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158
마을을 나오고, 어두컴컴한 숲 속에 들어간다.
자연히 넘치는 경치는 예쁘지만 시야가 좋지 않다.
"훗훗후, 도회지 사람에게는 무섭겠지……!"
소녀들은 아무래도 피를 도회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콘래드에게 배운 유행의 최첨단인가 뭔가 하는(피는 너무 짙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화장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해도 겁내고 있는 것은 소녀들 쪽이었다.
어쩐지 안색이 나쁘다.
어른들의 약속을 어긴 것을 억지로 참는 듯했다.
"꺄악"이나 "히이익" 하며, 뭔가 소리가 날 때 마다 비명을 지르면서도 피를 안내하며 숲 속을 걸어간다.
그리고 피는, 숲 속의 새 소리 같은 것들을 들으며 예상외의 숲 산책을 즐기 있었다.
게다가 어두운 곳은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낯선 소리와 좋지못한 시야로 인해 주위에 뭔가 있어도 움직임은 감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숲 속을 따라가기를 20분.
소녀들은 멈춰서서 피의 주위를 에워쌌다.
스스로도 두려워하는 숲의 심부(그렇게 깊지 않다), 그리고 압도적 다수(손으로 꼽을 정도의 수).
이 상황이면 도시 여자는 기죽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대치해 보면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완전히 착각이다.
(뭐야 이 녀석……)
리더인 헤라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피로서는 당연했다.
남자를 상대로도 적대시하고 싸우는 것이다.
소녀들의 안이한 포위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다만 쿠인이 다스리는 동네에 살고 있는 소녀들과는 양호한 관계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상황을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너 오늘부터 쿠인님에게 접근하지마! 너 따위 쿠인님에게 전혀...조, 조금밖에 전혀 맞지 않으니까!"
"그래. 아무리 세련되고 귀족같은 외모라도……! 깨끗하고……. 뭔가 그………….어울리지 않는……거니까"
"으윽, 확실히…….어울리지 않아. 우리 전혀 예쁘지 않고 세련되지 않고, 도회지 아이에게 지고 있고…….우리 전혀 어울리지 않아"
"아, 게르트. 지금은 우울할 때가 아니잖아! 이 여자랑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니까!"
소녀들의 말은 점점 나빠져 갔다.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피가 마차에서 나왔을 때 『 졌다……』라며 충격을 받고 있었다.
쿠인님의 눈에 조금이라도 띄고 싶어서 ―― 애인이 된다는 뻔뻔스러운 생각은 없었지만 ―― 멋을 부린다든지 미용을 하며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며 가꾸어 왔다.
상대의 단점을 찾고자 하면 반대로 자기 자신에게 꽂힌다.
쿠인의 시녀로서 외모를 갖춘 피를 비하 할 때마다 점점 쿠인님이 자신들에게는 먼 존재임을 자각하고 만다.
눈물이 난다.
그런 소녀들에게 피는 씁쓸히 웃었다.
"쿠인은 그런 것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에요,"
사랑에 빠진 소녀들을 격려의 말이었다.
실제로 쿠인은 그런 일로 상대를 깔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를 차별하지 않는다.
그런 상냥한 성품의 소유자가 피의 자랑인 친구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피의 배려는 소녀들에게 미치지 않는다.
"뭐야, 여유있는 척이나 하고!"
"게다가 경칭생략이라니!"
아아, 슬프도다.
피와 소녀들은 완전히 시각이 비틀져 버렸다.
서로 노려보는 것은 아니지만 노려봐지는 피와 노려보는 소녀들.
소녀들에게는 눈앞의 해맑은 도시 여자인 피를 찍소리 못하게 할 방법이 없고, 피도 제대로 소통할 수가 없다.
서로 교착 상태가 되고 만다.
그런 때 피의 표정이 바뀌었다.
뭔가 심각한 표정이 된다.
"뭐, 뭐야……"
"너희들, 다른 누군가를 데리고 왔어?"
"무, 무슨 말이야?"
소녀들은 피의 말에 정말 알 수가 없다는 표정을 한다.
(안좋을지도……)
인기척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 수는 여럿.
분명히 이곳에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의 지인인가 했는데 소리로 판단하니 발놀림이 보통이 아니다.
조금 거칠지만 기미를 감추려 하면서 다가오고 있다.
그들에게 경고하려고 생각한 순간 수풀 속에서 남자들이 뛰어나왔다.
(앗차. 거리를 재는게 틀렸어...)
낯선 환경인지라 낌새를 파악하는 것이 늦어 버렸다.
더구나 상대가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헤에에에에! 역시 여자다!"
" 잡아!"
"꺅!? 꺄야아아아아아아!?"
"뭐!? 뭐야?"
눈 깜짝할 사이에 소녀들이 잡히고 만다.
"운이 좋네. 북쪽 암흑령으로 도망 칠 생각으로 마차가 올 때까지 숲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선물이 손에 들어왔어."
분명히 좋지 않아 보이는 남자들이 소녀들을 잡고 상스러운 웃음을 띄운다.
"싫어! 놔줘!"
"어이, 조용히해라!"
"히익!"
날뛰는 소녀들이었지만 칼을 들이대자 새파랗게 되며 조용해졌다.
남자들의 수는 총 10명.
피는 망설이고 있었다.
(이대로 달아날까……? 그렇지만 그렇게되면 여자아이들의 위치를 모르게 된다. 그럼 이대로 싸우면? 역시 이 인원은 무리...게다가 여자들은 이미 구속되고 있고...)
피가 선택한 결론은 ―――.
"어이, 아직이다. 상등품이 하나 남는 거야. 꽤나 좋은걸!"
"이건 비싸게 팔린다!"
피는 연기한다.
남자들을 무서워 하는 좋은 집안의 소녀처럼.
"아……당신들 뭡니까...갑자기 왜 이런 짓을……."
"아 그렇네, 우리들은 유괴범이라는 것이구나. 가만히 있으면 다치지 않아"
"……아, 알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난폭하게 하지 마세요……"
"그래 그래"
눈물을 글썽이며 새파래져 그 자리에서 덜덜 떠는 피를 보며 씨익 웃은 유괴범 중 한명이 뒤에서 피의 팔을 묶었다.
피는 얌전히 따랐다.
무서움에 떨며 점잖하게 말을 듣자 유괴범들은 피의 몸 체크를 하지 않았다.
붙잡힌 피와 소녀들은 그대로 숲 속으로 끌려갔다.
유괴범들에 의해 숲 속까지 들어온 피들은 바위 표면에 작은 구멍이 난 어두운 동굴 속에 들어가게 됐다.
아무래도 옛날에 갱도로 사용되었던 듯, 문이 달린 방이 몇가지 있었다.
유괴범들에 의해 그 중 한 방에 갇힌 소녀들은 팔을 묶인 채 무릎을 안고 울고 있었다.
" 훌쩍, 훌쩍, 우리 어떻게 되는 거야……"
"유괴범이라고 했어……. 우리 팔려 버리는거구나..."
"엄마, 아빠……"
눈을 붉게 하며 흐느끼는 소녀들.
그것도 어쩔 수 없었다.
어제까지 영주 소년을 동경하고, 동네에서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설마 유괴범에게 납치되어져, 어딘지 모르는 곳에 팔리게 되다니.
울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래도 혜라라는 소녀만큼은 분명 강한 눈빛으로 모두의 것을 보고 말했다.
" 울 때가 아니잖아!"
"헤라……?"
"분명히 절망적 상황이지만 포기하면 안돼! 어떻게든 도망 갈 방법을 찾아!"
헤라는 울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 눈동자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눈물이 엿보인다.
" 그래도 어떻게 해……?"
"그래. 우리, 보통 여자라구.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오늘 밤에 마차가 온다고 했어…….어른들도 늦을꺼야"
"뭔가 찾을 거야! 비록 전원이 도망 가는 것은 무리라도, 적어도……, 적어도 이 녀석 정도는 도망 갈 수 있게 해야지"
헤라는 이 녀석 이라고 말하며 묶여 있는 피를 가리켰다.
"우리 때문에……연루되어 버렸으니까……. 그리고 미안……. 아버지들의 약속... 깨고…… 이렇게 된 것 사실은 다 내 탓이야……"
마침내 헤라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 바닥에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자리의 전원이 침묵한다.
그런 때
목소리가 들렸다.
"걱정 마. 모두 도망 갈 수 있어."
그것은 피의 목소리였다.
피는 아까부터 계속, 주위의 소리에 의식을 집중했다.
낯선 환경이라 찾기는 어려웠지만 자신들이 붙잡힌 방에서 사람이 멀어진 것은 확인했다.
아마 지켜볼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들은 숨어 있기에 주위를 경계하는 쪽에 힘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지금 곁에 있는 것은 아마도 한 두 사람.
그렇게 확신한 피는 오른쪽 무릎을 묘한 각도로 굽힌다.
다음 순간 시녀 옷의 소맷부리에서 샥 하며 칼이 나와 피의 팔을 구속하는 밧줄을 절단했다.
투욱 하며 피의 팔을 구속하고 있던 밧줄이 풀려 떨어졌다.
쿠인의 시녀를 맡게 된 피는 『 여러 가지 』 를 준비했다.
만약 쿠인에게 위기가 찾아왔을 때를 위한 은닉 무기를, 시녀 옷의 온몸에 숨기고 있었다.
튀어나오는 특수효과는 갈루지가 만들어 준 것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를 수 있게 있을 수 없는 각도에서 공격하기 위해서.
그렇지만 역시 만지면 위화감으로 알게되니, 유괴범들에게 얌전하게 구속된 것이 결과적으로 도박에서 이긴게 되었다.
"에?"
멍하니 있는 소녀들을 두고 피는 담박하게 다리의 밧줄도 잘라 구속을 완전히 풀어,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소녀들에게 웃어 보인다.
" 괜찮아, 내가 반드시 너희들을 가족과 쿠인에게 데리고 돌아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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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맛.
피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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