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9. 10. 00:38

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37.벚꽃회(15)




소피아 쨩들이 벚꽃회에 들어간 다음날.

오늘도 나는 언제나 그렇듯, 브론즈 클래스에 가기 위해 루브 로제의 복도를 걷고 있다.
평소와 다름없는 교실과 복도다.

그러나 주위의 반응이 평소 같지가 않았다.

"저것은 벚꽃회의 표식....?"
"왜 저 아이가……!"

모두 나의 가슴을 보고 떠든다.
그들의 말처럼 내 가슴에는 벚꽃회의 배지가 붙어 있었다.
그 뒤 결국 나도 들어가게 된 것이다.
파이셴 선배의 강한 요망이라고 할까, 다소의 위협이라고 할까...

그리고 나는 벚꽃회의 배지를 달고서 학교에 다니게 됐다.

"원래 다과회 때는 달지 않았잖아요."라고 묻자
"평소에는 달지 않아요. 과시용 비슷한 거예요."라고 했다.

"그래도 당신은 잠시동안 달고 다니세요."라고 한다.

루이셴 선배가 없어지고, 벚꽃회의 정상에 오른 파이셴 선배의 명령이기에 일단 달고 다녔는데 그 효과는 대단했다.
어쨌든 눈에 띄고...모두들 쑥덕인다.

학교에 막 왔을 때는 골칫덩이를 보는 시선이었고, 소피아 쨩들의 사태 때는 어느 쪽인가 하면 적의어린 시선을 돌리는 일이 많아졌는데, 지금은 뭔가 충격을 받았다는 시선이 많았다.
지금까지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나을지도 모른다.

다시금 벚꽃회의 영향력을 알게 되었다.

교실로 들어가 내 자리에 앉았지만 여전히 시선은 따라오고있다.
교실 안의 아이들이 나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거 언제까지 하면 좋을까…….
다른 사람들이 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는 이유를 잘 알 것 같았다.

그런 것을 혼자서 깨닫고 있으니 누군가가 내 책상 앞에 섰다.
그렇다, 소피아 쨩들의 소동이 시작되었을 때 나에게 질문하러 왔던 여자 아이였다.

그 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의 배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나에게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질문했다.

"버, 벚꽃회에 들어갔다는 게 정말이야?"
"네, 파이셴 선배가 권유해서."

참고로 승낙했을 때는 잠깐 동안 숨이 막힐 뻔 했다.
파이셴 선배는 화나면 무섭다.

"파이셴님에게 직접? 그, 그런....어째서 공작가에서 버려진 아이가……"

내 말이 거짓일지도 모르는데, 여자 아이는 곧장 믿어 버린다.
이것도, 배지의 마력인 것일까…….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멈춰 버린 여자 아이는 오로지 배지만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부러움이었다.

그렇지만 그 입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여러가지 감정이 그 눈 속에서 흘러넘치고 있었다.

나는 물어본다.

"점심 때 다과회에 권유받았는데 같이 갈래?"

친구가 되고 싶다면 이해 타산이 있어도 환영이에요.
전에도 말했지만 인간이라면 그런 건 평범한 거겠지.

크든 작든 사람은 그런 부분도 상대의 매력으로 느끼고 사귀는 법이다.
그런거 평소에는 의식할 만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과도하게 밝히면 좀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지.
인간이니까.

내 제의에 여자아이가 반짝 하며 눈을 빛내고 군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뺨이 붉어지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얼굴이었다.

받아들이는 걸까?
그런 긴장감이 가슴을 흔든다.

그렇지만 ――.

"우,우습군요. 궈, 권유한다고 해서 나 같은 신분의 인간이 쉽게 들어가도 되는 곳이 아니니까. 그, 그런 신성한 장소니까―!"

그렇게 말하더니 여자아이는 떠나고 말았다.
눈물이 넘쳐흐를 듯한 모습이었는데 자존심과 상식이 격렬하게 싸운 모양이다.


음, 귀족의 여자 아이의 심중은 복잡하다.
그렇지만 대단구만, 벚꽃회.
설마 아직까지 틱틱 거리던 귀족자녀까지 함락시켜 버리다니 ――.

나는 가슴의 배지를 만지작거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


"그래서 새로운 회원과 함께, 벗꽃회의 신성한 다과회를 개최하겠습니다. 그래요, 신성한……신성……"


점심
벚꽃회관에서 파이셴 선배가 탁자의 가운데 자리에 앉아 그런 말을 했다.

"음-ㄴ-네"

나는 시녀들이 만들어 준 닭고기 볶음을 우물거리며 대답을 했다.

이번 다과회는 소피아 쨩 링크스 군, 민트 군들은 말할 것도 없이 다른 회원들도 의자에 앉아 있다.
이러는 편이 좋지.
아마 저번의 것은 실필 가를 맞이하기 위한 특별한 형태였던 것 같다.

회원 여자 한명이 새파란 얼굴로 땀을 흘리면서 나를 본다.

"버, 벚꽃회의 다과회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이 있다니……"

에에, 그런 말을 해도~ 이 시간에 도시락 먹어도 된다는 약속으로 벚꽃회에 들어간 것이고.
실제로 파이셴 선배도 불만은 표하지 않고.

뭐, 조금 침통한 표정을 짓고는 있지만.

오히려 잘들 참고 있다. 벌써 점심시간인데, 아무래도 도시락은 해산 후에 먹는 것 같다.
나처럼 다른 학교에 가는 게 아니니까 점심 시간은 충분히 있겠지만, 그래도 일부러 가장 식사하기 좋은 시간에 참는 다니, 참을 수 있는 걸까 싶다.

"에트와님, 그 계란 말이 맛있네요, 스스로 만드셨습니까?"
"응, 맞아. 먹을래?"
"네! 잘 먹겠습니다!"

역시 배고프지?
계란 말이를 원하는 소피아 쨩에게, 포크를 내민다.
그러자 소피아 쨩은 웃는 얼굴로 입을 가져 온다.

아-앙.
음, 착하다 착해.

"자, 소피아 쨩, 아-앙."
"아-앙."

파이셴 선배가 책상을 쳤다.

"에트와. 아-앙 금지!"

이런, 아-앙은 예절에 어긋난 것이었나. 이런 실례.

나는 소피아 쨩의 입에 계란말이를 집어 넣은 직후 곧바로 자세를 바로하고 도시락을 먹는다.


그러고 있으니 차가 나왔다.
이번에는 물론 내 몫도 제대로 있다.
아, 이거 좋구나.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장소에서 차까지 나오니 극락이다.
그야말로 우아한 점심시간.

역시 귀족들이 모이는 살롱이라고 해야 할까, 차도 맛있다.
나는 츠즈츠즈즈 하며 차를 마신다.

"에트와, 소리 내지 마세요!"

또 파이셴 선배의 지도가 날아든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전세의 버릇이라.

이번에는 역시 명백하게 바르지 못한 예절이었던 지라 나도 반성한다.
소리를 안 내고 마시는 방법으로 전환한다.

분위기가 슬슬 차분해 졌을 때, 파이셴 선배가 헛기침을 했다.

"루이셴 오라버니가 전학감에 따라 제가 이 벚꽃회 대표직을 맡게 됐어요. 여기에 있는 멤버는 모두 제가 벚꽃회에 적합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멤버에요. "

냠냠.

잠깐 침묵하던 파이셴 선배가 덧붙인다.

"정말이에요……"

그렇구나.

"그래서, 새로 들어온 아이들도 포함하여 전원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새 대표로 명하겠어요.." 
"네"

파이셴 선배의 말에 소피아 쨩들도 나도 각각 대답했다.
전부터 멤버였던 사람들도 네,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얼굴도 이름도 외우지 못 했지만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은 아르셀 님과 시세님이 이곳에 오실 거예요. 모두들 실례가 없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아르셀님이!?"
"시세님도!"

벚꽃회아이들뿐 아니라 소피아 쨩들까지 놀란 얼굴을 했다.
그것도 그럴 만하다.

아르셀님은 이 나라의 셋째 왕자이다. 그리고 시세님은 4귀족의 하나인 운디네 공작가의 아가씨이다.
둘 다 루브 로제의 중등과에 다니고 있고 지금은 2학년과 3학년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거물의 방문, 도대체 무슨 일일까.


-------------------------------





===================



분위기 따위는 읽지 않는 에트와



그것은 강자의 여유



일까



아니면 그냥 댕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