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폐하의 고양이
제3화 "이국의 기계 인형"
왕국 병사를 걷어차면서 제도를 되찾자, 돌아가신 황후 폐하를 왕국의 사람들이 데려 갔다며 그때 성에 있던 생존자들이 보고했다.
그것을 들은 노년의 귀족들이 왕국의 국왕이 제국의 황후에게 옛부터 집착했던 것이 이 전쟁의 발단이었느냐는 얘기가 나왔고, 백성들 사이까지 그 이야기가 번지면서 시녀들의 소문으로 그것을 알게 된 나는 " 이세계판 트로이 전쟁?" 라고 이해했다.
어떤 세계에 있어서도 인간이 있으면 유사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백성은 화목한 황제 부부의 아내를 짝사랑하고 두 사람을 죽인 왕국 국왕이라는 얘기에 심히 분노했고, 그것에 영향을 받아 병사들의 사기도 올라갔다.
국내에 있는 왕국 병사를 구축한 뒤, 뒤 쫓지 않고 일시적인 안정을 만들어 낸 황제 폐하는 귀족들에게 선대 황제의 장례식과 자신의 대관식을 하겠다는 말로 불러모아, 구이 갖춰질 때를 기다리면서 그들과 모여서 국내의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그 때라고 판단한 뒤, 선대 황제 장례식을 하고, 그 뒤의 대관식에서 정식으로 황제 자리에 오른 것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왕국에 선전 포고를 했다.
그 뒤
스스로 군을 이끌고 서쪽으로 향했다.
대륙의 중앙에서는 준비완료인 왕국 군이 이미 기다리고 있어 제국군이 도착하자 마자 동서의 두 대국이 맞붙는 싸움이 시작됐다.
거기서.
황제 폐하는 전장에 나서기를 원했다.
그가 대국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도 거리낌 없었고, 친구들은 "황제가 최전선에 나가서 다치거나 죽으면 어떻게 할거냐 이 바보!" 라는 등 저마다 외쳤고, 그중에는 완력으로 제지하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절대 복종하는 기계 인형이 있다.
부모님을 잃은 분노에 사로잡혀 있는 친구의 억지를 힘으로라도 막아야했지만, 그 노력가이자 냉정한 사고의 소유자들은 황제 폐하에게 명령 받은 나의 손에 막혔다.
안되겠다, 라고 일찍이 깨달은 친구들은 격분하고 있는 황제 폐하를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모략을 펼치거나 마술과 과학을 구사하고, 고성능 무기를 만들거나 하는 등 각각의 특기 분야에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황제 폐하는 그들의 행동이 자신의 방해가 되지 않으면 좋을 대로 하라고 방치했다.
그리고 황제 폐하는 전장에 갔다.
검을 뽑아 들고 군을 지휘하는 그의 옆에 있는 것은 칠흑의 늑대개 자드와 아이의 모습을 한 전투형 자율식 기계 인형, 고양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여러겹으로 지키려고 하는 것은 독특하며 강한 친구 일동.
"동방의 대국"이라 불릴 만한 잘 훈련된 병사를 이끌고 기발한 책략이나 순식간에 지형을 바꾸는 마술을 펼치고, 무기도 풍족했기에 젊은 제국 황제는 순식간에 왕국의 영토를 함락시키고 점령한다.
그 행진을 떠받친 사람들은 『 계책의 쿼츠 』 와 『 철벽의 올브란트 』 라고 불리며 영웅으로 떠받들어 지고, 제국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교전 중인 군의 사기가 높은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장군들은 병사들처럼 오늘의 승리만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원정의 피로를 날려버릴 듯한 사기로 가득 찬 야영지 속 가장 큰 천막 아래 황제 폐하는 근심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고 탁상에 펼쳐진 지도를 노려본다.
그 곁에 있는 것은 이번 원정에 동행하고 있는 재상보좌관과 마술사 『 계책의 쿼츠 』 , 그리고 그 밖에 여러명의 장성들.
황제 폐하는 부모님을 잃고 어머니를 빼앗긴 일에 대해서 지금도 격노하고 있지만, 왕국의 수도를 함락해 완전 제압한 다면, 점령한 영토의 통치가 자신의 책무가 된다는 것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점령 후의 통치를 원하는 대로 하려면 교전 중인 지금부터 앞을 내다보며 배려를 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단지 부모님을 잃은 분노에 지배 당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로서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황제 폐하의 방해를 하지 않도록, 나는 캄캄한 밤을 틈타 그를 노리는 암살자들을 몰래 묻어 버리고, 그 전투로 인해 손상된 몸을 행군에 함께 오고 있는 에델 슈타인 박사의 조수에게 수리 받았다.
◆×◆×◆×◆
대륙 전역을 연루시킨 두 대국의 전쟁은 3년으로 마무리됐다.
그 승자가 된 제국은 서쪽 왕국을 가지는 것과 함께 주변의 소국도 모두 삼키고, 대륙 전역을 지배하는 패권 국가가 됐다.
그러나 왕국의 국왕은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철저 항전했다.
제국군에도 막대한 피해가 나왔고, 나도 최종 결전 도중, 국왕의 근위 기사단 단장 바르파스의 공격으로 행동 불능에 빠지는 손상을 받았다.
일단 저쪽에도 왼쪽 눈을 찌른 정도 공격을 맞혔지만, 거기서 행동 불능이 되어, 피투성이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동료 기사들에게 이끌려 도망 가는 것을 왕궁의 바닥에 나뒹굴며 보고 있는 것 밖에 못 했다.
그리고 과거에 받은 적 없는 중증의 손상을 받은 나는 일찌감치 제국으로 되돌아가 에델 슈타인 박사에게 옮겨졌다.
행동 불능에 빠진 내 모습을 본 황제 폐하가 몹시 창백해진 얼굴로 "누군가 당장 고양이를 고쳐라!"라고 소리 치는 목소리가 계속 몸 안에 메아리 쳤다.
받침대 위에 올라간 나에게 새로운 다리를 끼우며, 에델 슈타인 박사가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문제 없이 기능하는 것 같네요 "
내가 만들어진 지 18년이 경과하고 있을 터인데, 색소가 빠진 흰머리도 묘하게 맑은 호박 빛 눈도 주름 투성이의 얼굴도 , 박사야말로 이상하게도 다르지 않은 모습인 것 같았다.
나는 "네, 박사"라고 대답했다.
한가했던 것인지 그런 기분이었는지, 박사는 손을 내저으며 드물게 혼잣말을 흘렸다.
"아이의 모습을 한 전투형 자율식 기계 인형 따위, 황제 폐하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설마 황태자 전하에게 주어지다니, 까다롭기로 이름난 그가 마음에 들어하여 몇년이나 곁에 두게 되다니. 당장 방치되고 연구소로 되돌려 질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갔어요. 당신에 대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 뿐이라 초조할 정도였지요. "
박사는 나에대해 연구하는 것을 포기하진 않았었다.
일단"연구의 성과"로 헌상했다가 내가 황제 폐하로부터 방치당하면 연구소로 되돌려 다시 연구할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마냥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박사에서 소년으로, 그 소년이 청년으로, 황태자에서 황제로 바뀌어 갔다.
현재의 주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재미있어서 내가 어린 황태자 전하가 마음에 든 것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제작자인 에델슈타인 박사를 꺼리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에 열심이라 연구소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노령의 박사.
망설임 없이 내게 명령을 내리고 기계 인형의 성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그를.
나는 아마도 옛날부터 좋아했다.
나의 호불호 따윈 신경 쓰기는커녕 그것이 있다는 것조차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수리를 받으며 나는 문득 어느 때보다 수다스러운 박사에게 물었다.
"박사. 내가 이상한 것은 문제인가요?"
"문제입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박사는 한쪽 눈썹을 올리고 내가 스스로 질문한 것에 조금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또 금방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가 말했다.
"당신은 단독으로 보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바탕으로 제작한 기계 인형들이 모두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기능 정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당신을 정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그것을 "이상하다"라고 합니다."
당신은 톱니 바퀴가 정확히 맞지 않았는데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기계 인형.
왜 당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궁금하다.
황제 폐하가 "빨리 고양이를 되돌려라"라고 재촉했던 듯, 에델 슈타인 박사는 다음날부터 몇명의 조수와 함께 연구실에 틀어박혀 나를 수리했다.
나는 며칠 동안 거의 모든 부품을 교환하고 "나에게 돌아올 때를 기다리고 있으세요"라는 말에 "네, 박사" 라고 대답하고, 황제 폐하에게 돌아간다.
깨끗하게 수리되어 원상복귀한 모습으로 돌아간 나에게 황제 폐하는 팔찌형의 마도구를 주었다.
키워드로 설정된 "새장의 새는 잠든다" 라는 말을 외치면 한번만 철벽의 마술 결계가 전개된다는 마도구였다.
전개되는 결계는 소형이지만, 네 몸 하나 지키는 정도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황제 폐하는 앞으로 항상 그것을 몸에 지니고 있도록 명령했다.
◆×◆×◆×◆
종전 후 황제 폐하는 왕국에 끌려가 깨끗하게 보관된 황후 폐하님의 시신을 되찾았고, 죽음도 가릴 수 없었던 아름다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한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며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황제 폐하는 스물 한 살이 되었다.
대전의 상처는 아직 깊이 남아 있었지만, 대륙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일의 영향은 크고, 황제 폐하가 모든 백성을 평등하게 다루라는 명령을 내렸고, 반란을 일으키는 자의 수는 감소되었으며, 각지에서 교통세를 징수했던 예전의 국경의 관문을 폐지함에 따라 교역이 활발해졌다.
그러면서 나는 전 왕국 근위 기사단 단장 바르파스가 지하로 숨어들어 각지에서 파괴공작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황제 폐하에게 토벌에 갈 것에 허락을 구했는데.
"잔당 소탕은 군의 역할이다. 너의 역할은 나의 옆에 있는 것이다"
즉답으로 각하되었다.
나는 "네, 폐하" 라고 답했다.
1년 후.
아직 전 단장은 잡히지 않았고, 나는 최종 결전 때 못 잡았던 일을 내심 후회했으나 제국 상층부는 그럴 경황이 없는 모습이었다.
황제 폐하는 나이를 먹을수록 까다롭게 되었고 , 왠지 재상과 대신들이 아무리 "이것은 황제 폐하의 책무입니다."라고 말 해도 아내를 얻으려 하지 않는 것이었다.
제국은 일부일처제로, 선대 황제도 따랐고, 역사를 되짚어 봐도 아내 이외의 여자를 두고 있던 황제의 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었다.
당연히 당대의 황제 폐하도 한 사람의 아내만을 얻을 것이라는 암묵의 양해 아래 재상과 대신들은 대륙의 패자에게 어울리는 여성을 찾아 각지의 정보를 수집하고 폐하는 모르는 비밀 회의를 열고 검토하며, 그렇게 선별된 재색을 겸비한 영양을 추천했다.
그러나 황제 폐하는 그 모든 것을 "마음에 안 든다"고 일축했다.
"지금은 바쁘다" 라며 이야기 자체를 거절했다.
후계자를 낳는 정식 부인이 필요하다는 것은 황제 폐하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아내를 얻으려 하지 않는 것 만큼은 주변이 분주하게 된다.
그 결과.
각각의 생각에 의해, 제국 황제의 아내를 찾는 재상과 대신과 고위 귀족, 지위따윈 개의치 않고 옛 친구를 놀리는 호기로운 친구들까지.
여러 사람이 뒤섞여 황제 폐하의 주위에 여자들을 보낸 탓에 성은 과거에도 없는 대소동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황제 폐하는 산적한 집무를 처리 하면서 밤마다 다가오는 다양한 미녀들의 상대를 하느라, 나날이 피곤해졌고, 정무가 일단락된 시점에 은신하여 성을 나왔다.
겉으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별궁을 갔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늑대개 자드와 나, 그리고 두 명의 신하 겸 친구를 데리고 기분 전환삼아 북쪽 섬나라로 건너갔다.
대륙에서 꽤 떨어져 있던 덕분에 통일 전쟁에 휘말리지 않았던 그곳은 1년의 대부분이 눈에 둘러싸인다는 까다로운 환경인지라 몸이 튼튼하며 온화한 사람들의 나라였다.
황제 폐하는 신분을 숨기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날, 나는 익숙하지 않은 폭설의 길에서 넘어져 벼랑에서 떨어지고, 수리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손상된 것은 하체로 머리와 가슴은 문제없었고 두 팔도 쓸 수 있지만, 지참하고 있던 정비용 부품만으로는 도저히 수리하지 못해 걷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제도의 연구소로 돌아갈 수밖에 없구나 하며 여행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황제 폐하를 친구들이 붙잡았다.
이 나라의 장인에게 필요한 부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황제 폐하는 여행을 계속하고 싶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별로 관계가 없던 북쪽 섬나라의 기술력을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계 인형은 처음 본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나는 필요한 부품을 종이에 쓰거나 입으로 설명하거나 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만들어 스스로 몸을 수리하게 되었다.
조용한 섬나라에선 드문 그 사건은 소문에 의해 순식간에 퍼졌고, 얼마 후 왕궁에서 이국의 기계 인형을 국왕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리는 사자가 왔다.
황제 폐하는 초대에 응하고 왕성에서 십대 초반의 소년으로 생각되는 국왕과 만나 은밀하게 신분을 밝혔다.
상대가 호기심 많고 순진한 소년 왕이라는 것이 행운이었는지, 이 섬 나라 사람들의 기질 때문에 당연한 결과 였는지.
신분을 밝힌 황제 폐하는 따뜻한 영접을 받았고, 나는 왕성의 대장장이가 만든 나머지 부품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체류하던 중
황제 폐하는
소년왕의 누님과 만나
사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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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화가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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