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제15화
새벽부터 일어나서 부엌에서 홀로 제작에 몰두한다.
아침 식사 준비의 시간과 겹치게 되면 사용인에게 방해가 되니, 새벽의 시작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기척이 적은 시간이지만 사전 준비를 하는 사람은 이미 있어, 나를 흥미 깊은 듯 곁눈질로 본다.
이 나라에서는 이런 문화는 없는가 보다.
곧 완성된 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소중하게 큰 천에 감쌌다.
이제 이것을 건네면 될 뿐이다.
평소처럼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에 둔 그것을 가지러 갔다.
사용인에게 둘러싸이여 출근하기 위해 마차에 오르려는 리카르도를 불러 세운다.
그는 지금 기사의 모습을 하고 있고, 몇번을 봐도 그에게 잘 어울렸다.
"리카르도 잠깐 기다려 주세요."
그는 멍한 얼굴을 하고, 집에서 나온 나를 돌아봤다.
멈춰선 리카르도의 손에 들고 온 꾸러미를 건넨다.
"점심 시간에 드세요. 맛은 장담 못 합니다만..."
"이것은?"
"도시락이라는 것입니다. 내용물은 열어보면 알게 되겠죠."
아침부터 만든 것의 정체이다.
평소 신세 지고 있는 리카르도에게 보은 차원에 만든 것이다.
무난하게 선물을 해도 좋은 것이지만, 그저께의 소동으로 외출은 삼가고 있기에 기각했다.
일이 바쁜 리카르도는 점심을 밀을 굳힌 휴대용 식량만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것도 조사가 끝난 상태였다.
"요즘 안색이 좋지 않아요. 쉬지 못하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식사 때 만은 느긋하게 있어주세요."
리카르도는 손에 들려진 보따리를 물끄러미 보다가 눈가를 이완시켰다.
"감사합니다"
무척 기쁜 듯 두 손으로 소중하게 보따리를 들었다.
그렇게까지 좋아한다면 만든 보람이 있다.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세요. 당신이 쓰러져서는 본말전도입니다."
"...네"
조금 뺨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 리카르도는 마차에 올랐다.
설교같은 느낌이 되어 버렸지만 그는 아무래도 자신에게 무관심한 경향이 있으므로 이 정도가 알맞다.
마부의 남자가 시간에 신경 쓰고 있었으므로, 이제 출발하지 않으면 늦어 버린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네, 조심하세요"
창문에서 보이는 리카르도에게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마차를 배웅한다.
마차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하루카님, 내용물은 무엇입니까?"
눈치채면 알프가 내 옆에 기미도 없이 서있었다.
휠체어에서 벗어나고 알프와 접촉 횟수는 예전보다 줄었다.
그러나 불러낼 때는 바로 나타나다보니 아마 눈치 채지 못하도록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빵에 고기나 야채를 끼운 음식입니다"
"아, 처음 듣네요."
샌드위치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므로, 신기한 감은 있을 것이다.
배웅을 마친 하인들이 실내로 돌아간다.
알프레드와 나 둘이 남겨졌다.
어차피 한가한 신분이다.
마법서를 베끼는 작업에 몰입하기 전에 이대로 집 주위를 배회해 볼까.
그렇게 걸어가면 나보다 몇 걸음 뒤에서 알프도 따라왔다.
"사실 조금 궁금하던 일이 있는데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알프의 목소리를 반쯤 흘려들으며 날아가는 나비를 시선으로 쫓는다.
"네"
"감사합니다. 그제 하루카님이 외출했을 때 저는 옆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문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제가 모르는 사이에 나오셨습니까?"
진지한 목소리로 무엇을 묻는가 했더니 지난번 탈출의 상황이 궁금했나 보다.
"그거요? 마법을 썼을 뿐이에요"
"마법을?"
"네, 본업이기도 하고요."
마법사도 아닌 알프라면 보여준다해도 원리를 모를 것이므로 시현해 보였다.
몸의 표면에 공기의 층을 만들고, 소리와 사람의 냄새를 차단한다.
그리고 더욱 한 단계 추가해서 그 위로 빛을 굴절시키는 층을 만들어 낸다.
이것으로 간단한 투명 인간의 완성이다.
다만, 그 사이에 숨을 참아야한다는게 단점이라고 할까.
"하루카님!?"
갑자기 모습이 사라졌기에 황급히 알프가 내가 서 있던 장소를 살핀다.
대답을 하고 싶지만 숨을 멈추고 있어야 한다.
멈추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느낌일까요"
알프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마술을 본 관객들처럼 눈을 빛내고 있었다.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마술도 마법도 딱히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바로 앞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알아채지 못 했다.
나의 마술 솜씨도 꽤 괜찮은지도 모른다.
마을에는 스승과 나 이외의 마술사가 없었기에 자신의 솜씨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전쟁터에서는 모두 같은 마술밖에 쓰지 않았던 것이다.
잠시 신이 나게 된 나와는 대조적으로 알프가 눈가를 흐리고 있었다.
" 이래서는 하루카님이 다시 벗어날지도 모르겠네요 "
"...이제 몰래 나가거나 하지 않아요."
역시 두번이나 같은 전철을 밟을 생각은 없다.
충분하다.
알프 나름의 농담이었는지, 씁쓸한 표정으로 나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네, 믿고 있습니다"
교활한 사람이다.
그렇게 말하고서는 전혀 눈을 떼지 않는다.
불필요한 허물이 없어지고 점차 나를 대하는 방법을 모두 알게 된 것 같다.
그 일을 어쩐지 기쁘게 생각했다.
-
나는 동료 기사인 리카르도를 찾다가 평소 그가 이용하는 휴게실을 들여다보러 와서 이상한 광경과 마주했다.
얼굴을 느슨하게 한 리카르도가 하나의 상자를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매우 드물게 들떠 있는 모습에 상자를 자세히 관찰해 보니 그것은 아무래도 음식이었다.
그러나 뭔가 가식이 없다고 할까, 소박함이 배어 있다.
나는 그만 속으로 생각한 것을 그대로 입에 내었다.
"리카르도, 휴대식은 질린 거야? 이왕이면 식당에 가면 제대로 된 것도 먹을 수 있을 텐데."
가시가 돋친 표정으로 나에게 눈길을 돌렸다.
눈을 반쯤 뜬 채로 바라보는 그 눈빛은 위압감이 있어 심장에 나쁘다.
아무래도 나는 잘못 발언한 것 같다.
리카르도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머리를 회전시킨다.
원인은 지금 먹고 있는 물건을 폄하하는 것.
낯선 식사는 요리사가 만든 것 치고는 간소하고 서투르다.
직접 만든 가능성도 있다.
"아...와, 잘 보면 맛있어보이는데. 나도 좀 나누어 주지 않을래?"
"닥쳐라. 조금이라도 먹으면. 지옥을 보여주마."
냉랭한 대답에 더욱 더 말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대답으로 판단컨데 아무래도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 같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그것을 리카르도가 자기 입으로 운반한다.
그리고 눈가를 느슨하게 하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단 한마디로 기분을 고친 모습에 조금이나마 누가 만든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누가 만든 거야?"
"나에게 소중한 분이다"
그런 건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그가 이렇게까지 행복하게 할 이유를 모르겠다.
엊그제 리카르도가 수색한 인물과 같은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야."
" 그렇구나..존경하고 있다."
리카르도는 소년처럼 눈동자를 빛내고 그 인물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말할 때는 지금까지 본 어떤 때보다 행복한 표정이다.
역시.
가슴 속에서 어렴풋하던 예상이 명확한 형태를 가지고 확신으로 바뀐다.
그가 그 사람에게 품은 것은 무엇보다 고귀하고 오만하며 절대적인 감정.
"그리고 용감하고 상냥한...남자다"
나는 잠시 침묵했다.
마음속으로 귀에 들어온 정보를 다시 한번 반복해 보았다.
기분 탓 인가 싶어 그 단어의 의미를 머리로 확인도 해 봤다.
안타깝게도 틀리지는 않다.
"남자인가"
"남자이다만."
담담하게 대답하는 리카르도에게서 망설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는 것은 나 뿐인가.
그것을 본인이 이미 넘어선 것이라고 하면, 제3자가 개입할 수는 없다.
나는 혼란해 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네가 그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네 편이야."
얼굴을 제대로 못보고 외면하고 있었기에 리카르도가 고개를 기울이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그런가"
"그래.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가 볼께."
다시 일어서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벽을 타고 비틀거리며 퇴실했다.
그 얼굴로는 선택지가 남아돌다 못해 썩어 넘칠 텐데 왜 고난의 길을 가는 것일까.
오히려 그 미모니까 여자에게 싫증을 느꼈다는 것인가?
얼굴이 잘생긴 남자는 동성애자가 많다고 한다.
리카르도는 남자가 연애 대상이었을 줄이야.
그의 동성으로서 가장 가까운 인간 관계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실행해 온 나는 잘못한 걸까.
아니, 리카르도는 원래 그런 방면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남녀 관계 없이 그 인물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진 것이리라.
나는 가슴에 쌓인 무거운 숨을 몰아쉬며 단련실로 발끝을 돌렸다.
그리고 신병들의 비명이 들리는 것은 잠시 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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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신분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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