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28화*
풍채 좋은 아버지와 같은 마차에 앉아 있기에 상당히 비좁다.
아버지의 말수가 적은 것은 아버지 나름대로 화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행동한 것 자체에는 후회가 없다.
다만, 계속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영웅담을 옛날부터 좋아했다.
고난을 넘은 그 영웅은 명예를 얻고 주위에 넘치는 것은 열광적으로 그를 기리는 사람의 무리로 넘쳐난다.
마지막은 항상 그렇게 끝난다.
강철같은 마음을 가진 강한 사람이었다.
망설이는 사람을 구하는 빛 같은 사람이었다.
모든 묘사를 이용하여 표현되었기에 어린 마음에 강한 동경을 안았다.
어떤 장애를 넘어서라도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칭송 받던 영웅에게 사사받을 생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이상한 하인의 말에 흔들리고 있다.
나는...뭐가 되고 싶은 것일까.
목표는 뻔하다.
영웅이 되고 싶다.
그럼 헤다리온의 영웅에게 무엇을 배울 생각이었을까.
위대한 스승 밑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자신도 훌륭한 사람에 바뀔 것이라 그저 믿고 있던 내 안에 의문이 일었다.
분명, 그 사람은 특별한 것을 하고 있기에 특별한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알면 자신도 특별하게 될 것이다.
정말일까?
불쑥 떠올랐던 그 생각이 야금야금 마음속의 영역을 좀먹으며 확산되고 있다.
"라이달"
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 눈은 날카롭다.
아직 자신을 용서하지 않음을 그 눈이 말해온다.
"오늘의 야회에서 블럼디 경에게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알고 있는가?"
"알고있어. 사과하면 되는 거지?"
확실히 그의 아버지가 백작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과 같은 작위를 갖고 있지만, 블럼디 경 자신은 그의 아버지와 불화를 격고있다.
나와 나의 아버지가 모두 사과하는 것이다.
용서안할 리가 없다.
그런 나의 될 대로 되라는 태도에 아버지는 노기 띤 얼굴로 충고했다.
"블럼디 경 앞에서 절대로 그런 태도를 취하지 마라."
"왜 그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거야. 상대는 기사인데."
"...그는 근위 기사일 때, 로렌시아 공주에게 가장 가까웠다. 외모가 이유인건지는 모르갰지만 그것은 누구도 무시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자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뛰어난 기술자를 어디선가 데리고 와서, 그의 사업 실적을 늘리고 있다. 뛰어난 검술도 있다. 아무리 싫어한다고 해도 이대로 힘을 기르면 그의 아버지도 변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장래에 백작이 된다면, 틀림없이 나의 행동은 좋지 않은 끝을 맞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매우 한심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게다가..에밀리가 화를 내고 있다. 동경하는 것 같은데, 곤란한 것이다."
예상 밖의 곳에서 나온 기가 센 누나의 이름과 아버지의 한숨에 나는 얌전히 블럼디 경에게 사과를 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잠시 후 도착한 야회 행사장에서는 이미 사람이 모여들고 있었다.
현란한 빛과 호사스러운 회장의 모습
밖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아버지와 나는 대리석 바닥 위를 돌아다니며 얼굴을 들이밀어 인사한 뒤 , 입구 주변이 보이는 창가에서 주역이 나타나는 밤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지루한 시간이다.
평소대로 인간 관찰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여느 때와는 다른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웅성대던 사람의 목소리가 어디서 부터인가 차례로 사그라 든 것이다.
느닷없이 시작된 분위기는 천천히 파문처럼 행사장을 집어삼킨다.
아까까지 거리낌 없이 큰소리로 말했던 사람도 지금은 지인들과 뭔가를 확인하듯 작은 소리로 서로 속삭이고 있다.
그 표정은... 놀라움인걸까.
"무슨 일이지. "
무서운 외모의 사람이라도 들어온 것일까.
오늘 밤의 축제장에는 군인도 대다수가 참석하기에 그 중에는 추한 상처를 드러낸 사람도 있다.
군인에게는 명예의 상처로 받아들여지지만, 그 적나라한 모습에 생리적인 혐오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달라진 주위의 모습에 나도 원인을 알고싶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너의 예상이 적중했구나."
옆에 있는 나에게 밖에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아버지가 말했다.
예상?
도대체 무슨 말일까.
그 시선의 끝을 쫓았다.
그곳에 있는 것은 오늘 우리들의 목적인 블럼디 경과 상대역인 듯한 여성.
미목 수려한 모습으로 그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은 평소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옆에 서 있는 작은 사람에게 이 장소의 모두가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
이 위치에서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소년인 것 밖에 알 수 없다.
몸에 두른 것은 마술사차림이고, 세밀한 문양은 각각 마술사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 문양의 이름은 염악화문(炎楽華紋).
불꽃으로도 꽃으로도 보이는 그 문양이 뜻하는 바는 불길과 생명.
나는 그 무늬를 가지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을 떠올리며 자신의 심작박동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이 이상한 고요함도 깨달았다.
모두 같은 인물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역시 블럼디 경의 집에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말한 예상이라는 것은 이것인가.
급격히 흥분되었다.
동경의 그 인물이 눈앞에 있다!
눈을 부릅뜨고 필사적으로 그 사람의 행동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 귀중한 해후를 한 순간도 헛되이 하지 않겠노라고 모든 감각을 집중시켰다.
상상보다 키가 작고 체격도 풍족하지 않았다.
상상대로, 자신감에 찬 걸음걸이로 눈길을 태연히 받아넘기며 나아가고 있었다.
마술사가 이쪽으로 조금 다가왔다.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에 왔을 때, 나는 무심코 작게 외쳤다.
"앗...!"
그 얼굴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나에게 질문 했던 그 하인과 같았던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는 얼굴이 걷잡을 수 없이 벌겋게 되었다.
그래, 그랬던가.
그가 그분인 것인가!
하필, 본인 앞에서 그 실태라니. 무슨 말인가!
나는 사사받겠다고 바라면서, 그 분을 눈치채지도 못한 채 충고를 받고 있었던 것인가.
과거의 자신을 지우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등을 곧게 핀 침착한 모습은 사용인인 척했던 그때와는 달리 당당했다.
옆에 선 세라피나·소루즈파라 양은 어린데도 자존심이 높고, 그 아름다움에 사교계에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이르지만 , 지금은 정숙한 아내처럼 그를 따르고 있다.
그녀의 눈에 비치는 것은 존경심이다.
세라피나 양이 옆에 서 있다면 확실하다.
"라이달."
멍청하게 있는 나에게 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으로 간절히 바랬던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치 때문에 발이 안 움직이는 동안, 시선을 돌리니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의 고리 안에서 몇몇의 청년이 그 분에게 재빨리 달려가고 있었다.
"아버지. 나는..."
입 밖에 내기도 쑥스러운 나머지, 나의 실태에 대해 아버지께 뭔가 설명하려다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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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침입날파리:
엌ㅋㅋㅋ 본인이었습니깤ㅋㅋㅋ
...하...주옥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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