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 7.

사막위의 돌고래 2016. 1. 27. 22:38

나는 두번째 인생을 걷는다.




7.



크로우와 나란히 줄의 최후미까지 걷고 있자니, 피의 코에 좋은 냄새가 감돌았다.

 포장 마차의 냄새였다.


갑자기 피의 배가 허기를 호소한다.


(아 으으, 배 고프다~……)


그렇지만 살 수가 없다.

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피가 가지고 온 돈은 오스톨에서 유통되는 통화가 아니다.


귀금속으로서의 가치는 있으므로, 제대로 무게를 단다면 쓸 수는 있다. 

하지만 소년이 이국의 금화를 꺼낸다면  싫어도 눈에 띄게 된다.


( 참는다…… 참는다……)


피는 필사적으로 포장 마차를 보지 않도록 하며 지나가기로 한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더 이상 크로우에게 의심 받을 수는 없다.

피는 속이려 했다.


그런 피를 크로우는 가만히 바라본 뒤


"잠깐 기다려봐"

"크로우 씨?"


어디론가 가버렸다.


돌아왔을 때 크로우의 손에는 새고기로 만든 꼬치가 2개 쥐어져 있었다.

그것을 피의 손에 들려주었다.


"자, 먹어라"

"네, 하지만……"

"배고프잖아. 사양하지마라. 그런 몸 상태라면 입단 시험에서 떨어지겠다"


잡고 있는 새 꼬치에서는 좋은 냄새가 피어오른다.

피는 크로우를 살피듯이 슬쩍 봤다. 

크로우가 그 시선을 알아 채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피는 입을 열고 꼬치를 베어 물었다.

몇주 만에 먹는 고기 맛이 입안에 펼쳐진다.


( 맛있어! 맛있어...)


한 입  입에 넣고나니, 이제 멈출 수 없었다.

피는 공주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필사적인 동작으로 꼬치를 입에 집어넣고, 삼킨다.


"자자, 천천히 먹어. 맥힌다. 그리고 울것 까진 없잖아"


그 말을 듣고 눈치 채면, 꼬치 구이를 먹으면서 피의 눈에 눈물이 뚝뚝 떨어 지고 있었다.


이 나라에 와서 피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계속 무시되어 왔다. 

아무도 상대하지 않고 이궁에 갇혀 주어진 것은 고독뿐…….


그런 피에게 크로우는 처음으로 상냥한 사람인 것이었다.


따뜻한 꼬치를 먹으면서, 그 이상으로 따뜻한 것에 마음이 충족된다.


"크로우씨……감사합니다..우……"


눈물은 멈추지 않지만, 그래도 피는 크로우에 감사인사를 했다.

그러자 크로우는 살짝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울지 말래두. 그치만, 나는 남자가 울고 있어도 위로하지 않으니까. 위로하는 것은 침대 속의 여자 뿐이라고 정하고 있어"

"네!"


피는 크로우의 말에 아직 눈물은 흐르지만, 수긍하면서 키득거렸다.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이 있는 걸 보면 기사단은 분명히 좋은 곳이다. 

그런 장소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 일까.


어쩌면 크로우 씨와 같은 부대가 될지도 모른다.



이윽고, 두 사람은 줄의 끝에 도착했다.


"여러가지 고마웠습니다. 크로우 씨"

"신경 쓰지 마라. 이것도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지만, 꼬치 구이를 사다니, 업무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분명했다.


"일단 말해 두지만 시험에서는 친절을 바라지 마라. 평등하게 평가하니까."

"네, 압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크로우에게 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이만큼이나 입단 희망자가 있다. 

조금 친해진 정도로 우대한다면 시험이 유지되지 않는다.


오스톨 정도로 대국의 기사단에 드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 일것이다.


이렇게 입단 희망자도 많이 있으니, 심한 경쟁이 될 것이다.


이겨낼 수 있을까…….

아니, 이제 이길 수밖에 없다.

피가 이궁에서 고독에 휩싸여 헛되이 죽어 가는 인생을 빠져나가, 히스로서 새로운 삶을 얻기 위해서는.


단숨에 긴장한 얼굴이 된 피의 어깨를, 크로우가 펑 하고 두드렸다. 

올려다보니 크로우가 장난스레 웃고 있다.


"우대 같은 건 안 하지만 응원은 하니까"


그렇다면 기쁜 소식이다.


이 나라에 와서 계속 혼자였던 피를 응원하는 사람이 생겼다.


"네! 힘낼께요!"

"오! 열심히해라."


크로우는 그렇게 피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는 손을 흔들며 성 쪽으로 떠나갔다.


(기사가……나는 기사가 되고 싶다……!)


그 생각은 측실의 인생을 벗어나고 싶어,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을 때보다 

한층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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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나는 번역이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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