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번째인생을 걷는다.
59
크로우가 별실에 옷 갈아 입으로 간 히스와 콘래드를 기다리고 있자 콘래드가 먼저 나왔다.
"어라, 히스는 어디 갔어?"
틀림없이 둘이 같이 나온다고 생각한 크로우는 콘래드에게 묻는다.
"의상은 내가 골랐는데, 옷 매무새는 맡겼어. 그렇지 않으면 훈련이 안 되잖아"
"혼자서? 여자 옷이잖아"
" 괜찮아. 나의 수제자야 "
여자의 모습으로 장난스런 요염한 미소를 짓는 콘래드를 보며 크로우는 녹초가 된 얼굴을 했다.
"나는 히스가 너처럼 되는건 싫은데……"
"어머, 화장기가 없는 것을 좋아하나?"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히스는 그대로 컷으면 하는 뜻이다"
"흥, 역시 마음에 들었나보네."
"당연하잖아. 내 동생이니까"
콘래드는 그 말에 의미 있게 웃었다.
콘래드의 기억에 따르면 그는 사교성이 좋고 여자와도 잘 놀러 가지만 한 아이를 이렇게까지 눈여겨 보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뭐, 상대가 여자라는 것은 모르고있겠지만.
(얼굴이 괜찮으면서, 여자 취급도 알고 있어 여기저기 손을 뻗으면서도, 근본은 벽창호구나)
팔꿈치를 괴며 문 앞으로 후배를 기다리는 크로우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콘래드는 웃었다.
"후훗, 그럼 소중한 동생의 멋진 모습을 기다려볼까"
그리고 크로우와 콘래드가 히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우당탕하며 문 너머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크로우는 이상하게도 안심감을 느낀다.
언제나처럼 날뛰며, 함부로 마구마구 돌아다니고 있는 제18기사대에 들어온 후배의 발소리.
" 기다리셨습니다."
그러나 히스가 들어갔던 문이 열렸을 때, 크로우는 눈을 떴다.
그래서 나온 것은 틀림없이 여자였다.
붉은 원피스 의 살짝 어른 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그와 어울리는 검은 색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있다.
긴 갈색 머리를 땋았고, 얼굴에는 살짝 얇은 화장이 있었다.
조금이지만 아직 어린 나이 느낌이 남는다.
하지만 그만큼 발돋움한 듯한 복장이 묘하게 어울린다.
그런 여자였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는 크로우를 보며 콘래드가 킥킥소리를 내며 즐겁게 웃었다.
그런 크로우의 앞에서 여자아이는 몇번 묘한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크로우에게 다가왔다.
" 어떻습니까, 크로우씨 .부자연스러운 곳은 없나요?"
그 목소리를 듣고 겨우 크로우는 눈앞의 여자가 히스임을 인식한다.
솔직히 크로우는 자신이 방심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여성스러운 얼굴로 몸도 가냘픈 후배였다.
그것을 놀린 것도 몇번 있다.
그러니까 그런만큼 여장을 해도 별로 달라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리봐도 여자로 밖에 보이지 않네...)
콘래드의 반칙적인 변장 기술은 알고 있었다.
여장한 콘래드의 외모는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전에 콘래드라고 하는 존재이므로 특히 큰 소감은 가진 적이 없었다. 라고 할까, 품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장한 히스를 보면 정말 여자로 보이게 된다.
(이것이 콘래드가 가르친 기술인가……?)
땋은 머리에 드레스를 입고, 그리고 화장을 조금 했을 뿐인데, 히스의 인상이 확 변하고 말았다.
이것을 콘래드가 했다면 언제나의 변장인가 하며 몸이 노그라질 뿐이지만, 낯선 히스가 이렇게하니 전혀 달리 본다.
아무런 반응 없이 자신을 보고 있는 쿠로우에게 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로우씨, 왜그런거지. 평소 같으면 장난치거나 하는데. 혹시 망연자실할 만큼 여장 모습이 이상한가? 아니, 원래 나는 여자니까 거기까지 이상할 것도 없을 텐데. 아니, 그래도 기사대 생활때문에 남자다움이 온몸에 배어 버렸다고? 으음- 그 경우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다시 한번 자신의 몸을 이상한 포즈로 둘러보면서 생각한 끝에 결국 기뻐했다.
(즉, 나도 진정한 기사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거구나, 훗)
그 바보 같은 얼굴을 보고서야 크로우는 "아아……이 녀석 히스다"라고 납득했다.
"아니, 이상하진 않아. 정말 여자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이상한 포즈 하지 마라. 밖에서 그런짓 하면 나까지 이상하게 보인다"
" 그런가요?훗, 헌팅 크로우님께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으로보아, 제 여장 기술은 완벽한 것 같군요!"
크로우의 칭찬 ― ― 후반은 칭찬은 아니었지만 ― ― 에 피는 솔직하게 기뻐하며 , 승리의 포즈를 했다.
(이거 어디를 어떻게 봐도 히스다)
실제로 이야기를 해 보면 언제나 대로의 히스였다는 것에, 크로우는 왠지 안심하고, 깊은 숨을 내쉰다.
한편 그런 두 사람을 본 콘래드는.
( 가르친 것은 여장 기술이 아니지만-)
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콘래드가 피에 가르친 것은 여자가 자신을 귀엽게 보이기 위한 보통의 장기였다.
머리를 깨끗하게 세팅 하거나 옷을 예쁘게 차려입거나 매력을 끌어 올리는 화장을 하거나,
행동에 대해서는 재교육의 여지가 있으나, 연습할때는 보통정도는 가능할 터이고, 신경을 쓰고있으면 괜찮을 것이다.
크로우 앞에서는 긴장을 풀어 버리는게 다소 불안하지만.
"그럼 두사람, 잘갔다와"
" 그렇구나.갈까 음……히스"
"네!"
크로우의 대답이 평소 상태가 아니지만, 피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체 여느 때와 같은 건강한 대답을 했다.
콘래드만이 그것을 알아채고 역시 재밌는 일이 되었구나,라고 혼자 싱긋 웃는 것이었다.
콘래드로는 이번 건으로 반쯤은 히스의 훈련 성과를 시험하고 싶었다.
모처럼 화장과 치장의 기술을 가르쳐서 줬는데, 히스의 생활에서는 전혀 시험 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르쳐준 것이 손해였다.
그렇지만 나머지 절반은 완전히 재미, 즉, 유쾌범이었다.
(나중에 그 벽창호 로이 폐하에게도 보여주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콘래드는 킥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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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우 처치(+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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