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6. 27. 22:02

영애느긋~ 3장 - 49.복슬복슬



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 3 장 푸른 자(者)



49.복슬복슬


세나 씨가 랄프 씨들을 금방 데려왔다.

“이제야 일을 넘길 생각이 들었나보네.”
“알겠나. 개미새끼 한 마리 침입하지 못 하게 해라. 아니면 목을 찢어 버리겠다.”

랄프 씨가 농담을 할 사이도 없이 시제씨가 차갑게 쏘아붙인다.
무섭다.
순수한 검은색의 사자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그리 말하니 무서울 수 밖에 없다.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 랄프 씨 들은 나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는지 끼그덕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정도는 가능하겠지?”
“눈 똑바로 뜨고 있어.”

치세 씨도 류세 씨도 엄격하게 말한다.

나는 폐점 준비를 시작한다.
케이크는 제대로 다 먹어줬기에 청소하기 편했다.
물론 평소처럼 연꽃의 요정 로트들의 도움을 받는다.
2등신의 신체에 연꽃 봉오리 같은 머리와 약간 도톰한 몸 그리고 이쑤시개처럼 가늘고 작은 팔 다리, 은은한 연두색의 피부와 페리도트 같은 동그랗고 귀여운 눈동자.

“후와아아아.”

소환진 안에서 튀어나온 로트들은 처음 보는 지크하르트 폐하를 보자마자 새끼거미가 흩어지듯 도망쳤다.


“하하하핫! 요정 로트인가! 나도 요정이다! 진 이다! 지크하르트 왕이다!”

지크하르트 왕은 쫒아가며 인사를 하지만 로트들은 그 커다란 몸에 더욱 겁을 먹고 숨어버린다.

“로트들도 낯가림을 해서.....”
“그런가, 잘 지내고 싶었는데.”

“먼저 갑시다. 폐하.”

부드럽게 멈춰 세우며 로트들을 돕고 있자, 쟈스민 씨가 말했다.
세 사람은 먼저 마을 밖으로 나간다.


“그 사람이 진의 나라의 왕...?”

나갔던 김에 데리고 왔던 세레나 상태인 세스씨가 내 팔을 잡고 묻는다.

“네, 폐하이십니다.”
“......”

웃으며 대답했지만 세스는 내 팔을 꽉 껴안고 멍한 얼굴을 했다.

“어이, 청소에 방해된다. 나와.”

세나 씨는 세스의 목을 잡고는 시제씨 들과 함께 나간다.


짝짝하고 손뼉을 쳐서 로트들을 주목시킨다.

“청소 부탁드립니다.”
“아이!”

웃으며 부탁하면 로트들이 나와서 나에게 경례를 해 보였다.

청소가 끝난 쉬 공중제비로 하얗게 발광하는 마법 진 속을 향해 차례로 들어갔다.




2층에 가서 외출용 드레스로 갈아입기로 한다.
파란색의 기조로 한 드레스
치맛자락과 소매에는 흰색 프릴을
하늘색을 두른 은백색의 머리카락은 느슨한 머리띠로 묶어 등 뒤로 내린다.
본래라면 더 야회 복장처럼 차려입고 싶었지만, 기다리게 하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해서 가볍게 끝냈다.
주머니에 자수정을 넣는 것을 잊지않는 것으로 외출 준비를 끝냈다.


“기다리셨습니다.”
“우와! 외출용 드레스야? 엄청 예뻐.”
“감사합니다. 세스.”

먼저 세스가 칭찬해 주었다.

“아......아가씨 예쁘잖아.”


류세 씨도 방긋 웃으며 칭찬한다.
머리를 향해 손을 뻗으려 했지만 세스가 때려서 물리친다.
그리고 금방 두 사람이 싸움을 시작했다.


“가자, 폐하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세나 씨가 그 싸움을 끊으며 재촉했다.

랄프 씨 들에게 도무스카자 거리를 맡기고 도시의 변두리를 향해갔다.


“와--, 외국을 가는 건 처음이야.”

가는 길에 세스가 기뻐하며 그런 말을 했다.



도시외곽에 대기해고 있던 것을 말로만 들었던 엄청나게 커다란 복슬복슬


터무니없이 거대한 걸레 같은 털 뭉치 같은 생물이 있었다.

느긋한 찻집과도 비슷한 크기에 대걸레 같은 길고 굻은 털을 수북하게 흘리고 있다.
얼굴은 개와 같았고 복슬복슬한 꼬리도 있다.

색깔은 옅은 갈색


“와후!”

그렇게 소리를 치는 이 생물의 이름은 페로.
마치 개인 것 같다.

등 위에는 바구니가 있었다.
그것도 가게 크기와 같을 정도의 커다란 바구니였고, 그 안에는 복슬복슬로 가득했다.
복슬복슬한 등이기에 당연한 것이리라. 복슬복슬한 카펫도 보인다. 머리카락 인 것 같았다.

“편히 있으면 된다.”

털썩 하며 지크하르트 폐하가 먼저 앉는다.
그리고는 옆을 두리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붕 하고 류세 씨가 먼저 옆을 지나가더니 앉아버린다.
그리고는 꼬리로 옆을 팡팡 두드린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았다.

풀썩 하고 앉자마자 드레스 너머로도 느껴지는 복슬복슬함이 느껴진다.

류세 씨가 나에게 몸을 붙였다.


“페로여! 출발하는 것이다!”
“와후!”


둔중한 흔들림이 한 번 느껴졌지만, 그 외에는 딱히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왠지 전생에서의 전철을 타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 사소한 진동만이 있었다.

페로는 달리고 있는 것 같지만, 멀리서 보면 하늘을 나는 융단으로 보이는 듯 하다.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융단이다.
전생에 있던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어렴풋한 기억 속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싶어진다.
황무지 위를 날아가는 융단.
멋지다.


“아가씨, 즐거워 보여.”
“네. 즐거워요.”
“그런가.”

옆에 있는 류세 씨가 싱글벙글하고 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맞춰 길고 하얗고 굵은 꼬리가 크게 좌우로 흔들거린다.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카하하핫하!”

지크하르트 폐하가 웃음을 터트린다.


“응? 뭐야, 갑자기 웃고.”
“하하, 류세에게서 행복한 냄새가 나서 말이야!”
“냄새?”

류세 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냄새를 확인했다.

“요정 진은 행복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해요.”


내가 그렇게 알려주면, 지크하르트 폐하가 류세 씨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닿은 상대에게 행복감을 줘요.”

“....아아..뭔가.... 기분 좋아.”

그것이 진의 능력.
그렇기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요정.

류세 씨는 쓰다듬을 받으면서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
아, 나도 쓰다듬고 싶다.

그렇지만 류세 씨는 번쩍 하고 눈을 뜨더니, 지크하르트 폐하를 응시한다.

그리고는 일어서더니 맞은 편 벽 쪽에 있던 세나 씨 옆으로 이동했다.

그 행동의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지크하르트 폐하는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나에게도 해 줄 수 있을까.”

대신하듯 세나 씨가 지크하르트 폐하 옆으로 왔다.
정말 사양이라는 것이 없다.
세스만은 눈치를 보는 듯 시제 씨 옆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물론.”

둘은 악수를 한다.

“.....아, 그렇구나.”

세나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았다.

그러자 세스도 이동했다.
류는 놀란 듯 내 앞에 와서 꽉 껴안았다.
세스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나에게 몸을 붙였다.

“소개가 아직이네요. 이쪽은 류입니다. 류, 여기는 세스 예요.”
“잘부탁해! 류쨩!”
“........”

류는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세스에게도 낯을 가렸다.
곧 익숙해질 거예요.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왼쪽 어깨에 무게가 느껴졌다.
세나 씨가 기댄 것이다.


“조금 눈을 붙이자고. 교대로.”
“나도 낮잠 잘거야.”

교대로 수면을 취하기로 했는지 세스도 내 어깨에 기댔다.
시제 씨도 눈을 감는다.


세나 씨도 세스도 자칼의 모습이다.
세나 씨는 초록색이고 세스는 황록색.
복슬복슬한 귀가 뺨에 닿는다.
포근함이 느껴진다.

스윽스윽 하며 세나 씨의 머리에 뺨을 부벼보자 뿅 하고 솟아있는 귀와 부딪쳤다.

스윽스윽 하며 세스의 머리에 뺨을 부벼보면, 스윽스윽 하며 세스가 마주 부벼온다.

복슬복슬 천국.
류, 복슬복슬 천국 이예요.

사악사악 하고 뺨을 부빈 뒤에 류를 바라본다.
그러나 류는 흥미가 없는 것인지 붕붕 고개를 흔든다.

훌륭한 복슬복슬인데....


류는 아직도 수인 용병단이 낯선 모양이다.
할 수 없이 두 팔로 감싸듯 꽉 껴안았다.
그러면 마주 꽉 껴안아 준다.

“그런데 말야-. 이동마법은 사용 못하는 거야? 아가씨는 쓸 수 있는데, 왕님은 사용 못하는 거야?”


류세 씨가 평소의 모습 그대로 그렇게 물어왔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류세. 이렇게 느긋하게 거리를 둘러보는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 않으냐!”

지크하르트 왕이 그렇게 역설했다.

나는 찬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철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도 좋다.
이 경우에는 페로에게 흔들리고 있다.


“좋지요. 느긋하게..”

“좋은 것이다. 느긋하게.”

세나 씨를 사이에 두고 지크하르트 왕과 함께 웃었다.

“참고로 이동마법은 쓸 거에요.”


쟈스민 씨의 명예를 위해서도 류세 씨의 질문에 똑바로 대답해 줬다.


“그런데 용병단 여러분과 로냐님은 어떠한 만남을 가지고 계신 것인가요?”


쟈스민 씨가 화제를 가져왔다.

“아, 그건. 수인 용병단이 제 가게에 들려준 것이 계기입니다. 그렇죠? 류세 씨?”

“아, 응.”

“벌써 두 달이 지났네요.”

“아....벌써 두 달인가...”

고개를 끄덕이는 류세 씨에 이어 치세 씨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직 두 달 밖에 안되었는데 무척 친하시네요.”

벌써 두 달.
아직 두 달.

시간의 경과에 대한 감각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


“만난 건 두 달 뿐이지만, 매일같이 만났으니까?”

류세 씨가 빙그레 웃는다.

확실히 정기 휴일 이외에는 매일 왔다.
가끔은 정기 휴일에도 왔지만.


“음! 좋은 친구가 되어 다행이다! 로냐여! 나는 로냐가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왜 당신이 걱정을 하는 거야.”

류세 씨가 [당신] 이라고 하는 말에 철렁했다.
말 속에 가시가 느껴지기도 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로냐의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겨, 결혼?!”


류세 씨가 소리를 높였기 때문인지, 좌 우에서 푝 하고 솟는 커다란 귀에 볼이 찔렸다.

나는 초조해져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다.


“ 아, 저, 이 이야기는 그만 둡시다. 그만 두세요. 부탁합니다.”


절실하게 부탁했다.



“잠깐 기다려, 나는 듣고 싶어.”

“아! 미안하다! 상처를 벌리는 행동을 해버려 정말 미안하다! 지금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하자!”

“잠깐, 나는 듣고 싶어!”

“안 된다! 류세여! 로냐가 불쌍하지 않은가!”

“큭...조금만!!”

“안 된다!”

지크하르트 왕은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류세 씨는 고개를 떨구는 듯 하다가 획하고 목을 꺽더니 나에게 따지는 듯 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부탁한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류세씨는 다시 고개를 떨궜다.

잊어주시길.

쟈스민 씨를 바라보면 죄송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크하르트 폐하는 별일 없으셨습니까?”

“응? 음. 없다. 노예 조직의 섬멸은 진척이 없고, 기쁜 일은 로냐와 재회한 것 뿐이다! 재회하고, 행복하다!”


“정말로 영광입니다. 저도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노예조직의 섬멸?


그 때, 류가 내 팔에 매달렸다.
머리를 쓰다음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대접해 주지.”

지크하르트 왕이 씨익 하고 웃었다.


세나 씨가 스윽스윽하고 뺨을 부비고는 깊은 숨을 토한다.
숨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한다.


진의 나라에서 대접을 해준다니.
도착하는 것은 대충 저녁 쯤이 될까.

분명 행복한 밤이 될 것이다.


류도 수인용병단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크하르트 폐하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자, 곧 졸음이 밀려들어 온다.
살짝 눈을 감고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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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번역 했던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3일동안 번역하니까
너무 힘드네요

...그래도 다음화는 금방 해야죠

다다음 주...
음....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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