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7. 16. 11:58

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28.벚꽃회(6)



방과 후 나는 위크만 선생님과 함께 학교 뒷마당에 갔다.
가이더의 지도를 받기 위함이다.

폼쵸무 초등 학교 뒤뜰에는 낡은 창고와 놀이용 모래밭이 있다.
아이들이 숨바꼭질할 때는 꽤 인기 있는 장소이다.

"가이더를 맡아 줘서 고맙구나, 에트와 군"
"아니에요."

위크만 선생님 인사하고, 나는 손을 흔든다.

"너무 시간을 끄는 것도 좋지 않으니 먼저 지도 보는 법을 가르쳐 주도록 하마."

그렇게 말한 위크만 선생님은 낡은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기본적으로는 평범한 지도였다. 숲과 길, 건물 따위의 위치가 그려져 있고 주요 표적에 주석이 쓰여 있다.
추가적으로 모험자 특유의 기호표시가 적혀 있다.

"이것이 마물 방지가 되어있는 캠프장소의 표지, 이건은 위험한 마물에 주의를 하라는 표시. 여기는 비슷하긴 하지만 마물의 취락이 있으니까 주의. 그리고... 숨겨진 통로, 마실 물, 마실 수 없는 물 같은 마크도 있지."

흠흠.
게임 생각이 나네.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하니 즐겁다.

"지도의 오른쪽 위에는 주로 출현하는 마물이나,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준도 쓰여 있다. 도감 번호도 적혀 있으니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는 마물 도감과 비교해 보면 좋을 거야."


마물 도감은 모험자 길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물들의 정보가 실린 도감인 듯 하다.
아주 두툼하고 몇권이나 되는 분량에 값도 비싸 보통은 가지고 다니지 않고, 모험자라면 무료로 빌릴 수 있으니 모험에 필요한 것만 베껴서 쓰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학교 도서관에 한 세트 사서 놓고 있다고 한다.

"마물 방지 캠프 장소를 경유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면서,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 보통이지. 하지만 그런 캠프가 없는 곳도 있으니까, 그런 때에는 스스로 마물 방지를 준비하거나, 마물 회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를 고용하거나 마물의 성질을 이용해 밤에는 가지 않도록 하거나 하는 것이지."

마물 방지는 꽤 고도의 장기 지속형의 마법인 듯 하다.
한번 발동하면 몇 년 동안 그 장소를 마물이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난이도는 지속 시간이나 주변의 마물의 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지만, 애초에 실력있는 마법사가 아니라면 쓸 수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짧은 기간이라면, 그 마법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아이템도 있는데, 효과 시간은 하루 미만이지만 가격은 나름대로 고가.

위험한 땅에서 본격적인 마물 방지를 설치할 경우 대개 전문적인 마법사를 고용해야하지만, 성공할 경우 길드에 그 장소를 보고함으로써 고용한 돈의 일부를 길드가 부담하거나 보수를 받기도 한다.

그런 것을 할 여유가 없을 때는 미리 마물의 성질을 알아두어서 마물을 피하는 것이다.
주위를 성수를 뿌리면 잠시 오지 않는 마물이나, 어떤 종류의 풀 냄새를 퍼트리면 도망 가는 마물, 동물과 마찬가지로 불을 두려워하는 마물 따위가 있다고 한다.

위크만 선생님은 지도를 가르쳐 주는 것과 더불어 간단한 모험 강의도 섞어 가며 가이더의 기본을 일러 준다.
옛날에는 자신도 모험자였다는 위크만 선생님 말씀은 즐거웠다.
실패담이 많았지만 말이다.

"에트와 군은 기억력이 좋구나."
"그렇지 않아요 "

칭찬을 받아 버렸다.
웃흐흥.

"흠. 1학년에게는 아직 빠를 거라고 생각해서 가르칠 생각이 없었는데, 일단 지도 그리는 방법도 알려 주도록 하마."
"오오~!"

지도를 그리며 모험을 한다.
진짜 RPG 같다.
오토 맵 전성 시대이지만, 여전히 수작업을 원하는 틈새수요를 노린 게임도 업계에는 존재한다.

"그럼, 에트와 군"

선생님이 작은 망원경에 여러가지 다른 도구가 붙은 형태의 아이템을 준다.

렌즈가 없는 망원경과 닮은 가는 통.
그 아래 분도기가 있어, 그것과 교차되도록 추 가 끈이 아래쪽으로 늘어뜨려져 진자처럼 흔들리고 있다.
끈 끝에 매달린 추는 이상한 수정이라 연한 푸른빛을 퍼트리고 있다.
그런 여러가지 물건이 함께 달라붙은 아이템이었다.


"그것은 간단한 측량기다. 일정 거리를 걸으면 대지의 마나와 반응하여 수정의 색깔이 바뀌거든.. 그래서 쉽게 거리를 재어 대략적인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물건이지. 고저 차 같은 것도 계산할 수 있지만 역시 1학년에게 그것까지 가르치는 것은 어려우니까 다음에 하도록 하자."

므으으으. 삼각 함수 같은건 이미 루브 로제에서 하고 있는데…….
역시 보통 초등 학교에서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귀족 아이들과 보통 아이들의 성장 차이를 다시금 알게 된다.

"일단 여기 주변의 겨냥도를 그려 볼까"

그렇게 선생님이 내민 측량기를 받아들고서는 잠시 생각한다.

"음"
"에트와 군……?"

멈춰선 채 무언가를 생각하는 나에게 위크만 선생님이 당황한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곳에 의식을 집중했다.

나의 시각, 마안魔眼 <만티어>.
마안을 사용하며 미약한 마나를 주위로 날리다.
마나는 주위 물질에 부딪쳐서 거기에 뭐가 있는지와 색, 위치까지 일러준다.
나는 그것들의 시각 정보를 부감하며 정리했다.

그리고 그것을 백지에 베낀다.

위크만 선생님이 놀란다.

"대단해, 엄청 정확한 겨냥도야……. 그런가, 마안<만티어>인가!"

오,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마안<만티어>는 단순히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으니 인간의 시각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되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정말 편리한 능력이다.
신님이 준 레어 스킬인 만큼 말이다.

위크만 선생님은 제가 만든 간단한 지도를 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린다.

"음, 가이더는 너에게 천직이었는지도 모른다……. 정말 대단해……이것은……"

우후후헤헤헿.
또 칭찬을 받고 말았다.

가이더를 선택한 것은 모두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이대로 목표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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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다...

폭염주의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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