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악역영애~잘안됩니다

악역영애~ 잘안됩니다. 42.

사막위의 돌고래 2016. 2. 13. 00:08

악역영애라 히로인과 약혼자를 붙여주려합니다만, 잘 안됩니다....



42.



기말 고사도 무사히 끝나고,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강하다.

밖은 분명 더울것 같다.




(여름 방학 전에 많이 쇼핑했으니까요! 천천히 독서를 즐깁시다!)


일부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마츠리의 방에는 심심풀이용 도구(만화&소설)이 많이 있었다.


집은 커녕 자신의 방에서 나갈 마음이 전혀 없다.


시원한 방에서 방학을 만끽할 생각이 가득했다.



오늘도 침대에서 뒹굴며 만화를 읽고 있었다.


(여름 방학 동안은 사방관을 사용할 수 없어 아쉽지만 집에서라도 읽을 수 있으니까요....-)


사방관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급히 읽지 않은 책을 집으로 가져갔다.

동아리 활동과 자습하는 학생 때문에 도서관과 식당은 개방하고 있으니 사방관의 사용을 허가받고 싶었다.


( 큰 화면으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습니다...)






"---- 괜찮을까요, 마츠리 아가씨"


딱딱, 노크 소리와 맞춰 마츠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방 밖에서 들려와 펄떡 하고 심장이 뛰었다.


자신의 방에 있을때는 사방관과는 달리 만화를 읽을때는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들어가기 전에는 잘 노크하고 있지만 답장이 없으면 모습을 보기 위해 문을 열것이다.



"네, 잠깐만요!"


급히 만화를 쿠션 밑에 감춘다.

그 밖에 감출 만한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방의 문에 가까이 다가가, 상대의 얼굴이 보일 정도까지 살짝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마츠리보다 10살 연상의 여성이 서있었다.


사이온지가를 돕고 있는 메이드이다.


"무슨 일입니까?"

"손님이 와 계십니다"



(손님……?)


료카는 피서를 위해 외국에 나갔다. 

그 외에 마츠리의 집을 찾는 인물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압축된다.


----오히려 한명 밖에 남지 않는다




" 죄송하지만 저는 없다고----"

" 있는 것은 알고 있어"


(꺄앗-!)



놀라면서 급하게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재빨리 꽂혀진 남자의 발에 막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상대로 마츠리의 소꿉 친구 겸 약혼자----호죠 카나메의 것이었다.


마츠리에게서는 보이지 않는 각도로 방 밖에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 있다면 있다고 말하길 바란다.




억지로 문을 연 카나메는 마츠리의 허가 없이 성큼성큼 방에 들어왔다.

마음 속으로 "나가!"라고 염원했지만 당연히 전해질 리가 없다.


"뭐,뭐뭐, 뭐 하러 온 건가요……?"


노골적으로 방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는 카나메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방학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네? 그렇군요 "

"과제는 끝냈어?"

"…………예?"



카나메의 입에서 엉뚱한 단어가 나왔다.





----과제. 

방학에는 당연히 과제가 주어진다.

양과 내용은 다양하지만 그것이 있는 것은 어느 학교든 마찬가지이다.

과목마다 문제집이 배포되고 있다.

그것을 여름 방학 동안에 끝내면 된다.



"그……아직 일주일밖에 안 되었지만……?"

"일주일 있으면 다 끝나지?"



(뭐라고요~~~!)

 아무렇지 않게 엉뚱한 말을 하는 카나메에게 무심코 외치고 싶어진다. 일주일 만에 끝낸다니  절대 무리.----아니, 매년마다 마지막주에 필사적으로 해치우고 있었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어떻지?"

"........"


마츠리는 아직 과제를 펼치지도 않은 상태였다.





**




" 괜찮잖아요. 여름 방학 안에 끝내면……"


투덜투덜 불평을 흘리면서도 마츠리는 문제집을 열었다.


우선은 수학.

처음부분은 간단한 문제이므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해답란에 수식과 답을 쓴다.



" 하지만 먼저 끝내면 나머지는 놀면서 지낼 수 있지?"


그렇게 말한 건 건너 편에 앉아 과제를 하는 동생 사이가였다.

술술 샤프를 움직이면서 차례로 문제를 풀고 있다.



이 집에 카나메를 부른 것은 사이가였다.

과제 중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어 그 풀이법을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차피 마츠리은 전혀 안 가르쳐 줄 것이니까, 한가한 시간을 주체 못한 카나메에 의해서 문제집과 함께 사이가의 방에 데려와 졌다.



(사람의 방을 뒤져서 문제집을 찾아내다니……횡포도 유분수지요!)


학교 가방에서 꺼내지 않았었기 때문에 과제는 즉시 발견되었다. 


이 때만은, 책상 서랍과 책장으로 옮겨 두지 않길 잘했다고 진심으로 안도했다. 



벌써 과제를 끝냈다는 카나메는 마츠리의 옆에 앉아있다. 


턱을 괴고는 마츠리의 손을 보고 있었다. 


본다기 보다는 감시하고 있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른다.


일일이 시선이 신경쓰여 못 견디겠다.



(사이가 옆에 가면 좋을텐데……)


"거기 또 해답란이 어긋났다 "


"음……"



또 하고 말았다. 


카나메에게 지적된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지우개에 손을 뻗었다.


기말 고사에서는 해답란이 어긋나는 일이 없었을텐데 방심하고 말았다.


"참, 이번에도 A반 평균이 제일 높았지요 "



평균 점수 결과를 보고 B반 아이들이 어깨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중간 고사에서는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체념의 표정이었다.


"B반이 반격하는 것은 아직 무리야 "

"왜요?"

"등교하지 않은 학생이 있으니까. 두명"

"어머……"


이럴수가, B반에는 등교거부생이 두명이나 있었다니.

당연히, 시험 기간에도 등교하지 않고 있었다.


그 두사람의 점수가 0점으로 처리되어 평균 점수에 들어가는 것인만큼 아무래도 점수가 떨어진다.


A반 학생들도 꽤 우수 학생이 모인 것으로 두 사람의 마이너스는 꽤나 큰 실점인 것 같다.




(등교하지 않는 학생이 있었군요...)


다른 클래스의 정보는 좀처럼 들어보질 않아서, 그런 소식은 금시초문이었다.


"무슨 일 있는 걸까요……?"


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카나메에게 물어보았다.


"반이 떨어졌으니까"

"네?"

"그 둘은 중등부 때는 A클래스였어"

" 그랬나요? 왜 반이 떨어졌습니까?"


성적과 태도가 안 좋았나? 

아니면 집안의 단계가 떨어진 것일까. 


등교거부의 원인을 알고 있다면 반 탈락 이유도 알고 있는 건 아닌 걸까 하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카나메는 별말이 없었다.




"카나메 형님. 소문으로 들었는데 그 중 하나라고……"

"----사이가, 그 이야기는……"


사이가가 뭔가 말을 꺼냈지만, 얼굴을 찌뿌린 카나메가 손으로 제지했다.


"아, 아니. 그쪽 말고……. 또 다른 한명. 그 사람은 스스로 "B반이 되고 싶다" 라고 신청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아, 그건가? 나도 그렇게 들었다"

"그런데도 등교하지않나요? 이상하지 않아?"

"그쪽의 사정은 모른다"



(음……. 저도 아는 대화를 했으면 좋겠어요)


카나메와 사이가는 마츠리를 제쳐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쪽이나 저쪽이라는 두사람을 특정 할 수 없는 말투에다가, 자기 학교의 일인데도 마츠리는 전혀 몰랐다.


왠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등교거부 학생들에게 각각 소문이 있다는 것 같다는 점.


사이가는 그들 중 한명의 소문이 정말인지 듣고 싶은 듯하다.


(카나메가 제지한 소문이야기는 무었이였을까요? 혹시 카나메와 시비가 걸려 B반 으로 보내져 버렸다....?)


카나메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못한 남학생이 싸움을 걸고 져서 반을 옮기게 되고 부끄러워서 학교에 못 오게 됐다는 상상을 머릿속에서 펼치고 있었다. 


생각에 빠져 멍하니 있기 시작한 마츠리에게 카나메의 손 끝이 향한다. 


그대로 이마에 뻗어 통 하고 가볍게 찔렸다.


"후에!?"


(뭐,무뭐,뭔가요....?)


놀라서 손에 힘이 들어가 샤프 심이 부러졌다. 


문제집의 종이에 부자연스러운 굴곡과 더러움이 생기고 말았다.



"반이 떨어진 이유다"

"네?네"

"니가 특기생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



그런 것인가 하고 납득이 갔다. 


마츠리와 사쿠라의 자리 만큼, 두 사람씩 학급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자신이었다.


(어……. 나 때문에……?)



이마에 닿아 있던 손가락이 떠나고 대신 머리에 턱하고 손이 얹어졌다.

추욱……하고 기운이 떨어져 있는 마츠리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엣!?으에……! 잠깐 , 뭐 하는건가요!""



그 손 놀림은 점점 난폭해졌고, 부스럭부스럭 하며 화려하게 머리를 흐트러뜨린다.


양손으로 머리 위의 손목을 잡자 머리에서 손이 떨어진다.


"그런 얼굴을 하지 마라. A반 인원은 정해져 있는거니까. 거기다 한명은 스스로 원했고"

"……네"


하지만 다른 학생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카나메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만 역시 조금은 죄책감이 있었다.




문제집 풀기를 재개하지만 확실하게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마츠리에게 카나메가 제안한다.


"과제가 끝나면 영화라도 보러 갈까?"

"네?  영화……입니까?"

"확실히 네가 보고 싶어 하는 애니메----"


(잠깐---!)



사이가에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이 걸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있는 마츠리는 카나메의 입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 순간에 몸을 날려 입을 막았다.


확실히 보고 싶었던 영화가 곧 공개다.

예전에 아무래도 DVD의 발매까지 기다리지 못해서, 과감히 영화관까지 보러 갔었다.


실은 이번에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보러 가고 싶지 않느냐고 말한다면 가고 싶다. 

너무나도 가고 싶다.




"-이잖아. 가지않을래. 둘이서 "


눈앞에서 자연스럽게 알콩달콩 하게 달라붙어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사이가는 자신의 과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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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는 무슨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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