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hj9301.blog.me/220944626966
제1화
나
하루카의 인생은 나이 이십하고도 조금이 지났을 때 이미 파란으로 가득 찼다.
고교 시절, 물질 전달의 마술에 대해 탐구를 하고 있던 변방의 늙은 마술사에게 소환되었고, 땅에 납작 엎드릴 기세의 사과와 함께 다시 원래의 세계에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할 수 없이 몸뚱이 하나 보전하기 위해, 늙은 마술사를 스승으로 삼아, 마술의 길을 가기로 했다.
면학에 성실히 임했고, 성품이 성실하며 아낌없이 술법을 전해준 스승, 그라임에게 부끄럽지 않는 제자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마술사면서도 자신의 수명을 늘리는 일을 포기한 스승에게 세월은 확실히 다가오고 있었다.
조용히 숨을 거둔 것은 뼈가 시릴 정도로 춥던 어느 겨울날의 아침.
이후 속세에서 벗어나 혼자서 마을 외곽의 숲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에서 격리된 환경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날 나에게 군복차림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전황이 악화되어, 특수 직업인으로서 전장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정부의 명령이었다.
처음 그것은 나의 스승에게 보낸 것이었으므로 거절했다.
그러자, 그렇다면 제자인 나에게 강제적으로 나올 의무가 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가기로 했지만 여자의 몸으로는 불안을 느끼기에 마술을 사용해 남자로 변장해서 출발했다.
눈에 띄지 않게하기 위해 다갈색의 머리카락과 눈을 가진 소년의 모습이 되었지만 여자보다 낫다.
그리고 지금
일찍이 평화로운 여고생이었을 나는 전화의 한복판에 섰다.
총이 없고 칼과 갑옷과 마술만이 있는 세계.
그러나 전쟁터란 비린내가 나는 곳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살점 붙은 시신은 하루만에 쥐에 물려가 뼈만 남게 되는 날들이었다.
후위 지원 공격이 주요 부대에 배속되었기에 다행히 검술 혹은 기마 부대의 연락책보다는 사망률이 낮다고 생각했다.
"화공 부대, 발사!"
소대장의 목소리와 함께 마술사가 일제히 불을 사용한 마술을 날린다.
눈부신 빛이 적병 무리가 펼쳐진 들판에 퍼졌다.
간단한 성채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로라이트’가 약간 높은 위치에 포진하고 있다.
상대인 헬리오트국은 들판과 나무와 숲이 산재하는 이 장소에서 잔물결처럼 대거 몰려들고 있었다.
지금 성채의 존재 덕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었다.
전쟁의 시작은 주식인 밀의 거래에 관한 사소한 일이었던 것 같다.
계기는 그랬지만, 호시탐탐 영토 확대를 노린 상대국과의 협상은 난항을 겪었고, 결국 개전이 되고 말았다.
원래부터 상대편은 이쪽과의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공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로라이트와 헬리오트 사이에 펼쳐진 수해를 돌아 먼 길을 나가 깊숙이 진격해 왔다.
나 같은 말단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른 마술사들에 뒤섞여, 신호와 함께 하급의 공격 마법과 방어 마법을 외운다.
마술사는 마법을 스승에게서 제자에게세 전할 뿐, 학교같은 것에서 집단으로 기초를 배우지는 않는다.
그 덕에 집단적으로 통솔잡힌 마술을 사용하고 싶을 때는 이렇게 하급이나 간이 중급 마술로 보조를 맞추는 것이었다.
물론 잘하는 분야가 필요하면 그 때 이동하거나 임시로 배치되는 일도 종종있다.
그러나 대부분 잘 못하는 분야에서도 억지로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전황은 오랫동안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길어질 듯한 낌새에 마력을 온존하던 사람들도 점차 정신적으로 내몰리고, 쓸데없이 화려한 마술을 발하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장에서는 기다리라는 간단한 일도 매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나도 쓸데없는 마력을 쓰지 않도록 최소한의 마술로 응전하지만 조금 적의 모습이 멀리 보일 뿐인데도 과잉 반응하게 되는 것을 억제하기가 힘들었다.
날이 저물어도 편안히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몇시간마다 교대로 망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밤낮 구별 없이 긴장 상태를 겪었고 언제나 이 상태가 계속될 것 같은 감각에 빠졌을 때, 돌연 굉음이 울렸다.
"적습!!!!적습!!! 남문 안쪽 지하에서 적의 습격!!!"
파수꾼의 목소리가 상황을 알린다.
황급히 둘러보면 자신이 있는 바로 곁에 적병이 파괴했을 것으로 보이는 큰 구멍이 출현해 있고, 잇달아 적병을 내뿜고 있었다.
누구나 얼굴을 푸르게 했다.
지금까지 교착 상태였던 것은 보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설마 이러한 형태로 안쪽에서 무너뜨릴 줄이야.
어두운 밤에 횃불이 켜지고 급습을 알린다.
"당황하지마라!요격해라!"
마술사 부대를 이끄는 소대장이 응전하도록 명하지만 너무 구멍이 가까웠기 때문에 바로 혼전 상태가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마법을 온존하고 있었으므로 제각기 마술사들은 특기의 마술을 날린다.
마술사 부대와 이웃해 있던 일반 사병 부대도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활과 검을 가지고 분전 했다.
그러나 예상도 못 한 기습에 아군 부대는 차례차례로 쓰러진다.
그렇게 전장은 지옥도로 변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
고성이 난무하고, 나 자신도 적병 몇몇을 공격 마법으로 목숨을 거둔다.
검을 피하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지키다보면, 어느새 주위에는 서있는 아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땅에 엎드려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젠장!"
외친다.
하지만 욕설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다.
이런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나는 죽는구나.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이 세계에 왔을 때 죽었으면 됐을 것을!
세계 또는 신 아니면 누군가를 저주했다.
다가오는 죽음을 앞두고 돌아가신 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마술이라는 것은 상상하는 것이 기본이다.
마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극명한 상상이 머리에 없으면 큰 마력이 소모되는 것이다.
그럼 반대로 상상이 명료하다면 어떨까.
답은 간단하다.
근소한 마력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조차 가능하다.
내 주위에는 이미 아군은 없다.
지금부터 실시하는 것은 이전의 세계 이치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럼.
상상한다.
나의 마력이 미세한 입자로 주위에 퍼져나가는 모습을.
미세한 가루처럼 바람을 틈타서 퍼진다.
그 입자들은 가연성을 띈 불의 마력이다.
넓고 넓게 퍼진 시점에 나는 작은 충격을 만들었다.
다음 순간
거대한 폭발이 주위를 삼켰다.
폭풍에 날려지고 등을 강타당했다.
폭발 순간 눈을 감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눈앞이 아찔하다.
청각에도 이상이 오고 있다.
비프음과도 같은 환청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것을 잠시 견디고 있으면 눈과 귀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눈에 겨우 비친 광경은 내가 가져온 정적이었다.
"하하...모두 죽은걸까"
그만큼 있던 적병이 거대한 폭발에 휘말려서 죽어있다.
적병을 내뿜고 있던 구멍은 잔해로 완전히 묻혔다.
그 안에는 더욱 많은 사망자가 있을 것이다.
우리를 죽이기 위해 나아온 구멍이 그대로 자신들의 무덤이 된 것이다.
분진 폭발로 불렸던 것은 마술의 신비와 겹쳐서 무서운 무기가 되었다.
주위가 이렇게 죽어 있어도 자신이 살아남은 것은 폭풍에 견디기 위해 압축한 공기의 결계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조차 아무래도 갈비 뼈 몇 대는 부러진 것 같다.
정신이 고양되어 있어서 그런지 통증은 느껴지지지 않았다.
완만한 동작으로 몸을 움직이며 폭발의 중심지로부터 멀어진다.
멀어지면 적의 모습은 안 보이게 되었다.
대신 신음 소리를 내며 통증에 떠는 아군의 부상병과, 적병이나 폭발에도 휘말리지 않았던 일반병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들이 살아 있어 준 것에 안도한다.
나는 근처에 있던, 신음 소리를 지르는 청년 병사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괴로운 듯이 몸을 움켜쥐고 있었기에 옷을 걷어내고 살폈다.
드러난 것은 부러진 칼이었다.
그를 관통하고 있었다.
머리를 움직여 인체의 내부 구조를 필사적으로 떠올린다.
의사 같은 쓸모 있는 것은 후방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까지 그의 생명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전선에 있는 우리밖에 없었다.
각오를 다지고 상상한다.
세포가 분열하고 상처를 덮는다.
등부터 순서대로 재생 재생 재생 , 재생과 동시에 검을 빼냈다.
혈관에 집중해 출혈의 양을 줄인다.
상처 입은 혈관 벽이 분열되어 수복된다.
엉성하지만 일단 응급 처치를 마쳤다.
아무리 원래세계는 의료 지식이 넘쳐났다지만 상상이 못 미치는 애매한 부분은 많다.
그것은 마력의 소비량으로 보완했다.
혼자 치료했을 뿐이므로 돌을 짊어진 듯한 피로감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다음 부상병의 치료에 착수했다.
팔이 없는 자에 혈관이 수축하는 상상을 하고 출혈을 억제한다.
뼈를 바람의 칼로 매끈하게 잘라 피부를 재생하고 단면을 입혔다.
항생 물질 대신 면역 기능을 올리는 상상으로 대체했지만 결과가 나오는 것은 나중이다.
쉴 새 없이 넘어갔다.
이번에는 마술에 의해서 화상을 입은 병사다.
대기에서 깨끗한 물을 만들어 표면을 씻는다.
피부의 재생을 마치면 탈수가 되지 않도록 물을 마시게 해서 옆으로 눕힌다.
다음은 열상을 입은 병사.
다음은 화살을 쏜 병사.
다음은 다음은 다음은...
마침내 평소 마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잉여의 마력이나 생명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마력에 까지도 손을 내밀었다.
헤아릴 수 없는 병사의 상처를 치유했다.
자신이 일으킨 참극을 피하듯이.
휘청거리는 몸에 채찍질했다,
잿더미 곁에 주저앉는 한 청년의 곁에 다가간다
아무래도 두른 갑옷과 모습에서 보아 계급이 윗 쪽이다.
계급에 상관 없이 치료를 하고 있었으므로, 발밑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은 사람도 있었으니,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치료를 실시하기 위해 입고 있는 것에 손을 댔다.
어깨에서 옆구리까지 크게 베어 있었다.
그렇게 치유의 마술을 걸려 하는 내 손을 누군가의 손이 제지했다.
"나는.....괜찮다...다른 자를..."
큰 상처를 입은 청년의 손이었다.
"당신은 이미 많은 피를 잃고 있습니다. 빨리 조취를 취해야 합니다."
주저앉아 있는 땅에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또, 주위 사람들 중 청년보다 중상인 사람은 이미 치료를 했거나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청년은 아직도 내 손을 뿌리쳤다.
"나는...이제 됐다. "
들여다봐 버린 눈에는 체념의 색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삶에 희망을 가지지 않은, 절망으로 덧칠된 푸른색이었다.
지금까지 누구와도 다른 그 눈을 보고 깨달았다.
"죽음을 원하는건가"
이 남자는 죽을 장소를 찾아 전장에 온 것이다.
무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그 얼굴에 공연히 화가 났다.
화풀이처럼 짜증이 났다.
왜 내가 이런 곳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고 아군의 병사를 도와야 하나.
왜 전쟁터에 있어야 하나?
태어난 고국도 아닌 이 장소에서.
당장 이 모든게 마음에 안 든다.
혼자 만족스러운 이 남자도 마음에 안 든다.
정신 육체 모두 한계 따위 이미 넘어섰다.
"까불지마."
깨닫고 보면 감정대로 입에서 말이 튀어 나왔다.
엄격한 위계 질서 따위, 지금의 나에게 생각할 여유는 없다.
"여기서 죽어도 좋은 녀석은 이기려고 온 놈이나, 지키기 위해서 온 녀석 뿐이야. 너 같은 패배자가 죽을 장소가 아니야!"
나도 돌아가신 스승이 사랑한 이 나라를 살짝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도망 치지 않고 이 전쟁에 온 것이다.
지키키기 위해 쓰러져간 영웅들과 단순한 자살 지원자가 같아져서는 그들이 보상받을 수 없다.
청년은 나의 말투에 놀란 듯 눈을 부릅뜨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의 푸른 눈에 겨우 빛이 생긴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아직 죽고 싶다면, 도박이나 할까? 내가 죽으면 집에 가서 자살이든 뭐든 좋아할 대로 해. 하지만 내가 살면 니가 버린 인생을 내가 주워주지. 나를 위해서 살고 나를 위해 죽어라."
어느 쪽이든 이 장소에서 죽게 하지 않는다.
청년은 뚫어지게 나를 보았다.
그 뇌리에 어떤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잠시 뒤, 눈썹을 모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죽으면 말이 안되지 않나?"
"바보, 내가 치료한다. 너는 죽지 않아."
아무래도 나는 그의 눈에 건강한 인간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실제로는 설 수 조차 없는 상태였지만, 외상이 없어서 타인의 눈으로는 모른다.
무저항이 된 그를 떨리는 손으로 치료한다.
목숨을 유지하는 마력을 짜내자 심장이 비명을 질렀다.
그래도 억지로 그의 상처를 막으면, 끝날 때 쯤에는 발 끝에 조차 힘이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몸을 일으키기 위한 팔에도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어이, 괜찮은가?"
이걸로 괜찮게 보였다면 네 눈은 상당히 삐었겠구나.
너스레를 늘어놓는 소리조차 내지 못 했다.
자신의 생명의 작아지는 것을 느꼈고, 죽음을 느꼈다.
정말 죽어 버릴 것 같다.
정말.
"누군가? 누군가 그를!!"
허둥대는 청년의 목소리.
체념밖에 없었던 그가 풍부한 감정을 되찾아, 몹시 기분이 좋아진 채 나의 의식은 어둠속에 녹아 갔다.
------------------------
==============
요약
기: 늙은_할배의_파릇파릇_여고생_소환.avi ....이었지만 이제 20대
승: 조용히 사는가 싶었더니 징집
전: 시밤쾅!!!!!
결: 이제 곧 죽을 듯
==============
2017.12.07
잘 모르시는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분진 폭발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실례로 미국의 한 설탕공장은 설탕입자로 인한 분진폭발 때문에
통채로 날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