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44.
마법에 의한 폭발 사건은 일단 크게 소문이 나게 되었지만, 그 후로는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았기에 이윽고 소문은 가라앉았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목적도 불명하다.
그러나 마족이 범인이라는 소문으로 한때 마을이 어수선했다.
마족이란 이 나라 북쪽 국경 너머에 있는 극한의 땅에서 사는 인간과는 다른 종족들을 가리킨다.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부터, 인간과 비슷한 모습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는 듯 하다.
모험이야기에서는 강력한 마법을 다루는 존재로서 라스트 보스 같이 나오기도 한다.
모험자들은 몬스터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고 인식한다.
이 사건에 대해 13기사의 누군가가 조사를 하기위해 루벤드 까지 직접 찾아 왔다고 소문이 났다.
아버지도 사정을 듣기 위해서 루벤드를 한번 방문한다고 연락이 왔다.
뭐, 해결은 어른들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은 학교가 쉬는날이라 소피아와 쇼핑을 하고 있다.
"에헤헤, 에트와님과의 외출은 기쁩니다."
"나도~ 소피아에게 어울리는 옷이나 보러 갈까~ 점심은 맛있다고 소문난 파르페 가게에 가자~."
"네!"
이 도시에도 꽤 익숙해졌다.
그렇게 루벤드의 번화가를 향해 걷는다.
지름길인 인적이 드문 길을 걷다 보니 누군가가 우리의 길을 가로막았다.
그리운 감각이다.
예전에 유괴범들에게 덮쳐졌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이후로 3번 정도 같은 일이 있었던가?
습격한 어른을 천휘씨로 기절시키고, 적당히 눈에 띄는 장소에 방치해 두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모두들 좀처럼 잡히지 않던 범죄자들이었던지라, 병사에게 붙잡혀 감옥에 갔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의 상대는 달랐다.
길을 막은 상대는 회색의 낡은 로브로 얼굴부터 발끝까지 덮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수상하다.
하지만 키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로브에서 새어나온 것은 귀여운 여자아이의 목소리.
"너네 부자구나. 여기를 지나려면 돈을 내라."
와우, 공갈인가?
나는 공작가에 기생하며 용돈을 받아 빈둥빈둥대고 있는 몸.
곤궁하다면 돈을 빌려주는 것도 별 문제 없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범죄를 조장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러니까 응할 수는 없다.
"에트와님, 물러나세요."
소피아가 나를 지키듯 앞으로 나갔다.
음.. 조금 불쌍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설마 저쪽도 덤벼든 상대가 이 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마법사의 아이라고는 생각하지는 못 하겠지.
하지만 다음 순간 깜짝 놀란 쪽은 나와 소피아였다.
로브를 쓴 아이가 팔을 벌리면 그 손 끝에 마법진이 펼쳐진다.
마법!
"저항한다고 하면 강제로라도 빼앗아줘야지."
불꽃의 소용돌이가 그 아이의 양팔에서 소용돌이친다.
"어때, 아프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는 로브의 아이가 놀랄 차례였다.
갑자기 표정이 굳어진 소피아가 바람을 맞으며 로브의 아이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거대한 바람덩어리를 쏘아냈다.
바람이 불길을 쓸어버린다.
"큭! 마법사냐!
"에트와 님에게는 손가락 하나 댈 수 없습니다!"
로브의 아이가 또 다시 마법진을 펼치더니 거뭇한 에너지로 만들어진 창이 소피아에게 던져진다.
암마법인가, 드문걸 봤네.
그러자 소피아는 하얀 빛을 뒤집어쓴 바람으로 그 창을 날려버린다.
뭐랄까, 역량은 거의 비슷하다.
아니 최초의 공방을 보면 소피아 쪽이 약간 위일지 모른다.
서로 주위를 파괴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탓인지 소규모 마법 공방이 되고 있다.
상대가 흙으로 된 창을 땅에서 쏘아보내는 것을 소피아가 바람의 칼날로 잘라낸다.
상대의 마법은 불, 어둠, 흙으로 다양했지만 소피아의 바람 마법과 빛 마법은 응용력이 높았던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뭘까, 이 세상의 빛과 어둠 마법은, 물리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4속성과 달리 정말 이상한 힘이다.
아까 저 아이가 쏘아낸 어둠의 에너지의 창이라든지, 소피아쨩의 강한 빛으로 감싸는 강화 마법이라든지.
그래서 소피아 쨩은 전투에서의 응용력이 꽤 높다.
과연 희귀 속성인가.
여러 차례의 마법공방이 있은 뒤 서로 대치하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영창 단축으로 가능한 정도의 마법으로는 결판이 나지 않는다고 봤을 것이다.
"끝장내주마!"
"지지 않아!"
서로의 비장의 카드처럼, 소피아의 바람과 빛을 섞은 마법과 로브 아이의 불과 어둠을 섞은 듯한 마법이 완성되려고 했을 때.
골목바닥에 꾸루루루 하는 엄청난 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가 아니다.
로브의 아이였다.
"어, 어라? 아?"
로브의 아이는 영창 도중 휘청휘청 앞뒤로 머리를 흔들더니 스스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는 느낌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는 철퍽 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빈혈로 쓰러지는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다시 난다
나와 소피아는 달려들어 얼굴을 가린 로브를 벗겼다.
안에서 나온 것은 역시 어린 여자의 얼굴이었다.
공복인데 마법을 써서 에너지를 소비한 탓인지 눈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머리칼은 희끗희끗한 보라색이고 너저분한 세미롱이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평범한 인간에게는 없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머리에 있는 황금빛의 멋들어진 뿔.
아까의 마법을 보고도 생각했었지만...
"이 아이.....마족....?"
"네, 틀림없습니다."
나와 소피아는 골목에서 공갈협박을 하다가 마법전을 벌이더니 공복으로 빈혈을 일으켜 쓰러진 마족 아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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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
에트와 은(는)
길 에서 마족 을(를)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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