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8. 30. 00:01

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35.벚꽃회(13)



35.


숲을 점프하며 뛰어다니다가 워터 엘리멘트에 둘러싸인 파이셴 선배를 찾아냈다.

일단 위험해 보이므로 바로 돕자.


워터 엘리멘트들을 쓸어버리기에 앞서서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멋진 포즈를 취해보자
그것도 나무 꼭대기에서.

"괜~찮~은~가~요??"

수수께끼의 히어로의 완성이다.

그리고 가까이 있던 워터 엘리멘트가 공격을 하려하기에 쓰러뜨린다.

"아니-, 마침 숲을 지나가던 참이었는데, 뭔가 위험한 것 같아서 도우러 왔어요~. "

이 히어로는 야영장 근처를 지나가다가 도우러 온 것이다.
좋은 사람이네요.
그렇지않나요 선배?


어쨌든 선배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일단 워터 엘리먼트를 꺾어 버리고 싶지만 선배를 안전한 장소에 옮겼다.
아까부터 말이 없는 것 보니 아마 꽤 무서웠나보다.

"에잇!"

그런데 선배가 갑자기 내 얼굴을 덮고 있던 천을 떼어 내었다.

에에에에에!?

갑자기 뭘 하는건가요? 선배!


이런 것에는 규칙이란 것이 있잖아요!


상대의 변신 중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로봇의 합체는 조용히 지켜본다.
얼굴이 거의 노출되는 가면을 쓰고 있어도 다른 사람으로 취급한다.
소스를 두번 담그는 것은 금지.
....뭣이? 돈가스 옆 파슬리를 먹어버렸다고?


"엣……?"

내 얼굴을 보고 놀란 선배에게 단호히 항의한다.

"갑자기 뭔가요, 파이셴 선배! 제 정체를 알아버렸잖아요!"
"아……아아, 역시 에트와……인……거지?"

아아……정체가 들켜버렸다...
설마 느닷없이 천을 벗겨내다니, 예상하지 못했어…….

"사람이 감추려고 하는데 보려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해두겠지만 처음부터 들켰어요.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고, 목소리도 들은 적이 있었고"

뭣이,-!
처음부터 다 들켰었다니...

"오히려 천을 벗겨내고 난 뒤에 딴 사람인 줄 알고 놀랐어요……"

선배가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어째서?

어쨌든 정체가 들켜버린 것은 어쩔 수 없지, 음.

"도우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감사인사를 한다.

"불쾌했나요?"
"네!?"

왜?

파이셴 선배는 내 얼굴을 다시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애초에 감사인사를 들어야 할게 아니에요. 이런 일이 된 것은 우리 탓이니까요."

선배는 그렇게 나에게 사정을 설명한다.

"뭐야, 선배는 나쁘지 않네요."

사정을 들어보니 나쁜 것은 파이셴 선배가 아니라 루이셴 선배 뿐이라고 생각된다.
마법 쓴 것 루이시에은 선배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파이셴 선배는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우리 집이 한 짓이에요……. 아이들은 희생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 외에 이번 사건으로인해 누군가가 희생되었다면 나는 학교를 그만둘 생각이에요……"

음, 골몰하다 너무 아닐까.
파이셴 선배라고 해도 아직 어린애이다. 더구나 오히려 이번 소동을 막으려 한 쪽이다.
누구도 파이셴 선배를 탓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러기 전에.

"워터 엘리먼트를 쓰러뜨려야죠. 그렇게 하면 딱히 문제는 없을 테니까."

나이스 아이디어~
원래 파이셴 선배를 안전한 장소에 갖다 주면 쓰러뜨릴 생각이었고.

"무리에요. 저기 보이나요? 거대해진 워터 엘리멘트가 녀석들의 본체에요. 저 녀석을 쓰러뜨리지 않는 한 계속해서 증식할 뿐이에요. 저렇게까지 거대화하면 혼자서는 쓰러뜨릴 수 없어요. 공작가 분들이나 13기사, 3영웅 같은 소수의 강자 만이 가능하겠지요. 당신도 잘은 모르겠지만 강하다는 것은 알겠네요. 그렇지만 역시 무리에요. "
"아! 저것만 쓰러뜨리면 되는군요!"

대단히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
솔직히 너무 많아서 싸우기 힘들 것 같았는데.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면 폭발로 전부 날려 버려도 되겠지만, 여기는 모사모후 씨의 숲.
파괴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나는 숲의 나무들 보다 10배 정도 커다란 크기가 되어있는 가장 큰 워터 엘리멘트를 목표로 정한다.

"잠깐. 당신, 내 말 듣고 있어!? 무리야! 도망쳐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오기를 기다려야해요!"
"제대로 잡고 계세요 ~ 핫!"
"그러니ㄲ, 힉?"

나는 크게 뛰어올라, 단숨에 워터 엘리멘트로 접근했다.

『 스킬: 광파, 기동 』

천휘 씨가 지원 스킬을 발동한다.
적 도 접근하는 우리들을 눈치 챈 것 같다.

길에 늘어선 워터 엘리멘트들이 길쭉하게 모양을 바꾸며 덤벼든다.

숲에서 나와 준다면 오히려 편하다.
나는 가차 없이 쫓아오는 워터 엘리멘트를 빛의 칼날로 쓰러뜨린다. 


"어, 어째서 워터 엘리멘트를 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거야……"

가장 큰 워터엘리멘트도 이쪽을 눈치 챈 것 같다.

그 몸 앞에 지름 20미터 정도의 거대한 물덩어리가 나타난다.
그리고는 소용돌이 치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 위험해요. 여기로 물 기둥을 날릴 생각이에요. 저렇게 큰 것을 어떻게……"

선배가 말한 대로 물 덩어리는 이쪽을 향해 하나의 커다란 기둥이 되어 다가왔다.

"천휘 씨-"
『알아. 스킬: 마검(魔刃)·기동 』

내가 휘두른 검이 물 기둥을 갈라낸다.

"뭐!?"

파이셴 선배는 못 믿겠다는 얼굴로 눈을 부릅뜬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워터 엘리멘트의 본체에 접근했다. 이제 됐다.
이 정도면 숲에 피해를 주지 않고 끝낼 수 있겠다.

『 스킬:부스터, 광파, 다중 기동 』

"흐랴아아아아압!"

나는 피할 수 없는 위치에서 빛의 칼날을 마음껏 휘둘러, 워터 엘리멘트를 잘나냈다.
그 거대한 몸이 세로로 절반씩 갈라진다.

그 몸은 구궁 하는 소리와 함께 단순한 물로 돌아가더니 숲에 흘러갔다.
숲의 나무는 뿌리가 상당히 튼튼한지 물을 뒤집어쓰고서도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았다.
모사모후 씨 덕분이구나.


***


파이셴은 믿기지 않아 에트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힘…….

후작가의 딸인 자신조차 쓰러뜨리지 못한 워터 엘리멘트의 분체를 순식간에 척척 쓰러뜨렸을 때도 놀랐다.
터무니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야말로 실베스트 가의 아이들이나 자신의 오빠를 넘을 정도의 힘.

그렇지만 그것은 그 힘의 아주 작디작은 편린에 불과했다.

자신을 끌어안고는 숲 상공을 향해 도약하더니 다가오는 수십구의 워터 엘리멘트들을 쓰러트리고, 그리고 그 거대한 워터 엘리먼트를 일격에 쓰러뜨렸다.

(뭐지……이 힘은……. 왜 이런 아이가 실격자인거지……)

워터 엘리먼트를 쓰러뜨린 거대한 빛의 칼날을 떠올린다.
그런 마법은 들어 본 적 조차 없었다…….

그야말로 아까 언급했던 이 나라에서 최강인 사람들에게 농담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필적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확실히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평소의 김빠진 모습과는 달리 열려있는 눈에서 붉은 불길한 빛을 머금은 에트와가 파이셴을 바라본다.

그 용모는 , 눈을 감고 있을 때는 몰랐지만, 아름다웠고, 그런 만큼 붉은 빛을 두른 눈이 본능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선배..."

몸을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한쪽이 붉게 빛나는 회색의 눈동자로 말을 걸자, 파이셴은 긴장하여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왜……?"

반문한다.

"이제 문제해결이네요! 만사오케이! 이예에 우예헤에"

긴장감없는 평소의 김빠진 목소리로 에트와가 양손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는 손을 들어 만세-를 하더니 이리저리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외모 이외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에트와의 모습에 파이셴은 단번에 기운이 빠져 생각하기도 귀찮게 되었다.

(바보같아……)


***


숲을 지켜보던 위크 만 선생님과 어른들에게 대피했던 아이들이 숲 상공을 쳐다본다.

거기에는 커다랗게 성장한 워터 엘리멘트들이 숲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개체의 크기는 터무니 없었다. 숲을 삐져나온 그 몸의 대부분이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그 무서움을 느끼게 될 정도다.


"아, 이건 정말 S랭크의 모험자가 아니면 대응 할 수 없어."

폭주한 엘리멘트는 균형을 잃어 멋대로 붕괴될 수도 있지만 드물게 계속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최악의 사오항이었다. 숲의 마나를 빨아먹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아무리봐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두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숲의 모습에 변화가 나타났다.

"뭐, 뭐야……"
"누군가 싸우고 있어?"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보통, 나름대로 실력있는 모험자라도 워터 엘리멘트라면 하나를 상대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숲 상공에서는 복수의 워터 엘리멘트가 무언가에 달라붙듯 공격해 가더니 빛의 칼날 같은 것에 맞아 한방에 쓰러진다.

일부러 무수한 워터 엘리멘트가 있는 곳을 급습, 그 상대를 하면서, 더군다나 압도하고 있는 인간이 있는 것이다.
그 인간은 너무 작아서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S등급 모험자가 찾아낸 것인가……?"

아무리그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너무 바쁘고 바쁘다. 모험자 길드에 호출을 요청 해도 당장 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우선 B클래스로 시간을 끌고 A클래스의 모험자들 집단으로 대응할 것이었다.
또는 귀족들이 상황을 지켜보다 못해 직접 나설 지도 몰랐다.

그 자리의 모두가 멍하니 지켜보고 있으니 싸움의 흔적이 점점 그 큰 워터 엘리멘트를 향해 갔다.

"으악!?"
"뭐야 저건!!"

거대한 워터 엘리멘트가 그 몸의 3분의 1정도는 될 법한 거대한 물덩어리를 소환했다.
그것은 소용돌이 치고 있었고 여기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거대한 물 기둥이 되어 전방을 향해 쏘아졌다.

저런 것에 부딪힌다면…….
보고만 있어도 끔찍한 광경이다.

그러나 그 물줄기는 쏘아지자 마자 촥 하면서 흩어진다.

누가 싸우고 있는지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 답지 않은 투혼이다.
유일하게 인간이라고 근거로 할 수 있는 것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즉 몬스터의 사이즈는 아니라는 것뿐.

그리고 물의 기둥이 찢어지고 몇초 뒤
지켜보던 동네 사람들은 더욱 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다.

숲 상공에 출현한 거대한 빛의 칼날이 그 워터 엘리먼트를 양단했다.
워터 엘리멘트의 빨간 불빛이 꺼지고, 그 몸이 형태를 잃어 단순한 물로 돌아간다.


즉, 그 사람은.
그 워터 엘리멘트 군단을 혼자 상대하고 이긴 것이다.

" 믿을 수 없어……"

긴급 사태라고 듣고 와 있던 보르게이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도대체 싸우고 있는 건 누구야……"

위크 만 선생님도 중얼거린다.
강한 모험자는 될 수 없었지만, 경험만은 잔뜩 쌓아 온 것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의 활약도 두 눈으로 몇 번 정도 직접 봤었다.


이런 전투가 가능한 것은 이 나라에서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번 전투 방법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장애물도 적도 순간에 베어버리는 압도적인 무시무시한 공격 능력.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 눈을 반짝 반짝 하며 중얼거린다.

"대단해, 검의 영웅이다!"
"아니야. 분명 빛의 마법이야!"
"사거리가 기니까 분명 창이야!"
" 멋있다-!"


누가 쓰러뜨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너무도 숲에서 시작되어 위기상황으로 발전했던 워터 엘리멘트의 대폭주는 그 누군가가 나타나는 순간 몇분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

============

???:  쾅콰쾅콰콰오  ... 몬스따가 약골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