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25화
불빛이 없는 어두운 밤 속에서 기묘하게 그 장소만 명멸하고 있었기에, 그 방향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불빛의 간격이 길어지면서 그 자리에 다달았을 때에는 불빛이 사라졌다.
어둠만이 펼쳐 져 있었다.
뜰의 풀 위에는 검은 옷의 남자들이 쓰러져 있다.
수는 일곱 여덟 정도일까.
이 단시간에 이 정도 인원을 쓰러뜨리다니, 과연 생업으로 할 실력이다.
땅에 누운 그림자들의 중심에서 알프레드는 검을 두고 상공을 보고 있었다.
나도 그의 시선의 끝을 쫓아 하늘을 올려다봤지만 별과 달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알프레드?"
나의 질문에 내 존재를 눈치 챈 듯 힘차게 이쪽을 돌아보았다.
" 엎드리세요!"
그 말에 반응하여 나는 반사적으로 쭈그리고 앉았다.
알프레드는 내 옆을 지나가 위에서 나에게 다가오던 불꽃의 소용돌이를 검으로 찢는다.
아무래도 하늘에서 마술사가 불 마법을 날리고 있었나보다.
그대로 서 있었다면 머리가 불 탈 위치였다.
"왜 왔습니까!?"
알프레드는 그러면서도 나를 일으켜 정원수 아래까지 이끌어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가까이서 보자 그의 옷이 군데군데 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적은?"
"거의 다 치웠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날아 다니고 있는 마술사 하나입니다. ...그런데, 하루카님이 왜 여기에 있나요?"
"도우러 왔습니다"
그는 기막힌 나머지 한숨을 토했다.
"적의 목표가 일부러 나오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마술사와 싸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술사에는 마술사.
이건 전장에서 몇번이나 철저히 배운 상식이었다.
검사 혼자서 마술사는 짐이 무겁다.
" 하지만...알프레드도 마술사였군요 "
마법의 불을 막아냈을 때, 확실히 검에는 마력이 품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아름답게 불꽃은 자를 수 없다.
나는 그가 실력 있는 용병인 전장에서는 여러번 마술사를 상대했던 일을 새삼스럽게 떠올렸다.
"마술사라고 할 정도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감각을 잡는게 어려워서 칼날에 맻히게 하는 것이 고작이에요. 그러니까 솔직히, 가세해 주셔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상공을 올려다본다.
눈을 부릅떠 봐도 어두운 밤하늘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 듯, 엉뚱한 곳을 향해 하늘에서 불꽃이 내렸다.
"이렇게 장시간 체공 가능하다면, 아마 비익기를 짊어지고 있겠지요. 불빛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요."
비익기는 짊어지는 형태로 사용하는 날개형 도구이다.
그것으로 바람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사는 장시간의 비행이 가능한 것이지만, 만들기 위한 재료가 꽤 희소한 지라 그다지 나돌지 않는 물건이다.
"불빛이라면 제가 켜겠습니다"
"상공까지 비치겠습니까?"
"네. 다만, 이쪽도 완전히 노출 됩니다만 "
알프레드는 나를 보고 호전적으로 웃었다.
"충분합니다. 상대가 우리를 깨닫기 전에 쓰러뜨리면 되는 거죠."
나는 그에게서 싸움을 향해 기쁘게 뛰어드는 종류의 이해 불가능한 감정을 엿보았고, 두려움에 목을 움츠렸다.
곁에 있는 사람이 그런 생각에 움츠려 있는 줄도 모르는 알프레드는 땅바닥에 쓰러진 검은 옷의 남자 한명에게서 활과 화살을 회수하여 하늘을 향해서 조준했다.
얼마나 강한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계까지 당겨진 줄이 팽팽한 소리를 냈다.
나는 그의 눈짓 신호로 힘차게 손에서 빛의 마술을 발했다.
가느다란 실에 연결된 듯 상공까지 도달한 주먹 크기의 빛이 상공에서 단숨에 폭발했다.
불꽃놀이라도 만들까 하며 생각했던 마법이 이런 용도로 사용되다니 생각치도 못했는데, 결과는 충분했다.
섬광과 함께 하늘을 꼴사납게 나는 사람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아무래도 모습을 감춘 우리들을 찾기 위해서 고도를 떨어뜨리고 있었나 보다.
알프레드는 입가에 참을 수 없는 듯이 승자의 미소를 그리며 한계까지 당겨진 활에서 화살을 힘껏 쏘아냈다.
상대가 우리를 공격하기보다 먼저, 화살이 어깨를 관통했다.
"아..아..."
바람에 섞여서 마술사의 비명이 귀에 닿는다.
하늘은 벌써 어둠을 되찾고 있었지만, 마술사가 비행 불능 상태임을 깨닫는다.
멀리서 들린 낙하 소리로 대략적인 낙하지점을 예측했다.
그다지 멀지 않다.
따라붙은 리카르도가 이쪽을 향하여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어디서 입수했는지 아까보다 무기가 될 만한 물건을 더 많이 장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지시를 날렸다.
"리카르도! 마술사가 부상을 입고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포박하세요!"
바로 그 내용을 이해하고는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으로 리카르도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한마디 외치고 그대로 힘차게 빠져나갔다.
매일 훈련하고 있는 만큼, 벌써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발이 빠르다.
"우리도 갑시다"
"네"
나는 나 자신에게 사용한 체력 강화의 마술을 해제하고 뒤를 쫓는다.
간단한 듯하면서 의외로 연비 나쁜 마술은 벌써 나에게 강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 마술사는 그만큼 신나게 성대하게 마술을 쓰고 있었고 이제는 큰 부상까지 당했으니 상처의 아픔에 정신이 팔려
더이상 제대로 된 마법은 못 쓸 것이다.
그래도 마력을 온존해 둔 것은 , 혹시 정신을 차려 다시 공격 할 때를 대비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알프레드를 따라, 느려진 발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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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가서 물어와!
미남: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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