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6. 23. 22:09

공작후계실격-25.벚꽃회(3)


25.벚꽃회(3)




음, 큰일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교실 문을 열어젖힌다.

"큰일이야. 실베스트레 분들이 벚꽃회에 들어가지 못한 것 같아!"
"게다가 다시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해."
"실베스트레 분들이 벚꽃회에 들어가지 못하다니, 전대미문이야!"
"대대로 벚꽃회에 들어갔었는데……"

음! 기분 탓이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교실 문을 열면 난리가 나 있었다.
반 친구들은 제각기 소피아 쨩들과 벚꽃회의 갈등에 대한 소문을 속삭인다.

이거,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었나보다.

"도대체 어째서 그런일이……"
"왠지 불려진 멤버에 쓸데없는 것이 섞인 것 같아……"
"그거 혹시……"

찌릿!

살금살금 내 책상으로 향해가던 나에게 모두의 시선이 모인다.
그리고 살짝 의자에 앉은 나에게 한 무리의 여자 그룹이 다가오더니 쾅 하고 책상을 쳤다.

지금까지는 이쪽을 혐오하면서도 관련되고 싶지 않아하던 동급생들이 드디어 나에게 관여했다.
소피아 쨩들이 벚꽃회에 들어가지 않은 충격, 엄청나구만.

"이봐요, 당신 무슨 생각인건가요!"
"으음, 무슨 생각이냐고 해도……"

나에게 있어서도 불의의 사태였기에 곤란하다.

"실베스트레의 분들이 자신의 의사로 벚꽃회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을 리가 없어. 당신이 뭔가 했지!"
"임시 주인이라는 입장을 이용해서!"

자신의 의사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는게 맞는데요..........
어제 저녁도, 소피아 쨩과 링크스 군은 화가 나서 저런 회 따윈 절대 안 들어간다고 했었고.
민트 군도 그 화제를 꺼내자 까칠하게 되어서,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정말 어찌된 일일까.

나는 쨍쨍 소리를 울리며 기세를 올리는 동급생들을 진정 시킨다.

"그게, 좀 문제가 있어서, 파이셴님과 소피아 쨩들의 싸움이 되어 버린 거지만, 그래도 아이들 끼리니까 나중에 화해를 ――"
"파이셴님과 실베스트레 분들이 싸움!?"
"아아아, 후작인가 자제분끼리 싸우다니!"
"벚꽃회가 시작된 이례로 최대의 위기야!"
"어째서 이렇게!"


나의 말에 반이 발칵 뒤집혔다.
전원이 새파래지더니 세상의 종말이 찾아온 것 마냥 천장을 바라본다.

이거 ...더 위험해진 것 같은데요.…….

유일하게 나아진 점은 나를 향한 추궁이 사라졌다는 것일까.

우선 지금은 아무도 나에게 뭔가 하지는 않는 상태다.



사이좋아졌으면 좋겠네……….


***


나는 드물게 플래티넘 교실의 근처에 와 있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청소 용구를 넣는 로커가 없다.
예상 밖이다!

플래티넘 등급은 장비가 브론즈 클래스와 다르다.
생활 용품도 고급에 반짝이고 있다.
넓이도 다르다.
심지어 큰 방이 하나 있어서 그 한 구석에는 차와 다과까지 비치되어 있다.
우오오오옹, 부르주아.


나는 그곳에 있던 차를 나르는 테이블 밑에 살짝 몸을 숨겼다.
테이블보가 걸려 있어서 딱 맞게 몸이 숨겨진다.

그리고 잠시동안 목표 인물이 오기를 기다렸다.

검은 머리의 미소년, 여자에게 둘러싸여서 즐겁게 복도를 걸어온다.
음, 이건 좀 미안하지만.

"크류트 군, 크류트 군."

크류트 군은 나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잠깐 흠칫 한 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살짝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테이블 밑에서 적당히 손으로 신호를 보내는 나를 알아보고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크류트님, 왜그러시나요?"

여자가 크류트군을 부르는 것은 예삿일일 것이다.
내 목소리를 알지 못하는 여자들은 크류트 군의 행동의 부자연스러움 밖에 모른다.

크류트 군은 한숨을 뱉더니 내가 그에게 볼일이 있음을 알아채고 사람을 멀리한다.

"미안, 좀 볼일이 생겼다. 먼저 교실에 돌아가 있어."
"네, 알겠습니다!"

여자들은 크류트 군의 웃는 얼굴을 보고 살짝 뺨을 물들이더니 순순히 교실 쪽으로 달려간다.
음, 초등 1학년에 벌써...... 장래 유망해 보인다.

크류트 군은 여자들을 배웅하고는 시선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차를 나르는 테이블 속에 있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일이신가요. 에트와님……"

딱히 크류트 군으로서는 시선을 피할 이유가 없었을 테지만 내가 시선을 피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그것에 맞춰 행동하고 있다.
아마 크류트군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겠지만 왠지 그런 점이 있다.
호인이라고 할까 겁쟁이라고 할까.

"그게, 그 후에 어때?"

그 후, 라고 듣자 크류트 군은 안좋은 얼굴이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아요. 그 후에 난리가 나고, 그 때문에 저까지 벚꽃회에 들어갈 만한 분위기가 아니기도 해서, 소피아와 링크스, 그리고 민트는 아직도 고집을 피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플래티넘 클래스까지 내심 동요하고 있습니다."

플래티넘 클래스도 브론즈 클래스와 같은 상황 인 것 같다.
곤란하다.

"에트와님,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명령이라면 저 녀석들이라 해도 듣지 않습니까?"
"음, 나는 소피아 쨩들이 싫어하는 것은 명령하고 싶지 않아."

확실히 소피아 쨩들이 벚꽃회의 사람들과 화해하기 바란다.
소피아 쨩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주위의 불안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소피아 쨩이 싫어하는데 억지로 들어가게 하는 것은 다르다.
아니, 내가 하고 싶지 않는가.

『 너 마음대로.....』

신님이 했던 대사를 떠올린다.

크류트 군이 나의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쉰다.

"만사태평이시네요, 플래티넘 클래스에서는 소피아들과 벚꽃회가 대립하게 된 것은 당신의 책임이라고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지금은 동요 하고 있을 뿐이지만, 대립이 장기화되면 당신을 향한 괴롭힘으로 바뀌잖아요?"
"뭐, 그런건 괜찮아. 우선 형식적인 해결만으로는 안 될 거야. 확실히 벚꽃회와 소피아 쨩들이 납득하고 함께 하도록 해야지."
"하아,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모두의 소문이 안정되면 벚꽃회에도 들어갑니다."
"응, 제보 고마워. 그럼~"

나는 크류트 군에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머리 속에서 해결 방법을 생각한다.
일단 문제는 감정적인 것이다.
소피아 쨩들은 내가 모욕당한 것을 용서할 수 없다.
파이셴 선배는 나 같은 실격자가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

이렇게 되면 역시 파이셴 선배가 꺾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원래 이번 건은 솔직히 말하면 파이셴 선배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본래 그녀들은 나에게 간섭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위 역의 아이들에게 어떠했는지까지는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다과회의 여흥으로, 안이하게 나를 불러 텃세를 부리고 말았다.

실베스트레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도 나를 무시하기만 했다면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소피아 쨩들도 벗꽃회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 아이들도 벚꽃회는 동경했던 것이고.


일단 소피아 쨩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파이셴 선배는 이야기를 들어줄 것인가. 애초에 대면하는 것이 가능할까.


불안감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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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번역인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만 기분탓일테니 천천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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