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는 느긋하기를 원한다.
제 3 장 푸른 자(者)
47. 푸른색은 행복의 색
느긋한 찻집을 개점한다.
자그마한 찻집에는 오늘도 손님이 잔뜩 왔다.
나는 콧노래를 섞으며 접객을 한다.
“로냐쨩, 오늘은 기분이 좋아보이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오랜 친구사이라는 노인 두 사람이 물어왔다.
다렌 씨와 매튜 씨 잉다.
그들은 매일같이 커피를 마시러 온다.
“실은 오늘, 파란 새가 가게에 들어왔었어요.”
나는 미소를 담아 대답했다.
항상 도와주러 와 주는 요정 로트가 왔을 때 함께 딸려와 버린 것이다.
요정 로트들은 매우 당황해 했지만 나는 웃음이 흘러 나왔다.
“파란 새라니 그거 희한하구만, 그건 행복의 상징일게야.”
“그럴 거예요. 그래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이 세계에서도 파란 새는 드물다.
푸른 색은 행복의 색
“파란색 하면 로냐쨩의 눈동자도 파란색이지. 아침부터 미소짓는 로냐쨩을 보면 우리도 행복하구먼.”
그렇게 말하며 따뜻한 미소를 짓는 대런 씨
멋진 말이다.
“파란색 하면 하나 더 있어. 점장씨.”
카운터 자리에 있는 여성들이 대화에 참가했다.
항상 친하게 모여있는 삼인방.
금발머리를 묶고있는 소녀는 샐리 씨.
그 옆의 갈색머리 소녀는 케이티 씨.
또 그 옆의 소녀는 레인 씨이다.
“사파이어가 떨어졌다는 소문이야.”
“사파이어요?”
“응, 물방울 정도의 작은 사파이어가 서쪽 거리에 몇 개 떨어졌대요.”
“물방울 정도의 사파이어...”
“나도 줍고 싶다..”
세 명의 대화를 듣자 한가지 생각이 스치운다.
어쩌면 친구가 올 지도 모른다.
“여러분, 죄송하지만 잠시 나갔다 올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상관 없지만...웬일이냐, 갑자기.”
나는 그에 대답할 시간도 없이 가게를 빠져나왔다.
서쪽 거리로 가면 사파이어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땅바닥에 붙을 듯 눈을 내리깔고 이리저리 살펴본다.
그런 사람들 사이를 피하면서 푸른 색을 찾는다.
그리고 찾아냈다.
주택과 주택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류.”
부드럽게 부르자 움찔 떨며 얼굴을 올린다.
한쪽으로 쏠려있는 푸른 머리는 얼굴을 절반 숨길 만큼 길다.
그렇지만 그 틈사이로 커다란 사파이어 눈동자가 보였다.
그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있는데, 금방이라도 넘칠 것만 같았다.
“.......로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어린 목소리.
작은 몸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에 떨어진 눈물은 사파이어가 되어 땅바닥에 구른다.
푸른 사파이어를 만들어내는 종족 필로.
류.
질질 끌릴 듯 긴 로브는 흰 색.
팔을 뻗어 그 로브에 달린 후드를 덮어씌웠다.
“울지마. 날 만나러 온거야? 그래, 그럼 집에 가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뚝뚝 사파이어가 떨어진다.
일단 울음을 그치게 하고, 사파이어를 회수한다.
에이프런 주머니가 가득 찼다.
류의 손을 잡고 찻집 겸 집에 돌아온다.
이층의 방 까지 보낸 뒤 찻십에 돌아왔다.
“어디 갔었어, 점장씨.”
“친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주머니에 사파이어가 가득한 상태로 오전의 접객을 했다.
손님이 끊긴 틈에 2층 으로 가면
침대 위에 류가 동그랗게 잠들어 있었다.
살짝 머리를 쓰다듬으면, 움찔 한다.
그런 모습이 귀여워 류를 보며 작게 웃는다.
딸랑 딸랑 하고 손님이 왔음을 알리는 벨이 울린다.
“네~ 지금 갑니다.”
손님에게 들리도록 말하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이 시간에 오는 손님은 한정되어 있다.
분명 검은 색 재킷을 입은 그들이라고 생각하며 물을 열고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용병의 증거가 되는 검은 색 재킷을 입고 있지만 본 적 없는 얼굴이다.
인원은 다섯명.
“어이, 아가씨.”
앞장 선 금발의 미남 청년은 웃으면서 버터플라이 나이프를 가볍게 휘둘렀다.
“여기가 수인 용병단이 다니는 가게가 맞는가?”
수인 용병단.
내가 떠올리던 사람들이다.
바로 어제 , 내가 귀족 영애였다고 털어놓았다.
“ 알고 있었어.” 라며 시원스럽게 받아 준 나의 소중한 단골 손님.
“그렇습니다만.... 무엇인가요?”
나는 웃으며 묻는다.
잠 시 뒤, 그 수인 용병단이 왔다.
“아가씨~ 오늘도 커다란.....응? 뭐냐 너희들.”
딸랑딸랑 하며 문을 연 것은 류세 씨.
눈가를 가릴 정도로 길다란 흰 머리가 찰랑이고 모처럼 늘씬한 체형
인기 있을 그 멋진 외모가 보이는 미소 띈 얼굴에서 일변하여 무서운 얼굴이 됐다.
그는 나를 에워싸듯이 서 있는 용병들을 노려보고 있다.
나는 조용히 카운터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 니들....”
그 다음으로 들어온 것은 치세 씨.
푸른 색의 짧은 머리를 세운 장신.
날카로운 눈매로 노려보는 모습은 꽤나 박력있다.
“무슨 일.....?”
이어서 들어온 것은 세나 씨.
오른쪽 눈을 숨기고 있는 녹색 머리.
나와 키가 별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는 모습은 무시무시하다.
“.......”
그리고 마지막은 시제씨.
검은 머리를 올백으로 하며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 커다란 남자.
그저 서 있을 뿐인데도 위압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사람이다.
“이런, 움직이지 마. 이 아가씨가 소중하다면 도무스 카자의 호위 일을 물려줬으면 해.”
금발 미남 청년 랄프 씨가 나에게 칼 끝을 돌리면서 그렇게 요구사항을 말했다.
수인 용병단은 이 거리, 도무스 카자를 지키고 있다.
최강의 용병단으로 알려져 두려움을 사고 있었다.
그제야 그 일을 탐낸 범행이라고 납득한다.
수인 용병단과는 라이벌이라고 듣고 있었다.
“아앙?”
푸른 국화 꽃이 피어나듯 푸른 털의 늑대로 변신한 치세 씨.
부르르르하며 몸을 떨었다.
흰 구름을 뚫고 순백의 치타로 변신한 류세씨는 흰 이빨을 드래내며 으르렁거린다.
녹색 초원이 어루만진 듯한 빛 속에서 녹색 털로 덮인 자칼로 변신하는 세나 씨.
검은 연기를 뚫고 순수한 검은 색의 사자로 변신한 시제씨가 포효했다.
공기를 뒤흔들며 소름을 돋게 하는 박력.
그 뒤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류세 씨가 칼을 부수고 랄프 씨를 문으로 내던진다.
치세 씨는 두 용병을 움켜쥐고 문으로 내던진다.
세나 씨도 한명 붙잡아 문으로 내동댕이 친다.
마지막으로 한 명이 남았다.
류세씨가 짊어지듯 난폭하게 던졌다.
“두 번 다시 이 가게에 오지 마라! 다음은 없다!”
“썩 꺼져!”
류세 씨와 치세 씨가 소리를 지르고 쾅 하며 문을 닫는다.
밖에서는 뭔가 중얼거리고 있지만, 소리가 잦아든다.
떠난 것 같다.
인간과 짐승 두 가지 모습을 지닌 수인족은 인간을 찢을 수 있는 힘을 가지기로 유명하다.
그 수인의 위협은 충분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거리의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사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너라면 손가락 하나로 쫒아낼 수 있었잖아?”
나의 옆에서 손가락 하나를 피며 그렇게 말한 세나 씨는 나를 위에서 아래까지 보고 상처가 없는지 확인한다.
“확실하게 폐가 되는 손님이면 마법으로 내쫓았겠지만...그들은 세나씨 들에게 볼일이 있었던 것 같아서.”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세나 씨는 어이 없다는 듯 한숨을 토해낸다.
세나 씨 뿐만 아니라 자리에 앉은 류세 씨와 치세 씨도 똑같이 행동했다.
“그래서 칼이 들이밀어진 상태로 기다린 거야?”
“역시 로냐는 천연이잖아.”
“그렇지 않아요. 오늘은 아침부터 파랑새를 보거나 친구와 만나거나 해서, 좋은 일 투성이라 신경을 느슨하게 하고 있었어요.”
천연의 대표격인 친구라면 있지만.
게다가 그들은 존경 하면서도 질투 하는 것 같았으니 나도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난폭한 행동은 용병답긴 했지만.
“파랑새가 좋은 일인가?”
“푸른 색은 행복의 색이니까.”
“풋! 치세는 행복의 색인가?”
“바보 취급 하지마 류세!”
세나 씨가 담담하게 대합하자 류세 씨와 치세 씨가 조금 투닥거린다.
이렇게 시끌벅적 한 것도 평소와 같다.
친구가 윗 층에 있어 추격이 있을까 경계하던 중, 수인 용병단의 지인이라고 해서 방심했던 것이다.
시제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쪽의 자리에 털썩 앉았다.
“오늘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일은 끝났으니, 마음을 잡고 주문을 받는다.
“평소대로.”
시제 씨는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스테이크와 식후 커피.
“나도 평소대로.”
시제 씨의 건너 편에 앉은 치세 씨는 스테이크와 오렌지 주스.
“나도 마찬가지.”
치세 씨의 뒷 자리에 앉은 세나 씨는 샌드위치에 라떼.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가씨. 위에 누가 있어?”
치타 특유의 길고 굵은 꼬리를 좌우로 흔드는 류세 씨가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기색이나 냄새로 알아 차린 듯 하다.
“제 친구가 와 있습니다.”
소개 할지 망설이면서 친구가 있다고만 답했다.
주머니를 보면 빛나는 사파이어가 가득하다.
“그 주머니 가득한 사파이어와 관계가 있어? 세스가 말했지만, 사파이어가 떨어져 있다던가 하던데.”
세나 씨가 지적한다.
과연 세나 씨.
정보가 빠르다.
세스는 그의 동생이다.
“사실 그렇습니다. 푸른 자의 시대는 아시나요?”
숨기는 것을 깨끗이 포기하고, 소개하기 위해 서론을 꺼내든다.
그러자 “뭐야 그게.” 하며 고개를 갸웃 거리는 치세 씨.
“요정 진이 노예였던 시절 얘기야. 상식이잖아, 바보.”
“바보는 너다 류세!”
다시 싸움을 시작하는 두 사람을 달랬다.
“
요정 진이 노예로 취급 당하던 슬픈 시대의 일입니다, 치세 씨. 진 말고도 또 다른 푸른 자가 노예였었습니다. 필로 라는 종족이
그 [푸른 자]에 포함 됩니다. 필로란 아름다운 푸른 사파이어의 눈물을 흘리는 종종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붙잡혀서 수 많은
눈물을 흘린 종족입니다.”
슬픈 과거를 가진 푸른 자들.
나는 “데리고 올게요.” 라고 한마디 전하고 2층으로 갔다.
일어나 있던 류는 나에게 꼬옥 하고 안겨왔기에 그대로 안아들어서 날랐다.
다섯 살 아이 정도의 크기라 매우 가볍다.
잘 먹고는 있는 것인지 걱정이다.
“필로 족의 류입니다. 류, 시제 씨와 치세 씨, 그리고 세나 씨와 류세 씨입니다. 저의 소중한 친구입니다.”
류를 내리고 소개했다.
류는 나의 친구라고 말해도 그들을 경계하며 스커트 뒤쪽에 숨었다.
“뭐야, 작아. 나는 류세다. 이름을 말해봐라.”
류세 씨가 꼬리를 써서, 류의 코를 간질였다.
류는 놀라면서 꼬리를 털어낸다.
“응? 뭐야. 아프잖아.”
“진정하세요. 낯가림이 심한 아이에요.”
류를 달래며 류세 씨에게 말한다.
류는 다시 스커트의 그늘에 숨었다.
류세 씨가 그 태도가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입술을 내밀며 째려본다.
류가 벌벌 떤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괜찮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눈높이를 맞추어 타일렀다.
그러자 붕붕 고개를 가로 젓고 거절의 의사를 나타낸다.
아직 무서운 듯 하다.
할 수 없이 류의 손을 이끌고 부엌 안으로 들어갔다.
한마디 전하면서 그대로 수인 용병단의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득 카운터석에 앉아 있을 류세씨의 시선이 생각 났다.
항상 흥미진진하게 마법으로 조리하는 나를 봤었는데, 오늘은 류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마음에 든 듯한 얼굴이다.
류는 그 시선에서도 숨듯이 나에게 매달렸다.
“기다리셨습니다.”
스테이크와 샌드위치를 완성한 뒤 서빙했다.
그 때도 류는 착 달라 붙어 있다.
류세 씨도 눈으로 쫒는다.
“그 필로 족과 어떻게 만났어?
“오리페도트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식물을 관장하는 정령 오리페도트의 소개로 만났다고 하자 세나씨가 반응한다.
세나 씨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커피를 마셨다.
“그럼 오리페도트의 숲에 살고 있는 거야?”
“아뇨, 류는.....옮겨 다니고 있어요. 아까 말한대로, 필로 족은 아람다운 푸른 사파이어 눈물을 흘리는 종족이라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헌터 등의 추격이 있기 때문에 장소를 계속해서 옮기고 있어요.”
그 말에 류세씨는 류를 살짝 본다.
“그럼 더 오리페도트의 숲에 있는게 좋잖아. 헌터 따위 발도 못디딜 텐데.”
오리페도트의 숲을 찾아오는 사람의 거의 없다.
인간을 싫어하는 환수 라 클레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류가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오래 머무르지 않았어요. 그리고 동족을 찾기 위해 각지를 전전하고 있고요.”
“동족을 찾어?”
“류는 동족을 만난 적이 없어요.”
나는 슬픔이 차오르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외톨이가 된 것이다.
류는 어딘가에 있을 동족을 찾아 헤맨다.
“오늘은 저를 만나러 와 준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방긋 하고 미소를 지어주자 류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흠...그래도 동족을 만났을 때도 이렇게 낯을 가리면 안되겠지? 그치?”
류세 씨가 그렇게 말하며 웃더니 또 다시 꼬리로 장난을 친다.
하지만 류는 그것이 싫은지 내 뒤에 숨는다.
류세 씨는 그것이 불만인 듯 했다.
“맞아, 제철 망고가 있어요. 어떠신가요?”
“망고?! 먹을래!”
치세 씨가 눈을 빛냈다.
목소리가 커서 류가 움찔 하고 떨었다.
어깨를 어루만져주면 다시 차분해 졌다.
“격자썰기로 해 드릴께요.”
“격자썰기? 그게 뭐야? 점장?”
“금방 보여드릴게요.”
오늘 로트들이 가지고 온 잘 익은 망고를 꺼내들어 자른다.
세로로 3등분 하고 씨를 제거한다.
그리고 껍질을 자르지 않게 조심히 격자 모양으로 자른 뒤 뒤집어준다.
그대로 접시에 담아냈다.
“류도 먹고 싶어?”
“.....”
끄덕끄덕 하고 류가 고개를 끄덕인다.
방금 떼어내 과육이 조금 붙어 있는 씨 부분이 먹고 싶은 듯 작은 손으로 가리켰다.
끝을 잡아 들어올리더니 앙 하고 한입에 먹었다.
“기다리셨습니다. 망고입니다.”
“오, 이래서 격자썰기구나. 맛있을 것 같은 냄새야!”
“치세 씨 한테 숟가락이 얹어진 접시를 내놓자 냄새를 크게 들이마시고는 새파란 꼬리를 펄럭거린다.
그런 치세 씨 맞은 편에 앉은 시제 씨가 스테이크를 다 먹고 난 뒤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으으으~ 맛있어!”
“나도 망고 먹을래.”
신음을 흘리며 흥겨워하는 치세 씨를 보고 탐이 났는지 세나 씨도 주문한다.
세나 씨 몫을 부엌에서 자르고 있으면 치세 씨의 “한 그릇 더!” 라는 목소리가 닿았다.
류는 또 씨가 있는 부분을 베어 물었다.
“류세 씨와 시제 씨도 드시겠나요? 잔뜩 있습니다. 내일 망고 무스 케이크를 만들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무스 케이크?! 맛있겠다!”
치세 씨가 먹으면서 달라 붙는다.
“네! 나는 아가씨의 케이크 먹고 싶으니까 내일 예약!”
류세 씨는 마음이 바뀌었는 듯 빙글빙글 웃으며 손을 올렸다.
시제 씨도 같은 뜻인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커피를 홀짝인다.
“알겠습니다. 내일은 망고 무스 케이크를 준비해 놓을 게요.”
미소로 승낙했다.
“그런데 아가씨. 그 사파이어는 어쩌려고?”
류세 씨가 물어보며 내 주머니에서 사파이어를 꺼내고 들여다 본다.
“역시 아가씨 한테는 사파이어가 어울리겠는데.”
“에메랄드도 어울릴거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 푸른색이 좋지?”
세나 씨는 망고를 만끽하면서 의견을 말하지만 류세 씨와 치세 씨는 푸른색을 민다.
나는 하늘색에 빛이 나는 은백색의 머리카락과 푸른 눈이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였다.
“아가씨, 귀걸이 달던가?”
“피어싱 ..인가요? 평소에는 하지 않아요.”
작업 중에 빠지거나 하면 골치아프다.
“그럼 목걸이로.”
사파이어를 통해서 나를 보고 있었던 류세 씨는 그대로 주머니에 되돌렸다.
목걸이?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치세 씨는 또 다시 리필을 부탁했기에 주문에 착수했다.
“어이, 류. 이리 와봐.”
류세 씨는 주방에서 망고를 즐기는 류에게 말을 걸었다.
류는 어깨를 떨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류세씨는 볼을 부풀리며 퉁퉁 거린다.
“류세 씨, 그렇게 류와 친해지고 싶나요?”
“그치만 아가씨의 친구랑 서먹한건 싫어.”
나의 친구이기에 친해지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류에게는 그것이 어렵다.
“좀 더 시간을 주세요. 류도 당분간은 가능할까?”
“....”
나를 올려다보는 류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음....알겠어.”
승낙한 류세 씨는 어딘가 언짢은 얼굴이다.
“아까의 질문이지만, 이 사파이어는 류의 것입니다. 어떻게도 하지 않습니다.”
그릇을 치세 씨에게 옮긴 뒤, 늦어진 질문의 답을 류세씨에게 알려줬다.
“흥.” 하며 류세씨가 류를 응시했다.
류는 그것이 기분 나쁜 듯 내 뒤로 숨어 버린다.
결국 류는 수인 용병단이 있는 동안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수인 용병단이 돌아 간 뒤에는 시험삼아 무스 케이크를 만들어 시식했다.
“맛있어.”
“그래? 잘됐다.”
카운터 석에 앉아 망고 무스 케이크를 먹은 류는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너무 귀엽다.
무심코 통통한 뺨을 콕 하고 찔렀다.
아기자기하다.
그 때 오리페도트 숲에서 요정 로트가 왔다.
하얀 원에서 행진하듯 등장한 로트들은 카운터 석에 앉은 류를 보고 페리토트 눈동자를 번득인다.
그리고는 “아-!” 하며 달리더니 몸을 날렸다.
류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대에게 둘러싸여 류도 기뻐했다.
함께 무스 케이크를 실컷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크림을 짜냈다.
내일은 망고 축제다.
이튿날 아침.
로트도 류도 청소와 준비를 거들어 준다.
즐겁게 아침 준비를 해 주었기에 나도 기쁘다.
개점 전에 류는 내 방으로 돌아갔다.
망고 축제는 대성황.
이것도 로트와 류의 덕분이다.
사실은 세스인 세리나 씨 도 왔다
세스는 세나 씨의 동생이지만, 가련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는 연녹색에 항상 다양한 머리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트윈 테일이다.
프릴이 달린 블라우스와 반바지 그리고 롱 부츠의 모습은 이 세계에서는 좀 드물다.
여성들도 부러워 할 귀여운 외모이다.
그런 세스는 세리나 라는 가명을 쓴다.
세리나 씨도 망고 무스 케이크를 절찬했다.
“요즘 엘프가 보이지 않는데, 안오는거야?”
“비아스 씨 말인가요.”
망고 무스 케이크를 우물우물 먹던 세스가 갑자기 물었다.
비아스 씨 는 오르비아스 씨를 뜻하며 단골 중 한 사람이다.
엘프의 나라 가르시아 왕국에 있는 공주의 동생이며, 엘프 왕국의 영웅.
오르비아스님은 나에게 구혼 했지만 거절했다.
그래도 영원히 사랑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오르비아스 님은 이 가게에 발걸음한다고 말씀 하셨다.
잠시 쉬고 있던 가게도 열었지만, 어제도 오늘도 오르비아스 님을 보지 못 했다.
“보지 못했네요. 바쁘신걸까요.”
“흠 . 이제 안오면 좋겠는데!”
“네? 왜요?”
나는 세스의 말에 고개를 갸웃 했다.
뭔가 오르비아스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라는 있는 것일까.
오르비아스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딱히...무스 케이크 리필”
세스는 생긋 하며 귀여운 미소로 리필을 부탁한다.
네 , 알겠습니다.
“이번 주 내내 망고 축제를 할 거니까 잘 부탁 드립니다.”
“네~!”
세스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단골 손님들도 대답했다.
오전 손님을 배웅하고 정리하고 있으면 그가 왔다.
“어서 오ㅅ..."
히익 히고 비명을 지르고 만다.
순간적으로 들고 있던 쟁반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냐하면 하얀색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요정의 국가인 알라딘 왕국의 지크 하르트.
지크 하르트 왕 일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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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니까
너무...길...어....
파란색이라할지 푸른색이라 할지 고민했는데
푸르다고 하면 청명한 느낌이 더 들지 않나요?
그래요
좀더 공감각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파란색이라고 하면 단순한 색감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기분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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