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7. 3. 22. 21:27

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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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로 돌아온 로이는 이올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회소에 왔다.
문을 열어 들어가면 안에 있던 것은 크로우 한명 뿐 이었다.

크로우는 읽고 있던 가십 신문에서 얼굴만 돌려 보더니 "오옷"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올, 돌아 왔었구나"
"그래, 사후 처리도 끝났다. 다행히 올해는 피해가 적어 예년보다 빨리 끝나게 되었다. 왕도에도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

그 말에 크로우는 쓴웃음을 짓는다.

"변함 없이 일쟁이 이구나"

로이의 그런 모습을 보면 크로우는 형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었다.
가문을 잇기 위해 어려서부터 공부를 하여 지금도 아버지 밑에서 차기 공작으로 수행 중이다.
자신은 상상할 수도 없다.
이대로 멋대로 기사로 살아가는 것이 제일이다.

이올은 탁자에 놓인 기사들에게서 올라온 보고서를 뒤적였다.
그리고 크로우에게 묻는다.

"히스와는 그 때 이후로 잘 지내고 있는가?"
"응……뭐……뭐……"

크로우는 미묘한 표정이었다.

"왜 그러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크로우의 반응에 이올은 이상하다는 얼굴을 했다.

"나에게도 여러가지 있거든……"

그렇게 말하며 크로우는 한숨을 토했다.
뭔가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크로우가 이렇게 되는 것은 드물다.

"히스 쪽은 어떻게 지내는가?"

직접 차를 끓이는 동안 그렇게 묻자, 크로우는 좀 황당하다는 표정과 말투로 말한다.

"그 녀석이라면 언제나처럼 잘 뛰놀고 있어. 어제도 같은 견습 기사 친구의 생일 파티를 열고 밤늦게까지 너무 떠들어대는 바람에 숙소 쪽으로 순찰하러 온 병사에게 혼 난 것 같고"
" 그런가……"


씩씩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차를 입에 담으면, 거기서 큰 위화감을 깨닫고 크로우에 되물었다.

"잠깐 기다려라. 왜 히스가 견습 기사의 숙소에서 살고 있지."
"에? 견습 기사잖아?"

크로우의 답에 이올은 그로서는 드문, 경악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히스는 여자이구나."

"응, 그렇지."

"무슨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건가. 여자가 남자 숙소로 들어가는 것은 문제일 것이다. 생활에 상당한 불편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곤란하지 않을 리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몸의 위험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네가 그 일을 알아차린게 놀라운데……"

"……무슨 뜻이지"

이올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생각 부족이었던 것은 확실히 부정할 수 없다.
히스에게서 항상 받던 보고와 그녀의 성별에 대한 것을 조합한다면 제대로 알아차렸을 것이었다.

경솔했다.

나름대로 부하인 히스의 생활에 신경 쓰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여자인 줄 알고 나서 부터는 부대에 다시 적응하도록 지원할 생각이었다.

원래 여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히스의 생활 전반을 바라보고 있었는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노력하여 이전과 변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식은 했지만 , 원래의 생활에 문제점이 있었다고는 알지 못 했다.

"크로우. 왜 이미 알고 있었는데, 대처하지 않았지."

크로우는 자신보다 빨리 이 문제에 알아차린 듯했다.
그런데 왠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다.

히스의 생활에 대해 적극적으로 맡고 있던 크로우로서는 드물게도 말이다.

그 말에 크로우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대답했다.

"방법이 없잖아. 내가 견습 기사 생활에 대해 운이라도 띄우려 하면 저 녀석이 눈에 띄게 경계한단 말이야. 정말이지 털을 곤두세운 고양이처럼."

아마도 기사단에 있는 것을 반대 당한 트라우마 일 것이다.
어쩔 수 없다며 크로우는 한숨을 토했다.


"그러나 이대로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 괜찮지않을까. 딱히 곤란해 하고 있는 것도 없고, 잘 지내는 것 같고 말이야"
"아니, 히스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미 충분한 나이다. 문제를 느끼지 않을 리 없다. 비록 문제를 느끼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을 리 없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왠지 이 시점에서 정론을 들먹이는 이올을 보며 크로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날카롭게 뜨며 말했다.

" 있잖아.. 나는 그 녀석이 기사단을 계속하는 걸 반대했잖아! 그런데 그 녀석을 남을 수 있게 한 것은 로이, 너의 판단이지.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한다면 네가 스스로 어떻게든 해. 나는 몰라!"
"읏!……"

확실히 크로우의 말은 정론이었다.
무의식적으로 크로우에게 의존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히스와 크로우가 잘 지내 주기를 바라면서 히스의 문제는 크로우에게 대처하게 하려 했었었다.

" 알겠다. 이 문제, 내가 어떻게든 하지!"

이올은 주먹을 쥐며 그렇게 선언했다.
중요한 부하가 안고 있는 큰 문제인 것이다.
혼자 힘으로라도 해결 해야 한다.

"어, 저기..너무 열심히 하지는 마……. 아니,그보다, 아마 히스는 싫어할 꺼라고 생각하는데……"

크로우가 무엇을 말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 문제의 앞날에 대해서 불안해 하고 있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 내게 맡겨라. 며칠 이내에 해결책을 짜내 보이지!"

크로우를 안심시키듯  
이올은 그렇게 당당히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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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저 멍청이는 어떤 해결책을 가져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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