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사막위의 돌고래 2015. 11. 22. 12:20

아무래도 독사과가 된 것 같습니다


작가:味敦



이세계 여행이라는 것은 들은 적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맥락도 없이 이세계로 날려보내진다는 이야기이다.

동서 고금 특히 라이트 노벨에는 흔한 이야기였고 이제 와서 새삼스럽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게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럴것이다.


오토나리 링고, 17세. 인생 최대의 위기이다.



지금 내 눈 앞는 혼자 싱글벙글웃는 미녀가 있다. 

새까만 드레스로 몸을 감싸고 그 위에 새까만 로브를 입고 있는 소박한 건지 화려한 건지 모를 모습이다. 

숄 같은 얇은 로브니까, 그녀의 빼어난 몸매를 감추지는 못 했다.

지금까지 본 어떤 여배우보다 미인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10명중 10명은 커녕 걷지 않고있는 11명째까지 돌아 볼 듯한 미인이다. 


나 역시 상황도 잊고 그녀의 미모에 팔려있었다. 


상황. 

그래, 상황이 나쁘다. 

나는 손발을 결박당한 채 딱딱한 돌 받침대 위에 눕혀 있다. 

게다가 내 목 위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기요틴이 있었던 것이다.



"아, 저.……실례가 안된다면 좀 여쭤봐도 될까요?"


구속된 채인 내가 그렇게 묻자 그녀는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 이 사과는 말을 하네"

" 네, 네, 말할 수 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3개 국어 정도는 여유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저어, 적어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3개 국어란 일본어(공용어)와 일본어(사투리)와 영어이다. 

그 영어라고 해도 기말 시험으로 그럭저럭 낙제는 면하는 수준이므로 실제론 자신이 없다. 

외국인과 말이라도 하게 되면 거동이 수상하게 되는 것은 틀림 없다.


"설명 같은건 필요없지 않을까? 그대는 지금부터 제물이 된다. 우리 나라의 백설을 시해하기 위한 희생이라는 것에 영광으로 생각하지않는가?"

"그 값진 희생이라는 그것은 그……. 역시 이 기요틴을 써서……?"

" 그렇지"


미녀는 방긋 웃었다.


"그대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써 독약을 만들지.  거울에 최고의 희생양을 ― ― 마법의 독사과를 주기를 염원한 결과 그대가 나타난 것 같으니까."

"……"


입을 다문 나를 보며 미녀는 즐거운 분위기를 바꾸지 않았다.


"자. 그럼 당장 실행해 볼까. 공교롭게도, 목이 떨어질 정도의 출혈을 일으키면 곳 곳에 피가 튀어 버리겠지? 피가 묻으면 지저분해지니까 별실에서 기다리고 있지"


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에 남아 있던 남자에게 뒤를 맡기고 나갔다.


미녀가 돋보여 미처 알지 못했지만 방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카키 색 후드가 달린 재킷을 입은 남자, 앞머리가 긴 탓도 있어 표정을 잘 모르겠다. 

조금 고개를 숙인 상태로, 기요틴의 칼날을 확인하거나 한다. 

미녀와 비교하면 수수한지라 오히려 의도적으로 기척을 숨긴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마음대로 불러다 놓고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니 정말 제멋대로인 이야기다. 


그러나 나도 그녀에게 죽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그녀가 없어진 것이 마지막 기회. 이 남자가 마음을 돌리게씀 설득하고 싶다.

 

그런 희망을 담아 계속 바라보고 보지만 그는 담담하게 작업하는 지속한다.

기요틴의 곁에, 땡그랑 하고 유리병을 세개 나란히 놓았다. 

아마 저기에 내 피를 쏟겠다는 것인가 보다. 

헌혈을 하려니 좀 양이 많다.


"아, 아아, 저!"


기요틴의 칼날이 반짝하고 빛나는 것을 보지 않으려 하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 도와 주시지 않겠습니까?"


나의 다급하면서도 약간 힘 빠진 목소리에 뜻밖에도 남자는 반응을 해 줬다.

작업하는 손을 놓고 나를 바라보다. 

앞머리 사이에서 눈이 엿 보였다.

예상보다 훨씬 잘생긴 얼굴이지만 눈이 무섭다. 

보기만 해도 죽일 것 같이 날카로운 눈빛이 나를 꿰뚫는다.


"왜?"

"왜, 왜라니, 그. 기요틴이 떨어지면 나 죽잖아요!"

"그래"

"그래, 가 아니에요! 나 죽고 싶지 않아요!"

"사과인 주제에?"

"사과는 사과이지만, 나, 인간이라구요!"


그렇다. 제 이름은 사과(링고). 오토나리 링고 가 본명이라 어릴 때는 몰라도 고교 이학년이 된 지금은  꽤나 창피한 이름이었다.


"그렇지만, 왕비가 불러들인 제물이다. 포기해라"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또 작업으로 돌아간다. 

설득할 수가 없다.


"그럼 설명해주세요! 아니면 죽더라도 이대로는 죽어도 죽을 수 없습니다. 목이 떨어진 순간에 당신을 물어뜯을 거라구요!? 평생 풀리지 않는 저주를 걸거거든요!"


나의 으름장에 남자는 한순간 불쾌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나는 독사과인 모양입니다, 그 본인에게 저주가 돌아온다고 하면 싫을 것이다.


"뭘 설명하지?"

"우, 우선 저 여자의 일입니다! 굉장히 미인이었지만, 그 사람 누구입니까 나를 써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건가요!?"

"저것은 이 나라의 왕비이다. 미워하는 상대를 죽이려고 너를 써 독약을 만드는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었구나"

" 그렇게 밉다면 직접 하면 되겠죠! 까짓꺼 나를 사용한 독약 따윈 안 만들도……"

"비록 왕비라 해도 직접 건드렸다는면 문초를당한다. 그러나 주술은 증거가 없어 추궁할 수 없으니까, 왕족과 귀족 같은 신분 있는 상대를 죽이고 싶은 경우에 저주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뭐야. 그런 상식이 통하는 세계인가. 

마치 헤이안 시대 같다.


"근데 이건 저주가 아니에요!중독이잖아요!" 


아니면 뭘까, 이 세계는 독살이 곧 저주인가. 

조사할 수 없을까.


"너도 직접 칼을 휘두르라고 하면 싫지않은가?"

"뭐, 그럼 제가 합니다! 금방 슥삭 하고 올께요, 독약 만들기는 멈추세요!"

"……흥?" 


서두르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저는 터무니 없는 걸 말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자리를 회피하고 싶었다, 단지 그것 뿐이었지만, 그 대신 지껄인 것은 무덤을 판 끝에 자기 몸 위에 흙을 덮고 있을 쓸데없는 것이었다.


"이래뵈도 반에선 가장 운동 신경이 좋으까요! 어릴 적부터 단련하고 있으니까 검이라든지 총이라든지 될꺼에요! 자, 그 미운 상대인지뭔지의 집을 가르쳐 주세요,  즉시 갔다 올테니까!"


거짓말이다. 

달리기도 같은 반 여자 중에 밑에서 네번째다.


" 그렇다면 그 자랑하는 실력을 볼까?"


히죽 하고 남자는 웃으며, 묶었던 줄을 스르륵 풀었다.

계산대로 잘 풀려 안심하는 나에게 그는 귓가로 다가와 속삭인다.


"다만 내가 감시역으로 따라가 주겠다. 죽이지 않으면 ― ― 알겠지?"


섬뜩한 저음으로 말하니 등골이 어는게 아닐까 싶었다.



※※※



애당초 시작을 잘 모르겠다.

나의 이세계 여행을, 경위라고 할 만한 경위가 없었다.

내 방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며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고 말았다.


복장도 러프중에 러프,  반팔 T셔츠에 반바지이다. 

얇은 카디건을 입고 있던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그런 것이 추위는 막을 수는 없다.

봄 이라고는 하는것 같지만 일본의 봄과는 기후가 다른 것이다.

생각보다 많이 춥다. 

석조 건물인 탓에 더욱 싸늘하고, 어디선가 외풍까지 들어온다. 

이왕이면 청바지를 입고 있으면 좋았을 텐데.


과도로 사과를 깍아, 사각사각 먹던 것은 확실하다. 

접시 위에 껍질을 벗긴 사과를 얹고 침대 옆에 있는 사이드 테이블 위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 손 』이 나타난 것이다.


유령처럼 나타난 『 손 』은 내 먹다 만 사과를 훔치려 했다.

"안돼"

탁 하고 손으로 『 손 』을 쳐내고 "이건 내꺼야 "하며 몰아붙인 것은 기억한다.

"먹으려면 직접 깍아먹어"라고 말했지만, 그 뒤 문득 의문을 느꼈다.

누구야, 이거.


『 손 』은 한번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나의 사과를 훔치기 위해 더욱 길게 늘어났다. 

바로 코앞까지 뻗어 있었다. 

어디서 자라고 있는가 보니, 자기 방에 있는 전신 거울이었다. 

일미터 정도 되는 긴 거울의 정 중앙에 『 손 』이 자라나 있었다.

그것이에 쭉 늘어나, 침대에 드러누운 내 손 위의 사과를 가져가려 하는 것이다.


"꺄아아아아아아!?"


비정상이다. 귀신이다. 괴물이다.


나는 매우 당황에서 탈출하려고 했다. 침대에서 떨어지듯 자기 방을 나와서 복도로 뛰어나가려 했던 것이지만, 당황해서 굴렀다. 

침대 위에 있던 이불에 발이 걸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쿵하고 머리로 착지해 버려 ― ―...


하아, 깨달았을 때에는 돌 받침대 위였다.




사과가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 손 』의 목적은 사과였으니 그냥 나누어 주면 다행이었다. 왜 깍은 사과를을 일부러 겨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일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 기회가 되면, 제대로 나누어 준다. 잘못돼도 내가 기요틴 밑에 안착 되지 않도록.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 현실에 눈을 되돌려 보자.


남자는 아울이면 된다고 한다. 

『 올빼미 』라는 의미로 본명이 아니였다.


나의 줄을 푼 뒤 그는 재빨리 복장을 정리하고는 기요틴 방을 나왔다.

나는 어떤가 하면 신발조차 신지 않았다. 

적어도 슬리퍼라도 신고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돌바닥을 걸으니 매우 춥다.


"아, 저 구두같은건 없을까요?"

"사과에게 신길 만한 신발은 없다만"

"우우우. 하지만 그 미운 상대까지 거리가 있다면 발바닥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리는걸요?……그럼, 슬리퍼나 짚신으로도 괜찮지만"

"예비 부츠는 있었을 것이다"

"그럼 제발 그걸!"

"좀 크겠지만 괜찮겠지"


태연하게 살인을 할 법한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울은 친절했다.

아아, 그래도 놓치는 건 아니니까 역시 친절은 아니구나. 

고맙지 않다.


아울의 예비 부츠는 장화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뭔가 끈을 둘둘 감아 크기를 조절하는 것 같다. 

신발에 프리 사이즈가 있다니 놀랍다.

나도 도전을 했으나, 가죽 끈을 강하게 맺을 수 없었다. 


포기하고 이것은 장화다 라고 생각한다.

신발을 빌린 것은 훌륭한 결단이었던 것으로 끌려간 밖은 숲이였다.


제가 있던 것은 돌로된 성의 지하실이었던 것 같다. 

지하실에서 나온 쓰레기를 버리기 위한 전용 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다.


내가 당한 일로 생각해 보자면, 이 방에서 나오는 쓰레기란건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물건이 아닐까 싶다.


숲 속의 성은 전망이 엄청난 나쁘다. 

성에서 나와 어느 쪽으로 가야 마을이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성에 출입하는 사람을 위해 좀 더 길을 정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나무들 사이에 잡초가 자라고 있어, 그것을 헤치고 나아간다.

일본의 숲과 다른 것은 잡초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숲은 봄이 되면 잡초가 무럭무럭 자란다. 더욱이 여름이 되면 사람 키만큼 커지고 만다.

그런데 이 숲은 누가 손질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겠는데 너무 잡초가 없다. 



"아, 버섯"


맛있는 버섯이 보이면 무심코 손부터 나가는 나 지만, 아울에게 밉보여서 자중한다. 

이 사람이 바라보는 얼굴은 정말로 무섭다. 

어린 아이가 울 정도의 수준이다. 

리고, 앞머리가 꽤 길어 보이니 자르는게 어떨까? 아니 어쩌면 더 무서운 얼굴이 되어 버리는게 아닐까.


" 그래. 독 버섯을 먹게 하는게 어떨까요? 그 미운 상대"

" 먹지 않을 것이다, 수상한 것은 "

"그럼 독사과도 안 되잖아요!"

"그걸 먹이는 것이 자객이라는 것이다. 죽이는 상대에게 의심을 받으면 자객으로서 실격이다"

"으으으……"


자객의 마음가짐을 설파당하고 말았다. 

게다가 좀 납득.


"아울 씨는 역시, 그……왕비님의 암살자라든지, 그러한 건가요 "

"특별히 왕비에게 고용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 왜"

" 알면 입막음을 당하게 되는데?"

"아뇨아뇨 역시 사양하겠습니다!  듣지 않았습니다, 듣지 않겠습니다!"


매우 당황해 귀을 막은 나는 터벅터벅 걸어 가는 것을 재개했다.


아울은 나에게 살인같은 건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일부러 나를 타깃이 있는 곳까지 데려다 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 체념 할 것이란 것일까?

도대체 어떤 괴물이라는 거야.

그렇다면 아울이 직접 슥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마, 『 직접 건드렸다는면 문초당하다 』라는 놈일 것이다.


"왕비가 미워하고 있는 상대는 어떤 분입니까?"

"미인이군"

"……미인,인가요 "

"아아. 소문에 의하면, 눈처럼 흰 피부, 피처럼 붉은 뺨이나 입술, 흑단 나무처럼 검은 머리를 가진 아이를 원한다고 했더니, 그 말 그대로의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가 떠다닐만한 미인이다. 본명은 따로 있는데 왕족의 본명은 황공하다는 것으로 『 백설님 』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는 문구이다,라고 나는 의아해했다.


걷다보니, 아마 두시간 정도.

깊은 숲을 벗어난 곳에 작은 통나무 집이 보였다.

집이라기엔 크다. 성만큼은 아니지만 숲 속에 외따로 선 것 치고는 크다. 

10명 정도는 여유 있게 살것 같은 크기로 별장 같은 분위기였다.

통나무 집 입구에는 장작을 패던 중이었다고 생각되는 장작 더미와 작은 도끼가 방치되고 있다.

비라도 내리면 곤란해 질텐데 넣어 두지 않아도 될까.

건물 가장자리에 말이 한마리 자리 잡고 있었다.


"저기"

"뭐야"


질문을 하려하자 내 상대를 해 주는게 지쳤는지 아울은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짓고 이쪽을 보았다.


"아니…… 아니에요"


장작과 도끼의 이야기를 해서 화나게한다면 무서울 것 같다.

자중하자. 

그 대신 나는 고개를 내밀어 통나무 집 쪽을 바라봤다.


"왕비님은 왜 이 집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고 있나요?"

" 어려운 얘기구나"

" 어려운 건가요?"

"아아.……일반적으로 보자면 단지 거꾸로되 원한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아울은 통나무 집을 가리키며 나에게 말한다.


"왕비의 타깃은 이 집에 살고 있다. 이 시간대라면 상대는 혼자 있을 것이다"


자 갔다 와라 라고 말해서 , 나는 어쩔 수 없이 문을 노크했다.




노크에 대한 대답은 없다. 

집에 없을지도 모른다 

쩔까 고민하다가 나는 조심조심 손잡이에 손을 걸었다. 

뒤에서 아울이 지키고 있는 이상 집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타서 여기까지 와 버렸지만, 나의 목적은 살인을 하는 것이다.……인연도 없고 원한도 없는 상대를 자신의 보신을 위해서 죽인다고 했지만, 어떡하지?

막상 죽이라고 말했을 때, 손에는 무기도 없고 격투기같은 것도 할 줄 모른다. 

왕비가 미워할 정도로 어쩔 수 없는 악인이라면 몰라도…… 그렇더라도 살인은 싫지만. 


극악한 사람은 이런 수단을 취하지 않아도 경찰이 잡아 갈 것이다. 

즉, 이 통나무 집에 있는 인간은 죄 없는 사람이지.


어떡하지, 어떻게든 도망 갈 순 없을까.


"아, 안에 누군가 안 계십니까?"


딸그락 하고 살짝 문고리를 돌려보니 열렸다. 

잠겨있지 않은 것 같다. 


통나무 집 안은 어수선 했다. 

곳 곳에 옷이나 잡동사니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이사 직후나 도주 직전 같은 느낌이다. 


발 디딜 틈이 없다는 정도는 아니지만,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어머니의 분노가 폭발 직전하기 직전인 내 방보다 심하다. 

어딘가에서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침대에 사과를 가지고오는 나지만, 과연 이정도 까지는 아니다. 

아마 옷 아래에 방치된 음식이 나뒹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썩어 이런 심한 냄새가 나게 된 것이다. 

악이다. 

남의 행동을 보고 자신을 반성하라 같은 말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기분이 든다. 


집에 돌아가면 내 방을 치우자. 

그렇게 냄새에 코를 막으며, 돌아갈까 생각 한 때였다. 


쓰레기터 같은 것을 발견했다. 

통나무 집 안은 널찍한 공간이었다. 

거실과 부엌이 연결되어있고 방 안쪽에 문이 하나 있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있으므로 방은 여기만은 아닐 것이다.


거실 부엌에는 큰 식탁이 있고 이를 둘러싼 긴 의자가 있었다. 모두 나무로 만든 것으로 이렇게 더럽지 않으면 멋지다-라고 생각했을 정도의 모양새 이다.


그 긴 의자 위에 자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반들반들한 흑발을 한 남자였다. 

눈을 감고 있지만 훌륭해보이는 단정한 얼굴을 하고 복장도 어딘가 왕자님 같다. 

새하얀 옷에 금 장식이 달려 있고 어딘가의 무대 의상처럼 보였다.

다만 어떻게봐도 꾀죄죄해 보였다.

새하얀 옷이었을 터인데 뭔가 많이 묻어 아마 몇일이나 입고 있구나하고 추측되는 것이다. 

게다가 주위에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난다. 

아쉽다.


"저기요, 그쪽. 이런 곳에서 자고 있으면 감기 들어요?"


내가 말을 걸자 그는 언짢은 듯한 모습으로 한쪽 눈을 열었다.

자고 있는 걸 방해 했던 탓일 게다.


미모.이다. 

눈을 닫아도 미인이었지만, 열면 박력이 다르다. 

질릴 정도의 미인이다. 

그렇다고 어느 모로 보나 남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뭐야, 너"


투명한 목소리였다. 

남자에게 이런 말 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다. 

변성되어 ― ― 있지?아마? 라고 말하고 싶어 질것 같은 중성적인 목소리.


"아, 안녕하세요. 여기에 왕비가 미워하는 분이 오신다고 듣고 왔는데요 "


나의 말에 그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나를 말하는 것인가? 왕비 입장에는, 그 전의 왕비가 낳은 왕위 계승권 1위의 왕자는 방해인 것이겠지"


나는 문을 닫았다.



※※※



틀림없이, 백설 공주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악한 왕비와 신기한 거울, 독사과, 『 백설 』로 불리는 미모의 왕족이라고 하니까. 


지만 통나무 집 안에 있던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남자였다.


문 앞에서 기다리던 아울은 "이봐, 못한건가" 라고 말하려는 듯 얼굴을 이쪽으로 돌렸다.


"남자이지 않습니까?"

"여자라고 한 적은 없군"

"백설 공주잖아요, 그건?『 거울아 거울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누구니?』라고 물어서 『 그것은 백설 공주입니다 』다고 답해서, 죽인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는 어떻게 되나요?"

" 몰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설 왕자로 불리고 있으니까 같을 것이다"

"전혀 다릅니다!!!"


아울의 무뚝뚝한 대응에 나는 머리를 싸맸다.


"자, 죽이지 못하는가? 타깃은 확실히 있었지만"

"음, 우우 우우우"

" 못할 것이다. 여자로서는 죽이지 못하는 남자야 백설은 "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얼굴이 좋으니, 그만 손이 흔들리는 것 같다. 왕비로서는 자신보다 미인이라 화가 나서 죽이고 싶지만 스스로는 못할 것 같으니까"


머리를 싸맸지만 여기까지 와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아울이 없으면 곧 되돌아간다는 것도 가능하지만 문 앞에서 대기하고있으니 불가능하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장작 더미 옆에 떨어진 자그마한 도끼를 손에 잡았.


"흥, 그걸 어떻게 하려고?"

"머리를 깨뜨려면 나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간다!


문을 열어 덤벼들었다. 



나는 백설 왕자의 발차기에 바닥을 굴렀다.




오토 나리 링고, 17세. 또 다시 인생 최대의 위기이다.

백설 왕자에 의해서 전복된 나는 도끼를 빼앗기고 새끼줄로 둘둘 감겼다.


저번의 무고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살인 미수라는 동정의 여지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도끼로 덤벼들기 전에, 백설 왕자를 설득했어야 했다고 후회한 것은 붙잡힌 뒤였다.


백설 왕자, 얼굴에 걸맞지 않게 강하다.


"― ―그래서. 미러, 이거 누구냐?"


백설 왕자는 짜증 난 듯한 목소리로 통나무 집 입구를 바라보다.

거기에는 아까부터 계속 아울이 있고, 그 무서워 보이는 눈을 어딘가 재미 있다는 듯 가늘게 뜨고 있다.


"왕비가 소환한 독 사과다"

"뭐? 어디를 봐도 인간 여자인 것이다. 이것이 사과에 보인다니 그 머리가 느슨한 여자는 뭐지. "


백설 왕자는 입이 나쁜가 보다. 

한마디 하는가 싶더니 기관총처럼 계속했다.


"아버님도 어디가 좋다고 그런 여자를 후처로 맞은 거야. 얼굴? 얼굴이네, 그 병신 아버지. 나의 어머니도 얼굴만이 장점이라 그 밖에 아무것도 좋은 곳이 없었던 것과 같지 않아? 결혼하고 몇년간 아이도 만들지 않고 매일 거울만 본다고 ? 백성들 중에 마녀 취급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확실히 미인이지만 마음 속 까지 미인은 아닌가보지. 얼굴과 스타일밖에 칭찬을 받았던 곳이 없어. 왕비 아니라 꽃이다, 그럼. 즐길 수 있을 만큼의 꽃이라면 꽃병에 꽂아 두면 좋아. 밥을 먹이고 옷을 주기만 하면 되는데, 큰 손해잖아. 왕비라는 것은 왕족이라고? 외교와 내정……아니, 그것쯤은 본인에게 능력이 없어서 맡겨둔다고 해도, 아이와 자식의 교육 만큼은 해야겠지만!"

"왕자가 우수하니까 두번째는 필요 없다라는 것 같아, 국왕은 "

" 속고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왕족은 많이 아이가 있어야한다고, 그리고 나도 동생이나 여동생이 갖고 싶어"

"그것은 국왕에게 말해 주면 어떻겠는가."

"~~~~!……이, 할 수 있을까, 그런 것! 상스럽다!"


어색하게 외면한 백설 왕자는 그 하얀 피부를 붉게 물들였다.


"저……"


우물쭈물 입을 여는 나. 

밧줄로 칭칭 감긴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얼빠진 모습이겠지만, 그 밖에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미러는 누구인가요?"

"……"


백설 왕자는 "뭐? 뭘 말하는 거야 이 멍청이는 "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울은 이미 낯익은 기막힌다는 얼굴로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 거울의 정령 』에 대한 왕족들 특유의 호칭이다"

"아…….……에?"


멍하니 눈을 동그랗게 떳지만, 발설자인 아울에게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백설 왕자가 미러라고 부른 것은……아마 이 사람인데.


"아울 씨 라는 이름이 아니었나요?"

" 어울리지 않지, 미러는 "

"네, 확실히"


끄덕끄덕 하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면 실례이지만, 미러라고 한다면 조금 갸름한 얼굴의 인물이 생각난다. 

영어로 거울이란 뜻이다. 아니, 성씨라면 할 말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치면 나도 사과(링고)이다. 

사과는 좀 더 귀여운 여자 아이에 지어야 할 이름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이름이 몸을 나타낸다는 말은 별로 옳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이름의 아울이지만 그 모습은 『 올빼미 』로는 보이지 않구요. 『 거울 』이든 『 올빼미 』이든 문제 없다는 생각이……"


참, 아울도 미러도 영어이지만, 『 백설 』은 일본어이다. 

나 자신은 일본어밖에 말하지 않고 있지만, 이 세상의 언어는 어떻게 되는 거야?

머리를 뒤틀며 내가 중얼거리고 있으니, 백설 왕자님이 답답하다 듯 아울에게 물었다.


"왕비보다 머리가 헐거운가 이 여자는 "

"사과니까. 너무 익어서 무르고 있는지도 모르지"

"또 그 이야기?……왕비의 친척인가 뭔가인가? 전혀 닮지 않았지만"


흠,하고 백설 왕자는 코를 울리고는 나에게 이야기를 걸었다.


"여자, 도움이 필요하다면 사정을 말하라. 너는 왜 여기 있어?"

"예, 예. 기꺼이!"


빙빙 감긴 새우가 된 저는 경위를 말했다.


" 그럼 너는 왕비가 거울을 사용해서 소환한 독사과로서, 저주 약의 재료가 되기 싫은 나머지 자기가 죽이겠다고 우기고 내려왔다는 것이다"


백설 왕자는 설명을 듣고는 관자 놀이에 핏대를 세우며 계속했다.


"거짓말을 한다면 좀 더 그럴듯하게 해. 뭐가 마법이다. 왕비가 마녀라고 불리는 것은 미모에 대한 경외의 같은 것이다.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을 것이다?"

"네?"

"미러도 그렇다, 이런 여자를 데리고 와서 무슨 의도지?"

"왕자가 너무 현실 주의인것 같군. 마법의 결과를 보고 믿어 줄 줄 알았는데"

"핫. 어처구니없다"


왕자는 빙글빙글 감긴 나를 발길질을 해서 그대로 천천히 입구까지 굴렸다. 

다루는게 마치 대형 쓰레기 같다. 

심하다.


"어차피, 왕비를 납득시키기 위해서 이 딸의 피라도 섞인 약을 만들어 적당히 얼버무릴 생각이었을까. 그런 것으로 내가 죽을까보냐"

"잘 알고 있네"

"마법의 끈, 마법의 머리 빗에 이어서 마법의 사과이다. 바르면 효과가 희박하다고 보고 먹는 약으로 바꾸려던 곳은 평가 해도 좋지만……. 마법으로 뭔가 하는 것은 어떻게든 안 되는가"

"『거울의 정령』의 말을 믿을 수 없나?"

"미러는 왕족 전용의 은밀한 이름이다. 모습을 보이지 않고 거울 뒤에서 명령을 듣는 것에서 그 이름이 붙었지. 마법의 거울 따위의 헛소리를 믿는 건 왕비뿐이다" 


내뱉는 왕자의 말에 나는 놀라서 멍- 하니 입을 벌린다.


"아, 저……"

"왜 그래"

"마법이 없나요?"

"백설은 그렇게 말하고 있구나"

"그럼 어떻게 해서……. 저는 이곳에 있나요?"


빙긋 하고 아울은 훨씬 나쁜 듯한 미소를 지었다. 

가뜩이나도 눈이 무서운데 그런 표정을 하면 극악인이다. 

등이 후들후들 떨리며 비명을 질렀다.


"아니, 저, 오는 듣지 않는 게 좋나요? 그럼 그, 무리하지 않으셔도"

"아니, 들어 두는 편이 좋다"


아울이 담백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백설 왕자는 눈을 찡그렸다.


"역시 믿을 수 없나"

"당연하잖아"

"그럼 이 여자를 인수해라. 듣다시피 이 녀석은 독 사과이다. 왕비에게 『 독 사과를 왕자에게 보냈다 』다고 보고하면 여기에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으니까"

"인수?……무슨 뜻이야"

" 삶든 굽든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다. 다만 충고해 둘 테니까. 이놈의 독은 피와 체액도 포함된다. 그러니까 흘린 피를 입에 넣게 되면 넌 죽는다.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구나. 당연히, 입 맞춤이나 그 이상의 행위를 한 경우도이다"

"~!?"


백설 왕자의 뺨이 금세 시뻘겋게 됐다. 

그, 피부가 눈처럼 하얀 지라 얼굴을 붉힐 때 엄청나게 눈에 띄는 것이다.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타입이다.


"누누, 누가 그런 짓을 하느냐!?"

"너지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친구들한테도 전해 두면 될테지"

"~~~~~~!"

"그럼『 올빼미 』는 성에 돌아간다"


쾅하고 문을 닫고는 아울은 그대로 사라졌다.



침묵 속. 나는 더듬더듬 입을 연다.


"저……"


희번득하고 화가 난 얼굴로 바라봐져서 나는 말을 삼켰다.

아울 정도는 아니지만, 백설 왕자의 얼굴이라 해도 밉보이면 무서운 것이다.


"전 뭘 하면 되나요?"



※※※



숲 속 오두막에서 살기 시작한 나는 청소나 빨래, 거기다 도끼질을 담당하게 됐다.

음식에 대해서는 "독사과가 만든 것은 먹고 싶지 않는다"라고 거부된 것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사과를 벗기는 정도의 일밖에 못해서 살았다.


이 오두막은 기존에 있던 숲의 관리인이 사용하던 오두막 같다. 

숲에 사는 동식물의 사육 및 보호 , 그밖에는 왕족이 사냥을 할 때의 안내도 있을 것이다. 

잡초를 깎기도 하는가고 물어 봤지만 그런 일은 하지 않다고 한다. 

일조 조건이 다른 탓인지, 애당초 그다지 잡초가 우거지지 않는 것 같다.


숲속은 어둡지만 말이 이동 가능한 정도니까, 낮에 돌아다니는 데는 그리 문제가 없다. 

다만 고민인 것은 못 돌아가는게 아닐까 하고 느껴져서 아직 멀리는 가지 않았다. 

좀 더 익숙해지면 마을을 목표로 탈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는 생각한다. 


백설 왕자는 여기에서 인근 각국 요인들과 비밀 모임을 갖고있다. 


음 멋있게 말해 봤지만 이웃 나라 왕자님(왕자가 아닌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귀족 자제님이다)이 와서 몰래 놀고 있는 셈이다. 

즉 비밀 기지이다. 

상담할 때에 위험한 화제를 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럴 때는 대개 나는 자리에서 빠지게 된다. 

나는 통나무 집이 꽤 넓기 때문에 청소나 빨래, 장작패기 같은 일과만으로도 바쁘다 

일일이 그들의 상담에 귀을 기울일 여유가 없기도 했다. 


언제 일본에 갈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해서는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 내 현재의 고민은 이런 것이었다. 





자정에 이르자 훗 하고 춤추듯 내려오는 그림자가 보인다. 

소리 없이 이동하는 모습은 확실히 『 올빼미 』와 유사하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그림자를 눈치 채, 창문을 열어 반긴다. 

첫째 날에 다락방이 주어진 뒤로는 이런 날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 씨!"

" 외치지 않아도 들린다"


아이가 보면 울기 시작 할 것 같은 날카로운 눈빛. 

카키 색 후드가 달린 재킷을 입은 남자는 앞머리를 잘랐을 뿐인데 미남자로 변신했다.

자르면 어떨까요,라고 말한 것은 나였는데, 정말 할 줄은 몰랐다.


" 와서 줘서 고맙습니다. 백설 씨는 이번에는 몇박 하실 겁니까?"


처음에는 당일인 것도 있었지만 백설 왕자가 숙박한 것이다.

통나무 집은 숲의 관리인들과 나의 둘만의 생활. 

찾아오는 왕자님들 때문에 식사를 준비하기는 하지만 식재료 저장분은 많지 않다. 

숙박용 방의 정리도 하지만 몇박정도 되면 수건과 시트가 부족해 져서 매우 곤란한 것이다.

이 오두막, 일조 조건이 나빠서 그런 것이겠지만, 타올류의 건조가 잘 안된다.

그리고 세탁기와 세제 등은 없으므로, 비누를 써서 손빨래하고 있다. 

숙박일 수가 증가할 수록 얼마나 귀찮아지는지 모른다.


"2박일까? 성에서 회의가 있으니, 그 이상은 어렵다"

"2박입니까 아 아아……"

" 기쁘지 않은가"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왜 자거나 하는 거죠? 성에서 도보로 두시간, 말이라면 한시간도 안되니 놀러 오는 별장으로 충분할 텐데 "


가능하면 식사는 성에서, 그리고 나서 놀러 왔으면 좋겠다.

뭐든지 통나무 집에서 해결 하는 게 일에 집중된다며 요즘은 자주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기밀 정보니까 건드리지 말라고해서, 집안 청소는 하지 않는다.


"그럼,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사과의 독이 듣고 있으니까. 서서히 이긴 하지만"

"네?"


아울은 담백하고 의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내가 자세히 묻기 전에 말을 이었다.


"왕비가 왕자들의 움직임을 눈치 챘다. 드디어 시작된다"

"뭐, 뭐가……입니까?"

"너는 백설이 여기에 놀러 왔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럴 리가 없다. 각국의 왕자들과 연대해서, 그 녀석은 나라를 빼앗고 싶어 하니까"

"나라를? 왜……"

"왕비의 마법 때문에 국왕은 정무를 거의 못 한다. 이대로 나라가 망하면 안된다고 그 놈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빨리 왕위를 물려받기 위해서 무력으로 뒷받침할 생각일까. 목적을 달성하면 국민을 피폐시키지 않는다. 주변 각국에서 이용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녀석은 준비했다. 일곱명의 동맹자들을"

"……"


쩌억,하고 나는 입을 열었다. 

무언가 터무니 없는 것을 알아 버린 것 같다. 


조심조심 귀을 막고 나는 아울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저는 안 들었습니다~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씨익,하고 그는 웃었다.


"왕자가 왕비를 몰아내면, 독사과의 역할은 끝나지만 ――……"

"에"


일본에 갈수있나?

갑자기 귀을 막았던 손을 떼고는 내 손을 잡고 아울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나도 독이 퍼지는 듯하다. 자, 어찌 된 걸까"

"네?……아, 나의 체액이 독 이라고 해도 땀은 괜찮아요!? 그런게 안되면 빨래는 불가능 하고요"


횡설수설하는 내 말을 말 없이 끊고 아울은 히죽 웃는다.


그의 말의 의미를 안 것은 한참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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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인데
길다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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