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6. 6. 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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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피와 콘래드는 루보에라의 방에 있던 자료나 편지같은 것들을 살펴보며, 노예의 은닉 장소나 가게끼리의 연결 등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모아 갔다.


"역시 두 사람 있으면 편하네. 하지만, 역시 이 얼간이도 고객 명단 같은 것은 남기지 않은건가?"


콘래드가 다리를 꼬고, 여기저기 자료를 넘기면서 말했다.


가장 원하는 정보는 고객명단인 것 같다.

판매자를 단속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얘기는 아니지만 문제는 구매자 라고 한다.

대다수의 고객은 이 나라에서 오래된 권력을 가진 귀족들이다. 

그들의 영지에는 나라의 병사들이 수사의 손길을 뻗치기 어렵다. 

더부살이 하인 이라던가 하는 노예 숨기기용 명목도 얼마든지 있다.


"뭐 그래도 몇몇은 이걸로 끝이야.."


그렇게 말하며, 콘래드는 웃으며 루보에라의 편지 속에 있던 몇장을 흔들어 보였다.


"자, 좋은걸 손에 넣었으니, 돌아갈까요"

콘래드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피도 뒤를 이었다. 

두 사람이 자료나 편지를 제자리로 되돌리고, 콘래드는 베일이 달린 모자를 쓰며 시치미 떼고 방을 나간다.


보초 두 사람이 흘끔 보지만, 콘래드는 돌아서서 입가로만 웃었다.


"루보에라에게 좋았다고 전해줘. 하지만 한동안 들어오지 말라고 전해달라더라구 "


빙긋하며 웃어 보이자 문지기들의 볼이 붉게 물들어 간다.

그리고 왔던 때와 마찬가지로 우아한 동작으로 당당하게 복도를 걸어나간다.

피도 그 뒤를 따라갔다.


이때 피는 긴장이 풀려 버렸다.

이제 남은것은 가게를 나가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심한 피의 어깨가 위험하게 배치되어 있는 꽃병에 닿았다.

흔들거리며, 목이 긴 꽃병이 기울어져 피의 쪽으로 쓰러진다.

당황하며 붙잡았지만 , 꽃병에서 넘친물이 피의 머리에 쏟아졌다.


"우왓!"


무심코 그렇게 외치고 나선, 피는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다.


( 말할 수 없다는 설정인데...)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 괜찮아요?"


보초의 남자들이 이리로 걸어온다. 

피의 비명을 수상하게 생각한 모습은 없다.

아무래도 피의 변장 설정인 말할 수 없다는 얘기는 이 남자들에게 까지는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 

피는 안심했다.



그러나…….




똑 똑, 하며 피의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적색이 되어 있었다.


염료가 흘러내리며 피의 원래 머리색이 드러난다.


"너 왜 머리를 물들이고 있지……. 잠깐 이리 올까?"


그렇게 보초들은 피를 루보에라의 방에 연행하려한다.


(위험해...)


그렇게 초조해진 피는 , 뻗쳐오는 보초의 팔을 피하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다른 인간에게 들키지 않게 보초를 쓰러뜨리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무기가 없었다…….

잠입 임무라서 칼은 두고 온 것이다. 

무기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큰 남자들을 쓰러뜨릴 방법이 피에게는 없다.


( 어쩌지……)


"이 녀석! 저항할 생각이냐!"

"수상하다. 이 녀석! 헤치워버려!"


팔을 피해버림으로써 저항 의지가 있다고 판단한 보초들이 피에게 본격적으로 달려들어 왔다.

피는 황급히 두 사람이 내려치는 칼을 피했다.


( 어쩌면 좋지……?!)



한순간의 방심으로 완전히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피의 마음은 초조해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게다가, 실패하면 콘래드 씨까지 한꺼번에 잡히고만다.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대로 있으면 다른 인간까지 와서 완전히 끝난다.


그 순간, 아까까지 기척도 없던 콘래드가 휙 하고 우아한 동작으로, 피와 보초들 사이로 스윽 하고 들어왔다.


긴박한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 어딘가의 왕족인가 싶을  정도의 움직임에 피도 보초의 남자들도 시선이 한순간 붙잡힌다.

어느새 베일이 달린 모자를 벗은 콘래드는 문지기의 남자들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선녀가 생각나게 할 정도의 미소로 두 사람에게 씩 하고  웃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그 아름다운 미소에 빨려 들어 간다.

그 순간 두 사람의 사각 지대에서 뻗어 온 콘래드의 팔이 그 목을 졸라 그 몸을 위로 들어올렸다. 

콘래드보다 훨씬 큰 체격을 가진 남자들이 그 약한 힘에 공중으로 들어올려져, 발이 바닥에서 떴다.


쿵하고 둔한 소리가 주위에 울려퍼졌다. 

사람의 보초들은 거품을 물면서 기절해 버렸다.


피는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멍하니 중얼거린다.


"콘래드 씨……"


돌아본 콘래드는 언제나와 같은 나긋나긋한 모습으로 웃었다.


" 좋은 공부가 되었구나, 히스쨩. 잠입 임무는 순간의 방심이 독이야"

" 죄송합니다, 저……"

" 괜찮아.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언제든지 있는 일이야. 그땐 지원이 중요하고.

이번에는 내가 일해 줄께, 히스, 너는 거기서 얌전히 기다리고있으렴."


그렇게 말하곤, 콘래드는 우아한 동작으로 복도를 나아간다.

그리고 , 들려온 소리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한 가게의 사람이 찾아왔다.


"메누에님, 아까 소리는……?"

"우후훗, 나의 집사가 꽃병의 물을 흘려서"


콘래드가 가게의 인간과 조용히 대화하는 소리와 쿵 꽈직 하는 둔한 소리가 번갈아 피의 귀에 들려온다.

그리고 몇분 후.


" 끝났어요~"


우아한 동작 그대로 콘래드가 피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 얼굴에는 땀 한방울 흐르지 않았다.


"일단, 대부분은 전멸 시켰으니 , 가볼까"

"그……정말 죄송합니다……"


저번 임무에 이어서 대실패다.

피는 쪼그라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별 문제 아니야. 조금만 더 자유롭게 움직여 볼까 생각했지만 곧바로 신고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일에 지장은 없어. 그런 것보다 ― ― ―"


콘래드는 피에 다가가서 그 볼을 쓰다듬었다

거기엔 당황했을때 상대의 칼을 피하지 못해 작게 베인 상처가 있었다.


"얼굴에는 조심 안 하면 안 되지. 여자니까"


"아, 네……"


그렇게 한순간 고개를 끄덕거리고 나서 들었던 말을 머리로 다시 되네이고는, 피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다릅니다! 저는 남자입니다!"


그런 피의 반응에 콘래드는 장난스럽게 킥킥하고 웃는다.


"나는 변장 전문가야. 그런 불성실한 남장으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 음, 다른 벽창호들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아무래도 오래 전부터 들켰던것 같다. 

피는 그 대답에 몹시 놀란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멤버들은 아무래도 눈치채지 못한 것에 안심했다.


"그……, 가능하다면 비밀로 해도 괜찮을까요……"

" 좋아. 그게 더 재미 있는 것 같고"


콘래드는 선뜻 승낙했다. 

하지만 재미 있을 것 같다니……, 피가 다른 의미에서 불안해지는 대답이었다.


콘래드와 함께 가게 밖으로 향한다.

가게 사람들은 모두 콘래드의 손에 의해서 기절해있다.


(이만큼의 인원 수를 무기도 없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피의 등에 땀이 쏟아진다.

마지막으로 가게를 나오면 출구에 보초가 있었다. 

가게 안의 일에는 전혀 눈치 챈 모습은 없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가게 밖을 지키며 서있었다.


"이건, 메누에님 ― ― ―"


보초가 이쪽으로 돌아보는 순간 콘래드의 팔이 그 목에 뻗어 한 순간에 그 의식을 잘라냈다.

그리고 그대로 남자를 끌고가 획하고 뒷골목에 내버린다.


"자, 가장 가까운 기사대에게 전해서, 이 녀석들을 모두 붙잡아 볼까?"


손을 탁탁 털어야내는 콘래드는 웃는 얼굴로 피에 말했다.


"네……"


피는 그 미소에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는 이날 세가지 를 깨달았다.


하나는 콘래드 씨가 너무나도 두려운 사람이라는 것.


두번째는, 사실은 바쁜 사람이라는 것.


아군의 기사대에 신고를 마치고 함께 왕성으로 돌아갈 때에 알았다.

콘래드는 평소에는 변장해서 여러 장소에 잠입하고 범죄 조직의 정보를 붙잡기 위해서 움직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기사대 속에서도 그 집회소에 있는 시간은 적은 편 같았다. 

피가 올 때는 일부러 스케줄을 조정해서, 그 집회소에 온 것 같다.

그렇게 까지 한 이유는 피를 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번째는…….

"오늘은 어땠어?"

"여러가지 깜짝 놀라거나 긴장하거나 해서 힘들었습니다. 또 실패도 했고……"

"후훗, 그래. 그렇지만 실패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우선 잠입 임무의 느낌을 느꼈으면 해서 데리고 왔으니까"

"네"


왕성에 오던 중, 피들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것은 그렇다. 

절세의 미녀가 이런 길을 걸어가고 있다.


피는 이미 옷을 갈아 입어, 수습 기사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데 콘래드는 여장을 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걷고 있다.


베일마저 벗은 요염한 미녀의 모습에, 길거리 남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그리고 그런 시선을 받은 콘래드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평소보다 두할 정도 즐거운 듯했다.


그 모습에 피는 확신했다.


(이 사람 , 분명, 임무에 관계 없이 여장을 좋아한다……)


라고.



그것이 콘래드에 대해서, 피가 겨우겨우 알아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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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 임무는 뭘까…….

다음 잠입 임무에 대해 쓸 일이 있으면 좀 더 잘 하고 싶어요,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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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남자다운 기사, 콘래드


휴강이됐지만, 아싸라서 번역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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