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8화
리카르도의 저택에 왔지만 , 정작 이 집의 주인을 보는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짧았다.
아침은 식당까지 휠체어로 나를 옮겨 조찬을 함께 하는데, 끝나면 분주히 일하러 간다.
그리고나서 다음에 만나는 것은 평소라면 이미 내가 잠을 자는 시간에 귀가하는 리카르도를 맞이 할 때이다.
사용인들도 주인의 귀가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므로, 초청된 몸인 나도 그가 돌아올 때 까지는 일어나 있기로 하고 있다.
자도 된다고 하면서도 기뻐하는 리카르도의 얼굴을 보는 것이 최근의 일과였다.
낮에는 몸을 움직여 근육을 붙이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순조롭게 몸이 회복되고 있어서 곧 설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단지 불안한 것이 한가지 있다.
보이지 않는 후유증이 남는게 아닐까.
그날 이후 전혀 마력을 쓰지 않고 있다.
감각적으로는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데, 의사의 허가는 떨어지지 않았기에 확인하지 않았다.
만약 극단적으로 적어져 있다면 마술사로서의 미래에 큰 문제가 있다.
그리 생각하니 공포가 몰려온다.
"하루카 씨. 오늘은 어떻게 하실건가요?"
아침부터 내 방에 휠체어를 끌고 온 남자가 물었다.
짙은 갈색 머리를 한 그는 알프 라는 이름의 하인이다.
항상 집에 있을 수 없는 리카르도 대신 나의 뒷바라지를 맡은 인물이었다.
지금까지 개인을 모신 경험이 없는 듯, 생소해 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과 친근한 느낌이라 나는 편하게 느끼고 있었다.
"글쎄요...정원에 갈까요? 슬슬 아즈리의 꽃이 피는 계절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아치를 빠져나가면 섬세하게 관리된 정원이 펼쳐졌다.
회화적인 아름다움 속에 아즈리 라고 불리는 붉은 꽃이 만개하고 있다.
알프가 조용히 휠체어를 밀어 주므로 편안하게 새가 지저귀는 뜰을 탐색했다.
그러던 중 조약돌을 깐 오솔길에서 벗어나자 큰 나무가 눈에 비쳤다.
햇빛을 가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그늘은 매우 시원했다.
공연히 그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저 아래에 가 주세요."
"네"
덤불 숲 속을 휠체어가 나아가 나무 그늘에 들어간다.
나무 바로 옆에서 멈추어서 나는 나무를 만졌다.
조금 체중을 맡겨도 부서질 일 없는 튼튼한 나무였다.
"혼자 설 수 있는지...시험해 볼까요?"
"혼자 입니까?"
" 넘어질 때에는 도와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발에 힘을 주었다.
알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잡으며 지켜본다.
나무를 받침대삼아 허리를 편다.
직후 조금정도 일어섰지만 결국 서있지 못하고 덤불에 쓰러질 뻔했다.
"읏!"
알프가 가까스로 내 몸을 지탱해서 멈춰 주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땅에 몸을 부딪치고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조금이었는데. 참으로 아쉽다.
무심코 유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알프는 먼저 일어나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괜찮습니까?"
"덕분에요. 감사합니다."
손을 잡고 몸을 지탱받을 때 사소한 위화감이 가슴을 스쳤다.
그러나 그것은 명확한 형태를 갖기 전에 지나가고 말았다.
휠체어에 나를 돌려보낸 알프는 곤란한 듯이 눈썹을 모으고 내 모습을 엿보며 말했다.
"하루카씨. 저 같은 사용인에게 감사를 표하실 필요 없습니다.."
"안 될까요?"
몸에 익숙한, 이전의 세계에서 몸에 밴 습관 중 하나였다.
"...저희는 보수의 대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당연한 일. 감사인사를 말 할 필요는 없습니다. "
"필요 불필요 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제가 말하고 싶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켜서 미안하다.
그런 의미에서 쓴웃음을 지으며 알프의 얼굴을 보면 포기했다는 표정이었다.
"잘 알겠습니다."
아마도 별난 인간이라고 생각했을까.
고작 습관, 그래도 습관.
수상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다른 것에는 적당히 타협도 필요할지 모른다.
정원은 조용히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정원사 이외의 사람이 별로 들리지 않는 듯 아무도 다니지 않는다.
나는 이 장소의 본래의 주인이 정원에 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리카르도는 최근... 보지 못하고 있네요. 일이 바쁘겠죠?"
"확실히 그렇습니다. 우수한 분이니까요. 여기저기에서 불리고 있죠."
외형대로 리카르도는 뛰어난 건가.
하늘은 두 번도 세 번도, 줄 사람에게는 주는 것이다.
그 외모라면 내실이 갖춰져 있지 않더라도 그것은 그것대로 귀여울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리카르도에 대해서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이렇게 초대 받는 몸이면서도 사실, 그다지 잘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좋겠군요. 저는 아직 그렇게 길게 일하지 않아서요. "
"그럼 누군가를 잡아 들어 볼게요."
언제나 방에서 시중을 들어 주는 하녀에게 물어 보자.
조용한 정원 안에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물음을 생각한다.
리카르도는 왜 나에게 주종관계를 제의한 것일까.
본인에 물어봐야지 하며 항상 생각하고 있지만, 입 밖에 꺼내는 것이 어렵기에 언제나 말 할 수 없는 채 헤어졌다.
그가 내게 뭔가 환상을 보며 몸을 맡겼다면 모두에게 비극이다.
그 건방진 도박을 하고 나서 만날 때까지 시간이 있었으니 냉정하게 될 여유도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 모든 것을 내버리고 싶어지는 상황에 처한 것 일까.
그렇다면 너무도 불쌍하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멀리 검은 구름이 보였다.
"바람이 붑니다. 안으로 돌아갑시다."
알프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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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귀족놈은 사실
미소년을 좋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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