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니나 다를까라고 할까, 견습 기사에서 가장 체력이 약한 것은 피였다.
그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기사를 목표로 해서 지금까지 몸을 만들며 검술, 무술을 열심히 갈고 닦던 소년들과 달리
계속 공주님으로 살아오면서 , 기껏해야 최근에 잠깐 운동을 했을뿐, 예의범절만 갈고 닦아 온 여자 아이가 같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달리기는 견습 기사들의 체력단련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 여태 몸을 단련한 소년들에게도 힘든 수준이었다.
선두를 달리는 것은 골무스이다.
그 다음은 의외로 레미에.
달리기를 싫어하지 않아보이던 것 처럼 장거리는 자신있었던 것 같다.
딱 달라 붙듯이 골무스의 페이스에 따라간다.
골무스는 어느 쪽인가 하면 장거리 달리기는 못 했다.
몸이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들보다 몸을 움직이는 데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확실히 이녀석은 히스와 같이 있던 녀석이지. 느긋해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다니, 의외인데. 하지만 질 생각은 없다.)
골무스는 기합을 넣고 선두를 유지한다.
슬라드와 기스는 사이좋게 중위권의 위치였다.
슬라드는 즐겁지 않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기스는 평소와 같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당연스럽게도 꼴찌는 피 이다.
소년들의 페이스에 맞출 수 없어 쎄액쎄액 가쁜 숨소리를 내면서 달리고 있다.
코스의 절반을 소화할 무렵에는 새파란 얼굴이었다.
그런데 그어떤 나약한 소리도 하지 않는다.
"히스, 괜찮은가?"
견습 기사들에게 평소에는 귀신교관으로 불리는 히슬로 마저도 걱정이 되어 몇번이나 말을 걸었다.
원래 그가 호되게 질책하는 것은 아직 힘이 남았는데도 농땡이를 부리는 학생이다.
그러나 눈앞의 학생은 한계를 넘었을 텐데, 아직도 하고 있다.
"히스,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안 달려도 좋다 "
"괜찮아요... 죄송합니다……숨이…… 힘들어서 제대로……말을 할 수가……"
그것은 즉 말도 못 할 정도로 한계가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히스의 눈을 보면 전혀 그만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히슬로도 멈추게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다.
점점 피 이외의 학생이 골인하기 시작한다.
"저 녀석 괜찮을까......?"
골무스가 휘청휘청하면서도 아직 달리는 피를 보며 말했다.
골무스는 북쪽 숙소에서 가장 먼저 들어왔다.
마지막까지 붙어 온 레미에를 마지막까지 뿌리친 셈이다.
"좀 걱정이야……"
골무스에게 조금 늦게 들어왔던 레미에가 걱정스럽게 답했다.
점점 다른 학생이 골인을 해서, 피만 그라운드에 남게 됐다.
"너무 무리하진 마라"
"할 수 있습니다……"
히슬러의 말에 피는 즉답한다.
땀 투성이가 되면서, 피는 계속 달린다.
벌써 체력도 힘도 전부 소진해서 다리도 거의 올라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시금 주위의 소년과 자신의 차이를 실감했기 때문에 훈련 메뉴정도는 끝까지 해내야 된다고 더욱 더 생각한다.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면……, 교관님과 다른 모두는……다음 메뉴로 가세요……. 저... 제대로 할테니까……"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그런 것을 말한다.
"히스……힘내……"
레미에가 그것을 보면서, 빌듯이 손을 잡았다.
"하하, 역시 저 꼬맹이가 기사가 된다니 무리야 "
" 그러게 말이야. 빈민 주제에 기사가 되려 하니까, 저렇게 된다"
어젯밤 피에게 덤벼들던 소년들이 피의 모습을 보고 비웃고있다.
"너희들 닥쳐라... 다물지 않으면 부숴버리겠다. "
"히스를 모욕한다면 용서 하지 않겠다"
"나도 그래"
"나도 그렇다……"
골무스 뿐만 아니라 슬라드 와 레미에, 기스까지 노려보자 입을 다물었다.
피는 의식이 몽롱하면서도 발걸음을 옮겨 갔다.
어쨌든, 모두를 따라잡기 위해서.
자신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필요로 해 준 사람. 이올 대장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가 되기 위해서.
히스 한 사람을 기다릴 수 없어서, 수습 기사들의 훈련은 근력 훈련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골무스도 슬라도들도 아직 달리고있는 히스를 보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피가 달리기를 마치고 골에 발을 들이밀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이제 땀 투성이로 너덜너덜한 모습이었다…….
"히스, 잘했어……"
레미에는 그 모습을 보고 눈을 적시고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사람은 오히려 비틀거리는 피의 모습을 보고는 "저 녀석 위험하지않아 " 같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싫은 예감은 항상 들이맞듯이 몇초 뒤 피는 실이 끊긴 인형처럼 그 자리에 쓰러졌다.
"히스!"
히슬로와 골무스들이 허겁지겁 히스에게 달려간다.
이 나라의 국왕인 루이는 문관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곳에 크로우가 찾아온다.
"어이, 로이!"
"무슨일이지?"
문관들 앞인데도 크로우의 어조는 바뀌지 않는다.
"이건 할바드 공작자(公爵子)님"
로이와 이야기하던 대신들이 정중한 모습으로 크로우에게 머리를 숙인다.
"정말, 그만 해 줘. 분명히 아버지는 훌륭하지만 나는 일개 기사야 "
"아뇨아뇨, 그럴 수 없습니다"
(솔직히 그 재상처럼 화를 내는것이 좋은데. 뭐, 나도 이 태도를 바꿀 생각은 없지만……)
크로우는 이 나라에서도 큰 힘을 가진 공작가의 아들로 로이와 소꿉 친구였다.
다만 개인적인 신분은 어디까지나 한 기사인지라, 관리들까지 공손히대해주는 것이 불편하지만,
소꿉 친구라고 해서 국왕인 루이에게 허물없이 친구로서 이야기하면서 정중한 어조를 유지하는건 서툴러서 ,
대부분의 인간에게 격의없이 말을 걸고 마는 자기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지라 별로 불평도 못한다.
"그래서 뭔가 있었어?"
"아니, 히스를 지켜봐 준다고 했잖아. 그 녀석, 금방 훈련에서 멍청하게 쓰러졌는걸"
크로우가 머리를 긁으며 로이에게 전한다.
" 그런가"
로이는 한번 끄덕이고 문관들에게 돌아섰다.
"조금 일이 생겼다. 다녀오겠습니다"
"예? 폐하? 5분 후에 회의입니다만?"
"그 회의에 대해서는 이미 방침이나 대략적인 순서에 대해서 말해뒀을 것이다. 나머지는 너희들끼리 해라"
그렇게 말하며 로이는 문관들을 두고 북쪽 숙소 로 향한다.
그 뒤를 크로우가 쓴웃음을 지으며 따라갔다.
"히스는 어디에 있지"
"지금은 구호실 침대에 누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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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겐 차갑지만
남자(부하)에겐 따뜻한...?
.....배우신 분이네
그건 그렇고 왜 갑자기 분량이 2배야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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