
이 상황, 어떻게 하면 좋을까.
"폭파사건의 범인인건 아니겠지...."
"그건 아닌 것 같아요.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의외로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야 그렇겠지. 나름대로의 실력은 있어 보였지만, 그렇게까지 강해보이진 않았으니.
"음, 사건의 범인은 아니지만 공갈협박은 하고 있었으니, 병사에게 인계하는 수밖에 없겠네."
나쁜 짓을 한 건 확실하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넘겨도 괜찮을까.......음....으으음.......
"엣!?"
고민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말하자 소피아가 조금 당황했다.
아, 이 반응은, 알 것 같다.
마족아이를 걱정하는 것이다.
확실히, 이 상황인데 병사들에게 넘겨버린다면, 최악의 상황으로는 전부 뒤집어쓰고 죽을 수도 있다.
죽을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까지 나쁜 마족에게는 보이지 않았는데.
돈을 빼앗기 위한 것이었다면 문답무용으로 덮치면 되는 것을, 마법을 보여주며 협박할 만한 이성은 있었던 것이다.
소피아쨩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에 이 상황에서 병사에게 인도하기는 망설여질 것이다.
그 반응에 나도 겨우 결심이 선다.
"일단 지켜보기로 할까?"
렛츠 미루기.
소피아와 나, 둘이서 결정 한다면 대처를 잘못하게 될 위험이 있다.
어떤 아이인지 보고 나서도 늦지 않다.
그 말에 소피아 쨩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나서 10분쯤 지나자 마족 아이가 깨어났다.
"으음...."
어렴풋하게 눈을 뜨더니 눈을 깜박깜박 하고 깜박인다.
눈동자의 색은 금빛이었다.
그런 마족 아이에게 소피아가 길에서 사온 크레페를 넘겨준다.
"자, 이걸 드세요. 배가 고픈거죠?
"그, 그건...!」
마족인 아이는 크레페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하더니, 그것을 확 집어 들고,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는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다 먹어버렸기에 섭섭한 얼굴로 손가락에 붙은 크림까지 핥는다.
상당히, 맛있었던 모양이다.
단순한 길거리 크레페이지만.
마족인 아이가 크레페를 다 먹고 나서, 얼굴을 들었다.
"흥, 고맙다고 말해주지. 인간도 이야기가 통하는 놈이 있었구나."
그러더니 일어서서 팔짱을 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지, 목숨만은 살려주마!"
어째서 네가 자비를 베푼다는 거냐.
너, 소피아 쨩과 거의 호각이었다고.....오히려 살짝 지고 있었지만.
소피아 쨩이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까지 잘난 척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피아도 답답하다는 듯 마족 아이를 노려보며 말한다.
"누구신가요? 에트와님 께서 도와주셨는데..."
아니, 도와주려고 했던 건 소피아 쨩인데.
누구냐고 묻는 말에 마족 아이는 아주 잘난 체를 하며 말했다.
"훗, 듣고 놀라지나 마라! 나는, 마왕의 딸이다!"
어...와....
...정말이냐.......
***
마족인 여자아이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마왕의 딸이라고 외쳤다.
솔직히, 굉장히 수상하다.
마왕하면 판타지의 단골이지만 마왕이 출현했다는 건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적어도 지난 1000년 간은 가끔 마족이 출현하기는 했어도 마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었고, 인간끼리의 싸움이 훨씬 컸다.
그런 우리의 의심스러운 시선에 마족 아이는 다급하게 반응한다.
"믿지 않는구나! 정말이라고! 아빠는 엄청 강해! 너네들은 순살이야!"
순살인가...
...왠지 초등학생같은 말투가 되어버렸네...
놀라운 등장에서부터, 한 순간에 잔챙이가 되더니, 마침내 초등 학생 레벨의 말투로 아버지 자랑을 시작한 마족의 아이에게, 메타적인 의미로 놀랍다.
이게 게임이라면 꽤 중요한 인물일 텐데도, 여기서 뭔가 장대한 스토리가 시작될 기색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족 아가씨가 이 동네에 무슨 일인가요?"
아, 소피아 쨩은 마왕의 딸이는 주장을 흘려넘겨 버리기로 한 것 같다.
어른스럽다.
소피아의 질문에 마왕의 딸은 다시 자신만만한 얼굴로 외쳤다.
"관광이다!"
오오, 투어, 사이트시잉, 오우케이 오우케이 아이가릿
가 아니잖아.
마왕의 딸이 왜 인간이 사는 동네에 관광하러 온 거야?
게다가 노상강도 짓이나 하고 있고…。
그렇지만, 이렇게 까지 바보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반대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아직 묻지도 않았는데, 마왕의 딸은 낭랑하게 말을 계속 했다.
"인간 마을에 가면 맛있는 것과 즐거운 게 있다는 걸 듣고 호위들을 뿌리쳐서 잠입했어. 그런데 가져온 돈은 쓸 수 없고, 뿔을 숨기면 수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아무것도 먹을 수 없고, 놀지도 못하고 점점 시간이 지나서 배가 고파져서.......적어도 추억으로 삼을 만한 무언가를 먹고 호위에게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돈을 마련하려고 했더니, 부자처럼 보이는 아이가 걸어왔으니까....."
그래서 노상강도였나.....
아니, 어찌보면 다행이다.
직접 가게를 습격 하거나, 다른 아이를 덮치지 않아서....
소피아 쨩도 마족아이의 말을 듣고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음..…그러면, 사정도 들었으니, 병사에게 넘길까?"
"에엣..!?"
"뭐, 뭐라고. 너희들, 도와주는게 아니었나!"
내 말에 소피아 쨩도, 마족아이도 놀란다.
그 반응으로, 소피아의 의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저, 에트와님..…그렇게 까지 나쁜 마족이 아닌 것 같으니, 밖으로 보내주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래, 그래! 나쁜 마족이 아니야!"
역시 소피아의 실력은 아까의 전투로 파악했을 것이다.
마왕의 따님도 초조해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함부로 날뛰지도 않겠지.
두 사람의 의지를 확인했으므로 나도 제안하기로 한다.
"음~ 그럼 이 아이는 우리와 함께 마을을 관광하고 만족하면 돌아가는 걸로 할까? 어떻게 할래?"
어차피 둘이서 놀 예정이었기도 했으니 상관없겠지.
두 사람의 얼굴도 덩달아 밝아졌다.
"저, 정말인가!? 관광! 관광하고 싶다!"
"네,네! 에트와님! 그렇게 합시다!"
그런 이유로 오늘 쇼핑에는 마왕의 딸이 따라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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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
마왕의 딸 이(가) 동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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