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9.별장 여행(3)
유적 안에서 섬뜩한 기운을 풍기는 철의 거인이 나타났다.
외관은 곤충 같은 다리가 여섯 개, 비슷한 형태의 팔이 네 개.
보는 것 만으로 떨려온다.
또한 그 네 개의 팔에는 각각 불길한 느낌의 무기가 들려져 있었다.
어린아이 몇 명정도는 가볍게 꼬치로 만들어 버릴 것 같은 대바늘.
대포 같은 긴 통.
해체 공사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중장비에 붙어 있던 것과 같은 철구,
그리고 이 거인의 키와 비슷한 길이의 대검.
살의 밖에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
그 철의 거인은 붉은 눈을 음침하게 빛내며 우리를 살피고 있다.
아니, 안되잖아 이거.
RPG에서 수 많은 경험을 거듭하여 성장한 주인공 앞에 막판 보스로 나오는 놈이잖아.
어린 시절에 별장에 와서 룰루랄라 필드를 두 세 걸음 걸어갔더니 엔카운트 할 만한 적이 아니야.
이 세계 수준 설정이 이상하잖아!
어떻게 된 거야!
어이, 신님!
나는 한 순간 혼란에 빠졌지만 "에트와님, 괜찮나요?" 하며 달려 와 준 소피아 쨩 덕분에 제정신이 들었다.
그렇지.
이 아이들은 천재라고 불리는 아이들이었어.
이 나이에 연구소의 어른들도 놀라는 우수한 마법사의 꼬마들.
그런 이들이라면 이런 적도 쓰러뜨릴 수도 있다.
뭐, 이 녀석도 의외로 속빈 강정일지도 모르고.
"우옷!?"
철의 거인이 휘두른 대검의 일격을 비행 마법을 사용한 링크스 군이 날쌔게 피한다.
"이 자식! 했겠다!"
그리고 답례라는 듯, 공격 마법을 철의 거인에게 날린다.
링크스 군의 손바닥에서 회오리를 1미터의 구체로 압축한 듯한 포탄이 날아가 철의 거인을 강타했다.
꽈드득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아자, 좋았어!
라고 생각한 것은 너무 물렀던 걸까.
폭풍이 걷힌 뒤 철거인의 표면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슬리젤 군이 외친다.
"마법 데미지 감소 장갑!?"
뭔가요, 그 마법사에게는 딱 궁합이 나쁠 듯한 장갑은...
지금 멤버, 마법사와 쓸모없는 사람의 구성이니까.... 위기 아니야?
아, 물론 쓸모없는 사람은 저 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크류트 군이 갑자기 웃으며 앞으로 나왔다.
"여기는 나에게 맡겨라"
크류트 군이 마법을 캐스팅하면 주위의 대지에서 검은색의 작은 막대 모양 알갱이가 공중에 떠올랐다.
이것은……사철!?
그것들은 크류트 군의 머리 위에 모이더니 융해했다가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창으로 변화한다.
"이것이라면! 마법 데미지 감소 따윈 상관 없어!"
아마 마법이지만 물리 속성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인 것 같다.
이런 마법까지 쓰다니, 역시 마법사 명문가 아이들이다.
크류트 군이 팔을 내려치면 창이 가속하여 철거인에게 육박한다.
그러나 철의 창은 거인의 몸에 부딪히자마자 산산조각이 났다.
"이럴수가! 골렘따윈 가볍게 처리하는 마법인데!?"
항상 여유로운 크류트 군이 드물게도 마음의 평정을 잃었다.
"이 녀석……"
동시에 다른 아이들의 얼굴에도 초조감 같은 감정이 섞이기 시작했다.
어……혹시, 실은 조금 위험한 패턴...? 인가?
나의 등에도 서늘함이 퍼져간다.
나는 사실 이 아이들이라면 이렇게 강해 보이는 몬스터도 척척 쓰러뜨리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마법적 재능은 보아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시녀들의 이야기에도 이 나이에 일반적인 마법사들의 실력은 가볍게 넘는다고 들었다.
"소피아! 우선 에트와님을 비행 마법으로 피신시켜라! 나중에 우리도 따라간다"
슬리젤 군이 철수 지시를 꺼낸다.
"알았어!"
소피아 쨩이 나를 껴안고 바로 비행 마법을 발동시킨다.
그대로 껴안고 달아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철의 거인이 움직였다.
6개의 다리로 땅을 박차고 그 거구로는 믿기지 않는 속도로 돌진하여 하늘로 날아오른 나와 소피아 쨩을 향해 그 바늘을 내질렀다.
"히이이이!?"
챠킹 하고 둔탁한 소리가 났다.
내 몸의 10센티미터 정도 앞에 하얀 장벽이 나타났다.
그 장벽을 엄청난 위력으로 발사 된 바늘이 찌르고 있다.
그리고 하얀 장벽은 금이 가며 깨져가는 중이다.
만약 이 장벽이 없었다면 내 몸은 저 큰 바늘에 꼬치가 되어서…….
아까까지 느껴지던 부력이 사라지고 소피아와 나의 몸이 땅에 떨어진다.
소피아 쨩이 잘 떨어져 줬기 때문에 외상은 없었지만, 도망친 보람도 없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아마 아까의 하얀 장벽은 소피아 쨩이 펼친 것일 터이다.
그리고 그 마법을 비행 마법과 양립할 수 없어서 땅에 떨어졌을까...
"이 속도…우리의 비행 마법으로는 도망 가는 것은 무리일지도……"
소피아 쨩이 이마에 땀을 흘리며 나에게 절망적인 말을 했다.
그것은 즉, 이 녀석에게 이기지 못하면, 아이들의 대피조차 못한다는 것인가?
마법이 통하기 어려울 뿐더러 물리 방어도 엄청나게 높은 궁합 최악의 적인데?
아, 이거 어떻게 하지…….
"크류트, 나와 함께 물리 장벽을 친다! 상대의 공격을 방어한다. 민트는 전체 지원, 그리고 만약 때의 회복 마법을 부탁한다. 링크스, 소피아, 너희들의 마법으로 어떻게든 타격!"
"네네, 알겠습니다. "
"알겠어."
아무것도 못하는데 혼자 초조해 하는 나를 두고, 달아날 수 없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냉정하게 상황에 대응한다.
슬리젤 군이 지휘를 하여 각자에게 역할을 배정한다.
역할이 배정된 아이들은 즉각 그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피아, 바람 마법으로 가장 센 녀석을 쓴다! 나는 불마법을 쓴다. 동시에 간다!"
"알았어!"
소피아랑 링크스 군은 서로 눈을 마주친 뒤, 지금까지와는 달리 긴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평소 아이들이 쓰던 마법은 주문을 두세 마디 외우면 즉시 발동하는 것 뿐이었다.
지금부터 쓰는 것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명 다 여태 본 적이 없는 진지한 표정이다.
그 동안 철의 거인이 이쪽을 공격했지만 크류트 군과 슬리젤 군, 가끔 민트 군도 참여하여 하얀 장벽을 쳤고, 그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버텨내고 있었다.
적의 공격은 강하여, 하얀 장벽은 일격에 파괴되어 가지만 슬리젤 군들은 냉정하게 그것을 다시 만들어 가며 상대의 맹공에 견딘다.
정말…….
이 아이들은 역시 천재인 것 같아…….
보통 아이들이라면 이 아이들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냉정한 대처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은 모두가 버거운 줄 알면서도 곧바로 연계를 하여 상황을 바꾼다.
그리고 슬리젤 군들이 시간을 벌어주어 소피아와 링크스 군의 마법이 완성된다.
"갈께!"
"응!"
우선 링크스 군이 팔을 내밀자 철거인의 가슴에 앞에 한눈에 봐도 높은 온도일 것 같은 흰색의 화염구슬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에 호응하듯이 소피아 쨩이 마법을 발동시킨다.
주위의 대기가 넘실거리며 링크스 군이 만든 화구로 모인다.
다음 순간, 화구가 몇번 깜박이더니 대폭발을 일으켰다.
굉음이 울리고, 주위는 검은 분진으로 뒤덮인다.
나는 폭풍에 날려 갈 것 같았지만 , 슬리젤 군이 순간적으로 붙잡았다.
해, 해치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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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웠나?
->그런데 짜잔
설마 그럴리 없겠지
->그런데 짜잔
훗, 이런 폭발(혹은 절벽)에서 살아남았을 리 없어
->그런데 짜잔
그런 일은 불가능해
->그런데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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