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카인 씨
카인은 지금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그는"풀(草)"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군인이었다.
왕의 명령을 받고 첩보와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하는 병사.
경우에 따라서는 암살이나 공작 등의 더러운 일도 한다.
그래도 지금의 왕은 그런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런 그는 최근 계속해서 고심하고 있다.
( 말해야 할까……. 아니, 하지만 나는 풀이다……)
나무 위에 숨어 보호 대상을 보던 그는 얼마 전 왕과의 대화를 떠올린다.
왕의 집무실에서 아무도 보지못할 때 왕에게 다른 풀들의 성과를 보고한 뒤 어떤 일에대해 고할까 망설이면서도 생각했다.
"폐하, 피 공주의 건입니다만 "
"뭐야. 검은 색이었나?"
"아니, 다릅니다"
"그럼 보고 할 필요는 없다"
"네……"
필요한 보고를 듣고 나면, 오직 펜을 움직일 뿐이었다.
그의 주인은 그렇게 카인의 말하려던 것을 싹둑하고 끊어 버렸다.
카인의 "아니, 다릅니다"가 평소와 달리 어감이 나쁜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것은 카인 자신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훈련을 받은 탓도 있지만…….
카인은 말하고 싶어 못 견디고있었다.
(피 공주라면 지금 당신의 기사대에서 견습 기사로 힘내고있습니다! 게다가 고용한 것은 당신입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는 명령을 받았다.
『피 공주를 감시하고 검은색이면 보고한다. 그것 이외는 필요 없다』
이 분의 『 필요 없다』라는 것은 『 필요 없으니까 하지 마라 』라는 뜻이다.
피 공주가 있는 이궁의 경비에는 미리, 점점 구멍 투성이가 되게끔 시프트가 꾸며졌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명령은 『 이궁의 출입구에서 피 공주가 밖에 나가지 않는지 망을보라』, 『 누가 찾아와도 안에 넣지 말라 』, 『 요망이 있으면 필요 최저 한도에서 이루어 줘라』 라는 것이었다.
이 별궁 앞은 누구도 지나가지않기에 수수께끼의 사명감을 태우지 않는 한 경비가 없는 시간이 반드시 생긴다.
그렇게 되게끔 로이 폐하가 배치했다.
그리고 카인이 명령 받은 것은 『 이 환경에서 피 공주의 동향을 감시하고 검정이라면 보고한다. 그것 말고는 필요 없다』이었다.
만약 그녀가 검다면 문지기가 없는 시간에 그 사건에 관계되는 인물과 접촉할 터였다.
감시가 시작되고 며칠 뒤 첫번째 사건이 일어났다.
주방장이 이궁에서 나간 것이다.
사자로서 외부와 연락을 취할 가능성이 있어 다른 풀들에게 그를 쫓게 했지만, 그는 평범하게 성문을 나오고 다시는 이궁에는 돌아오지 않았고, 지금은 왕도의 구석의 낡은 여관에서 청소부를 하고있었다.
이날. 밤늦게 이궁 벽 밖에 나온 공주를 보았을 때는 혹시나 하고 생각했지만 , 그녀는 산보를 하다가 뭔가 종이를 짓밟고 그것을 달빛에 비춰본 뒤, 빙글빙글 하고 그 자리에서 기쁘게 돌면서 그대로 구보로 이궁 쪽으로 돌아 갔다.
아무리 봐도 수상한 움직임은 아니었다.
아니, 다른 의미에서 수상하다.
일단 외부와의 연락 수단은 아닌가 해서 종이를 봤으나 단지 견습 기사의 입단 시험 광고 용지였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피 공주의 서바이벌 생활이 시작되었다.
피 공주는 경비들과는 얼굴을 맞대지 않고 오히려 경비들에게 발견되지 않게 하면서 식량 자급이 전혀 불가능한 이궁에서 그 요리사의 남자가 남기고 간 식량 ― ― ― 이라고 말하면 듣기좋겠지만 사실은 그냥 찌꺼기 ― ― ―만으로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본순간, 카인의 이마에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폐하에게 보고 할까? 아니, 그러나 검은 색 이외의 보고는 필요 없다고……. 그럼 식량 지원을……. 아니, 안 된다. 내가 명령 받은 것은 감시이다. 그녀의 생활을 보호한다면 그것은 경비인 그들의 일...)
그런 기대를 안고 한순간 경비를 서고있는 그들을 봤지만 그들은 이궁 안의 이변을 눈치 챈 기색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요리사의 남자가 몇번 이나 식료품을 사러 나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진 것에 의문을 품은 모습도 없었다.
카인은 그들을 폐하가 선정할 때의 조건을 떠올렸다.
구멍투성이 시프트에 의문을 품지 않을만큼 머리가 나쁜 자, 근무 의식의 낮은 자.
폐하의 인선은 적격이었다.
그들은 아무 의문도 품지 않고, 오직 한결같이 구멍 투성이 시프트를 소화하며 편안한 근무를 만끽하고 있었다.
( 여차하면……. 그러나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
카인은 주머니에 살짝 영양식을 숨기는 것을 생각했다.
다만 그렇게 하는것은 풀로서의 존재에 반하는 것이다.
( 괜찮다……. 주머니에 감추기만 하는건 세이프다. 아직 명령에 어긋나지 않아...)
카인은 그런 말을 마음 속으로 되풀이했다.
피 공주의 서바이벌 생활은 계속됐다.
게다가 그런 상태로 경비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하면서 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공복시의 운동은 몸에 좋지 않아...! 근육은 전혀 안붙게되고...)
카인의 위는 팽팽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궁의 식량이 떨어졌다…….
피 공주는 배고픔을 참아 가며 움직임을 최소화 해 체력의 소모를 막고 있었다.
( 어쩌지……. 어떡하면 좋을까……)
주의 명령과 피 공주의 몸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았다.
이 주머니 속의 영양식을 그녀가 발견할 만한 곳에 두면, 아니 보통의 음식을 사서 두고 와도 좋다.
그것만으로 그녀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풀로서 실격인 것이기도 했다.
풀이라는 것은 특수한 병사다.
특히 가문이 높거나 하지않는, 신분도 없는 단순한 군인이면서도 그들에게 닿는 정보는 국가 기밀이나 때로는 그것을 넘는 정보까지 이른다.
왕의 가장 가까운곳에서 일할 수 있다, 그의 사적 영역에서도 활동을 해야 한다.
외부에 누설하면 국가의 추문이 될 수 있는 것도 몇번인가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 상태는 보통 신하들과는 달랐다.
보통 신하들이라면 임금이 잘못을 저지르면 충언을 하고 간하는 것을 좋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이것은 풀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충언은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감은 모반으로 이어진다.
모든 나라 역사에서 그런 일은 몇번인가 있던 일이었다.
그리고 풀이 반감을 품으면 그 직무의 특성상, 왕을 직접 암살할 수 있으며 그 위험도는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풀들은 최대한 주인의 명령에 충실하도록 교육 받는다.
자기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명령 범위 내에서이다.
주인이 어리석은 짓을 해도 멈추는 것이 신하의 일이라면주의 어떤 어리석은 명령이라도 전력으로 따르는 것이 풀의 방식인 것이다.
(나는 풀이다……. 나는 풀이다……. 나는 풀이다……)
그렇게 카인은 자기자신에게 수백번이나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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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개ㄱ끼 해보세요
왕 개객...
아 우리나라 절대군주제잖아
왕 차냥해
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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