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6. 22. 19:18

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2장 수인 용병단


39.어떤 관계(세나 시점)


삼인칭+세나 시점.

--------------


도무스 카자의 사람들은 느긋한 찻집을 먼발치에서 보며 소문을 퍼뜨리고 있었다.


"누군가 로냐쨩이 나오는 것을 보았나?"
"아니 보지 못했다."
"재난이야. 옆거리 카페 주인이 악마에 현혹돼서, 그 피해를 입은 다음에 수인 용병단에게 유괴당하다니...그런 좋은 아이 인데."
"악마는 불운만 가져오는 구만, 불쌍하게."
" 돕고 싶지만 우리는 당해낼 수 없고.....옆거리 찻집은 산산조각 났다던데"
"오오 무섭구만...도저히 까지는 아니어도 도울 수가 없구만."
"남작에게 말해서 부탁해 볼까?"
"그 편이 좋아. 거리에서 가장 좋은 아이인 로냐쨩이 수인 용병단에 유괴당했다고!"


그 소문을 들은 한 사내가 찻집을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다.

"그 얘기……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오르비아스가 그렇게 물었다.


◇ ◆ ◆ ◆ ◇



어떤 관계가 되어도 상관 없다.
네가 내 옆에 있는다면.


동생 세스의 긴 머리를 높은 위치에 묶어주고 있으면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 하는 중이니까 앞을 봐라.

"질투했어?"
"응? 무슨 애기야?"
"로냐 점장이 보스에게 테이크 아웃 된 줄 알고 질투한거 아냐~?"

묘한 것을 묻는 세스에게 얼굴을 찡그린다.
그리고 로냐를 보면 그녀는 부엌에 들어갔다.


"왜 내가 질투를 한다는 거야. 나는 두 사람이 달라붙는 것을 바라고 있는데?"


시제와 로냐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부엌에는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죽이고 세스에게 전했다.

"오빠는 로냐 점장과 연인이 되지 못해도 괜찮아?"
"딱히 어떤 관계라도 괜찮아"
"흥……어떤 관계라도?"

세스는 의미심장하게 반문한다.
나는 말을 잘못했다고 뒤늦게 깨닫는다.
어떤 관계라도 좋다.
그것은 즉.

"건방지다"
"으에에"

세스의 뺨을 가볍게 꼬집다.
세스는 반성의 기색도 없이 웃는다.
어깨를 으쓱인 뒤, 머리를 다 묶어주고나서 부엌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럼 로냐, 다녀올게."
"네, 네, 그럼 다녀오세요."
"……"

우리 집 주방에서 웃으며 나를 배웅하는 로냐.

묘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뭔가 간지러워졌다.

나는 그대로 모두와 합류해서 거리 주변의 순찰을 하러 갔다.
어젯밤은 한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범위를 줄여서 지키고 있었지만 문제는 없었다.
노파심에서 다시 순찰이다.
눈을 부릅뜨고 타국에서의 침입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걷는다.

그리고 화제는 어젯밤 로냐의 이야기가 되었다.
시제가 데리고 돌아간 이유를 알아냈다.
뭔가 오빠가 나타나자마자 로냐를 매도하고는 떠났다고 한다.
매도 당한 로냐는 겁에 질려 마법의 효과로 정신을 잃었다.

매도의 내용은 로냐가 가문에 먹칠을 한 것.
그리고 로냐에 대한 과잉 기대와 그 배신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믿기 어렵다.
로냐가 가문에 먹칠을 햇다는 것도 로냐가 기대를 배반했다는 것도.
무슨 오해가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혼자 추측하고 있으면 치세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오빠한테 들키면 정령의 숲에서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확실히, 그것은 기억한다.


"에, 아가씨 없어지는거야!? 찻집은!?"
"몰라!물어보자!! 나는 싫어, 점장의 요리를 먹을 수 없다!"

류세가 우왕좌왕하고, 치세는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말했다.

"로냐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나는 시제에게 눈길을 돌린다.
시제는 별말이 없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전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시제도 로냐를 붙잡을 것이다.
그 찻집이 마음에 든다.
로냐 자신이 떠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어이, 누군가 있다."

치세의 말을 듣고 돌아가려고 했을 때, 집에 방문자가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방문자라고해도, 남작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남작은 아니다.

눈부신 흰색, 아니 백금.
흩날리며 윤이 나는 긴 머리.
옆으로 뻗어 나간 긴 귀.
나그네라고 생각되는 암녹색의 망토를 입고 있는 엘프 족의 남자다.

최근 로냐의 가게에 다닌다는 소문의 엘프이다.


"보스!로냐 씨에게 용무가 있데."

대응하고 있던 세스가 문에서 튀어나와 시제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시제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러자 나를 보았다.

"여기에 찻집 주인, 로냐가 유괴 되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그 엘프에게서 적의가 엿보인다.

대부분 거리의 주민이 과장되게 이 엘프에 말했을 것이다.
로냐가 수인 용병단에 끌려갔다는 식일 것이다.


"엉? 해보자는 거냐, 앙!!"

로냐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라는 그 초조함이 겹쳐져서인지, 치세가 가장 먼저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류세도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한다.

" 그만둬."

내가 제지시켰다.
시제 또한 미동도 없이 엘프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이쪽에 적의는 없다고 알리 듯 인간의 모습으로 바꿨다.

"로냐는 우리가 맡게 됐다. 돌보는 중이다. 악마가 다시 습격해도 지킬 수 있도록."
"……"
"거리의 주민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로냐와는 친구 관계에 있다. 실제로 악마로부터 구한 건 우리다."

로냐의 손님과 옥신각신해서, 걱정거리를 늘릴 생각은 없다.
위해는 가하지 않았음을 전하자 엘프가 망토 아래에서 칼을 잡은 손을 놓았다.


"도왔다는 일도 들었다. 감사를 표한다. 로냐를 도왔던 것,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


엘프는 한번 머리를 숙인다.


"너에게 감사를 받을 건 아니다."

류세가 물어뜯듯이 말을 돌려준다.
꼬리가 짜증을 드러내듯 붕붕 흔들고 있다.

확실히 로냐의 손님 이란 것만으로 이렇게 말 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음의 말에 경악한다.


"나와 로냐는 오랜 교제가 있다."

로냐와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

"현장을 봤는데 환수 라클레인이 있었던 흔적도 있었다. 신뢰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럼 로냐를 잘 부탁한다. 나는 악마의 봉인을 시도한다."


라클레인에 대한 것 조차도 알고 있다.
나의 옆을 지나갈 때에, 슬쩍 보인 검.
기억에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이 있었다.

"저기……슈나이더라는 남자, 아는가?"

그 엘프의 이름인지 확인하는 겸해서 묻는다.
오랜 교제였다면 이 엘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던 엘프가 갑자기 노골적으로 찡그렸다.

"…… 어리석은 남자의 이름이다."

밉살스러운 듯이 그것만 말하자 사라져서 간다.

슈나이더.
그것은 로냐를 크게 상처입힌 한 남자의 이름.
엘프는 아는 듯했다.

어떤 남자인가.
무엇을 했는가.


"마음에 안 들어! 뭐야 저 엘프! 게다가 매일 로냐를 만나러 갔었다고? 세스!"
"그러니까 말했잖아! 엘프가 진지하게 설득하고 있다고!"


류세는 다시 붕붕 꼬리를 격렬하게 휘두른다.
세스는 류세의 말에 소리를 치듯 대답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


그 뒤를 쫒듯이 집으로 가면서 나는 다시 생각한다.
묘한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엘프.
그리고 기억에 있는 검.

"저기 세스. 저 엘프의 이름은 얘기 못 들었어?"
"로냐 점장은 비아스 라고 불렀어"
"비아스……인가"
"어라? 점장이 없어! 담화실에서 요정과 있었는데!"
"이 멍청이가! 혼자 두지 말라고! 악마의 소행은 아니다!"

고찰하는 동안 류세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치세가 곧바로 악마의 냄새는 없다고 확인하다.
그 불길한 기척이 털끝만큼도 없다.

오히려 집이 빛이 나고 있는 것을 이제 와서 깨닫는다.


"우와, 뭐야 여기……집이- 집이 되었어."


류세도 치세도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보았다.
이런 상태였던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니 무리도 아닌 반응이다.
전혀 다른 저택에 있는 것 같다.

"아가씨, 어딘가의 방에서 곯아떨어져 있는거 아냐"

그렇게 말한 류세는 방으로 뛰어 간다.
제일 먼저 자신의 방을 그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일까.
치세도 로냐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방에 뛰어들었다.

딱히 신경 쓰는 기색 없는 시제도 자신의 방으로 간다.
그것을 쫓아갔다.

"보스"
"아?"

기분이 나쁜 목소리.
로냐가 뭔가 말하는 바람에 비위를 건드린 것 같다.


"아까의 엘프는 아마도 영웅 오르비아스야. 엘프 왕국 가라시아 여왕의 동생. 들고 있던 검은 엘프의 보물 이었어. "


문 손잡이에 손을 대고 있던 시제가 멈췄다.
엘프의 국보라는 검은 책에서 봤다.
그 책에 별의 색이라고 불리는 색을 갖지는 것은 엘프의 왕족만이라고 쓰여 있었다.
검을 갖고 있는 것은 영웅으로 불리는 전사, 오르비아스.

"마도사와 영웅 오르비아스, 그 둘과 아는 사이라면 서민 출신일 가능성이 낮아. 행동만 봐서 부유한 집안 출신인가 했지만, 그렇지 않아. 오빠가 가문에 먹칠을 했다고 말한 걸로 봐서……로냐는 귀족가의 아가씨야."

귀족 영애라면 마도사와 엘프의 영웅과 교류가 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다.
마법의 솜씨도 아마 마법 학원에서 배운 결과일 것이다.
아니면 재능?

"……그게 뭐."

시제는 놀라지 않는다.
이런 정도로는 놀라지 않지만, 이 다음말에는 역시 반응할 것이다.

"로냐는 조만간 다시 끌려갈 것이다."
"!"
"정령의 숲을 구한 공적이 드러나면 가만둘 리 없어. 그 가문도, 이 나라의 왕도."

지금은 덮고 있는 로냐의 공적.
정령의 숲을 구한 사실은 역사에도 한 획을 장식할 위업이다.
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 감사 받을 일인 것이다.


오리페도트는 식물의 정령.
그가 없으면 세계는 시들게 된다.
로냐는 세계를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이 드러나면 절연을 했더라도 취소하고 싶을 것이다.
어떤 먹칠을 했다해도 탕감되기 마련이다.
로냐는 끌려갈 것이다.
혹은 다른 나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녀의 의사에 관계 없이 강요될 것이다.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샤워하고 나중에 로냐를 이쪽으로 오게 해라."

보스는 그것만 말 하고는 방에 들어갔다.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인가.

"저기, 로냐 점장 부엌에도 없어."

식당에서 얼굴을 내민 세스가 알려 온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귀를 기울여 보지만, 시제의 방에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짚이는 게 있다면 하나.
나는 방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막다른 곳에서 두번째 방의 문을 연다.
아침에 연 커튼 옆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책장의 벽으로 둘러싸인 나의 방.
누울 수 있는 크기의 소파에 바른 자세로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로냐가 있었다.
햇빛 속에서 나를 본 로냐는 웃었다.

문자 그대로 눈부시다.


"어서 오세요, 세나 씨"
"……여기 내 방이야"

평소 버릇으로 말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 멍한 상태인지도 모른다.
여기는 느긋한 찻집이 아닌 내 방이다.
"아, 그랬어요 "라고 말한 로냐는 책을 덮었다.


"어서 오세요., 세나 씨. 마음대로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상관 없어. 뭐 읽었어?"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옆에 앉았다.


이상한 느낌이다.

로냐가 내 방에 있다.


"전날 주신 책입니다. 바빠서 좀처럼 읽을 수 없던 지라...."
"읽어도 돼."
"아뇨, 나중에 집에 있는 책을 가지러 가서 그것을 읽겠습니다. 모처럼 받았으니까요. "
"그래."

로냐는 온화한 목소리로 나에게 책을 돌려주었다.
딱히 지금 읽어도 상관 없지만 말이다.

"……"
"……"


살짝 침묵이 흐른다.
느긋하게 시간이 흐른다.


지금 생각하면 시제는 여기에 있다고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집에서 로냐가 있을 방이라고 하면 주방이나 책으로 가득 찬 나의 방일 것이라고 쉽게 짐작이 간다.

"책이 가득하네요. "

유유자적하게 있던 로냐가 입을 열었다.

"뭐- 그렇지. "
"……"
"……"

또 침묵.
뭔가 화제를 찾지만, 내 머리 속은 아까의 엘프와 로냐의 정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로냐는 온화한 시선으로 책장을 바라보고 있다.
불편함은 느끼지 않는 듯 하다.

"상태는 어때?"
"아직 붕 뜬 느낌이에요"
"몽롱한 상태인가. ……로트 냄새가 나네, 왔다간거야?"


이번에는 내가 말을 건넨다.

"네. 아침 식사용으로 과일을 가져온다고 다시 돌아갔어요."
" 그렇구나"

로트들은 한번 왔다가 돌아갔다.
맞장구를 치고, 다음의 화제를 찾는다.

"잠시 여기 있는 다면, 좋아하는 것 읽어도 돼."
"감사합니다."

나는 일어서서 건너 편의 책장에서 하나를 고른다.
영웅 오르비아스의 위업을 담은 두툼한 책.


"아, 그거라면 읽었습니다."
"그래....."

로냐는 쿡쿡하고 이상하게 웃는다.

여기서 핵심을 찌를지 망설였다.
영웅 오르비아스와 어떤 관계인지 물어야할까?
물어보면 어떻게 될까.
내 의문의 답을 알게 될까.

그렇게 한다면, 로냐가 도망 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주저했다.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다른 책을 손에 들고, 로냐의 옆에 다시 앉았다.

"전에 말했던 소설, 이것도 빌려줄게."
"우와, 감사합니다."

로냐는 반짝 반짝 눈을 빛냈다.
눈부시다.


당장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 로냐를 바라본다.

곧게 뻗은 등줄기.
책장을 넘기는 예쁜 손.
햇빛으로 빛나는 은백색의 머리카락.
스러질 듯 얇은 윤곽.
문자를 쫓는 푸른 눈동자.
흔들리는 은백색의 속눈썹.


윤이 나는 입술.

로냐가 이쪽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나는 외면한다.


"읽고 있어도 돼."

시제가 부르고 있지만 아직 샤워 중이다.
잠깐 여기에 있어도 괜찮다.

"네. 세나 씨의 방은 좋군요. 햇볕이 좋아서 따끈따끈합니다. 책이 타버릴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요."
" 괜찮아, 커튼 닫고 집 나가니까."

그것은 유의하고 있다.

햇빛 속에 있어서 따뜻하다.
졸린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잠자코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로냐는 졸음을 거스르는 것을 멈추고 눈을 감는다.
소파에 기대고 책은 무릎 위에 둔다.
잠을 청하는 로냐가 내 왼쪽 어깨에 머리를 맡겼다.
그리고 내 심장이 튀어나가는 듯했다.


"누워서 자."


심장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로냐의 머리를 무릎 위로 옮긴다.
로냐는 쉽게 누웠다.

"아. 거리에서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세스씨에게 여러가지 듣고서 저의 가게에 왔던거군요!"
"새삼스럽게?"


알게되는게 늦다.
우리가 없는 거리의 모습은 확실히 세스에게서 듣고 있다.
살짱 몽롱한 상태이니 사고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

왠지 귀엽다.

그런 로냐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머리를 단정히 매만졌다.

부드러운 머릿결.


머리를 묶지 않은 쪽으로 쓸어낸 앞머리를 손가락에 얽히며 놀았다.


"어제 오랜만에 오라버님을 만났습니다."

갑자기 자신의 오빠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세스의 형이니까, 오빠와 연계 되었을 것이다.

그대로 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이야기를 기다렸다.
간병했을 때 오빠 이야기를 하자 떨고 있었음을 떠올린다.

"나…… 나쁜 일을 해서 화를 내어 버렸습니다."
"그래....."
"혼 날 것입니다……언제나."


무릎 위의 옆모습이 힘겨워 보였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상냥한 오빠와 지내고 싶었……"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마법이 빛을 발했고 로냐는 잠이 든다.


"……로냐."


눈물을 닦으며 부른다.
분명 닿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의 오빠가 되기는 싫어"


어떤 관계가 되더라도 좋다고 생각했다.
친구인 채로도 좋다.
가족같은 사이가 되어도 좋다.

하지만 오빠 대신 되는 것만은 싫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 분명...조금 연인 관계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살며시 로냐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지만 조용한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바보다.
나는 시제와 함께하길 바라고 있었는데 내가 원하게 되어 버리다니.


곁에 있으면 그 누구보다 마음이 편했다.
공통된 취미로 고조되는 점이 즐거웠다.
무언가를 주고 싶었던 상대는 처음이었다.
둘만의 시간을 강하게 바랬다.

친구 이상의 관계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또 내 앞에서 울었네."


로냐가 두번째의 무의식적인 슬픔을 흘린다.
그런 로냐의 묶은 머리를 들고 나는 그 작은 마음을 품은 채 입 맞춤을 한다.
전에도 한 것처럼 슬픔을 닦아내는 듯 쓰다듬었다.

국왕마저 적으로 돌려도 상관 없다.
로냐를 힘껏 지키고 싶은 마음 속에 차오른다.
로냐를 울린 오빠도 만나게 되었다면 용서는 없다.
그렇게 강한 결심을 했다.


"!"

정신이 들면 요정 로트가 있었다.
과일을 가지고 얼굴을 붉히고 있는 모습에서 머리에 키스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
로냐에게만 열중하고 있던 자신이 부끄럽다.
보여버린 것도.

"비밀이야"

집게 손가락을 세우고 입막음을 했다.
로트들도 "쉿-"하며 흉내내 승낙했다.
약속해 줘서 다행이다.

이제 잠깐 쉬려고 수인의 모습으로 바꾼다.
그러자 마법의 낌새를 챈 듯 로냐가 일어났다.

"우와……복실복실."
"……잠까.."

잠꼬대 같이 로냐가 내 꼬리를 찾더니 이번에는 꼬리에 얼굴을 묻었다.
뭐 괜찮겠지

"해님을 받은 초록색 냄새가 나요."
"초록색 냄새?"

나는 그런 냄새가 나느냐고 내 손목의 냄새를 맡았다.
딱히 그런 냄새는 나지 않는다.

바닥에 있던 로트들은 과일을 내려놓고는 내 꼬리에 모두 모였다.
로트들의 냄새라고 착각하고 있는가.

"세나 씨는 편안한 녹색의 향입니다……"
"그래....."


오른손으로 매만지면서 로냐는 기분 좋게 웃는다.
미소가 돌아왔기에 기꺼이 나도 미소를 지었다.


"참, 시제 씨의 갈기를 만졌습니다."
"……흠."

염원 성취의 보고에 웃음을 잃어버린다.
노골적인 표정의 변화를 다행히 로냐가 보지 못했다.
나는 입가를 문질렀다.

작은 마음아 작은 그대로 있어라.


"푹신푹신했습니다……"
".....다행이네."
"그 뒤에 화나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요 "

류세가 말 했었지.

"뭔가 했나?"

로냐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묻는다.

"왜 이렇게까지 해 주느냐고 생각 없이 물었습니다."
"……아-……"


그것은 기분을 해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소중한 상대이니 도와야 마땅하다.
시제는 저렇게 보여도 한정된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마을의 동료도
우리도
남작도.

새로운 인연이 된 로냐를 여기서 지키는 것도 당연하다.


"숙제로 내주고는 머물라고 했습니다...답은 무엇일까요?"
"그건 내가 말해주면 내가 혼날 거야. 스스로 생각해야지."
"음-…… 멍청해서……잘 모르겠습니다."


답은 간결한 걸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너를 좋아하니까, 우린 돕는다.

어떤 적이 나타나도 지킨다는 강한 각오가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래서 여기에 있다.



"제대로 답을 찾아봐."



이번에는 네가 수수께끼를 풀 차례다.



--------------------------

==========


ㅎㅎㅎ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