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6. 9. 28. 19:40

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78


피는 함께 온 견습 기사들을 내버려 두고 여성용 사우나를 향해 걸어간다.


견습 기사용 자켓은 벗어 둬서 위는 검은 니트, 아래는 흰색 긴바지라는 것이다.

그 인상은 여자 같은 얼굴을 한 아이 와 보이시한 모습을 한 소녀, 그 둘의 중간에 있다.

주위에서 보는 사람은 여자 사우나에 들어 가는 모습을 통해 그 아이가 여자라고 이해한다.

누구도 의아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피는 그런 꼴을 한 소녀였다.

당연하게도 , 자신의 성별에 맞는 여자 사우나에 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피는 당연스럽게 여자 사우나의 문을 열어, 당연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장소는 요금소이고, 거기에서 탈의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문 안으로 발을 딛는 순간, 피는 조금 머리를 만진다.

옆 머리를 살짝 건드리자, 머리가 좀 부족하지만. 목까지 드리워지는 길이의 옆머리가 피의 하얀 볼을 가리고 얼굴의 인상을 바꾼다.

피의 얼굴에서 조금 남은 소년티가 사라지고 , 여자의 인상에 가까워진다.


사실 피의 양쪽 옆머리는 이단으로 되어 있었다.

평소에 보이고 있는 측면의 머리는 뺨의 절반 정도의 길이밖에 없어 , 피의 얼굴을 소년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그것과는 별개로, 가늘지만 목까지 기른 양쪽 옆머리를  뒤로 돌려 숨기고 있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머리를 살짝 묶어 고정시켜 놓는데, 이를 풀어 얼굴 옆에 드리우면, 간이적으로 인상을 바꿀 수 있다.

콘래드 씨의 조언과 기술로 그렇게 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소년처럼 거칠어져 있던 머리도 손가락을 빗 삼아 빗어 부드럽게 하자, 피의 외형은 순식간에 여자 아이가 되어 버린다.


요금소의 여성도 피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스러운 얼굴을 하지 않고 돈을 받아 수건을 줬다.


탈의실에서도 피를 검문하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여자 사우나에 여자 아이가 있다고 불평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피는 옷을 벗고 물로 가볍게 씻은 뒤,  천천히, 느긋하게 사우나를 즐겼다.

누구의 눈도 개의치 않고 사우나를 즐긴다.

뜨거운 땀이 많이 나오지만 극락이었다.


천천히 사우나를 즐기고 마지막으로 땀을 씻어낸 뒤, 머리를 정리하고 사우나를 나오면…….


견습 기사의 소년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가 젖어 있는 걸로 보아, 소년들도 사우나에 들어갔을까.

조금 기분 좋아서 오래 있었는지도 모른다.

피는 소년들에게 조금 미안한 기분이 되었다.


소년들은 계속 힐끔힐끔 시선을 돌리면서 여자 사우나의 문 쪽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 뺨은 조금 붉다.


" 기다렸지-"


피는 소년들에게 빠르게 다가온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여자 사우나에서 나온 피의 모습을 보고 소년들의 눈이 커졌다.

쿠인만은 사정을 아는 얼굴을 했지만 눈짓으로 잠자코 있으라는 다짐을 받아 놓았다.

쿠인는 물론, 꾸벅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들에게 걸어가 재킷을 받자 , 소년들이 동요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너, 너 정말 갔는가……!?"

"여자 사우나에……!"

"응, 천천히 만끽했어. 늦어서 미안"


만끽했다는 말을 듣고 소년들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고 , 꿀꺽 하며 침을 삼켰다.

피에 만끽했다는 것은 증기가 나와 땀이 나는 사우나이야기 였지만.

분명 소년들이 기대한 만끽과 달랐을 것이다.


잠시 소년들이 눈을 바라보고 침묵이 이어진 뒤 , 

한 소년이 못 참고 물었다.


"그래서…… 어땠어? 히스...그……여자 사우나는..."


그 말을 듣고 피는 조금 침묵하며, 소년이 한 질문의 의도를 찾는다.

턱에 손가락을 대고, 대단한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 없이 그저 소년들에게 웃어 보였다.


그 순간, 견습 기사 소년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동료인 히스가 오늘. 자신들은 아직 보지 못한 높은 곳에 이르렀다는 것을.


사실 그냥 여자가 여자 사우나에 들어갔을 뿐 아무것도 대단한 일은 하지 않는데.

소년들이 아마 보고 싶었을 것이다 .

하지만 피는 흥미 없고, 단지 사우나를 즐겼을 뿐이었다.


그러나, 아직 젊은 소년들에게 피는, 자신들이 모르는 세계에 도달한 남자였다.

사정을 알고 있는 쿠인만은 얼굴을 붉히면서 좀 황당한 얼굴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지만, 다시 잠자코 있으라는 눈빛을  보낸다.


소년들이 가진 여자 사우나에 대한 동경.

그것이 그대로 , 그곳에 도달했다 귀환한 피에 대한 존경이나 공포 같은 것으로 바뀐다.


"그럼 돌아갈까"


상쾌하게 말하는 피는 그 등에 소년들의 동경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 사우나 덕에 좋아진 기분으로, 왕성으로 돌아갔다.




훗날, 사우나에 간 멤버가 피에게 2000포인트를 넘는 점수를 주게되고, 

피는 남자 다움 랭킹 3위로 단숨에 뛰어올라갔다.

1위 제리우스는 4000포인트로 아직 꽤 차이가 있었지만, 이 무시무시한 승격은 북쪽 숙소 전역에서 화제가 된다.


그러나 그 점수는 모두 이유 란이 텅 비어 있었고, 누구도 포인트를 넣은 이유를 말하는 일이 없었다.


이 사건으로, 견습 기사들 사이에서는 히스가 다시 더러운 짓을 저질렀는게 분명하다며 소문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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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번역하면서 너무 재밌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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