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7. 12. 30. 12:40

 

성녀의 마력은 만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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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06-1.지방

 

 

"보고는 이상입니다"

"수고했다."

 

 

스란타니아 왕국의 국왕은 보고를 마친 문관이 방을 나가자 집무실 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본 뒤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있던 재상도 어두운 얼굴이라 집무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돈다.

 

국왕은 책상 위에 놓인 한 장의 서류를 손에 든다.

 

 

"지방의 사정은 여전한가?"

". 왕도 주변이 안정되고 있어서 점차 안정될 것 같습니다"

"그래."

 

 

 

세이에 의해 서쪽 숲에 나타난 검은 늪이 소멸하면서 왕도 주변의 마물 수는 과거에 비하면 확실하게 감소하고 있었다.

마물이 출현하기는 하지만 예전 만큼은 아니다.

 

이런 저런 단점들 때문에 지금까지 세이에 관한 정보는 철저히 은닉됐지만 마물의 감소는 그렇지 않았다.

[성녀 소환 의식]의 성공은 귀족들 사이에서 이미 화제가 되기도 했고, 이번 상황에서 필연적으로[성녀]의 활약이 퍼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잠자코 있던 귀족들도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왕궁 기사단도 왕도 주변의 치안을 유지하기 때문에 지방에 손을 돌릴 형편은 없을 것이라며 지방의 영주들도 이해를 보였다.

그러나 왕도 주변이 안정되는 것과 자신들 만으로 마물에 대응하는 것이 한계에 가까운 것도 있어 자신들의 영토에 기사단을 파견하도록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방의 사정은 국왕 또한 파악했기에 슬슬 기사단을 파견 해야겠다고는 생각했다.

거기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성녀].

영주 중 일부는 자신의 영지가 가장 힘들다고 소리를 높이며 [성녀]의 파견을 요청한 사람도 있었다.

 

 

"예상한 것과 하지만 이들의 요청에 모두 부응할 순 없겠지"

"[성녀] 파견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고 기사단 파견을 중심으로 우선 순위를 매기고, 높은 쪽부터 차례로 파견할 수밖에 못할 것입니다."

"그렇구나.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클라우스나 령인가?"

 

 

책상 위에는 각 영지에서 기사단과[성녀]를 파견해 달라는 탄원서가 가득했다.

왕궁에 도착한 탄원서는 문관들의 정밀조사를 한번 거치고 있다.

국왕에게 도착한 것은 서쪽 숲처럼 검은 늪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영지들의 탄원서였다.

 

그 탄원서 더미의 가장 위에 놓인 것은 스란타니아 왕국에서도 1,2위를 다투는 약초의 산지, 클라우스나 령에서 것이다.

 

정밀히 조사한 사람에 의해서 가장 우선 순위가 높다고 여겨져 가장 위에 얹힌 것이다.

 

국왕은 턱에 손을 가져다 대며 손에 든 서류를 바라보았다.

 

 

"마물도 문제가 되는 것 같지만 그 이상으로 약초 재배에 문제가 나오고 있는 것 같군."

"이번 분기의 왕도 반입량이 적은 것은 그 때문입니까?"

"그러하다."

 

 

국왕이 바라보고 있던 서류를 재상에게 건넨다.

서류를 대충 훑어본 재상도 무거운 숨을 토했다.

 

클라우스나 령의 탄원서에는 마물의 증가가 약초의 수확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기사단의 파견을 요청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물론 클라우스나 령도, 다른 영지와 마찬가지로 용병단을 고용하여 마물에 대응하고 있었지만 이미 한계인 것 같다.

클라우스나 령이 보통 땅이었다면 우선도는 높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토는 굴지의 약초 생산지이었고 약초 수확에 영향이 나오면서 우선도가 높아졌다.

 

 

약초는 포션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군수물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클라우스나 령은 출하되는 약초의 양도 그렇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재배할 수 없는 약초를 재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체할 수 없는 군수물자에 영향이 오면서 문관들도 클라우스나 령이 가장 우선 순위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나저나 이거 심각하군. 이래서는 시장도 꽤 영향을 받을 것인데."

"왕궁 납품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시장 공급량을 확보하라고 지시했지만 아마……"

 

 

탄원서에 나온 약초의 수확량은 전년의 절반 정도였다.

최근 클라우스나 령에서의 수확량은 감소 경향에 있었지만 한해의 감소율치고는 정상이 아니다.

약초가 영토의 주요 산업이 된 땅의 영주로서는 매우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이정도 라면 탄원서를 보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국왕과 재상은 생각했다.

 

 

"마물인가……"

 

 

국왕은 책상 위에 양 팔꿈치를 대고, 손을 마주잡았다.

눈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에 빠지며 말을 흘린하다.

 

떠오른 것은 서쪽 숲에서 발견된 늪이었다.

 

세이가 선보인 수수께끼의 마법에 의해서 소멸시킨 늪은 장기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판단되고 있다.

 

이유는 두가지.

 

첫째는 늪에서 마물이 솟구친 것.

마물은 일정 농도 이상의 장기에서 나온다.

세이와 함께 토벌에 참가했던 제3기사단 단장인 알베르토 또한 늪에 가까워질수록 장기가 짙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두번째는 늪이 소멸한 후 분명히 마물의 출현이 줄어든 것.

늪이 언제부터 서쪽 숲에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소멸한 뒤로는 분명히 마물의 수는 감소하고 있었다.

늪이 있는 주변 장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감시자의 보고가 올라오고있다.

 

 

어둡고 빠져들 것 같은 외형이라 늪이라 부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장기가 솟아나는 샘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궁중 마도 사단의 사단장인 유리는 보고와 함께 그런 견해를 덧붙였다.

 

탄원서로 엿볼 수 있는 클라우스나 령의 현실을 감안하면 어쩌면 그와 유사한 장기의 늪이 그 땅에도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문제의 해결 방법은 단 하나.

그렇게 생각한 것은 국왕만이 아니었던 것 같고, 국왕의 생각을 꿰뚫어 본 것처럼 재상이 입을 열었다.

 

 

"[성녀]님이 가실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재상의 말에 국왕은 고개를 끄덕인다.

 

확정은 아니지만 해결까지의 길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국왕과 재상의 분위기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국왕과 재상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계속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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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요한 이야기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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