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5. 10. 27. 18:33

전생해서,"싸우는 메이드씨" 시작했습니다.




4.소개



"자, 모두 주목!"


루나가 카리나와 함께 고아원의 놀이방이라는 큰 방에 들어서자 카리나가 고아들에게 외쳤다.

루나의 검은 머리는 이 세계에서는 없는 건 아니지만 드물다. 

고아들은 루나가 입실한 시점에서 이미 주목했기 때문에 주목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었다.


"누구야 그 녀석, 새로운 동료?"


그 자리에 있던 고아들 중에서도 리더 다운 칙칙한 빨간 머리의 남자가 퉁명스럽게 카리나를 보고 묻는다. 

나이는 루나와 같은 정도일까, 8세 정도로 보인다.

말이 무뚝뚝하지만 그 눈은 분명히 나를 힐끔힐끔 보는 일로 살펴보건대, 역시 검은 머리 검은 눈 이라는 보기 드문 루나의 외모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골목 대장,이라는 문장을 그대로 형상화한 소년이지만, 조정자 역할이라고 하면 15세 정도의 오빠를 상상했던 탓에 자신 또래의 아이가 조정자 역할을 하는 광경에 조금 맥이 빠지고 만다.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자 연장자는 상점이나 공방에서 일하는 것으로, 지금 시간에는 나가서 일하는 것이라고 카리나가 귀띔했다. 

아무래도 유아반의 리더적 존재였던 것 같다.


"그래, 이 아이는 이제 여기에서 살게 된 루나쨩이야. 자 루나쨩 인사하렴"

"루나입니다.……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요? 이럴 때"


자기 소개 따윈 거의 십년 이상 하지 않았다. 

원래 고아원을 들어간 경험이 있을 리도 없고, 이 상황에서 뭐라고 해야 할지 상상도 못한다.

곤란해하며 옆에 서있는 카리나를 올려다보아도 이 위치에서는 카리나의 얼굴이 가슴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이쪽을 봐도 곤란한데……. 그럼 다들 뭔가 루나쨩에게 질문 있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건 가슴뿐이다 가슴. 

루나는 미묘하게 패배한 기분이 들면서도 일단 카리나의 도움으로 질문을 생각하게 된 고아들의 질문에 답하기로 했다.


"그 머리와 눈, 드물구나……근데, 예쁘지만 어디에서 온 거지?동쪽 대륙이냐?"


가장 빠른것은 의외라고해야할까 역시라고해야할까, 그 빨간 머리의 남자였다. 

가장 먼저 머리에 대해 물어오는걸 보면 역시 신경쓰이는건가?

뭐 특별히 숨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대답하기로 한다. 

일단 카리나가 봐도 부자연스럽지 않을 정도로 아이인 척을 한다.


" 안타깝게도 왕국 안이야. 부모 모두 검은 머리가 없는 탓에 어머니의 외도가 의심되었다. 그 때문에 팔리고 여러가지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

" 그거, 힘들었겠구나"

"별로 불행 자랑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그냥 흘려들어주면 좋겠어. 이런 이야기, 흔하잖아?"

"뭐, 그런가"


빨간 머리의 소년은 미묘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조용해졌다.



"저기, 저기, 좋아하는 거 있어?"


잠시 고아들의 질문에 답하고있자니 연둣빛의 머리를 한 어린 여자 아이가 벌벌 떨면서 말을 걸어왔다. 

4세 정도일까, 아까부터 무뚝뚝하게 질문에 답하는 루나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있는 것이다

( 겁나게 했나? 그런 생각은 없었지만……)



"음-, 독서와……요리일까?"


겁먹게 하는 것도 본의가 아니므로 최대한 상냥하게 응대하며 요점 없는 대답을 하면 그녀는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독서가 뭐야?"

"응?아, 책 읽는 거야. 자, 거기에 책장이 있지?"

"언니, 책을 읽어?"


아무래도 읽고 쓰는 습관이 없는 그녀들에게는 루나가 책을 읽는 것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사실 문자 해독률은 이 나라는 높은 편이지만 역시 라고 할까 아직 전체적으로 낮으며, 상인과 귀족, 성직자를 제외하면 일부의 사람밖에 읽는 것은 어떻게 해도 글자를 쓸 수가 없다. 

하물며 고아이면 글 읽기조차 못하는 것도 드물지는 않다. 

주위의 고아들 모두 다소간 놀란 눈으로 이쪽을 본다.

놀이방 안에는 책장도 있는 것 같고, 어쩌면 잘 풀리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응, 읽을수 있어, 혹시 괜찮으면, 읽어 줄까?"


그렇게 꾀어 보면 여자아이는 활짝 웃으며 "부탁해!"라고 대답했다.


" 있잖아, 나도 읽어줘도 괜찮아?"

"그래 괜찮아."


둘러보면 주위의 몇명의 고아들도 기대에 찬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 이외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주로 남자로 역시 밖에서 놀고 싶은 나이인 탓인지 "책을 뭐하러 읽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건 성공? 왠지 이 연둣빛의 아이를 함부로 따르게된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뭐 괜찮을까)


"나는 릴리라고해. 저기 언니, 루나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

"응 좋아. 친하게 지내자"


귀여운 여동생이야!라고는 역시 입에 낼 수 없다. 

일단 거기는 자중하자.


"응!언니 잘부탁해!"


어떡하지, 이 아이 귀엽다.

루나는 당장 끌어안고싶어지는 욕구와 싸운다. 

여기서 갑자기 안아버리면 아무리 그래도 끌려가 버릴것같다.


"아, 빨리 친해진 것 같아 다행이야. 그러면 나는 저녁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모두 놀고있어"


아이들의 대화에 참가하지 않고 루나의 옆에서 대화를 방관하던 카리나가 안심한 듯이 숨을 내쉬고 그렇게말했다.


"""네~!"""


"카이군이랑 루나쨩 잠시 아이들이랑 놀고있어"


"알겠습니다"


카리나는 아이들의 대답에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이며 빨간 머리의 소년과 루나에게 그렇게 알리고는 놀이방에서 나갔다.



카리나의 모습이 복도 모퉁이를 돌아 보이지 않게 되자 그 빨간 머리의 소년이 다가와서 말을 걸어왔다.


"야 너, 내 부하가 되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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