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30.벚꽃회(8)
밤
방에 혼자 있으니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문을 여니, 소피아 쨩이 잠옷 차림으로 무슨 큰 괴물처럼 보이는 인형을 안고 있었다.
"어, 무슨일이야?"
내가 묻자 소피아 쨩은 조금 머뭇거리며 내게 말했다.
"저……오늘은 함께 자도 될까요? 에트와님"
아, 아직 1학년이지.
그런 날도 있겠지.
오히려 부모의 슬하를 떠나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말 없이 잘 있는게 장하다고 생각한다.
"응, 좋아. 함께 잘까."
"네!"
내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렇게 하면, 소피아 쨩은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잘 시간이 아니었기에 소피아와 카드 게임도 하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10시쯤 되자 소피아 쨩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슬슬 잘까."
"네,에트와님."
침대는 크기 때문에 우리 둘이 들어가도 여유롭다.
불을 끄고 침대에 들어간다.
아직 그다지 졸립지 않기에 어두워진 방 안에서 가만히 있으면 벌써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소피아 쨩이 불쑥 중얼거린다.
"에트와님……저희는 에트와님께 폐를 끼친건가요?……. 벚꽃회에 들어가는 것이 좋았을까요……"
그 말에 퍼뜩 정신이 든다.
소피아 쨩도 이번 사건으로 내 입장을 계속 신경쓰고 있던 것이다.
외로웠던 것뿐만이 아니라 그런 이유도 있어 나의 방으로 온 것이다.
자의 부족함을 깨닫는 것과 동시에 이 아이들은 역시 총명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다.
자기 생각밖에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행동해도 괜찮은데, 주위의 평판이나 나에 대한 것까지 신경을 쓰며 고민하고 있다.
나는 그녀의 은색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전혀. 나는 소피아 쨩이 하고 싶을 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소피아 쨩이 즐거워 해야 나도 즐거워지는걸. 그러니까 무리는 하지 않고, 자신의 기분에 솔직하게 행동했으면 좋겠어."
"네……"
그래, 억지로 화해하는 건 안 되겠네.
일단 시간은 걸릴지도 모르지만, 서로가 합의할 때까지 기다리자.
이 아이들은 아직 1학년이니, 조금쯤 돌아가더라도 괜찮다.
그 동안 나도 더 참아야지.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면, 소피아 쨩이 나를 꽉 안아 왔다.
오오-그래 그래. 착하다.
그렇게 쓰다듬고 있자 소피아 쨩이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도 점점 의식이 희미해지고 ――.
"으극……으으오오……잘 수가 없어."
밤중에 잠이 깨어보니 소피아 쨩이 나를 인형처럼 안고 자고 있었다.
꽉 끌어안겨 있으니 배와 목 아래 주변이 살짝 죄어져 있다.
덕분에 목 조금을 제외하고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쿨쿨 자고있는 소피아 쨩은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
조금 침이 늘어져 있어도 얼굴이 예쁘니 매력적이지만…….
아, 평소에는 이렇게 자는구나…….
나는 소피아 쨩이 인형을 안고 방에 찾아온 것을 간신히 떠올린다.
그 인형은 테이블 위에서 쓸쓸하게 우리를 보고 있었다.
다음에는 너도 같이 자자...너를 위해서도……나를 위해서도…….
나는 그렇게 마음 속으로 인형과 대화하면서 소피아 쨩이 깨지 않도록 움직이지 않으며 다시 잠이들기를 기다렸다.
***
다음날 학교.
쉬는 시간.
내일 오전 수업을 쉬는 서류를 선생님께 제출하고 교실로 돌아가고 있으니 천휘가 나에게 경고 보냈다.
『 에트와, 위 다 』
"에?"
내가 멍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 에서 물이 떨어졌다.
으갸아아아아아.
나는 멋지게 그것을 뒤집어 썼다.
게다가, 흙탕물이었다.
순식간에 교복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 미안하다……평소의 네 엄청나게 둔한 반사 신경이나 멍청한 행동 패턴도 고려하고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천휘 씨가 드물게 사과를 한다.
미묘하게 상처를 주는 말이었지만 말이다.
위에서 낄낄 하고 웃는 여학생의 웃음 소리가 나고, 내달려서 멀어지는 기척이 있었다.
오오오오오, 크류트 군의 경고대로, 마침내 괴롭힘이 시작되고만 것인가?
그렇지만 이건 분명히 상정 외이기는 하다.
"왜 이렇게 바로 문제가 될 만한 장난을 치는거야! 좀 더 몰래몰래 해야지! 그래야 이쪽도 숨기기 쉬운데!"
장기전을 각오한 이상 괴롭혀질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노골적인 수단으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남들이 보면 한 눈에 봐도 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만다.
소피아 쨩들에게 전해지면 대격노 루트는 확실하다.
선생님에게 전해지면 집에도 알려지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가문을 끌어들인 문제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곤란하네.... 씻어도 속일 수 없겠지?……"
『 마법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한 무리다 』
"일단 집에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시녀를 입막음하는 것이 최선일까……"
그래도 소피아 쨩들과 집에는 알려질 것이다.
"음……학교를 빼먹고 세탁소라도 갈까? 그러면 소피아 쨩들도 어떻게든 속일 수 있을 테고. 지금은 어쨌든 걱정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하늘에서 샤워를 하듯 깨끗한 물이 내려왔다.
이슬비 같은 작은 알갱이가 내 몸에 달라붙는다, 교복에 묻은 진흙이 떨어져 나간다.
이건…….
하늘에서 내리는 비 덕분에 교복은 순식간에 깨끗하게 된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말했다.
"오오! 하늘의 기적이다! 하늘의 은총이다!"
그리고 교복이 깨끗하게 되자, 이번에는 물을 머금은 제복에서 열도 나지 않으면서 점점 수분이 빠져나간다.
그렇게 금방 말랐다.
"굉장해……!"
나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몇 분 후, 나의 교복은 완전히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착용감도 발군이다.
"신님, 고마워~!"
나는 팔짝 뛰어오르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큰 목소리로 감사인사를 한다.
"바보같아요……"
근처의 숲에서 나직하게 소리가 나더니 바스락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떠나갔다.
나는 모른 척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본 자세를 유지하면서 천휘와 대화한다.
아까 그건 저 사람이구나.
『 음, 네가 생각하는 인물이 맞다. 』
나도 바보가 아니다.
아니 바보일지도 모르지만 역시 아까 것이 신님 덕분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몰래 하고 있으니 이렇게 속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이 소동의 원흉이 된 인물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제 와서 그것이 알아도 그 위의 사람과 싸우게 된 이상 이것으로 해피 엔딩 이라는 결말로 만들기에는 조금 힘들겠지.
그래도 루이셴 선배만 어떻게 한다면 상당히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루이셴 선배가 문제 이지만 말이다.....
***
점심 시간, 루이셴은 직원실에 있었다.
학생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루이셴은 선생님과 볼일이 많다.
대단한 가문도 아닌 교사들에게 지시를 받는 것은 치욕적이지만, 이 학교 학생인 이상 선생님에 따르는 것이 귀족의 규칙인 것이기에, 참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는 교사는 제대로 후작가의 적자인 자신에게 융통을 부리는 것이다.
학생회 활동의 보고를 제출한 후 교무실을 나오려고 할 때, 한 책상 위에서 본 적이 있는 이름을 발견했다.
에트와 실필.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이다.
아니 이제 가장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이름이다.
그 서류는 수업을 쉬기 위한 신고서였다.
이유 란에는 『 너무도 숲에서 하루 동안 모험자로서의 훈련을 하므로 쉽니다 』 라고 적혀있다.
"호오……"
루이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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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파멸의 길이다 멍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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