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23화
오늘은 허쉬양이 볼일이 있다고 하여 자습의 날이 되었다.
그래서 가장 어려워하고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노력해 보고 있는데...이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리카르도가 바쁜 틈틈이 나를 지도해 주고 있다.
그 기대에 보답하려고 하지만 열의가 헛돌 뿐이다.
알프레드는 방 한쪽 벽에 서서 나의 서투름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용병이라고 알기 전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간소하게나마 제대로된 칼이 한자루 허리에 걸려있다.
검을 가지지 않고 어떻게 나를 지키려고 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 옷 밑에서 엄청난 수의 칼을 내놓아 놀랐지만, 아마 지금도 그대로일 것이다.
"의외네요. 지금의 모습으로는 전쟁터에서 앞장서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후방 지원이 임무였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합시다."
신체 능력을 올리는 마술은 있는 비상 사태도 아닌 고작, 춤으로 사용해 버리면 마술에 너무 미안하다.
그런 사도는 쓰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싶은 것이다.
나를 보고 웃는 알프레드에게 얼마나 잘 추냐며 따졌지만 보고 있을 뿐인데도 나보다 훨씬 잘 추었다.
원래 몸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일까?
팔을 올리고 꼿꼿이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할만 하지만, 상대를 리드하는 것은 전혀 안된다.
여성형이었면 좀 더 간단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남성형의 춤추는 법이다.
너무나 어색한 나의 움직임에 리카르도가 보다 못해 말했다.
"제가 한번 하루카씨와 춤추어 볼까요? 체격 차이도 있고, 실례지만 여성형을 부탁 드립니다."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다가와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손을 잡고는, 다른 쪽 팔을 내 허리에 두른다.
단단한 손이나 단련된 근육질 몸이 닿은 곳을 통해 느껴져, 평소 여자를 버리고 있는 나조차 가슴이 술렁거렸다.
비교적 가벼운 내 몸이 아이 같기에 너무 초라하게 보인다.
상대가 착실히 지도하고 있는데, 내가 그렇게 들뜨면 안 될 것이라며 억제했다.
"얼굴은 좀 더 위쪽을 향해 주세요."
"네"
이 정도인가 하며 살피면서 상대의 어깨까지 시선을 올렸다.
"그럼 저의 움직임에 맞추어 주세요."
"네"
처음에는 천천히.
점차 속도를 내면서.
귓가에서 리카르도가 리듬을 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발 놀림이 복잡하게 되어가고 꼬여서 발이걸리는 횟수도 늘어났다.
그 때마다 리카르도가 균형을 잃은 나의 자세를 완력을 사용해 돕는다.
리카르도처럼 하려면 내가 남자형을 익힐 무렵에는 보조를 위해서 완력도 단련해야 할 것이다.
상대를 하고 있는 것이 상당한 상급자라는 것을 모르는 나는, 머리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몸에 힘을 더 빼고 편하게 해도 괜찮아요 "
" 그렇게 말해도..."
어렵다.
긴장하는 것은 자각하고 있는데, 어떤 부분에서 힘을 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허리?발?손 끝?
그리고 마침내 다리가 꼬여 그의 발을 힘껏 밟아 버렸다.
" 죄송합니다!"
꽤 체중을 실어 밟아버렸기에 아플 것이라고 생각해 당황해하며 리카르도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리카르도는 그 아픔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고 입술로 호를 그린다.
그리고 깔끔할 정도로 나를 받아내며 말했다.
"새가 앉았나 했어요. "
이 말에 나는 참지 못하고 그를 떨치며 거리를 두고 말았다.
익숙하지 않은 말에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리카르도의 미남스러움에 여러가지로 한계를 느꼈다.
그의 상대를 하면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또 그처럼 똑같이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 대사는 몇 번 들어 봤지만, 어울리는 사람이 하면 이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니!
"무리입니다! 정말로 남자들은 다 그렇게 행동하는 건가요?"
그와 같은 미남이라면 몰라도 내가 하면 웃음거리 일 뿐이 아닌가.
비웃음을 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두워지는 나에게 리카르도가 쓴웃음 지으며 말했다.
"저와 똑같이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춤도 다들 하루카님이 춤을 즐기는 환경에서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음악에 맞춰서 어느 정도 리듬을 맞추기만 한다면 문제 없겠지요. 그리고 옆에서 제가 떠나지 않겠습니다. 뭔가 있으면 제가 상대를 맡겠습니다."
그 말은 실전에서는 응석을 피우게 해 주겠다는 것이리라.
그나저나 정말 리카르도는 여성의 취급을 잘한다고 해야 할까, 익숙해 보였다.
아까의 말도 대부분의 남자가 하면 여성은 코로 웃을 텐데, 이 남자가 말하면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 할 것이 확실하다.
이 정도 라면 틀림없이 본인의 자각의 유무에 상관 없이 몇명이나 뒤에서 울고 있을 것이다.
남자라면 자랑스러운 일인지도 모르지만, 여자의 자신으로서는 복잡한 심경이다.
"리카르도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을 잘하시네요. 무심코 유혹하는게 아닌가 착각했습니다."
너스레를 떨며, 그 라면 깔끔하게 회피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한 말이었다.
하지만 리카르도는 생각도 못했다는 듯 놀라 수치심에 도자기 같은 흰색 볼을 빨갛게 물들였다.
"유혹이라니...!그런 생각은!"
황급히 변명하는 그의 모습은 분명히 당혹감에 차 있다.
멋대로 사람을 홀리는 것이 능숙한 인간이라고 판단해 버렸지만, 속단이었을까?
"저는 단지,"
하지만 잘 핑계가 생각나지 않았는지, 우물거리던 리카르도는 이마에 손을 대어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
리카르도는 얼굴을 아직 연분홍인 채 도망 치듯 잰걸음으로 방을 떠났다.
남겨진 나와 알프레드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
"생각보다 순수한 걸까요."
나의 말에 무언가 말하고 싶어하던 알프레드였으나 , 고용주를 우려한 것인지 , 한마디 하는데 그쳤다.
"...무조건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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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 춤춥시다.
미소년:으앗. 미남, 흐아, 앙대 진정하자
미남: ....뿅가죽네!
용병: ......히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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