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2. 28. 22:59

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1장 느긋한 찻집




 한화(閑話) .01


작가: 살짝 3인칭으로 로나드 할아버님과 슈나이더 측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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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로나드은 손녀 로냐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현역에서 물러나 사위에게 작위를 넘겼다.
지금은 그것을 심히 후회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는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로나드도 온후했다.
그러나 딸은 반대로 성급한 성격으로 자랐다.
사교계에서 윗쪽 만을 바라보며 갖은 노력을 한 것이다.
결혼 상대인 사위도 비슷한 성격이라, 두 사람은 자녀들에게도 위를 노리는 것을 요구했다.
로냐의 오빠는 의문을 갖지않고 이에 응했다.
로냐 역시 응하고는 있었지만 따라갈 수 없는 듯했다.

딸은 로냐가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로나드의 영향을 받았다며 분노했다.
로냐가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도록 연습을 강요했다.
로냐는 유일하게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로나드를 따랐다.
사소한 일상의 일이나 연습에서 잘 했던 것을 로나드에게 말했다.

로냐는 착하다.
결코 게으르지도 않다.
부모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귀족의 딸이 가진 의무라고 이해하고 노력하고 있었다.
약간 불만이 있어도 힘내서 가슴을 펴고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런 로냐에게 약혼자가 생겼다.
왕제 각하, 제오라드 공작의 아들 슈나이더.
이 연령대에서 가장 유익한 결혼상대라고 들었다.
로냐의 부모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다.
로나드는 로냐를 걱정했지만 슈나이더쪽에서 사이가 깊어질 것을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정략 결혼이 아니라 깊이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이라고 안심했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성크리장테 학원의 수석 졸업은 영예로운 것이다.
로냐의 부모와 오빠도 얻으려 했었나 동급생 중에 천재가 있어서 아쉽게도 놓쳤다.
오빠를 무찌른 수석 학생은 지금 최고의 마도사로서의 길을 가고 있다.

로냐는 철들었을 때 너무나 큰 기대에 계속해서 부응했다.
그리고 학년 1위 자리를 얻었다.
로냐의 부모는 그것을 당연한것이라고 일축했다.
그 때문에 교육을 한 것이라고 했다.
오빠는 강적이 없었기에 운이 좋을 뿐이라고 내뱉는다.

로냐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였다.
그래도 슈나이더가 옆에 있었던 로냐는 괜찮다고 웃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안될것 같다고 로냐가 말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작게 중얼거린 그 말은 그녀의 비명과도 같았다.


이미 한계가 와 버린 것이라고 이해한 로나드는 사정을 묻기보다 돕는 것을 우선하기로 했다.
가장 외진 곳 중에서도 가장 치안이 좋다고 소문난 거리의 외딴 집을 샀다.
샀다고 해도 로냐 자신이 돈을 냈다.
받았던 용돈을 모아둔 것을 사용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로나드가 생활비를 내주겠다고 했지만 로냐는 거기까지 어리광 부릴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찻집을 열고 자립을 하겠다고 말했다.
찻집으로, 염원하던 느긋한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 해도 , 일하는 것을 고른 것은 베어 버린 습관 때문일까.
로나드는 로냐가 좋을 대로 할 수 있도록 했다.

"할아버님, 정말 감사합니다.……그리고 미안합니다."
"사과할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가 있거라. 당분간은 못 가겠지만, 가끔 만나러 가마."

학원에서 , 아니, 왕도에서 나오는 날.
로냐는 기뻐하는 모습이었지만, 죄책감에 얼굴빛이 흐려졌다.

문제를 일으킨 원흉인 상태 그대로 도망을 가는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고 로나드가 껴 안아 줬다.
사랑스러운 손녀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감싸 안아 줬다.
로냐도 또한 힘껏 안아 줬다.

"그럼 , 로나드 할아버님, 라모. 다녀오겠습니다."

로냐의 짐은 옛날에 줬던 모래 시계뿐. 나머지 짐은 이미 옮겨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거기서 샀다.
로냐가 여기서 가져가는 것은 얼마 없다.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통 하며 바닥을 부츠로 가볍게 굴러 소환진을 발동시키면, 빛에 휩싸인다.
기쁜 미소를 띄며 로냐는 떠났다.

로냐는 죄책감을 보였지만 , 로나드는 로냐가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카뷔제라가는 오만하게 되었으니 실각하면 좋다고만 생각할 뿐이다.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분명 로나드가 당주의 자리를 넘겨주게 될 때이다.
교육에 간섭을 하는 권한마저 넘겨버렸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도망친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직후 가족을 지키는 당주인 것도 귀족인 것도 자신에게는 무리라며 도망쳤다.

로나드가 도망치지 않았다면 로냐도 느긋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거만하게 되어 버린 카뷔제라가는 몰락해 버리면 된다.
그러나 바로 회복하고 말 것이다.
혼담 일이 백지가 되는 것은 타격이다.

그러나 망하기 쉬운 가문도 아니다.
썩은 부분은 잘라낼 것이다.
로냐와 의절하고, 잘 처신할 것이다.
남는 문제는 로냐의 오바 로발트다.
가문을 더럽힌 로냐에게 분통을 터뜨릴 수도 있다.
그 예상은 적중했으며 다음날 로발트는 로나드에게  찾아왔다.

"그 바보를 어디에 숨겼습니까?"

날카로운 눈빛으로 따져 왔다.

"어차피 당신이 숨긴 것이겠죠"
"왜 찾는 거지? 그 아이와는 인연을 끊었을 것이다"
"당연하죠, 저런 집의 수치 따위 기분이 나쁩니다. 그러나 그대로 달아나 제멋대로 한가하게 생활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기분이 나쁩니다!"

로발트가 증오를 담아 토해낸다.

"지금은 더러움을 씻는 일로 바쁘지만 반드시 찾아낼겁니다."

눈을 희번덕 거리며 째려본 로발트는 빠르게 로나드의 집을 뒤로했다.
로나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분노를 터뜨리기 위해서 로냐를 찾아낸다.
이것이 문제다.

"……로냐가 걱정이니 당분간은 만나러 가지 말도록 하지."
"네"


옆에 있던라 라모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로냐을 숨기는 것 뿐이다……"
"……"

로나드의 중얼거림에 라모는 뭔가 말하고 싶었으나 입을 다물었다.
로냐의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 가족들을 보며, 로나드는 가족들이 그 상태에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라모.정기적으로 로냐의 모습을 봐 줄 수 있겠나"

주름진 얼굴로 미소를 짓는 로나드에게 라모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로냐의 행복을 위해.







◇ ◆ ◆ ◆ ◇





성크리장테학원 학생 기숙사에 있는 슈나이더의 방에서 한 남학생이 목소리를 높였다.

"로냐가 그럴 리가 없잖아!?"

부정을 파해치고 약혼을 파기했으며, 로냐가 학원을 떠났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 헨젤이었다.

"미사노양도 괴롭힘을 받았고, 다른 영양들도 그녀의 지시라고 자백했다"

험악한 표정으로 슈나이더가 단언한다.
그러나 헨젤은 다시 소리를 지른다.

" 그럴 리 없잖아!"
"그녀들이 증언했잖아."
"로냐는!? 로냐가 스스로 했다고 말했는가?"
"…… 말하지 않았다."
"그럼 틀렸다는거잖아! 로냐가 거짓말을 할 리 없잖아!"
"아니, 그녀는 거짓말쟁이였던 거다!!"

덩달아 슈나이더도 목소리를 높였다.
헨젤은 눈을 부릅뜨고 놀란다.

"어, 어째서……어째서 로냐를 안 믿는거야!? 너희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잖아! 로냐에 대한 것을 누구보다도 알고 이해하고 있고 지지해 주고 있었잖아!"
"그 로냐가, 나의 신뢰를 저버렸다! 뒤쪽에서 더러운 일을 하고 나에게 거짓말을 한것이다!"

이제 믿을 수가 없다며 슈나이더는 소리 쳤다.
그 말에 헨젤은 슈나이더를 잡으며 말한다.

"만약! 혹시라도! 로냐가 질투를 했다고 해도! 네가 지키는 것은 로냐잖아! 학생들 앞에서 파혼까지 하다니! 너무 심하잖아! 너의 사랑은 그 정도였나? 나라면, 나라면 그녀편을 들었을 것이다!! 사랑했다면 이런 때에도 지탱해야 하는 거잖아!!?"

눈물을 글썽거리며, 헨젤은 고개를 숙인다.
슈나이더를 잡은 손의 힘은 느슨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어서, 나는……"

그 힘없는 중얼거림이 들리지 않는 슈나이더는 얼굴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헨젤이 힘껏 얼굴을 올린다.
하마터면 머리를 부딪칠 뻔했다.

"슈나이더 따윈 몰라!!!"
"어, 에, 헨젤!"

그렇게 외치며 뛰쳐나간 헨젤을, 슈나이더는 제지하지 못했다.

"……로냐 본인보다 화를 낸다니 무슨 일이야……"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로냐는 분노를 하는 것도 눈물을 띄우는 것도 없이 떠났다.

"……"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그것이 슈나이더의 얼굴을 흐리게 한다.

그러나 금방 고개를 돌린다.
뛰쳐나간 뒤 열렸던 문으로 부터 터벅터벅 헨젤이 돌아온 것이다.
헨젤이 당황한 슈나이더의 겉옷 자락을 꾸욱 하고 쥐었다.

"……부탁할게, 함께 찾아 줘……"

훌쩍하며 눈가를 누르면서, 헨젤은 약하게 호소하다.

"로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제발, 로냐를 찾아줘"
"아, 알았으니까. 찾는다."

아이처럼 흐느끼는 친구를 위해, 슈나이더는 고개를 끄덕인다.

"전에 로냐가 사회 견학으로 경영을 잠깐 맡은 여성 의류 매장이 피오센에 있다. 그 점원들이라면, 로냐에게 은혜도 있으니 집에 머물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알았다!!"
"나는 로냐의 할아버지에게……어, 어이!"


앞 부분을 듣자마자, 헨젤은 다시 뛰쳐나갔다.
부모님과 오빠에게 의지 할 리 없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할아버지인 로나드 라는 것을 전하지 못했다.

"…… 과연 가르쳐 줄까"

손녀의 약혼을 파기한 슈나이더에게 로나드가 알려 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파혼의 일로 복잡했지만, 슈나이더는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로나드는 정중히 거절을 하고
슈나이더에게 로냐의 위치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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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슈나이더 죽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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