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1장 느긋한 찻집
18. 현기증과 공주님 안기.
수인 용병단이 가게에 다니기 시작하고 금방 2주가 지났다.
나는 세나씨에게 빌린 책에 열중하고 있었다.
우유빛 타일이 깔린 작은 욕실.
그 중심에 둔 하얀 욕조에 거품을 낸 뜨거운 물을 넣고, 그에 잠기면서 읽었다.
책은 빌린것이니 보호 마법을 걸었다.
정말 재미 있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책장을 넘기며 주인공과 함께 수수께끼를 해명해 나간다.
그렇게 되자, 점점 더 계속 읽고 싶어진다.
일하는 중에도 읽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 버릴 정도다.
오후에는 읽을 틈이 있지만, 읽는다면 수인 용병단씨들의 접객에 소홀하게 될 것 같으니, 자제했다.
그렇기에, 가게의 청소도 저녁식사도 마친 목욕시간에 읽었다.
시간이 지나 깨닫고보니 물이 차갑게 되어 버려서 몸을 떨었다.
서표를 끼우고 책을 덮고, 욕조에서 나온다.
잘 준비를 하고 책상에 앉아 일기를 썼다.
가죽 커버가 되어있는 일기장에 달린 끈을 풀자, 세이지를 닮은 향기가 감돈다.
다른사람이 연다면 냄새가 변하기에, 남이 들여다본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약의 경우 가족에게 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옛날부터 이 형태의 일기장을 사용 했다.
여기 와서 새로 쓰기 시작한 일기에는 찻집에대한 것만 썼기에 장부와 같았지만 요즘은 수인 용병단씨에 대한 것이 많다.
류세씨는 카운터 자리가 정위치가 되고, 틈만 나면 장난을 치러 온다.
치세씨 쪽은 시제씨의 일갈이 효과적이었던 듯, 가만히 있었다.
다만, 세나씨의 정찰을 하던 요정 로트를 찾아내 흥미가 그쪽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도 테이블 밑을 들여다보고는 찾고 있었다.
그런 치세씨가 첫 대면에서 "머스캣(포도의 한 품종, 초록색) 같아서 맛있겠다!" 라고 말했으니, 늑대의 모습으로 말했기에 로트들은 먹힌다며 두려워하게 되었고, 수인 용병단이 있는 오후에는 오지않게 되고 말았다.
확실히 어린잎과 같은 색에다가 통통한 체형이어서 머스캣으로도 보이지만 말이다.
세나씨는 로트들의 정찰이 없어지게 되어 아쉬워 했다.
치세씨가 찾는 것을 턱을 괴며 바라보고 있었기도 하다.
시제씨도 로트에 관심을 보이고"어느 숲의 요정이야?"라고 물어 왔다.
정령 오리페도트의 숲 이라고 대답하자"맛있는 술은 있어?" 라고 물었기에 멍해졌다.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 , 그것 뿐이었다.
다음에 정령 오리페도트와 환수 라클레인에게 물어 보자.
일기에 제대로 쓴 다음, 침대에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조금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다시 자고 싶어졌지만, 오늘도 영업일이다.
그리고 개점 시간을 앞당겼기에 천천히 있을 수 없다.
조식 메뉴를 요구 받았기 때문에 영업 시간을 한시간 당겼다.
일을 하기 전에 커피를 사러 온 손님이 아침 식사도 하러 오게 되었다.
요정 로트에게 청소를 맡기고 케이크 만들고 있으니, 소란스러움이 귀에 닿는다.
또 거미가 들어온걸까 하고 부엌을 나가보면 나비가 있었다.
호랑 나비 처럼 검은 색으로 둘러싸여 있는 날개는 주황색과 노란색이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밖에 내보내는 것을 도우려고 했지만 로또들을 보고 굳어 버린다.
쫓아내겠다고 벼르고있는 로트들은 후우~하며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어째선지 손을 뒤를 향해서 펄럭거리며 말이다.
가끔 폴짝 하고 뛰어서 필사적으로 나비에 대고 숨을 내쉬었다.
후우후우.
파닥파닥.
2등신인 요정이 나란히 펄럭거리는 광경은 귀여운 수도 있지만,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바로 그 행동의 의미를 해독할 수 있었다.
새 형태의 환수, 라클레인의 행동이다.
그는 날갯짓 하나로 강풍을 일으킨다.
로트는 연꽃의 요정이니 바람 마법은 쓸 수 없다.
펄럭거린다고 해도 바람을 일으킬 수 없다.
그것을 모르는 듯 작은 팔을 펄럭거리는 것을 계속했다.
연녹색의 병아리들이 잔뜩 있는 것 같아 귀엽다.
삐약삐약하고 있다.
뭔가 쿡 하고 와서 카운터에 엎드려서 잠깐 번민했다.
문을 열고 겨우 나비를 유도하여 밖에 내보내면 로트들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크츙."
그때 작은 재채기가 나와, 카운터 테이블에 이마를 가볍게 찧었다.
눈을 들어 보면 문 앞에 있는 로트들이 으엥? 하는 표정으로 주목하고 있다.
"괜찮아" 라고 웃어 보였다.
부랴부랴 청소에 복귀하는 로트들은 몇번이나 빙글하고 돌아본다.
귀여운 동그란 눈빛으로 올려다보고 왔다.
빙글하고 돌아보고 또 다시 바라본다.
뭘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 로트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는 이유는 로트들도 알고 있지 않은 듯 하다.
거울을 봤지만 머리가 헝클어 진 것도, 얼굴에 뭔가 붙어 있지도 않았다.
뭔가 신경쓰이는게 있어보이는 로트들에게, 오늘도 핫 케이크의 보수를 주고 배웅했다.
개점하면 거의 만원 상태라서 상당히 분주하게 됐다.
아침 식사 메뉴는 되도록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을 준비했지만, 역시 만드는게 힘들다.
바삭바삭한 베이컨과 즙이 많은 비엔나소시지,
푹신푹신한 스크램블 에그와 치즈 오믈렛, 그리고 머핀. 핫 케이크나 샌드위치.
아침 식사를 하는 손님들은 느긋하게 잡담을 했다.
앞으로 일하러 가는 분들이 많아서, 배웅할때는 " 힘내세요"라고 한다.
브런치, 디저트를 먹으러 온 손님과, 접객을 하면서 담소를 나눈다.
이제 바쁜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평소보다 힘들게 느꼈다.
열두시 전에는 손님이 끊겨서, 한숨을 돌린다.
바로 수인 용병단이 왔다.
"아가씨! 항상 부탁 하던걸로."
순백의 치타씨가 웃는 얼굴로 제일 먼저 들어온다.
그 때 이후로 딸랑딸랑 하며 종을 울리며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것은 그다.
망설이지 않고 카운터 자리에 앉아 싱긋싱긋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새하얗고 긴 꼬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시제씨는 첫날과 같은 자리에 앉는다.
그 건너 편에 치세씨가 앉는 것은 첫날과 다르다.
아무래도 혼자 테이블에 앉는 것은 싫은 듯 세나씨가 자리를 바꾸어 주었다.
세나씨는 옆 테이블에서 혼자 있다.
주문은 항상 하던 것이다.
서빙을 마치고 모두가 먹는 것을 카운터에서 바라보며 한숨을 돌린다.
"……아가씨, 괜찮아? 무슨 일 있어?"
"네?"
턱을 들어보면 류세씨가 묻는 것이라 놀란다.
"그렇게 보이나요?"
"응. 미소가 평소보다 적고, 목소리도 왠지 작아."
그렇게 지적한 류세씨는 스테이크 한조각을 입에 넣었다.
접객에 미소를 짓고 있지 않다고?
당황해서 뺨에 손을 댄다.
뜨겁다.
"……아, 그러고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나른했는데, 조금 컨디션이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뭐야, 점장 둔감하구나. 손님에게 감기 옮긴다구?"
치세씨가 우물거리면서 대화에 참여했다.
둔감하다는 말에 쓴웃음을 흘린다.
"딱히 크게 힘든건 아니라서요……. 원인은 아마도 세나씨에게 빌린 책을 읽고 오래 목욕해 버린 탓 이겠지만요. "
"어, 세나의 탓이잖아. 아가씨에게 빌어."
류세씨가 세나씨를 비난하는 시선을 돌린다.
"뭐야 그거, 불합리해."
돌아보며 세나씨가 어이 없어 한다.
"그래요, 세나씨는 나쁘지 않습니다. 시간을 잊고 욕실에서 읽어 버린 제 잘못입니다."
"아가씨, 좀 쉬지 그래? 자, 내 옆으로 와"
팍팍 하며 류세씨는 옆의 의자를 두드렸다.
매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꼬리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아뇨, 괜찮아요."
지금 쓰다듬기 장난을 치면 악화될 것 같다.
열이 오를 거다.
"에, 아가씨, 무정해."
류세씨는 입술을 삐죽 내민다.
"까불지 마, 류세. 너 너무 장난치고 있어."
"보스에게 혼난다?"
"우읏."
치세씨가 툴툴거리고 류세씨는 웃으며 돌려준다.
왁자지껄하게 된 시점에 시제씨가 다 먹은 것 같으니, 커피를 내리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팟 하고 카운터에 손을 짚었다.
현기증이다.
시야가 겹쳐서 흔들리게 된다.
전생의 최후와 겹친다.
공포가 피어오르고, 그것이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는 듯했다.
지탱하던 힘이 빠지고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았다.
가슴에 손을 대고 눌렀다.
기분 나빠서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렇다.
전생은 자각도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서,
바쁜 일에 너무 익숙해서,
한계임을 알지 못하고 쓰러졌다.
한계라니, 몰랐다.
아무도 가르쳐도 주지 않았다.
"아가씨! 괜찮아?"
류세씨가 눈앞에 와서 말을 걸어왔기 때문에 움찔하고 벌벌 떨었다.
"죄! 죄송합니다!"
"엩……왜 사과하는 거야"
"아……"
들여다보다 류세씨는 걱정스럽게 나를 보았다.
꾸짖는 목소리가 들렸다는 생각에 바로 사과하고 말았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아 질꺼에요."
"아, 뜨겁다. 열 있잖아."
뺨 위에 순백의 손이 얹어진다.
솜사탕처럼 뭉실뭉실한 털과 말랑말랑한 육구.
육구가 차갑게 느껴져 기분이 좋다.
메스꺼운 기분이 누그러져서 한층 괜찮아 졌다.
"점장, 이제 쉴 수 있어. 어차피 손님 없는 거잖아."
"아, 네. 여러분이 돌아가면, 폐점합니다."
얼굴을 들 수가 없지만, 치세씨도 걱정한다.
나도 무리하고 싶지 않다.
제대로 쉬자.
"우리들에게 신경 쓰지 않아도 좋으니까. 바로 쉬어. 우리가 치우고 가게 닫아 줄게."
"아뇨아뇨, 손님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습니다."
세나씨가 그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제대로 접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얼굴을 들면 ――― 까맣다.
심한 현기증이 일어났는건가 했더니, 아니었다.
크고 새까만 사자가, 공주님 안기를 하고 있다.
"악화되면 우리가 곤란하다구. 책임 지고 치울테니까, 쉬어."
세나씨가 말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검은 사자에게 껴안겨져 있을 뿐이다.
"아가씨의 방에 들어갈께..이층인가? 실례하겠습니다."
류세씨가 문을 열고 먼저 계단을 올라간다.
시제씨도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크게 흔들려 버려, 나는 순간적으로 그 가슴에 손을 뻗었다.
코트 위에서, 탄력을 느낀다.
두꺼운 가슴.
근육일까? 아니면 복슬복슬한 것일까?
양쪽다 일까?
공주님 안기는 슈나이더에 자주 되었었다.
그래서 익숙해진 것이지만.
슈나이더보다 크기 때문일까.
단단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순수한 검은색의 사자씨라 그런 걸가?
열이 오른다는 생각이 든다.
귀까지 새빨갛게 되는 것 같다.
늠름한 갈기의 사자씨의 얼굴이 엄청 가깝다.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더니, 호박색의 눈동자가 나에게 향했기에 얼른 얼굴을 숙였다.
"우리들을 믿고 쉬고 있어라."
쿡, 하고 검은 코로 내 머리를 찌른다.
목 아래서 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큰 고양이씨가 코로 쿡 찔러…….
다시 열이 올를 것 같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네" 하며 작게 중얼거린다.
아, 안된다.
어질어질하다.
컨디션이 나쁜 탓일까?
"아가씨, 방 연다."
류세씨가 그렇게 말하며, 찰칵 하고 문을 열었다.
"어, 아가씨의 냄새가 나네. 왠지 귀여운데."
흰 꼬리를 흔들흔들 흔들고, 류세씨는 주위를 둘러본다.
귀엽다고 생각할 요소가 있을까.
침대와 책상과 소파밖에 없다,
심플 이라고 할까 검소 하다고 할까.
생각해 보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들였다.
조금 부끄럽다.
아, 지금 안고 있는 게 부끄러우니까 괜찮아.
……아니 그거랑은 다르구나.
안된다.
컨디션이 나쁜 탓에 생각이 혼란해지고 있다.
시제씨도 안에 들어가서 나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럼 자고 있어. 로냐 아가씨."
시제씨가 말 없이 나오자 곧이어 류세씨도 손을 흔들고 나갔다.
탁 하고 닫힌 문을 쳐다본다.
잠깐 멍하니 있다가 역시 손님인 수인 용병단에게 정리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펄럭하고 일어나 흔들리는 걸음으로 문까지 가서 열어 젖히자,
또 다시 새까맣게 되었다.
시선을 조금 올리면, 호박색의 눈동자.
순수한 검정색의 사자씨가 가로막고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기가 죽는다.
"쉬, 쉬겠습니다……"
문을 닫고 얌전히 침대로 돌아간다.
앞치마를 벗고 누웠다.
웅웅 울리며 흔들리고 있는 감각이 기분 나쁘게 느껴진다.
먼 기억 속에서, 꾸짖는 목소리가 되살아날 것 같다.
그것은 누구의 목소리였을까.
아아, 기억하고 싶지 않다.
깊이 숨을 뱉고 이마를 누르고 있으면 아래쪽에서 떠들썩함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대화 내용은 모르겠지만, 세나씨가 지시하거나 류세씨와 치세씨는 말다툼하고 있을까.
시제씨는 가만히 앉아 있을 것이다.
훗, 하며 살짝 미소를 짓고 잠시 그 떠들썩함에 귀를 기울였다.
눈을 감고 왼손을 불끈 쥔다.
그들의 존재를 가까이 느끼고 있으면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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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오늘 처음 로냐님의 재채기를 봤어요!)"
정령"그것은 감기란 게 아닌가"
로트"( 그렇구나! (゜ロ゜;;). )"
로트는 감기에는 인연이 없어서, 정령에게 보고하고 처음으로 로냐가 보인 이변의 이유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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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장사자!
멋져!
듬직해!
근데 코로 콕 하고 찔러!!
귀여워!!!
심장 ..
터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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