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40화
병사들에게 뭔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 받은 것은 별 문제 없지만, 무엇을 가르쳐줘야 할지 수도에 있을 때보다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군사가 아니기에 전술 같은 것에는 문외한이고 그렇다고 검술이나 다른 무기 취급에 뛰어난 것도 아니다.
마술을 가르치는 것은 개인차가 너무 크고, 사제 관계가 아닌 자에게 마술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규칙도 있다.
생각 끝에 무난하게 전선에서의 체험담과 이 세계에서는 초기 단계인 기초적인 위생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떠올렸다.
결과는...
교단에서 내려다본 그들의 얼굴을 살펴 봤을 때 실패는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지라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 전에 도망치기 위해 적당한 질문에 대충 대답하고 마쳤다.
"...그럼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실 가득 들어찬 병사의 얼굴에서 눈을 돌리고 분주하게 인사를 하고 복도로 나왔다.
" 기다려 주세요!"
불러세우는 소리에 비겁하게도 들리지 않는 척을 했다.
멈추면 끝이다.
알프레드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짐을 들고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에 대한 무례라는 것은 알지만, 제발 눈 감아 주었으면 한다.
따라오는 발소리에 따라잡지 않으려고 빠른 걸음을 넘어 종종 걸음으로 복도를 내달리지만 , 역시 군인이다.
저항도 헛되이 그들이 먼저 앞서나가 손을 펼쳐 막아서더니 순식간에 덩치 큰 남자들에게 주위가 둘러싸여 버린 것이었다.
"그라크님! 지혈법에 대해서, 제발 자세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그라크님이 말씀하시는 미래의 무기를 가르쳐주세요!"
"말씀하던 마술 기초의 모순이란 무엇인가요? 앞으로 마술을 우리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요?"
"헤다리온 수해전의 일로 개인적으로 물어볼 일이..."
나는 시끄러운 그들의 질문을 흘려들으며 어떤 의미에서 실패했다며 강하게 후회했다.
물론 여러모로 서툴렀던 내가 말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말이다.
그들의 흥미를 끄는 이야기인 듯 했지만, 나의 구멍 투성이 해설을 보충해 줬으면 하는 듯 했다.
별로 귀염성 없는 거구이면서도, 눈이 소년처럼 빛나고 있다.
에잇! 그런 눈을 한다 해도 해줄 수 없다.
이 세계에서 너무나 엉뚱한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든 더 이상의 실수는 범하지 않기위해 나는 이야깃거리로라도 삼을까 해서 가지고 온 물건을 꺼내기로 했다.
"지금부터 "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 하나를 세워 이들의 눈앞에 내밀었다.
당돌한 표정과 말에 순간 주위의 소음이 멈췄다.
"어떤 시제품을 시험하려고 합니다. 어딘가 넓은 곳으로 안내해 주실 분은 없습니까?"
먹이에 굶주린 맹수에게서 신경을 돌리려면 새로운 먹이를 보이는 수밖에 없다.
의도했던대로 그들은 그 먹이에 멋지게 낚여 주었다.
"꼭 견학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훈련장이 비어있습니다!"
시끌벅적 제각기 말하기 시작했다.
나를 두고 나갈 기세로 그들이 이동 하기 시작했다.
"...그걸 가지고 오는게 정답이었어요."
"그들도 기쁘겠죠. 여기에는 딱히 사람이 오지 않으니까요."
알프레드가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지만 역시 익숙하지 않다.
질문을 피한 것에 안도하며 따라간 곳은 보루에서 떨어진 개방된 공간이었다.
나무도 없고 딱히 장애물이 될만한 것도 없어 보였다.
이 정도라면 충분한 크기이다.
알프레드에게 눈짓하여 들고 있던 짐을 내리게 한다.
감쌌던 천을 풀어 보면 드러난 것은 부메랑형의 큰 물체이다.
"이건 .. 낯선 모양이지만, 비익기입니까?"
"그렇습니다"
들여다보고 있던 병사 하나가 그 정체를 일찍 알아맞혔다.
전에 나를 습격한 마술사가 쓰던 비익기를 개조한 것이다.
귀중한 비익기를 손에 넣을 기회는 좀처럼 없다.
모처럼이므로, 그것을 재료로 해서 호기심 가는 대로 놀아 본 것이었다.
"기존의 비익기는 짊어지는 형태의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륙에는 어느 정도의 높이가 필요했고 기체가 안정될 때에 엄청난 마력을 방출하여 바람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나는 개량한 비익기 위에 올라 발을 기구에 고정했다.
"그러나 이 모양이면 땅에서 이륙이 가능하고, 또 바람을 일으켜 속도를 바꾸는게 쉽게 됩니다."
이런 장점이 있긴해도, 말은 안 했지만 물론 불편한 점도 꽤 있다.
높은 고도에서는 상당한 속도를 내지 않으면 기체가 안정되지 않고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 때문에 몇번이나 부상을 입었던가.
취미의 산물이기 때문에 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물러나 주세요.... 갑니다."
천을 입 주위에 감고 사람이 물러난 것을 확인한 뒤, 자신의 몸과 비익기에 마력을 둘렀다.
자신의 몸에도 마력을 흘린 것은 단순히 이것을 타기 위한 근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바람의 포효가 선체로부터 한 순간 터지자 , 나와 비익기는 풀을 꺾어 누르는 숨 쉬기 어려운 속도로 전진했다.
땅을 바람으로 박차며 달려가던 기체는 손에 잡은 기구를 사용해 전력으로 밀어올린다면 곧바로 나를 휙하고 던져 버릴 것이다.
날뛰는 말 같은 기체에 매달리고 있으면 순식간에 훈련장의 구석에 도착해 버렸다.
눈앞에 다가온 나무들을 체중을 이동해 이리저리 피하고 그대로 방향을 전환하여 제자리를 향하여 나아간다.
속도를 떨어뜨리고 마지막은 떨어지듯 억지로 기체를 관람객들에게서 떨어진 곳에 세웠다.
매번 하지만 마지막 착륙이 아프다.
나중에 바퀴라도 달아서 고쳐야겠다.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으니 병사들이 흥분된 모습으로 나에게 뛰어 왔다.
아마 세계 공통인 남자들의 빠른 것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것이 시제품인 비익기입니다. 높게 날지 않으므로, 전장에서의 사용은 힘들겠지만. 보다시피 매우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내가 비익기에서 내려가면 새로운 놀이기구가 주어진 아이처럼 병사들이 몰려들어 비익기를 에워싸면서 여러 의견을 말한다.
"정보 전달에 유용하지 않을까요? 비익기의 본래 목적도 정찰용이니까요."
"바람의 분출은 어디서.... 만져도 될까요? "
"네"
친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서투른 나 대신에 뭔가 화제가 되었으면 해서 가져온 것이다.
이렇게나 관심을 받는다면 목적도 충분히 달성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활용법과 양산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살짝 그들로부터 떨어진 곳에 서 있으면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미소를 잃지 않는 나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증오를 머금은 매서운 눈초리이다.
그 모습을 잘 관찰하면 그 순간 그가 누구인지를 놀라움과 함께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 적의를 향한 그 남자는 작은 마술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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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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