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8. 2. 25. 23:40

공작 가문에서 태어나서 첫날에 후계자 실격의 낙인이 찍혔지만 오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10.별장 여행(4)



소피아와 링크스 군이 쏜 대마법이 철의 거인에게 직격한다.

대폭발이 일어나 주위가 검은 먼지에 휩싸인다.

해치웠나..?

나는 두근거리는 나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그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절망이 찾아왔다.
검은 연기 속에서 철구가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를 옆으로 힘껏 후려친다.

"큭……!"

슬리젤 군이 순간적으로 물리 장벽을 쳐서 막아 주었다.

"그럴수가!...? 불길의 폭발로 압축한 대기의 폭발, 둘을 합쳐서 열과 충격을 집중시킨 것인데!"

먼지가 개이자 거기에는 아까의 그 거인이 그대로 서 있었다.
다만 변화는 있었다.
가슴 장갑이 융해되어 있다.

"타격은 있어, 아까 것을 다시한다! 우리들이 엄호한다!"

쓰러뜨릴 수 있는 걸까……?
데미지는 있으니까 가능한 걸까……?

확실히 아까부터 아이들은 적의 공격을 어떻게든 막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방법을 반복하면 쓰러뜨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나는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적의 팔 중 하나에 달린 커다란 원통.
그 첨단에서 오렌지색 빛이 새어 나왔다.

"저기, 슬리젤 군……저거 뭐야?"
"에트와 님, 지금은……"

슬리젤 군은 그렇게 말을 꺼냈지만 내가 가리킨 곳을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
아마 다른 무기에 집중하여 알아 차리지 못했을까.
슬리젤 군들은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집중하여 상대의 공격에 맞추어 물리 장벽을 치고 있었다.

"에잇! 전원 마법 장벽으로 전환!"

슬리젤 군이 그렇게 외치는 순간 그 커다란 원통에서 새빨간 빛을 발여 주변이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했다.
지금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던 숲과 하늘이 사라지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만이 우리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유적의 잔해 중에서 부식되어 있던 부분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주변은 지옥의 모습이 되고 만다.
우리 주변에는 붉은 장벽이 불길과 열을 막아 주고 있었다.

"으으읏..."
"크읏……"
"그아앗..."


아이들은 모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전원이 이 붉은 장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장벽에 지켜지고 있어도 지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막아지지 않는 열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이것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나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는 장벽 속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의 심안에 주위의 불길에서 검은 그림자가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날카롭고 곤두선 바늘 모양의 그림자가 링크스 군 근처에 솟아오른다.

"링크스 군! 위험해!"

내가 외치는 순간, 불길 속에서 큰 바늘이 튀어 왔다.


"뭐……이, 헛……!?"

링크스 군은 순식간에 하얀 장벽을 펼쳤지만 방어하지 못 했고, 그 바늘이 하얀 벽을 뚫어 링크스 군의 배를 관통한다
링크스 군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진다.

"리, 링크스....?"

소피아 쨩들이 동요하며 외친다.
나는 황급히 링크스 군에게 달려갔다.

이럴수가…….
이 불꽃에다가 물리 공격까지 해오다니.
이런 반칙 자식…….


적이 불길 속에서 공격하고 있기에 아이들은 움직 일 수가 없었다.
마법 장벽을 치지 않으면 불길에 휩쓸려 끝이기 때문이다.
또 링크스 군이 맡고있던 만큼의 장벽이 사라졌기에 각각의 부담이 커진다.

아이들이 더 애처롭게 됐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잇는 나는 링크스 군의 상처를 보지만 이런 부상, 지혈한 경험조차 없었다…….
일단, 스커트를 찢어서 상처에 감아 보지만 위안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를 덮치고 있는 불길에 다시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세로로 외줄.
뭔가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장벽을 치고 있는 아이들은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불길 속에서 커다란 검이 튀어 왔다.
그 진로에는 크류트 군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물리 장벽을 치는 것이 보였지만, 위력을 죽이지 못하고 그 몸이 기운다.
나는 장벽 밖으로 내던져지지 않도록 황급히 그 몸을 잡았다.

"크류트 군! 괜찮아?"

쓰러진 크류트 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을 걸지만 ――.

"크헉!……악……"

대검의 일격에 따른 충격파로 누더기가 된 크류트 군은 이제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에 다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슬리젤 군의 뒤다.

"슬리젤 군 뒤!"
"큭!"

슬리젤 군이 돌아보기 직전에 하얀 장벽을 치지만 철구는 그것을 뚫고 슬리젤 군의 몸을 때려눕힌다.
그대로 슬리젤 군도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점점 불꽃의 기세는 약해지고는 있었지만, 장벽에 손을 땔 수는 없었고 남은 아이는 둘이 되어 버렸다.
벽의 힘이 희미해진 탓인지, 안의 온도가 점점 상승한다.

"그으으으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소피아 쨩이 소리치며 양팔을 옆으로 내민다.
붉은 장벽에 이상한 흰빛이 추가된다.
그와 동시에 안의 온도가 떨어진다.

아마 뭔가 특별한 힘을 썼을까.
그만큼 부담도 큰 듯했다.
소피아 쨩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쌔액쌔액 거친 숨을 내쉬기 시작한다.

그렇게 빠듯하 버티고 있자 겨우 불길이 사그라든다.
주위를 메웠던 붉은 불꽃의 바다가 사라지고 철의 거인이 우리 앞에 건재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이쪽은 아까의 공방전으로 3명이 쓰러져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아…….

안돼...안돼-!

전멸 코스다.....이건……!

전멸...?

사라져...
죽는건가?…… 모두…….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죽어…….

모두 완벽히 좋은 아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보다 우수한 아이라도 시건방진 아이라도 어딘가 아이 다운 점이 있어서 그런 점이 예뻤다.
소피아 쨩과는 친해져서 집을 나온 뒤에도 친구로 있어 주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다 같이 죽는다고……?

장래 유망해서 여러 사람에게서 미래를 기대받고 있고, 문제아 같은 부분은 있어도 누구나 우수한 아이들이었다.
전부, 죽는다고……?

확실히 링크스 군들은 나쁜 짓을 했을지 몰라도…… 그래도 어린아이라면 그 정도는 괜찮잖아.....
그런 실수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잖아…….

소피아와 슬리젤 군은 정말 좋은 아이니까, 나와 대화를 할 말상대가 되러 온 것 뿐인데…….

모두 같이 죽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나쁜 짓 따윈 안 했잖아?…….
이런 아프고 괴로운 꼴을 당해야 할 것 같은 건 안 했잖아…….

그런데…….
이런 괴물에게 살해당해 버리는 걸까…….
베어져서, 찔려서, 맞아서, 태워져서…… 아픈 기억은 가지고…… 죽어…….

그런…….
그럴수가…….


그 때 나는 번쩍 깨닫고 민트 군 쪽을 돌아본다.

"미, 민트 군, 회복 마법을!"
"그래."

나 따위가 말하기 전에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민트 군의 손에서 푸른 빛이 생겨나 중상을 입은 아이들을 달래기 시작한다.

아직 정신을 빼 놓을 시간 따윈 없다.

아이들이 일어날 수만 있게 되면 어떻게든 도망 갈 방법을…….
이번에는 내가 미끼가 되어서라고 어떻게든……도망을...

그런 생각을 할 때 옆에서 검고 작은 비행체가 날아와, 민트 군에 목에 철컥 하고 걸렸다.
그것은 검은색 철제 목걸이였다.
그 표면에는 유적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 순간, 민트 군의 손에서 나오던 푸른 빛이 흩어져 사라진다.

평상시에 무표정한 민트 군이 자신의 손을 보면서 절망의 감정을 흘리며 멍하니 중얼거린다.

"마법을 쓸 수 없어……"

어…….

웃……아…….

아아…….

"에트와님, 이리오세요...위험합니다……"

소피아 쨩이 가쁜 숨을 토하며 내 앞에 선다.

붉은 눈으로 이쪽을 보는 거인이 거대한 검을 들어올린다.

나는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에트와님!?"

소리치며 뛰어나가 거인의 대검 앞에 몸을 드러낸다.
그리고 모두를 감싸듯이 두 손을 벌렸다.





나중에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 행동은 전혀 의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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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라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요?



...나도 그래요..

여캐 말곤 기억안남.


사실 남캐따윈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럼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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