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5. 16. 22:07


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작후계실격




23.벚꽃회(1)


루브 로제와 폼쵸무 초등학교에 다닌지 일주일.
여전히 루브 로제에서는 외톨이이지만 폼쵸무 초등학교 생활에서 치유를 받아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으로 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때 소피아쨩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쉬는시간에 불러냈다.

"벚꽃회?"
"네, 다과회에 에트와님을 초대하겠다 했어요!"
"내가 아니라 우리들이겠지."
"네! 에트와님의 호위 역인 저희들도 함께 초대됩니다!"

벚꽃회 라는 것은 루브 로제에서 상류 계급의 귀족만이 들어간 살롱 같은 모임인 듯 했다.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마다 있고 각각의 교류도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초청된 것은 당연한 초등부이다.


싱글벙글하고 방긋 웃고있는 소피아쨩.
귀족의 자재로서 대단히 명예로운 일이니 기쁘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피아쨩 정도의 가문 좋고, 재주 좋고, 외모도 좋은 아이가 초청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그 벚꽃회는 플래티넘 클래스 투성이의 교류회 같아 보이는데.

오히려 내가 초청되는 이유는.

대충 짐작은 된다.
가장 괜찮은 상황일 경우, 소피아쨩들의 덤이다.

하지만 상대의 악의 따위는 추측해도 소용이 없으니 거 볼 수밖에 없지.

"응, 알았어~."
"네, 점심 시간에 모두 모입시다!"

소피아쨩이 웃으며 손을 흔들고 떠난다.
뭐, 아무것도 없다면 그것으로 좋은 거겠지.


***


점심시간이 됐다.

우리는 로비에 집합했다.
솔직히 폼쵸무초등학교에 이동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빡빡한 일정이다.
오늘은 점심을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참자, 참어.

이번 다과회는 소피아쨩들에게 벚꽃회 입회권유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귀족으로서는 매우 명예로운 것 같으니까 내가 발목을 잡을 수는 없지.

귀족 아이들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소피아쨩들은 각자 가문의 가주 후보 였지만.
그랬던 것이 지금은 내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 가족과 떨어져서 우리 집에 왔고, 호위 역이란 시련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만큼 귀족으로서 공작 지위를 잇는 것은, 본인에게도 친정에도 영광스러운 일인 듯 하다.

이번 일도 소피아쨩, 링크스 군, 민트 군, 슬리젤 군 그리고 크류트 군이 귀족으로서 더 좋은 경력을 가지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모두들, 뒤에서 응원할게.


로비에 도착하면 모두가 모여있었다.

"여기야~."

나는 손을 들어 그들에게 다가간다.
이제 주위의 시선에는 익숙해졌다.
시선은 곱지 않지만, 딱히 괴롭힘 같은 건 없었고.

그러고 보니, 험담은 아직도 하고 있을까.

『 들어 볼까?』

내가 마음 속으로 혼잣말을 하고 있으면 천휘씨가 대답을 했다.

그런 것도 가능해?

『 너는 전투시에 시각, 청각, 후각이 강화되도록 되어 있다. 다만 예민한 감각은 너에게 약점이 될 수 있으므로 내가 집중처리장치가 되어 정보를 한번 처리한 뒤에 너에게 전하고 있다. 뭐, 이런 기능은 덤 같은 것이기 때문에 비해방 상태라도 험담 정도라면 도청하는 것은 가능하지.』

아니 꽤 대단한 느낌이다.
역시 천휘씨. 줄여서 역시천.

『어쩔까?』

그만둡시다.
험담을 들어도 싫은 기분이 될 뿐이고.

아, 그래도 조금 흥미는 있다.
참고로 내 욕 중에 가장 많은 것은?

『실눈 못생겼다.』

그렇군요.

"에트와님, 준비는 되겠습니까?"

슬리젤 군이 평소와 같은 우아한 동작으로 허리를 굽히며 다가온다.
솔직히 슬리젤 군은 집사가 어울릴 것 같다. 천직이 아닐까.
어른스럽고 기품이 있다.

그래도 대단히 잘났기 때문에 그런 일은 하지 않겠지만.
유감이다.

"응~ 괜찮아."

준비라니 뭐야?
뭔가 필요 합니까?

하긴 소피아쨩들을 보면 평소 이상으로 반짝 반짝 빛나는 것 같다.
평소에도 교복 차림이 예쁘지만 오늘은 훨씬 반짝여 보여서 평소 이상으로 아름답다.

준비는 혹시 이것을 말하는 건가?
아니, 무리 아닐까.
나는 그런거 불가능해.

어떻게 이렇게 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기합을 넣으면 반짝이는 걸까?
같은 인종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소피아쨩들의 눈부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크류토 군과 눈이 맞았다.

"안녕, 크류트궅 오랜만이야~."

인사는 중요하다.
크류트 군은 나의 말에 약간 흠칫 놀라더니 어색한 것 같은 얼굴로 억지 웃음을 지었다.

"뭐……그, 그렇지도 않아요……?"

그렇지도 않은게 아니다.
집에서는 보지만, 학교에서는 일주일 만이다.

여러가지가 하고 싶은 시기라고는 생각한다.
나의 호위 역은 쓸데없는 일이기도 하니, 사실은 하고 싶지 않은 것일 터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일단 호위 역이 후계자 후보의 조건 중 하나다.

너무 농땡이를 피우면 위험하지 않을까.
열심히 하면 오히려 내가 곤란하긴 하지만.

나로서는 아버님께 보고를 할 때 최대한 불리한 정보는 전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성실하게 근무하는 링크스군과 소피아쨩 슬리젤군과 학교에서 농땡이 피우는 크류트군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불평등하다.

호위의 로테이션이 증가해 성실한 아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그런 상황이 되지 않게끔 하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내가 깐깐한 아줌마처럼 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내일 등교는 동행하겠습니다……"
"에트와님, 그런 땡땡이맨은 신경쓰지 말고 가시죠."
"땡땡이맨……"

땀을 뻘뻘 흘리는 크류트군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링크스군이 주의를 줬다.

아, 맞다.
본론을 잊고 있었다.

"그럼 갈까요?"
"네!"

벚꽃회는 학원의 정원에 있는 별채에서 진행되는 것 같다.
다과회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이 다과회가 끝나고 바로 폼쵸무 초등학교에 가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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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일도 없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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