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9.
경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있어.
(만만하지가 않다……)
피는 그렇게 실감했다…….
분명히 상대는 크고 강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움직임은 그렇게 빠를 리 없으니 발 빠르게 움직이며 교란한다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틈이 보이지 않아……)
당연한 이야기긴 하지만 어린 시절 공주님이 놀이 정도의 검을 익혔고, 최근 2주일 잠깐 연습 한 정도로는 기사 지원자에게 맞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검을 상대방에게 향하고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필사적으로 휘두르며 도망 치는 게 고작이었다.
한편 고릴....골무스도 예상 밖의 상황에 놀라고 있었다.
(이 녀석 작은데다가 쫄래쫄래 움직여서 맞추기도 어려워!)
저런 꼬마 1분도 지나지 않고 날려버려서 창피를 주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벌써 5분이나 골무스의 맹공을 피하고 있었다.
움직임도 독특했다.
작고 유연한 몸으로 고양이처럼 몸을 옴츠리거나 , 묘한 자세로 뛰어 오르거나 , 골무스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때로는 땅에 몸을 구부리거나 나뒹굴면서 공격을 계속 피하고 있다.
( 하지만, 그래도 나의 상대가 아니야...)
확실히 잘 피하는 것은 놀랐다.
하지만 시작한 뒤로, 한번도 칼을 맞은 적이 없다.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꼬마의 칼 솜씨는 초보자 수준이다.
저쪽이 이쪽을 쓰러뜨릴 힘이 없으니, 공격을 계속하다보면 결국 이긴다.
자신의 승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골무스는 확신했다.
"아아, 역시 일방적인 경기가 되어 버렸는가. 가엾게도"
"그렇지만 저렇게 계속 피하는 것은 대단하지 않아? 골무스에게 저만큼 공격받고도 버티는 녀석은 본 적이 없어"
" 그래도 공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어. 이대로는 체력이 다해서 끝이다"
시작하기 전에 말싸움이 있어서인지 시간이 남는 응시자들이 관객으로 변해 있었다.
실제로, 맹공을 피할 때마다 피의 안색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비교적 운동을 좋아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주는 공주.
지구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매일 가난한 식사도, 스테미너 부족을 부추겼다.
(좀더……, 버텨서,...기회를!...)
그렇게 생각하지만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호흡은 어지러워 지고, 목에서는 쇳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순간 다리가 꼬였다.
"여기다!"
마침내 골무스의 공격이 피의 몸을 잡았다.
순간적으로 목검으로 방어했으나 압도적 파워의 차이로 몸이 떠오르고 떨어진다.
피의 몸은 그대로 나무 울타리에 내동댕이쳐 졌다.
등에 강한 충격이 온다.
호흡이 몇초간 멈췄다.
피의 몸은 그대로 바닥에 내려앉았다.
(빨리!…… 일어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다.
온몸이 아프다.
귀가 찡하고 울린다.
( 이기지 않으면……안 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의 인생에 또 이런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체념이 지친 몸과 마음의 틈으로 스며들어온다.
(이제……안 되는 걸까……?)
"벌써 포기인가?"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알아차림과 동시에 위를 향한 시야에, 한 남자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너는 그걸로 끝인가?"
울타리 앞에 서서 남자는 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가를 가면으로 가린 그 남자는 그 안쪽에서 내려다보는 푸른회색의 눈빛으로 피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모습에 관객들이 웅성이는 것 같았다.
가면을 쓴 남자로부터받은 질문
(싫다....)
피는 자신의 몸 안에 기력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귀에 주위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포기하지마라! 히스!"
크로우가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 저 녀석 아직 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쓰러진 채 잖아. 다음 공격으로 끝이겠는걸"
골무스가 목검을 내려치고 있다.
아직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대로는 당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한순간 생각하고, 피는 움직였다.
"이거다!"
피는 오른손으로 자갈을 움켜쥐고, 그 얼굴에 던졌다.
"무슨.."
예상 밖의 공격을 받은 골무스는 순간적으로 방어했으나 자갈이 몇개 눈에 맞으며 시야가 흩어진다.
"저 녀석 돌을 사용했는걸! 이야.."
"정말 기사 지망인가?!"
그 틈에 피는 네 발로 골무스의 큰 가랑이 사이를 지나 사각으로 도망친다.
"으아! 어디 갔냐!"
괴로운 듯 피를 찾는 골무스의 발이 , 피의 눈 앞에서 올라간다.
피는 그 올라간 발에서 신발 한쪽을 빼앗았다.
"뭐!?"
그대로 피는 함께 땅바닥을 나뒹굴고 나서 골무스에게서 벗어나 일어섰다.
"저놈 신발을 빼앗았는걸!"
"손버릇이 나쁘구만!"
"네, 놈..!"
"헤헤헤"
골무스는 신발을 가지고 악역처럼 웃고 있는 피를 급습하지만 그 움직임이 멈춘다.
시합 장소의 땅은 작은 자갈로 덮여있다.
발바닥을 파고드는 자갈의 통증은 익숙해지면 무시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골무스의 움직임을 한순간 멈췄다.
그리고 한쪽 신발만 앗아감으로써 몸의 균형이 무너져, 움직임을 무디게 했다.
골무스는 망설였다. 다른 쪽도 벗을까, 이대로 갈까.
신발을 빼앗은 것은 순간적인 기지였지만, 생각 이상의 효과를 냈다.
"아직이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피는 계속 아파오는 몸에 채찍질을 하며 목검을 휘두른다.
"무르다!"
골무스가 그것을 검으로 막는다.
두 사람의 검이 맞부딪친다.
아직 시야는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은데다가, 한쪽운 맨발, 마음의 동요가 골무스의 검을 흐트러 뜨리고 있었다.
특히, 맨발이 골무스가 세게 밟기를 꺼리게 만들어, 피의 몸을 날릴 만한 힘을 낼 수 없게했다.
그 작은 차이가 검을 받아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아직도 피가 불리했다.
"키 차이가 있다. 공격이 유효한 장소에 맞지 않는다"
피의 키로는 거구인 골무스의 몸 아래 부분밖에 공격할 수 없다.
가장 효과적인 머리와 목에는 닿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골무스는 원 상태로 회복한다.
길어지면 피에게 승산이 없어진다.
(지금 할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되받아 쳤던 탓인지 피는 골무스의 검의 흐름을 어렴풋이 알아채고 있었다.
직선적이며 상대에 가장 빨리 도달하게 끔 검이 휘둘러져 왔다.
앉으면서 자세를 낮추면, 내리치는 검이 온다.
(예상대로!)
피는 그것을 옆으로 구르며 피한다.
그러자 가로치기의 검이 온다.
아까라면 뒤로 피했을 검을 이번에는 높이 점프헤 회피한다.
그것을 빈틈으로 본 골무스는 칼을 그대로 올려친다.
"끝이다!"
( 왔어. 이거다!)
피는 점프하며 몸을 웅크려 전신을 스프링처럼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온 목검을 이용해 힘껏 점프한다.
"뭐, 저 녀석 검을 발판으로 점프했는걸!"
피의 몸이 공중에 높이 떠오른다.
골무스의 머리가 피의 아래에 위치했다.
몸의 모든 힘을 담아 피는 목검을 치켜든다.
(이 시합에서 이기고……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피의 전력의 일격이 골무스의 머리에 육박한다.
그리고 ― ―
잠시 후
"이번 시합의 승자는, 골무스!"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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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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